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희롱·성차별 혐의 피소에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제이 알렉 브랜 대표 사임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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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blizzard인스타그램]
지난 20일(현지시간)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Blizzard Entertainmnet)’와 모회사 ‘액티비전 블리자드(Activision Blizzard)’의 사내 지속적인 성차별 문화에 대해 캘리포니아주 공정고용주택국(DFEH)이 소송을 제기한 것에 이어, 오늘은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의 대표 제이 알렌 브랙(J. Allen Brack)이 사임하였습니다. 그가 떠난 자리는 여성 임원인 개발 부문 총괄 부사장 젠 오닐(Jen O’Neal)과 기술담당 총괄 부사장 마이크 이바라(Mike Ybarra)가 공동 대표로서 채워지게 되었습니다. 블리자드가 발표한 성명 중 자신들의 혐의에 대한 언급은 없었지만 새로운 대표들은 “블리자드가 여성과 그 어느 성별, 인종, 성적 취향 또는 배경에 상관없이 가장 환영받는 직장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캘리포니아주의 고소장에 따르면, 액티비전 블리자드는 직장 내 남성중심주의 문화를 조장하였고, 경영진들은 이미 이 사태를 인지하고 있었으나 묵인, 심지어 관여하기도 하였답니다. 여성 직원의 보수, 승진, 해고 등에 있어서 불이익을 준 것뿐만 아니라 끊임없는 성희롱도 있었으며, 전날 마신 술이 깨지도 않은 채 출근한 남성 직원, 업무를 여성 직원에게 떠맡긴 채 비디오 게임을 즐기는 남성 직원, 회의를 한다며 수유실에 있던 여성 직원을 쫓아낸 사례도 적혀있었습니다.
피소 직후 액티비전 블리자드는 자사 내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캘리포니아주의 주장을 부인하였으나, 수많은 여성 직원과 전(前) 직원들이 블리자드의 혐의를 뒷받침하기 위한 폭로에 본격적으로 나섰습니다. 이러한 블리자드의 혐의 부인에 분노한 직원 300여 명이 28일(현지시간) #ActiBizzWalkout라는 해시태그로 오프라인과 온라인 파업을 진행하였습니다.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의 대표 게임인 오버워치의 리그 팀들도 피해자와 파업자에 대한 지지 성명문을 발표하였고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블리자드 게임에 대한 보이콧이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사건 이전에도 라이엇게임즈, 유비소프트 등의 게임 개발사에서 성희롱 등에 대한 고발이 있었습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네이버와 크래프톤 등 유수 직장 내 괴롭힘, 군대 등 조직 내 성희롱과 성폭력 등을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런 사태가 벌어지면 관련된 직장이나 조직은 여론 잠재우기에 급급해 입단속부터 시킵니다. 그리고 피해자의 소리가 외부에서 터져 나오고서야 ‘사실 확인’을 하는 척 나섭니다. 이후, 만천하에 자신의 존재가 공개된 피해자는 제2, 제3의 피해를 입고 조직을 떠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이게 됩니다.
가해자를 벌하는 것. 중요합니다. 그러나 가해자 하나만 도려내는 것이 아닌 이러한 조직 분위기를 조성해오고 피해자를 침묵하게 만드는 관계자 혹은 조직을 처벌하는 시스템, 피해자를 안전하게 보호하는 시스템이 너무나도 필요한 것이 작금의 현실입니다. 피해자들이 추가적인 피해를 입지 않고, 목소리를 내도 후환이 없는, 더 나아가 피해자가 누구인지 유추할 수조차 없게 보호해 주는 매뉴얼을 만들고 체질화시켜서 더 성숙한 조직을 만들어나가는 것이 우리가 당장 풀어야 할 숙제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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