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기에 실린 글은 필자 개인의 의견이며 국가미래연구원(IFS)의 공식입장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코로나19 확진자 급감(急減)과 21대 총선(總選)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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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0년04월13일 18시53분
  • 최종수정 2020년04월13일 21시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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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 총선, 여당의 대승 전망 속 막말 경쟁

 

코로나19 비상사태 속 총선(總選)이 코앞에 닥치면서 별별 희한한 말과 행동들이 연출되고 있다. 진보성향 범여권이 180석을 확보할 것이라는 예상에서부터 최소한 제1당은 차지할 것이라는 여당 대표의 말이 가벼이 느껴지지 않는 형국이다. 그런가 하면 야당은 각종 막말 퍼레이드가 난무하는 가운데 개헌저지선인 100석도 어렵다는 읍소작전에 돌입했다. 여당의 막말도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측근이라는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은 지원유세에서 미래통합당을 쓰레기 정당, 쓰레기 정치인들이라고 지칭했다니 이게 총선이 아니라 뒷골목 깡패들의 세력다툼 같아 보인다.

 

그런가 하면 느닷없이 코로나19 확진자 급감이 작의적인 코로나 검사 축소에서 비롯된 것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됐다. 이 같은 추측은 정부가 우리의 코로나19 방역을 세계적인 모범사례라면서 정권의 크나 큰 업적으로 포장하는 데에서 출발하는 것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든다. 사람들도 그래서 실제로 총선을 앞둔 시점에서 확진자가 줄어들기 시작한 것이 정부의 작위적인 검사축소가 아니냐는 의구심을 버리지 못하는 것 같다.

 

문 대통령, “총선 사전투표율 역대 최고치 기록한 국민들의 집단지성(集團知性) 존경

 

그런데 문재인 대통령은 또 코로나 대응에 대해 낙관이 아니라 자랑을 이어가고 있다. 문 대통령은 13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관회의에서 21대 총선 사전투표율이 역대 최고치인 26.69%를 기록한 것에 대해 "선거로 인한 방역 부담을 분산 시켜주신 국민들의 집단 지성에 존경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우리가 전국 규모의 치열한 선거를 치러내면서도 방역의 성과를 잘 유지할 수 있다면 정상적인 사회 시스템과 일상 활동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희망을 국제사회에 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참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사전투표율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 어찌 대통령이 자랑할 만한 꺼리인가. 사전투표가 그렇게 좋은 제도인가? 투표일에 사정이 있는 불가피한 사람들에 한해 미리 투표를 할 수 있도록 해주는 비상적인 것인데 어찌해서 선거의 선진기법 마냥 미화해야 하는가? 문 대통령의 지적은 감염병 대처를 잘하고 있는 국민들에게 감사를 표시한 것으로 이해는 하지만 결코 내세워 국제사회에 자랑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더구나 아무리 코로나19 비상사태 중이라 하더라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필요한 시점이라 하더라도 대통령이 투표일에 투표를 하지 않고 편법으로 마련된 사전투표에 나서는 것이 과연 올바른 국가지도자의 선택인지 다소 의문이 간다. 원칙보다는 편법이 더 편하다는 얘기인가?

 

코로나19 검사 축소의혹의 진실은?

 

어쨌거나 코로나19 확진자가 줄어들고 있는 것은 반가운 소식이고, 총선을 앞두고 있으니 이를 자랑하고 싶은 것은 정부여당의 속성이라고 치부하자. 그러나 총선을 며칠 앞두고 급격히 줄어드는 코로나19 확진자 수의 급감은 어찌된 것인가? 정부가 의도적인 검사축소로 확진감소를 유도했다는 의문의 진실은 무엇인가?

 

지난 3월 말 종합병원에 근무하는 심장내과 전문의(專門醫) 한 분이 자신의 페이스 북에 올린 글 하나가 논란이 되면서 최근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코로나19 확진자 감소에 총선을 코앞에 두고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말하자면 정부가 총선을 앞두고 인위적 조절에 나선 것 아니냐는 의심이다. 물론 질병관리본부는 전혀 근거 없는 얘기라고 일축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우선 논란의 빌미를 제공한 전문의의 페북 글 내용부터 보자. 핵심 내용만 원문을 그대로 소개하자면 이렇다.

확진자 검사를 안 하는 게 아니고, 정부가 못하게 하고 있습니다. 총선 전까지는 검사도 확진도 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이번에 신종코로나 의심환자 가이드라인이 개정되어서 이전에는 의사소견에 의심되면 검사가 가능했는데 지금은 CTXray에서 폐렴이 보여야 검사가 되고, 그냥 하려면 16만원이 부담되기 때문에 노인 분들은 대부분 검사를 거부합니다. .”

정부의 가이드라인이 바뀌어 검사가 줄어들고 있다는 얘기다. 여기서 가이드라인이란 방역대책본부가 제시한 코로나19 대응지침을 말한다. 이 대응지침은 지난 13일 정부대책반이 가동되기 시작하면서 제시된 것으로 그동안 모두 7차례에 걸쳐 수정돼왔다. 상황변화에 따른 대응수단과 방법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바꾸는 것으로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원인 미상 폐렴 등을 추가한 대응지침 7판이 의심의 빌미

 

논란이 된 대응지침은 지난 32일부터 개정돼 적용된 7(7번째 개정)이다. 그 이전까지는 검사대상 유증상자를 의사의 소견에 따라 코로나19가 의심되는 자였으나 7판에서는 의사소견에 따라 원인미상 폐렴 등 코로나19가 의심되는 자로 바꾼 것이다. “원인 미상 폐렴 등을 추가한 것이 총선을 앞두고 검사자 수를 줄이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사고 있는 것이다.

