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댕이 소갈딱지' 여당 국회의원들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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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속 좁은 국회의원들이다. 야당의원의 국회 발언이 국민들로부터 큰 반향을 일으키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국회의원들이 그 발언을 했던 야당 국회의원을 깎아내리기 위해 이런 저런 논평을 내놓는 등 ‘눈 뜨고 볼 수 없는’ 목불인견(目不忍見) 사태가 빚어지고 있다. 180석이라는 수적 우세를 내세워 토론없는 입법을 초스피드로 강행하더니 초선의 야당 의원 한 사람의 '5분 연설'에 그렇게 호들갑을 떠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런 걸 두고 ‘밴댕이 소갈딱지’라 하던가?
사태의 발단은 지난 7월 30일 국회본회의에서 사상 유례 없는 초단기 입법절차를 거쳐 주택임대차보호법이 통과된 이후 미래통합당 윤희숙 의원(서을 서초 갑)이 이 법의 문제점을 지적한 ‘5분 자유발언’이 진행된 뒤였다.
“저는 임차인입니다”로 시작되는 윤 의원의 ‘5분 자유발언’은 국민들로부터 찬사를 받으며 화제가 집중됐다. 엄청난 새로운 내용이나 명문장으로 구성된 연설도 아니었지만 주택임대차보호법의 문제점을 쉬운 말로 논리정연하게 제시해 국민들의 속마음을 달래줬던 것이다. 윤 의원은 컬럼비아대학교 대학원 경제학박사 출신으로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을 지낸 경제학자다. 초선이면서도 이런 지식을 바탕으로 조목조목 주택임대차보호법의 문제점을 하나 하나 지적하자 국민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물론이고,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게 된 것이다.
문제는 이에 대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들의 반응이다. “한 수 배웠다”고 치면 그만일 것을 애써 깎아내리려 한 것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을 지낸 판사출신의 박범계 의원(대전 서구 을)은 지난 1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윤 의원의 ‘임대차 3법’ 비판 국회 연설을 두고 “평생 임차인인 것처럼 이미지를 가공했다”며 쓴 소리를 했다. 박 의원은 “(윤 의원이) 임차인임을 강조했는데, 소위 오리지널은 아니다”라며 “국회 연설 직전까지 2주택 소유자이고 현재도 1주택 소유하면서 임대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런가 하면 박 의원은 윤 의원의 연설이 호평을 받은 것을 두고 “눈을 부라리지 않고 이상한 억양 없이 조리 있게 말을 하는 건 그쪽(통합당)에서 귀한 사례”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일부 누리꾼들은 “억양 문제를 지적한 건 지역을 폄훼하는 수준 낮은 비판”, “3주택 소유자가 할 말은 아니다”, “억양이 이상한 동네에 왜 다주택을 소유하고 있는가?”라는 비판을 쏟아냈다고 한다.
또 서울 제1행정부시장을 지낸 더불어민주당 윤준병 의원(전북 정읍 고창)도 윤 의원 비판에 동참했다.
“전세가 월세로 전환되는 것은 나쁜 현상이며, 임대계약기간을 기존 2년에서 2년 추가 연장하면 전세가 월세로 전환될 것이라는 취지의 미통당 의원 5분 발언이 인터넷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전세가 월세로 전환되는 것이 나쁜 현상이 아닙니다.”
그 내용이야 옳고 그름을 딱 잘라 말하기는 어렵지만 야당의원에 대한 국민들의 찬사가 ‘배가 아프다’는 식으로 반론하는 것은 그다지 바람직해 보이지는 않는다.
이런 말도 덧붙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주도의 부동산 개혁입법이 전세가 월세로 전환될 것을 재촉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전세제도가 소멸되는 것을 아쉬워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이분들의 의식수준이 과거 개발시대에 머물러 있는 것 같습니다.”
본인은 몸소 월세를 산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월세 사는 사람’은 현대인이고, ‘전세 사는 사람’은 개발연대의 구닥다리라는 얘기 아닌가?
“전세제도는 세입자에게 일시적 편안함을 주고 임대자에게는 지대추구의 기회를 줍니다. 그러나 큰 금액의 목돈이 필요합니다. 목돈을 마련하지 못한 저금리 시대 서민들의 입장에서는 월세가 전세보다 손쉬운 주택 임차방법이지요. 정책과 상관없이 전세는 사라지고 월세로 전환되는 중입니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집 장만을 위해 목돈을 만들기 위한 전단계로 전세를 선호하는 사람들로서는 불편한 말이기도 하다. 게다가 박범계 의원이나 윤준병 의원은 오피스텔까지를 포함하면 모두 다주택자라는 사실은 또 어떻게 평가해야 할까?
<ifs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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