<국제뉴스 초점> 美 · 中 외무장관 ‘충돌 회피, 상호 방문, 대화 계속’에 합의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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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블링켄(Antony Blinken) 국무장관과 친캉(秦剛)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18일, 중국 베이징에 있는 중국 국가 영빈관 댜오위타오(釣魚臺)에서 만찬을 포함해서 7시간 반에 걸친 장시간 회담을 가졌다. 회담을 마친 뒤 미 국무부는 성명을 발표하고, 양국은 충돌 회피를 위해 쌍방 대화를 계속하기 위해 친 중국 외교부장을 워싱턴으로 초청, 적절한 시기에 상호 방문할 것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 통신은 블링켄 장관이 친 외교부장과 ‘솔직한(candid)’ 대화를 나눴다고 전했다. 아울러, 양국은 블링켄 장관의 이번 방중에 대해 경색된 관계를 정상화하는 듯한 모양새를 갖추는 ‘긍정적이고 조심스러운’ 자세로 임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회담은 예정보다 길어졌고, 이는 양국이 이번 회동을 양국 관계를 보다 친밀하게 가는 길로 여기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따라서, 친 부장도 ‘상호 적절한 시기에(a mutually suitable time)’ 미국을 방문해 달라는 초청을 수락했다고 전했다.
중국 국영 신화(新華)통신은 친 외교부장이 ‘현 양국 관계는 외교 관계 수립 이후 최저 수준에 처해 있다’ 면서 이는 “양국 국민들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고, 국제 사회의 공동 기대에도 부응하지 못하는 것” 이라고 지적했다고 전했다. 동시에 미국에 대해 대만 문제는 ‘중국의 핵심 중 핵심’ 사안이고 미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준수하고,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을 것을 승낙할 것을 주장했다고 전했다.
블링켄 장관 “오해(誤解)와 오산(誤算) 리스크 줄이기 위해 솔직한 대화 나눴다”
블링켄 국무장관은 양국이 ‘오해와 오산(misperception and miscalculation)’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열린 의사소통 채널을 유지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동 장관은 미국은 동맹국 등과 협력해서 자유롭고 공개된 국제 룰에 바탕을 둔 질서를 유지한다는 비전을 진전시킬 것을 호소했다. 아울러, 많은 우려 사안들에 대해 언급한 뒤, 중국과 이해 관계가 일치하는 공통의 이슈들에 대해서 협력을 모색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대만 및 우크라이나 정세 등에 대해서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진다.
CBS News는 블링켄 장관이 이틀 간의 방중 일정을 시작했다고 전하며, 이번 방중의 목적은 글로벌 양대 경제 대국이 전세계를 벼랑 끝으로 몰아가고 있는 양국의 폭발 직전에 있는 긴장을 냉각시키기 위한 노력이라고 전했다. 한편, 중국 미디어들은 친 외교부장은 대만 문제에 대한 중국의 엄정한 입장을 전달하고, 미국 측에 “대만 문제는 중국의 핵심적 이익 중의 핵심이다. 이는 중·미관계의 가장 중대한 문제이고 가장 돌출된 리스크“ 라며 명확한 요구를 제시했다고 전했다.
친 외교부장은 블링켄 장관이 중국으로 떠나기에 앞서 이례적으로 전화로 통화하고 “미국은 경쟁이라는 이름으로 중국 안보 이익을 해치지 말 것” 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동시에 미국은 ‘양국 관계 정상화를 위한 이견을 효율적으로 관리할(to effectively manage differences to stabilize relations) 것’ 도 촉구했다.
2021년 바이든 정권 발족 이후 각료급 인사가 중국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원래는 지난 2월에 중국 방문이 예정되어 있었으나 중국의 정찰용 기구(氣球)의 미국 영토 침입 사건 발생으로 인해 중국으로 출발하기 직전에 취소된 바 있다. 블링켄 장관은 19일(월요일)까지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고, 월요일에는 왕이(王毅) 공산당 정치국원과도 회담했다. 미국 미디어들은 시진핑 주석과의 면담도 검토되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으나, 아직은 구체적인 일정이 발표되지 않고 있다.
美 미디어들 “블링켄 장관의 시 주석 면담이 성사되면 ‘성공적’ 평가할 수 있어”
블링켄 장관의 이번 중국 방문은 양국 관계가 대단히 ‘격앙돼(tumultuous)’ 있는 가운데 이루어지는 것이고, 그만큼 가시적 성과를 기대하기가 어려운 것도 당연하다. 그러나, 지난 일요일 회동에서 일부 분야에서는 가시적 성과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양측은 이미 양국 간 항공편을 늘리는 것에 대해 협의한 것으로 알려진다. 양국 간의 항공편은 Covid-19 기간 중에 대부분 취소된 상황이다.
