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뉴스 초점> 트럼프 前 대통령 두 번째 기소, “대선 출마에 악영향 가능성”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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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8일, 마이애미 지역 연방 대배심에 의해 기소됐다. 지난 3월 뉴욕 지역 연방 대배심이 불륜 상대 여성에 ‘입막음 돈’ 지불과 관련해 기소한 데 이어 ‘간첩활동법’을 위반한 혐의 등으로 또 다시 기소된 것이다. CNN은 스미스(Jack Smith) 특별검사에 의해 기밀문서 불법 취급 등 37개 혐의로 기소된 것은 미국 역사상 전직 대통령이 연방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되는 놀라운 첫 사례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 시절부터 그를 보좌해 온 누아터(Walt Nuata) 개인 비서도 6개 항목에 달하는 기밀 문서 관련 법률 위반 등 혐의로 함께 기소됐다.
트럼프 개인 변호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받고 있는 혐의로는 이외에도 사법 방해, 기록물의 파괴 혹은 위조, 거짓말 및 공모 혐의도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본인은 자신이 만든 ‘Truth Social’ SNS에 자신이 법무부(특별검사)에 의해 기소됐고 오는 13일 오후 3시 마이애미 연방 법원에 출두하도록 소환됐다고 밝혔다. 이로써, 2024년 대선에 재출마를 노리고 이미 공화당 예비 경선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는 ‘뼈아픈 타격’이 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불륜 여성 ‘입막음 돈’ 관련 회계 조작 혐의에 이어 두 번째, 최대 20년 징역형”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미 지난 3월에 뉴욕 지역 연방 대배심에 의해 2020년 대선 출마를 앞두고 자신과 불륜 사실을 폭로하려던 상대 여성에게 자신의 개인 변호사가 지불한 ‘입막음 돈’을 환불하기 위해 자신이 경영하는 회사의 회계 문서들을 조작했다는 혐의로 기소된 데 이어 두 번째로 기소되는 셈이다. 각 뉴스 미디어들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받고 있는 혐의 사항은 ‘간첩활동법’ 위반 및 ‘사법 방해(obstruction of justice)’ 등 모두 37개 항목에 달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줄곧 특별검사의 수사 및 다른 수사에 대해 이런 모든 노력들은 자신을 정치적으로 중지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비난해 왔다. 그는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2024 대선 가도를 저지하지 못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그는 지난 목요일 자신의 SNS에 과거 주장을 반복하는 4분짜리 동영상을 올리고 법무부는 정치 무기화하고 있고 자신에 대한 수사는 선거 방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4년 대선 출마를 선언한 직후 갈란드(Merrick Garland) 법무장관은 바이든 정권 법무부로부터 독립적으로 수사할 수 있도록 스미스 특별검사를 임명했고, 그로부터 7개월만에 기소된 것이다. CNN은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다음 2024년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끌어내리려는 노력과 함께 특별검사에 의한 기소에도 직면해야 할 처지에 놓인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이번에 특별검사에 의해 기소됨으로써 ‘새롭고 더욱 심각한’ 위기에 처하게 됐다고 전했다.
