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전반기를 평가한다.(5) 본문듣기

재정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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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5년09월09일 22시33분
  • 최종수정 2015년09월09일 22시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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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약가계부 실천에 미흡한 재정운영
박근혜정부가 출범한지 2년 반이 지났으니 고개로 치면 정점을 고비로 내리막길에 막 접어들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여느 정부도 그랬듯이 이번 정부도 국정운영과 관련된 멋진 청사진을 내 놓았고, 그것을 구체화하기 위한 재정운용 방안도 마련하였다. 경제부흥, 국민행복, 문화융성, 통일기반구축 등으로 구성된 4대 국정기조 아래 140개 과제를 선정하였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하여 공약가계부라 일컫는 재정지출과 재원조달 방안을 마련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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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권의 전반부를 막 넘긴 시점에서 당초 계획대로 재정운영이 되고 있는지를 되짚어 보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공약대로 지출이 되고 있는지, 재원동원이 계획대로 되고 있는지 여부, 그리고 재정운영의 효과를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러한 고찰을 바탕으로 앞으로의 재정운영 방향에 대한 조언을 도출하여 보고자 한다. 
 
경제부흥 ․ 문화융성은 공약에 못 미치는 세출집행
  계획대로 분야별로 재정지출이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분야별 사업별 재정지출 자료가 있어야 하는데 이를 얻기가 어렵다. 이러한 제약으로 여기에서는 획득 가능한 자료를 바탕으로 추론을 하여 보고자 한다.  
  다음 표는 분야별 재정지출액과 전체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보여주고 있다. 먼저 경제부흥을 위해 투입된 재정을 계산해 보기로 하자. 전 정권의 마지막 연도인 2012년을 기준으로 하여 이 분야(산업·중소기업·에너지, R&D)에서 증가된 액수를 합하여 보면, 9조원이다. 2012년을 기준으로 하여 증가된 금액을 합하는 방식은 자연적으로 증가하는 경향치는 반영하지 못하는 단점을 안고 있다. 
 2013년부터 2017년까지 5년 동안 지출 계획이 33.9조원이었으니 약 26.6%가 지출된 셈이다. 이를 두고 계획에 못 미치는 저조한 지출이라 할 수 있으나, 다른 부분에 포함된 경제부흥 관련 지출을 포함시키면 이야기는 달라질 수 있다. 예를 들면, 고용이나 농업부분, 교육부문에도 경제부흥과 관련된 사업들이 들어 있다. 자료의 제약으로 이들에 대한 정확한 액수를 추산하기는 어려우나 대략적으로 보건대 지출은 당초의 계획에 약간 못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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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으로 국민행복 분야에 대해 살펴보자. 이 분야에 포함되는 것은 보건·복지 그리고 공공질서·안전을 들 수 있다. 2012년과 비교할 때 이 두 분야에서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증가한 지출총액은 47.9조원이다. 여기에는 고용부문 지출도 합산되어 있다.

 이 액수는 당초의 예정 지출액인 79.3조원의 60.4%에 이른다. 더군다나 교육 분야(창의교육)에 대한 지출 중 일부도 여기에 포함된다. 따라서 이 분야는 공약대로 지출이 순조롭게 이루어지고 있으며 다소 초과하여 지출이 일어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한편, 문화융성분야에 해당되는 문화·체육·관광 부문의 2012년 대비 지출증가액은 2.8조원이다. 이것은 당초 예정이었던 6.7조원의 41.8%에 이르기는 하나, 여기에는 문화융성과 관련성이 적은 체육과 관광부문에 대한 지출이 포함되어 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한다면 이 분야에서는 계획에 못 미치는 지출이 이루어지고 있다 하겠다.

  마지막으로 평화통일 기반구축 분야에 대해 살펴보자. 이 분야에서 2012년과 비교할 때 증액된 지출액은 9.8조원으로 당초 계획인 17.6조원의 55.7%가 집행되었다. 따라서 이 분야에서는 적절한 지출이 예정대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박근혜정부의 지출이 기대했던 효과를 발휘하는지를 확인하는 것은 그 당위성과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매우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무엇보다 지출의 효과는 시차를 가지기 마련이고 정부지출 이외에 다른 요인들이 미치는 영향을 통제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제약점을 가지고 개략적으로라도 지출의 효과를 살펴보기로 하자. 