미국 관리들은 블링켄 장관의 이번 방중의 최대 목적은 양국이 긴박하게 대립, 경쟁하고 있는 군사 분야를 포함한 광범한 분야에서 이를 ‘관리하기 위한’ 고위급 채널을 복원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당초부터 기대치는 낮게 보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반해, 양 측은 일단 이번 양국 외교 수장들 간의 회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미국 측은 ‘솔직, 실질적, 건설적’ 이라고 표현했고, 중국 측도 ‘솔직하고, 깊숙한, 건설적’ 대화였다고 표현하고 있다.
블룸버그 등 미국의 주요 미디어들은 이런 상황을 감안하면, 월요일에 블링켄 장관이 왕이(王毅) 중국공산당 외교 담당 정치국원을 만난 것을 긍정적인 신호로 평가하고 있는 분위기다. 이에 더해, 지난 일요일 밤까지도 아무런 일정이 알려지지 않고 있으나, 혹시 블링켄 장관이 최후 순간에서 시진핑 주석을 면담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이번 방중은 ‘성공적’이라고 평가할 만하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블링켄 장관, 이번 가을 열릴 국제회의 기회에 ‘미 중 정상회담’ 조정할 가능성”
한편, 블링켄 장관은 이번 중국 방문 기회에 중국 측과 이번 가을에 열릴 국제회의 기회를 이용해서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 간의 정상회담을 조정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적절한 시기로는 오는 9월 인도에서 열릴 예정인 G20 정상회담 혹은 11월 미국 워싱턴에서 열릴 예정인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기구(APEC) 정상회담 등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블링켄 장관의 이번 방중은 작년 11월 인도네시아 발리 G7 정상회담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만나 양국 관계 개선을 위한 점진적 방도를 구축한 뒤를 이어 최근까지 벌어진 양국 고위급 인사들의 회동이 성사돼 모멘텀이 성숙된 데 이어서 성사된 점이 주목할 만하다. 한편, 이번 블링켄 장관 방중은 2018년 10월 당시 트럼프 정권 폼페이오(Mike Pompeo) 국무장관이 중국을 방문한 이래 5년 만에 이루어진 것이다. 미국 각료급 인사 방중은 2019년 이후 완전히 끊겨왔다.
그런 끝에, 최근 들어 바이든 대통령 및 시진핑 주석은 양국이 가능한 한 분명한 대화를 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채널을 개선하자는 의향을 시사해 왔다. 이와 관련, 시 주석은 최근 Microsoft사 빌 게이츠 회장과 만난 자리에서 양국은 이익을 위해 협력할 수 있다고 언급, 미국과 긴장을 완화할 의향을 시사하기도 했다. 시 주석은 중국과 미국 관계 바탕은 국민들에 있다며 “현 세계 정세 하에서 우리는 양국의 이익을 위해 다양한 분야에서 노력할 수 있다” 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토요일 기자들에게 블링켄 장관이 중국으로 출발하기에 앞서 “나는 향후 몇 달 내에 시 주석을 다시 만날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I am hoping that over the next several months I’ll be meeting Xi again)” 고 말한 바 있다.
“미국과 중국은 대만 문제, 중국 내 인권 문제 등 폭넓은 분야에서 대립 지속”
미국과 중국은 최근 몇 년 동안 양국 간의 통상 마찰을 포함해서 대만 문제 및 중국 내 인권 문제 등 광범한 분야에서 대립 관계를 지속해 오고 있다. 미국은, 중국이 ‘대만은 본토와 불가분’이라는 주장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지 않으면서도 대만의 안전 보장에는 관여한다는 ‘하나의 중국’ 정책을 표방하고 있다. 미국은 「대만관계법」에 기초해 대만 국방력을 지원하기 위해 무기를 매각해 오고 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는 경우에는 미군이 관여할 것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해 오고 있고, 중국은 이에 대해 내정간섭이라는 비판을 계속해 오고 있다. 미국이 이러한 모호한 ‘양립(兩立)’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은 중국의 패권 확장을 억지하는 한편, 대만의 일방적인 독립도 인정하지 않는다는 ‘현상 유지’ 노선이 지역 안정에 기여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양국 간에 놓여 있는 수많은 분쟁 사안 목록 가운데 친 외교부장이 워싱턴을 방문, 대화를 이어갈 것을 수락한 것 외에 뚜렷한 합의를 보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양국 기업인 및 학생들의 상대국 방문을 촉진하는 등, 양국 국민들의 상호 교류를 증대할 것에 합의한 것 등은 큰 성과라고 강조했다.
이번 미 중 외교장관 회담에 참석한 중국 외교부 화춘잉(華春瑩) 부장조리는 자신의 트위터에 두 장관이 악수하는 장면 사진을 올리고 “중국과 미국의 관계가 지난 번 발리 G7 정상회담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이 합의한 것으로 돌려 놓을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한다” 고 적었다. 이번 블링켄 장관 방중으로 양국의 긴장 완화를 향한 ‘공통된’ 희망 사항들이 얼마나 성사될 지가 주목되는 바이다.
<ifs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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