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전반기를 평가한다.(9) 성장동력이 본문듣기

약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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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5년09월09일 22시29분
  • 최종수정 2015년09월09일 22시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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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동성을 잃어가는 경제
  우리 경제가 세계시장에서 점차 입지를 잃어가고 있다. 기존 산업의 경쟁력은 약화되고 있는데 이를 대체할 새로운 산업이 떠오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KBS미래포럼의 금년 8월 여론조사에서 “국민의 16%만이 우리 경제에 역동성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결과가 나왔음도 이런 현상을 반영했다고 본다.
 
성장동력은 정부와 기업의 협업으로
  오늘의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의 뿌리는 뭘까? 이병철, 정주영이라는 뛰어난 기업가들과 박정희 정부의 중화학공업 육성정책의 조화로운 협업이었다고 본다.
  오늘의 삼성전자를 가능하게 한 것은 1983년의 반도체라는 신성장동력에 대한 과감한(?) 투자 결정이었다. 당시 컴퓨터와 반도체는 미국과 일본이 각각 선두주자였다.
  요즘 1조 투자는 대단한 것이 아니지만, 83년에 1조는 어마어마한 규모의 투자 금액이었다. 당시의 삼성에게는 죽느냐 사느냐 하는 수준의 금액이었다. 64KDRAM 1개 라인 설치에 1조가 소요되었다. 인력·기술도 없고, 자금도 부족한 상태에서 이런 위험한 투자를 하겠다 하니, 미·일의 전문가들은 비웃고 삼성의 임직원들은 이제 “삼성은 끝났다”는 소리까지 했다. 
  중화학공업 육성 선언을 기점으로 이병철 회장은 74년부터 반도체 사업을 검토했고 83년에 위험한(?) 결론을 내린 것이다. 오늘의 삼성전자는 그때 신성장동력을 얻은 것이다.
 
  현대차는 어떤가. 67년 설립되어 영국 포드의 코티나를 조립 생산하던 현대차가 신성장동력으로 순수 국산자동차인 “포니”를 이태리 “토리노 모터쇼”에 선보인 것은 74년 10월이었다. 이때 세계 자동차업계의 전문가들은 “무모한 투자”라고 비웃었다. 당시 세계은행의 어느 전문가는 “한국의 자동차 산업이 성공하면, 내 손에 장을 지지겠다”고 까지 했다. 그러나 “포니”라는 신성장동력이 오늘의 “세계 5위 현대차”를 가능하게 했다. 그 배경에는 74년에 제시된 “자동차산업 육성계획”이 있었다.
  삼성전자, 현대차는 현재 한국경제의 큰 기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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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장동력 발굴이 중요하다
  국가나 기업이나 성장동력을 계속해서 키워나가지 않으면 지속적 성장을 할 수 없다. 특히 경제적 국경이 거의 사라지고, 기술 사이클이 짧아진 현재의 세계 경제 질서 속에서 경쟁력을 가진 신성장동력의 발굴 없이는 국가나 기업이나 현상 유지도 어렵다. 성장동력이 “국가경제의 지속적인 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위하여 발굴해야 하는 신기술·새로운 산업 및 그것을 기초로 국가 내 전반적으로 일어나는 혁신적 현상”으로 규정되는 이유다. 기존의 성장동력이 약화될 때, 신성장동력이 이를 대체할 수 있어야 국가경제는 지속적으로 활기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박근혜 정부 전반기의 성장동력 정책은 무엇이었는가? 4대 국정 기조의 하나인 경제 부흥이다. 경제부흥 관련 다양한 정책들이 입안·발표되었지만, 성장동력 관련해서는 경기활성화와 창조경제 관련 정책이 핵심이라고 본다.
  성장동력의 엔진은 기업이다. 그런데 기업의 성장성 지표인 매출액, 총자산, 비유동자산의 최근 증가율을 보면 97년 외환위기나 2008년 국제금융위기 때 보다 못하다. 특히 매출액증가율은 2014년부터 “마이너스”를 나타내고 있어 심각한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은 기업들이 산업의 기술사이클 상 경쟁력을 잃어가는 기존 산업을 대체할 새로운 성장 산업을 찾지 못하고 있음을 반영한다.
 
창조경제 정책이 중요
  창조경제 정책은 과거의 중화공정책이 그랬던 것처럼 기업의 신성장동력 발굴에 에너지를 공급해주는 역할을 한다. 창조경제는 그 특성상 짧은 기간 내에 그 성과를 내긴 어렵다. 73년의 중화공정책도 80년대 후반부터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그러나 창조경제의 성공적 전개를 판단할 수 있는 창조적 경제활동의 기반조성을 살펴보면 매우 미흡하다.
  기술의 경제적 가치를 평가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이 미흡한 가운데, 실적 주의를 지향하고 있는 기술금융은 그 후유증이 두려울 지경이다. 창의교육은 걸음마를 하고 있고, 창조적 경제활동을 제약하는 규제의 실효성 있는 완화는 거의 손대지 못하고 있다. 신제품을 배제하는 “기득권 지키기 유통카르텔”의 행태엔 변함이 없다. 대기업의 협조로 전국에 걸쳐 설립한 “창조경제 혁신센터”의 성과는 두고 볼 일이다. 대기업들의 “정권 눈치보기”용 시설이 아니길 바랄 뿐이다. 에너지 공급 통로가 여기저기서 막혀 있는 것이다.
  창조경제 관련 정책이 성공적이면, 경기가 침체국면이라 하더라도,   새로운 성장산업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되어 기업들의 과감한 투자가 가능하다. 80년대 초반의 경기 침체기에 기업들이 연구개발 지출 증대, 공정혁신, 구조조정 등에 적극적 노력을 기울여 80년대 후반의 세계경제 회복기에 강한 국제경쟁력을 바탕으로 호황을 누렸던 경험을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혁신인프라 구축 없는 대증요법식 경기활성화 대책만으로 신성장동력의 발굴은 어려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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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개혁으로 혁신 인프라 구축해야
  FTA가 보편화된 개방 경제 체제에서, 국제 경쟁력 있는 새로운 산업의 발굴과 경제 인프라의 혁신이 미흡할 때 경제가 역동성을 가지고 움직일 수 없다. 우리 산업은 경직된 정치·경제·사회 질서 속에서 가격과 품질로는 중국에 추격 당하고, 기술에서는 미·일 등을 추격하지 못함으로써 국내외 시장에서 설자리가 좁아지고 있다. 
  이병철, 정주영같은 뛰어난 기업가들도 눈에 띄지 않고 기업들이 확신을 가지고 신성장동력을 발굴하여 과감히 투자할 수 있도록 기업 생태계를 조성해 줄 수 있는 정부 당국의 정책능력도 미흡하다. 지난 2년 6개월 동안 혁신인프라 구축에 성과를 못내다가 급히 시동을 건 4대 개혁이 성공적이기를 기원한다.  
  • 기사입력 2015년09월09일 22시29분
  • 최종수정 2016년02월26일 18시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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