  먼저 경제부흥의 효과를 고찰하기 위하여 경제성장률의 최근 경향을 그림으로 보면 다음과 같다. 한국의 실질 경제성장률은 전 세계적 금융위기로 2008년과 2009년 매우 하락하였으나 2010년에 6%를 넘는 수준으로 회복되었다. 그러나 다시 퇴조한 경제는 이명박 정권 마지막 해인 2012년에 2%를 약간 상회하는 성장률을 기록하였다. 새 정부가 출범한 2013년에는 경기가 다소 회복되었으며 2014년에는 이러한 기조가 이어졌다. 그러나 2015년 경기전망들을 살펴보면 3%를 하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수출과 고용률 등의 지표에서도 경기회복이 뚜렷이 감지되지 않으므로, 새 정부의 경제부흥 노력은 뚜렷한 결실을 아직 맺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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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행복의 효과를 측정하는 것은 더욱 어렵다. 국민의 행복이 대통령에 대한 평가로 나타난다는 매우 강한 가정을 바탕으로 국민행복 분야의 지출효과를 측정하여 보자면 다음과 같다. 아래 표는 역대 대통령의 직무수행에 대한 평가를 보여주고 있다. 표에서 쉽게 알 수 있듯이 노무현 대통령과 이명박 대통령에 비해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긍정적 평가는 높고 부정적 평가는 낮게 나타났다. 따라서 국민행복 분야의 지출효과는 과거에 비해 개선되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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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화융성과 평화통일 기반구축의 효과는 더더욱 측정하기 힘들다. 다음 표는 외국인 입국자수와 관광수입액의 연도별 추이를 보여주고 있다. 표에서 보듯이 외국인 입국자수와 관광수입액은 꾸준히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증가율은 연도별로 심한 편차를 보이고 있다. 문화융성 부문의 지출이 관광객 수와 수입액으로 이어진다는 가정을 한다면, 새 정부의 문화융성 부문 지출효과는 크지 않은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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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수지 악화로 국가채무는 늘어나

  박근혜정부는 공약가계부에서 필요한 재원을 조달하기 위한 방안으로 세입확충과 세출절감을 제시하였다. 이와 같은 재원조달 계획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졌는지는 재정수지를 살펴보면 알 수 있다. 아래 표에서 보듯이 새 정부가 출범한 2013년부터 관리재정수지는 매우 큰 폭으로 악화되었다. 따라서 이와 같은 계획은 성공적이지 못하였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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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원조달 계획의 실패는 부채의 증가로 이어지게 된다. 다음 그림은 한국정부의 채무를 보여 주고 있다. 한국의 국가채무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국가채무가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자는 비중도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2009년에 대폭 증가한 공기업 부채 수준도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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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입 확충 통한 재정건전성 유지에 더욱 노력해야
  이상에서 살펴본 것과 같이, 박근혜정부의 재정운영을 지출 측면에서 평가하자면 경제부흥과 문화융성은 공약에 못 미치는 수준이며 평화통일 기반구축은 계획대로 지출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국민행복 분야의 지출은 계획을 약간 상회하는 수준인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분야별 지출효과를 측정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나, 주어진 자료로 파악하여 보자면 경제부흥과 문화융성 효과는 크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한편 국민행복 분야는 과거에 비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출계획에 비해 세입계획은 예상과는 크게 다른 길로 나아가고 있다. 세입확충과 지출구조조정을 통한 재원동원 계획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음에 따라 재정수지는 큰 폭으로 악화되었다. 이러한 재정수지 악화는 국가채무의 증가로 직결되고 있으며, 공기업의 부채도 크게 줄어들지 않고 있다. 따라서 박근혜정부는 세입을 확충하여 재정건전성을 유지하고, 경제부흥을 위한 성장잠재력 확대에 보다 큰 노력을 기울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 기사입력 2015년09월09일 22시33분
  • 최종수정 2016년02월26일 18시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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