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경이로운’ 아이디어?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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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지원금, 최대한 넓고 두텁게 신속 지원하되, 재정 감당 범위 안에서”
문재인 대통령께서 19일 청와대에서 이낙연 대표를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와 함께 간담회를 갖고 "코로나가 장기화되면서 피해가 광범위하게 깊어졌다“고 지적하면서 ”4차 재난지원금과 관련해 최대한 넓고 두텁게 지원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당정 간 이견이 노출된 데 대해 "처음부터 당과 생각이 똑같을 수는 없지만, 사각지대가 최소화되는 재해 지원책이 될 수 있도록 정부에서도 적극적으로 임하겠다."고 강조하고, "당에서도 재정적 여건을 감안해 달라"고 당부했다는 소식입니다.
문 대통령은 이에 앞서 지난 8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는 재난지원금과 관련, "정부는 재정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과감하게, 실기하지 않고, 충분한 위기 극복 방안을 강구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기본방향을 제시했다고 합니다. 요약하면 재난지원금은 ‘최대한 넓고 두텁게, 그리고 실기하지 않고 신속히 지원’하되 ‘재정이 감당 가능한 범위’에서 집행하겠다는 것입니다.
정책 방향으로 보면 한 마디도 틀린 게 없습니다. 지당하신 분부 말씀이지요. 그런데 어떻게 하자는 것인가요? 충분히 지원은 해야 하는데 재정은 빚 투성이 이니 말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고민도 여기에 있겠지요. 그럼에도 민주당에서는 “요청하고 있는 충분한 재난지원금을 신속하게 지원해 주라”는 지시로 이해할 것이고, 국고를 관리하는 재정당국입장에서는 “재정이 감당 가능한 범위”로 못 박았다고 생각하겠지요.
이와 관련해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정부와 당이 지혜를 모아보겠다"며 "코로나가 진정되면 국민 위로와 소비 진작을 위한 지원도 필요하다"고 건의했다고 합니다. 정말 말로만 “지혜를 모아보겠다”는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눈앞의 정치적 이해’보다 '장기적 국가장래를 내다보는 차원'에서 타협점을 찾았으면 좋겠습니다.
상당수의 국민들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4월의 지자체장 보궐선거와 내년 대선을 앞두고 민심을 얻기 위한 ‘재정살포’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재정사정도 쪼들리는데 선심성 포퓰리즘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들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19일 오전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경기진작용 5차 재난지원금 편성도 검토하는지 묻는 질문에 “검토할 수 있다”며 선별지원 방식으로 다음 달에 4차 재난지원금을 지급한 뒤 코로나19가 진정되면 전국민에게 5차 지원금을 지급할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합니다. 재정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재정당국 관료들에게 “우리나라가 기재부 나라냐”고 일갈했던 맥락에서 보면 ‘돈 퍼주기’는 더불어민주당보다 더 급하게 서두르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차기 대선주자로 나선다는 것은 이미 굳혀진 사실이란 점에서 그렇습니다.
어쨌거나 코로나19로 풍전등화의 위기 국면에 처한 자영업자나 영세상인들의 애로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을 것입니다. 재원만 충분하다면 “재난지원금을 과감하게, 실기하지 않고, 충분하게” 지원하는 것이 정답이겠지요. 문제는 우선 먹기는 곶감이 달다고 빚내서 쓰고 나면 남는 것은 빚더미이지요. 그 빚은 누가 갚아야 합니까. 우리 자녀와 후손들이 갚아야 합니다. 우리가 당장 충분히 먹고 살자고 후손들에게 무거운 짐을 지운다면 과연 옳은 일일까요?
“보편지급이냐, 선별지금이냐”는 식의 유식한 논란을 벌일 때가 아닙니다. 꿈같은 얘기라고 생각하지만 국정책임자인 문 대통령의 ‘경이로운 아이디어’가 빈 말에 그치지 않고 실행에 옮겨질 수 있도록 정부와 여당, 특히 정치권의 새로운 인식이 절실하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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