 

실제 이 문구가 추가되면서 일선의사들은 CTX선 검사에서 폐렴이 보여야만 검사대상이 된다고 해석하고 적극적인 검사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일일 검사건수도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그런 의문을 갖기에 충분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왜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가 대응지침을 바꾼 속내는 뭔가? 우선 당시의 코로나 확산상황을 살펴보자.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기 시작한 것은 2월 하순이다. 정부가 감염병 위기경보를 심각단계로 격상시킨 것이 223일이다. 그런데도 하루 수백 명씩 환자가 급증하면서 대구지역 등에서 병상 부족을 겪는 등 위기상황이 고조되고 있었다. 따라서 확진 환자의 80%가 의학적으로 입원이 요구되지 않는 경증환자임을 감안해 보면 한정된 의료자원으로 중증환자에 대해 적절한 치료를 제공하는 데 집중하는 것이 피해를 최소화하는 전략이란 관점에서 변경했다는 것이 당시 전문가들의 풀이였다. 어찌 보면 결과적으로 검사자수를 줄이는 것과 다를 바 없는 조치였다.

 

그런데 왜 이제 와서 논란이 되는가? 공교롭게도 총선을 코앞에 두고 확진환자수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기 때문 아닌가 싶다. 최근 일주일 신규 확진자 수는 581명에서 6일과 7일 각각 47명으로 감소했고, 853, 939, 1027, 1130,1225명으로 줄어들었다. 총선이 415일이니 꼭 사흘 앞둔 시점에서 20여명으로 줄어든 것이다.

 

코로나 검사자수는 줄어들고 있는 것은 사실의도적은 근거 없는 듯

 

중앙일보는 13일자 종합20[장세정 논설위원이 간다]는 고정칼럼에서 총선 다가오자 마술처럼 급감'코로나 검사 축소'의혹 진실은이란 제목의 글을 실었다.

마술처럼 급감이란 어휘선택은 꽤 자극적이다. 의도적이라는 뉘앙스를 풍긴다. 과연 확진자 감소도 거친 표현으로 조작된 것인가? 그건 아닌 것 같다. 코로나 검사자수는 줄어들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질본이 제시한 일일 검사건수는 지난 44일부터 49일까지 6일간 하루 평균 검사자수는 8,003명이다. 이는 바로 전()(3.28~4.3)의 하루 평균검사자수 9,584명보다 1,581(16.5%)가 줄어든 것이다. 그러나 2주전(3.21~3.27)8,630명에 비해서는 627(7.3%)정도 줄어든 것이다. 검사자 수가 줄든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조작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사실 중앙일보 장세정 논설위원의 글도 핵심은 확진자 수의 의도적인 축소가 아니라 자만은 금물이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던 것이다. 정부여당의 지도자들이 자신들의 치적(治績)인양 내세우고,‘생활방역으로 전환을 검토한다는 등의 낙관론을 펴고 있는데 대한 경종이 아닌가 싶다. 그래서 감염병전문가인 의사들의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한결같은 얘기는 수동적인 방역이 아니라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방역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금 방역당국은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않고, 너무 소극적이라는 지적이다.

 

선제적으로 대응 않고, 너무 소극적 방역이 문제방역은 정치가 아니다

 

특히 방상혁 대한의사협회 부회장은 코로나19 지원단장 자격으로 한 달 동안 최전선 대구에서 사투를 벌이고, 지금은 충북 충주의 산골에서 2주간 자발적 자가 격리 중이다.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그의 견해는 우리 모두가 명심해야할 대목이 아닌가 싶다.

대통령은 민주성·투명성·개방성의 3대 원칙에 입각한 한국의 방역을 해외에 자랑한다. 하지만 의학적으로 보면 감염병 방역에는 절대성·투명성·폐쇄성이 요구된다. 중국 유입 감염병을 정치적 논리로 다루니 200명이 넘는 무고한 생명을 잃은 것이다. 국민의 생명이 달린 의학은 과학이지 정치가 아니다.”

 

"코로나 방역은 과학이지 정치가 아니다"라는 말에는 다소 오만하게 비쳐지고 있는 집권세력이 명심하지 않으면 안 될 경구(警句)가 아닌가 싶다. 최근 코로나19방역의 모범국으로 꼽히고 있는 대만 싱가포르 홍콩 등에서 또 다시 확진자가 늘어날 기미가 보인다는 것은 우리에게 보내는 경고라 해야 할 것이다. 하기야 이미  여당 주변에서 180석도 가능하다는 낙관론이 만개(滿開)해 있고, 여당의 이해찬 대표는 “150석은 확보했다고 호언장담하고 있으니,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늘어나든 줄어들든 아무 관심도 없을 것 같다. 그래서 방역대책이 더 걱정이다.

<ifs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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