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전반기를 평가한다.(6) 본문듣기

금융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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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5년09월09일 22시32분
  • 최종수정 2015년09월09일 22시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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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은 늘었지만 질적 지표는 전반적 뒷걸음
 IMF경제위기와 2008년 국제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우리 사회의 근본적인 패러다임이 바뀐 결과 국민들의 삶은 훨씬 고달파지고 있다. 비정규직의 양산으로 고용불안이 높아지고 그 결과 소득 양극화는 심각할 정도의 수준으로 악화되었다. 이러한 어려운 환경에서 치러진 지난 대통령 선거는  각 후보들이 국민들의 변화의 열망을 선거공약에 담아 국민의 지지를 호소하였다.
 박근혜 대통령도 민생의 문제, 일자리 창출, 중산층 복원, 복지, 경제민주화, 대타협, 대탕평, 100% 국민행복시대 등 어떻게 보면 진보 정당의 후보들이 주장할만한 공약을 내걸고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원칙과 소신이 트레이드마크처럼 국민의 머릿속에 각인된 박 대통령은 “이 분이면 이런 공약을 실천에 옮겨 국민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겠다”는 믿음을 주어 당선되었다.
 
 이전까지의 대통령들에 비하여 박 대통령은 정상적인 현대교육을 받았고, 해외 유학 경험도 있어 국제적 감각도 갖추었다고 믿었다. 불행한 역사의 결과였지만 갑작스런 어머님의 타계로 어느 누구도 경험하지 못했던 국정운영의 경험도 갖추었다. 5선에 성공하여 정치적 경륜과 경험도 충분하다고 국민 누구도 의심하지 않았다. 여성의 부드러운 리더십은 지치고 고통 받는 국민들에게 희망과 위로를 주리라 믿기에 충분했다.
2012년 12월 19일 저녁 다수의 대중이 모인 앞에서 “약속을 지키는 대통령, 대통합을 책임지는 대통령, 국민의 행복시대를 여는 민생 대통령이 되겠다”고 한 당선자의 당선 소감을 들으며 국민들은 큰 희망과 기대를 했었다. 아마 투표에서 지지하지 않았던 국민들도 비록 자기가 지지하지 않았지만 저 정도 의지를 갖고 있는 대통령이면 우리에게 희망이 있겠구나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취임하고 2년 반, 정확히 임기의 전반을 지나는 이 시점에서 국민들은 과연 대통령에 대하여 어떤 평가를 내리고 있을까. 원칙과 소신에 따라 대선공약을 실천에 옮기는 대통령, 소통으로 꽉 막힌 정국을 잘 푸는 대통령, 대탕평 인사를 하여 소외받는 계층과 지역에 꿈과 희망을 주는 대통령으로 인식되고 있을까. 소득의 양극화가 해소되어 삶의 질이 개선되었다고 믿는 국민이 얼마나 있을까. 비정규직 문제가 완화되어 젊은이들이 가고자 하는 질 높은 직장을 구함으로서 청년실업의 문제가 완화되었다고 믿는 젊은이들이 얼마나 있을까. 아마 여론조사의 결과는 대단히 실망스러운 평가를 받지 않을까 생각된다.
 
금융부분에서 지난 박근혜정부 전반기 업적은 어떻게 평가받고 있을까? 사회 전반적인 평가와 마찬가지로 후한 평가를 받기는 어려울 것이다. 우선 계량적인 지표로 지난 전반기 성적표를 살펴보자.
 대통령 취임한 2013년 3월과 2015년 3월 두 시점의 지표를 비교해 보고자 한다.
 은행과 보험사의 수익성 지표는 악화되고 증권회사의 수익성은 개선되었다. 2013년 3월 은행 평균 자기자본순이익율(ROE)은 5.01%에서 2015년 3월 ROE는 4.61%로 떨어지고, 총자본순이익율(ROI)도 0.37%에서 0.34%로 하락하였다. 보험사 평균 ROE는 7.67%에서 7.24%로, ROI는 0.81%에서 0.72%로 떨어졌다. 금리인하와 증권시장의 일시적 호황으로 증권회사의 수익성은 개선되었다. 증권사 평균 ROE는 2.98%에서 5.60%로 크게 개선되었고 ROI도 0.46%에서 0.72%로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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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회사들 건전성지표면에서 보면 은행은 약간 호전되었으나 증권이나 보험은 약간 악화되었다. 은행의 자기자본비율은 11.0%에서 11.49%로 높아졌으나, 증권회사의 영업용 순자본비율은 506.1%에서 472.93%로, 그리고 보험회사의 지급여력비율은 308.45%에서 304.26%로 다소 하락하였다.
고용상태를 보면 은행부분에서는 약간 호전되었으나 증권이나 보험산업에서는 고용상황이 크게 악화되고 있다. 은행 전체 고용인원은 116,031명에서 118,832명으로 약 2,000명 증가했으나 증권산업에서는 42,317명에서 36,385명으로 크게 감소하였고, 보험회사도 63,274명에서 60,81명으로 금융산업 전체적으로 2년 사이 고용인원이 7,000명 가까이 감소하였다.
 