스미스 특별검사는 “우리 나라는 단 한 가지 법률을 가지고 있고 이 법률은 모든 사람들에게 동등하게 적용되어야 한다” 고 강조했다. 그는 “국가의 방위와 관련된 정보를 지키는 법률은 국가의 안전과 보안을 위해 중요하고, 따라서 해당 법률은 집행되어야 한다” 고 말했다. 한편, CNBC는 트럼프 전 대통령 및 개인 비서 누아터는 이들이 받고 있는 가장 중요한 혐의인 기밀 문서 불법 취급 및 사법 방해 혐의가 유죄로 인정될 경우, 최대 20년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퇴임 당시 기밀문서 불법 반출 관련 「간첩법」 위반 혐의, 13일 법원 출두 소환”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내 변호사들이 부패한 바이든 정권으로부터 내가 기소됐다는 통보를 받았다” 고 밝히면서 간첩활동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것은 ‘웃기는 일’ 이라고 말했다. 동시에 지난 목요일 법무부로부터 이메일을 통해 13일 오후 3시에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연방 법원 청사로 출두하도록 소환 당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사법 당국은 예상되는 트럼프의 마이애미 연방 법원 출두에 대비해서 병력을 추가 배치하는 등 경비를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2022년 8월, 플로리다주 Palm Beach에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저 ‘Mar-A-Lago’를 압수 수색했다. 당시 압수된 문건 가운데는 ‘최고 비밀(Top Secret)’ 로 분류되어 있는 기밀 문서 등 다수의 문서들이 포함되어 있었다. 통상, 기밀 정보가 흘러 나가 미국의 간첩 활동에 협력하는 인물이 특정되는 경우에는 해당 인사의 생명이 위험에 처할 우려도 생기는 것이다. 나아가, 미 법무부는 미 정보 기관들이 신뢰를 잃고 국내외에서 기밀 정보를 획득하기가 어렵게 되는 경우에는 국가의 안보를 위협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행 미국 ‘대통령기록물법’에는 대통령 및 부통령은 퇴임 시 공무와 관련된 기록물은 모두 ‘국립공문서관(NARA)’에 제출하도록 되어있다.
Washington Post는 이번에 트럼프 전 대통령 기소와 관련해서 흥미로운 사실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기소되는 데에 결정적 증거가 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련 행적을 보여주는 대부분의 생생한 자료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 자신이 고용한 개인 변호사들을 포함한 측근 인사들로부터 나온 것이라고 보도하고 있다. WP는 스미스 특별검사팀은 지난 수 개월 동안의 수사 과정에서 트럼프의 개인 비서를 포함한 측근 직원들, 관리인들, 정치 보좌관들, 등으로부터 진술을 받았고 이들 진술을 통해 트럼프 전 대통령의 퇴임 후의 비정통적인 생활상을 들었다고 전했다.
“조지아州 선거 번복 시도 수사 결과 공표 임박, ‘Jan. 6 폭동’ 관련 수사도 진행 중”
바이든 정부의 갈란드 법무장관은 2022년 11월 이 문제를 수사할 특별검사를 임명했다. 미국에서는 대통령이나 각료들이 부정을 저지른 협의가 있는 경우, 법무장관이 정권과의 이익 상충 가능성을 고려해서 통상의 검찰 지휘권을 가진 법무부의 명령 계통으로부터 독립해서 수사를 지휘할 특별검사를 임명할 수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기소 발표 직후 오하이오주 콜럼버스에서 열린 지지자들 집회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상원의원 시절에 1800여건에 달하는 문서를 반출한 적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미국 현행 법 상, 의원들은 국가기록물 관련 법률의 적용 대상이 아닐 뿐 아니라, 당시 바이든 상원의원은 모든 문서들을 한 대학에 기증해서 학술 연구 자료로 제공했던 것이다. CNN 등 미디어들은 FBI는 1만1000건 이상의 문서 및 사진을 압수했고, 그 중 ‘최고기밀(Top Secret)’로 분류된 문서가 18건, ‘비밀(Secret)’ 문건이 54건, ‘대외비’ 문건이 31건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측은 FBI가 압수한 문건들은 퇴임 당시에 기밀 해제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간첩활동법이 금하고 있는 국방 관련 정보의 부적절한 취급에서는 기밀 해제됐는지 여부는 따지지 않는다. 이와 관련, 복수의 트럼프 당시 고위 관리들은 기밀 해제에 필요한 절차를 취했는지 여부는 파악되지 않는다고 증언했다. 이와 함께, 2022년 8월 FBI가 Mar-A-Lago 문서 보관실을 수색할 당시, 개인 변호사들이 수색을 거부한 것과 관련, 수사를 방해한 혐의도 묻고 있다. 결국, 이 두 가지 혐의 사항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기밀 문서의 부정 취급을 인식하고 있었고, 측근들에 은폐를 지시했을 수도 있다는 것을 추궁하는 것이다. 그러나, 검찰이 이를 입증하기가 어렵다는 점에서 위법 행위를 전면 부인할 공산이 큰 것으로 보인다.
