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산에서 바라본 세계

국가의 미래를 향한 첫 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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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과 4대강의 경제학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23년09월02일 17시17분
  • 최종수정 2023년09월03일 18시27분

작성자

  • 이상돈
  • 중앙대학교 명예교수, 20대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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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사업에는 대략 30조 원이 투입됐다. 새만금 사업에 지금까지 투입된 돈도 그와 거의 비슷하지 않을까 한다. 모두 국민세금이다. 영미식으로 말한다면 ‘납세자의 돈’(Taxpayers' Money)이다. 그런 막대한 돈을 허공에 날리고도 아직 나라가 멀쩡하니 우리나라 경제 규모도 크긴 큰 모양이다. 

 

환경이냐 개발이냐를 논의할 때 그 출발점은 일단 해당 사업이 경제성과 효용성이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다목적 댐을 세우면 홍수를 막고 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며 전기를 생산하는 혜택(benefits)을 갖게 된다. 반면에 댐을 세움에 따라 수몰지역이 생기고 사람들이 생활을 터전을 잃어버리며 안개가 많이 끼는 등 농업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좋은 경관과 문화유적이 물에 잠기기도 한다. 그런 사회적 비용(social costs)을 댐 건설로 인한 혜택과 비교 교량(較量)하는 것이 정책결정자의 몫이다. 

 

그런데, 4대강 사업과 새만금 사업은 처음부터 목적이 없거나 불분명한 사업이었다. 두 사업이 도무지 무엇을 하려고 했나는 질문에 대해 답을 할 수 있는 사람은 답을 해 보기 바란다. 하지만 두 사업은 중요한 공통점이 있다. 우리 사회에 엄청난 갈등을 야기한 것이다. 지금도 우리 사회는 이 괴물 같은 두 사업을 두고 갈등 중이고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다. 세상에 이처럼 바보 같은 일이 다시 있겠는가. 

 

또 하나의 공통점은 토건회사에 돈을 벌어 준 것이다. 하지만 이런 몰상식한 공사를 한다고 그 회사의 능력이 향상되는 것도 아니고 전문 인력이 양성되는 것도 아니다. 4대강 사업과 영주댐 건설 현장을 여러 번 가서 본 적이 있는데, 그 때 흥미로운 모습을 보았다. 삼성도 이 사업에 참여했는데 삼성이 하는 공사장에는 ‘삼성’이라는 글자가 없었다. 글로벌 기업인 삼성은 자기들이 하기는 해도 당당하지 못한 사업임을 알고 공사 현장이나 작업복에서 ‘삼성’이란 글자를 표시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면 30조 원이란 돈을 다른 목적에 사용했다면 어떠했을까 ? 흥미삼아서 30조 원을 공군력 확충에 사용했으면 어땠을까를 생각해 보았다. (대충 계산해 본 것이다.) 근래에 우리 공군 조종사가 낡은 전투기를 몰다가 순직하는 안타까운 일이 있었다. 우리 공군은 F-35 40대, F-15 59대, F-16 160대, 그리고 낡은 기종인 F-4와 F-5를 각각 수십 대 갖고 있다. F-35는 대당 가격이 1,000억 원이고 F-15 신형은 절반 수준인 500억 원이다. F-16은 거기서 또 절반 수준이다. 스텔스 전투기인 F-35는 너무 비싸고 공급도 지연되고 또 유지비가 너무 들어서 미 공군과 이스라엘 공군은 F-16과 F-15 개량기종을 동시에 도입하기로 했다고 한다. 

 

4대강 사업에 갖다 버린 30조 원 중 절반인 15조 원은 전투기를 구매하고 나머지 15조 원은 전투기 유지 관리와 교육 훈련에 쓴다고 가정하기로 하자. 15조 원 중 절반인 7.5조 원이면 F-35 75대를 살 수 있다. 나머지 7.5조 원으로는 F-15 150대를 들여 올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우리 공군은 동북아 최강이 되며 김정은은 스트레스로 살 수가 없을 것이다. 새만금에 들어간 돈으로 육군과 해군을 증강한다면 또 어떻게 될 지는 상상이 가지도 않는다. 도무지 우리는 왜 4대강과 새만금이란 어리석은 짓을 했으며, 또 그것을 두고 지금까지 되지도 않는 궤변을 만들어서 쓸데없는 논쟁을 야기하는가. 참으로 한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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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1) F-35와 F-15.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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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2) F-35(미 공군)와 F-16(이스라엘 공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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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3년09월02일 17시17분
  • 최종수정 2023년09월03일 18시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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