금융산업 부문의 질적인 지표는 전반적으로 나빠지고 있으나 자산규모는 확대되는 2중성을 보이고 있다. 은행의 총자산은 2,054조원에서 2,256조원으로, 증권사들의 총자산은 269조원에서 327조원으로, 보험사 총자산은 686조원에서 849조원으로, 금융권 전체 자산은 420조원 정도 증가하였다. 그러나 금융권 자산증가는 2 내지 3% 정도의 GDP성장에 따른 자연적인 증가로 보여 진다.
종합주가지수는 대통령 취임 직후 2026.49였으나2015년 8월 18일 현재 1939.38로 하락하고 중국금융시장 혼란과 최근 남북간 긴장고조로 8월 24일 현재는 1860대로 하락하고 말았다.
 
금융을 ‘공짜 서비스’산업으로 보는 인식부터 바꿔야
우리 금융산업이 이처럼 질적인 성장을 못하고 있는 것은 MB정부 이래 금융에 대한 인식이 지난 1970년 수준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금융을 하나의 산업으로 인식하지 못하고 단순히 실물경제 성장발전에 자금 공급을 하는 단순한 서포팅 기능이란 인식에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 판단된다. MB정부 때 녹색금융이라 하여 녹색산업 지원에 금융을 적극 활용하였고, 박근혜정부는 창조금융이라 하여 정부의 주요 어젠다를 실천하기 위한 수단으로 금융을 활용하고 있다. MB정부 때 심혈을 기울였던 녹색금융은 이 정부 들어 들어볼 수 없는 역사속의 단어로 전락하고 말았고 창조금융도 이 정부 끝나면 그런 숙명에 처하지 않으리라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금융이 주도적으로 국부를 창출할 수 있는 전략산업이 가능하다는 것이 금융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견해이다. 금융 빅뱅을 실시하여 수십만 명의 고급 일자리를 창출했던 영국의 사례에서 보듯 금융은 고부가가치 창출과 고급의 질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 내는 산업이란 것이 선진국들이 보여준 역사적 교훈이다.
 
지금은 4대 개혁과제에 금융이 포함되어 있지만 이 정부 출범 직후 KDI에서 열렸던 대통령 주재 국민경제자문회의에서 서비스산업 활성화 방안이 발표되었다. 서비스산업 활성화 방안에 금융이 빠졌다는 것이 이 정부의 금융에 대한 인식의 정도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시간이 갈수록 IT기술의 발전과 자동화 현상으로 제조업은 고용 없는 성장을 할 수 밖에 없고 그 부분을 서비스업이 해결해주지 않으면 청년실업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런데 우리 정치권이나 사회지도층 인사들은 서비스업을 공짜로 인식하는 것 같다. 서비스를 제공한 대가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산업의 특성을 곡해하여 공짜로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생각하니 금융산업의 수익성이 개선되지 못하고 발전할 수 없다. 은행의 이익이 좀 나면 예대마진을 낮추라 요구하고 카드사들의 이익이 나면 카드 수수료를 낮추라 압박한다. 그 결과 금융회사들 수익성이 떨어져 이들이 부담하는 법인세 비중이 떨어지고 있다. 최근 매년 세수 결손이 크게 발생하고 있는데 이 중 상당부분이 금융사 수익 악화에 기인하고 있다. 금융사 수익성 악화가 바로 금융권 고용감소로 이어져 청년실업 문제 악화를 가져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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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을 실물경제 도구로 생각하니 정권만 바뀌면 전문성을 고려하지 않고 대선과정에서 캠프에 관여한 사람들이 대거 금융권 CEO나 감사로 내려온다. 금융이야말로 고도의 전문성을 요하는 산업이다. 정부가 소유한 지분이 전혀 없는데 무슨 명목으로 무슨 권한으로 금융권 인사에 개입하는 지 알 수가 없다. 금융권 인사의 파행이 우리금융 수준을 아프리카 콩고 수준으로 떨어뜨리는 제일 큰 원인일 것이다. 금융회사에 적격성 심사제도를 강화하여 비전문가는 아예 금융권에 발을 붙이지 못하게 하여야 한다. 
우리사회가 금융에 대한 시각을 대전화하여 금융이 우리 사회를 질적이나 양적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하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 기사입력 2015년09월09일 22시32분
  • 최종수정 2016년02월26일 18시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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