스미스 특별검사는 아직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Jan. 6 의사당 습격’ 사건 배후 조종 및 대선 번복 시도 사건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이다. 이에 더해, 2020년 대선 과정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 투표 결과를 번복하려고 시도했다는 의혹에 대해 수사를 진행해 온 조지아주 Fulton County 지방 검찰의 Fani Willis 검사의 수사도 오는 8월 중에는 혐의가 있었는지 여부가 발표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트럼프, 단기적으로는 지지를 얻을 수 있을 것이나, 장기적으로는 타격이 불가피”
공화당 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이사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다음 대선에서 가장 강력한 상대를 기소한 것은 ‘비양심적’ 이라며 반격을 다짐하고 있으나, 일부 인사들은 이번 기소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즉, 트럼프 후보에 대한 지지율이 다소 올라가거나 선거 자금 모금에 보탬이 될 수는 있으나 연방 형사 범죄 기소는 리스크가 커서 장기적으로는 해(害)가 될 것으로 보는 것이다.
많은 공화당 의원들은 트럼프의 기밀 문서 취급 관련 기소를 부당하다고 방어하거나 민주당 정권이 검찰을 정치 도구화 한다고 공격하고 있으나, 헤일리(Nikki Haley) 공화당 대통령 예비 후보는 ‘만일 기소된 사항들이 사실이라면 트럼프는 무책임하게 행동한 것’ 이라고 공격했다. 특히, 트럼프 정권 당시 법무장관을 지낸 바(Bill Barr)씨는 PBS News Hour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완전히 잘못을 저질렀고 자신에 대한 기소가 마녀 사냥이라는 주장은 웃기는 일이라고 반박했다.
반면, 민주당 인사들은 트럼프 기소를 지지하는 견해를 표명하고 있다. 민주당이 하원 다수당을 차지하고 있을 당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조사를 주도했던 시프(Adam Schiff) 하원의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밀 문서 불법 취급과 관련해서 복수의 혐의로 기소한 것은 누구도 법 위에 있지 않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 이라며, 그 역시 다른 법 위반자들과 마찬가지로 취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기소가 2024년 11월 대선 출마를 노리고 있는 그의 캠페인 과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는 적어도 현 시점에서는 분명히 점치기는 어려운 게 현실이다. 트럼프 자신은 기소 당일, SNS에 야당 공화당 후보로 나서려는 자신을 기소한 것에 대해 “나는 아무 잘못이 없다. 이는 선거 방해이고, 사상 최대의 마녀 사냥의 연속” 이라며 반발했다. 이는 민주당 권력이 사법 절차를 정치적으로 이용한다는 인상을 주어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의도인 것이다. 그는 이전에 뉴욕 대배심에 의해 기소됐을 당시에도 정치적 박해라며 검찰 당국을 맹렬히 비난했었다.
공화당 내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롯해 많은 예비 후도들이 출마를 선언하면서 진용을 갖추고 있으나, 현 시점에서는 트럼프가 지지율 면에서 다른 후보들을 월등히 앞서며 선두를 달리고 있다. 그러나, 이번 기소가 지난 3월 불륜 상대 포르노 여배우 ‘Stormy Daniels’에 대한 ‘입막음 돈’과 관련한 기소에 이어 두 번째 기소가 되는 것은 아주 이례적이어서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은 부인할 수 없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3일 법원 출두를 앞두고 뉴저지에서 플로리다로 날아와서 하룻밤을 보냈다. 마이애미 경찰은 ‘Proud Boys’ 등 5만명 정도의 트럼프 극렬 지지자들이 플로리다 연방 법원 앞에 집결해 폭력 시위하는 경우에 대비해 고도의 경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역사적으로 전세계에 민주주의의 모범을 보여온 미국의 대통령 선거가 역시 법원의 결정에 판도가 좌우될 수 있는 유력 후보의 ‘사법 리스크’ 영역으로 들어가는 게 아닌가 하는 서글픈 의구심이 드는 상황이다.
<ifs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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