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버블 붕괴 후 ‘잃어버린 25년’ 중에 딱 한번 일본경제가 빛을 발한 때가 있었다. 거센 당내 저항을 극복하고 5년 5개월의 총체적 구조개혁으로 일본을 다시 일어서게 한 고이즈미 내각(2001~2006년) 때가 바로 그 때였다. 저성장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한 채 개혁 리더십의 위기를 맞고 있는 한국의 장래를 자기에게 맡겨달라는 대통령에게, 고이즈미가 편지로 전하는 충언을 한번 들어보자.
|
<편지 24> 반대세력이 분명한 정책을 택하라
전문가의 논의, 사회적 합의 또는 여론의 요망은 오랫동안 있어 왔으나, 기득권, 정치권, 이익집단의 극심한 반대가 있어 추진되지 못한 정책과제를 택하라. 무슨 정책을, 왜, 언제, 어떻게 추진하려는지 분명히 하라. 그것을, 국민과 개혁 지지세력뿐 아니라 기득권과 개혁 저항세력도 분명히 알게 하라.
국민에게 개혁과 정책의 좋은 점만 얘기하지 말라. 나쁜 점도 얘기하라. 나쁜 점은 내가 얘기하지 않아도 결국 반대세력이 들고 나오기 마련이다. 개혁이 야기할 수 있는 구조개혁의 고통은 반대세력의 목소리로 터져나오 전에 내 목소리로 전해져야 한다.
개혁 저항세력은 개혁 추진이 자기네에게 불리하다는 얘기는 하지 않는다. 그들은 개혁을 추진하면 국민 일반이 짊어지게 될 구조개혁의 고통과 어려움을 내세워 개혁에 반대하는 메시지를 발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개혁의 리더는 개혁이 가져다 줄 좋은 점을 얘기하는 데서 그치면 안 된다. 개혁에 어떤 구조조정의 고통과 어려움이 따르는지를 분명히 한 연후에 왜 그 개혁을 추진해야 하는 지를 강조해야 한다.
반대를 즐겨라
반대가 거세지는 걸 겁내지 말라. 찬성과 반대가 명확해야 국민이 선택할 수 있다. 반대세력과의 대치를 즐겨라. 대치 현안에 대한 국민의 관심을 즐겨라. 그것을 정책추진에 활용하라.
반대세력의 목소리는 클수록 좋다. 국민이 그만큼 그 국가과제에 대해 더 알게 되기 때문이다. 반대가 극심해야, 국민이 나와 반대세력 간의 차이가 어디서 나오는지, 왜 그 정책이 국가과제인지, 어느 것을 선택해야 하는지 등을 익숙하게 알게 된다. 국민이 알게 되는 만큼 ‘바른’ 정책에 대한 선택이 정확해지고 그만큼 그에 대한 지지의 목소리를 크게 할 수 있다. 반대세력의 비판은 내 리더십에 달아주는 ‘훈장’이다. 그 훈장은, 반대를 무릅쓰고 국민을 향해 호소하여 국민의 지지 위에 개혁을 성공적으로 추진한 결과 나라경제가 부흥할 때, 비로서 빛이 날 것이다.
<순서> 왜 지금 개혁의 리더십인가? 제 1부 제대로 된 잠룡이라면 제 2부 대권을 잡고 나면 개혁의 무대는 이렇게 꾸며라 제 3부 모두를 개혁에 동참시켜라 제 4부 논란이 많은 개혁과제를 택하라 |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