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산에서 바라본 세계

국가의 미래를 향한 첫 걸음

※ 여기에 실린 글은 필자 개인의 의견이며 국가미래연구원(IFS)의 공식입장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문송한 시대, 그래도 취업에 성공한 인문대생 이야기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19년12월27일 17시00분
  • 최종수정 2019년12월26일 18시37분

작성자

  • 한울
  • ifs POST 청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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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이 되면 오히려 조용하다. 각자 삶이 바쁘기 때문이다. 모임에서도 간단한 안부를 주고받고 대화를 나눌 뿐, 친한 친구가 아니면 굳이 깊은 이야기를 나누지 않는다. 유쾌한 대화를 나누기도 힘들다. 요즘에는 구직 자체가 힘들고, 설사 직장을 얻었더라도 삶이 팍팍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문송하다는 말과 인구론(인문계 졸업자 구십 퍼센트가 논다)는 말은 절대로 허언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입사원 기준으로 평균 이상의 실수령액을 받고, 개인 여가가 보장되는 근무환경 속에서 향후 성장 가능성도 낙관적인 곳에서 일하는 친구들과 만났다. 그들은 역사를 공부했거나 다른 학교의 인문대 출신이었다. 개인적으로도 친한 친구여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따라서 이번에는 취업에서 불리한 인문대생의 한계를 극복하고 성공적으로 사회에 진출한 그들의 경험담을 정리해보고자 한다. 

 

대기업/공기업, 중견기업, 그리고 여기서 집중하는 것은 그 외.


취업하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큰 틀에서 서류-필기-면접의 형태로 진행되는 대기업 공개채용이나 공기업 취업준비, 그보다는 경력직 위주로 채용하는 중견기업, 그리고 중소기업, 외국계, 스타트업, 전문직, 고시, 대학원 진학을 포함한 그 외의 방법이다. 앞선 두 가지 사례는 사실 딱히 할 말이 없다. 이미 전문가들이 많은 컨설팅을 하고 있고, 취업 사이트에서 많은 정보가 교류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여기에서는 세 번째 사항, 그 안에서도 어떻게 인문대생이 견실한 기업에 취업하거나, 만족한 결과를 얻었는지를 다루어본다.

 

눈을 넓히고 다시 보자. 그리고 최대한 많이 쓰자.


우선 한 친구는 업계 ‘최대한 많이 쓰는 것’을 강조했다. 양적으로 많이 쓰라는 의미가 아니라 다양한 업계를 알아보라는 뜻이다. 본인이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회사와 회사나 업계에서 실제로 평가하는 본인의 가치는 다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본인이 적합한 업종, 직무, 회사는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방법은 간단하다. 본인에게 맞는 직장을 찾기 위해서 많은 회사에 지원서를 써보는 것이다. 특히 공기업, 외국계 등 특정 기업에만 국한된 태도를 버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 한 친구는 떨어지는 과정 자체를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눈을 넓힌다는 의미는 지역에도 적용된다. 물론 대놓고 타지에 쓰라는 의미가 아니다. 본인의 본가가 서울이라면, 합리적으로 주말에 오갈 수 있는 수도권 일대도 타진해보라는 뜻이다. 만약 본인의 본가가 서울이 아닌 다른 지역이라면, 그쪽에서 직업을 알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다. 당연히 임금, 근무조건, 업무역량, 전망도 종합적으로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다른 친구는 구체적으로 문과 기준 최소 70개 이상의 지원서를 작성해보라고 적시하기까지 했는데, 결국 실제 업계에서 파악하는 본인의 가치를 파악하기 위해서, 많이 쓰고 떨어지면서 스스로 깨닫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맞는 말이지만 어떻게 기약 없이 그렇게 계속할 수 있는지를 물으니, 그래서 무분별한 휴학을 지양하고 어린 나이부터 도전해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서류를 많이 쓰면서 면접 기회를 확보해야 구직기간 자체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상경계, 공학계. 그리고 부분적으로는 어문계처럼 특정 직무와의 접점이 없는 인문계이기 때문에, 오히려 많이 써야만 본인의 장점을 찾아낼 수 있다는 대답도 들었다.

 

다른 한 친구는 에피소드 위주로, 구체적이고 사실적으로 자기소개서를 채워나가면서 아르바이트, 동아리, 수업 속에서 답변사례를 찾을 것을 조언하기도 했다. 이를 반복하고 떨어지면 다시 보강해보고, 서류를 통과해서 면접에서 떨어지면 다시 예상답안을 가다듬으면서 자신에게 맞는 길을 찾는 것이다. 더불어 그는 실익 없이 서류 한 줄을 적기 위해 스펙만 쌓는 것을 지양하면서, 위 과정을 대비하며 정말 자신에게 필요한 경험을 만들어나가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전공에 미련을 버리고 전공에 자신을 가두지 말자.


어설프게 전공에 대한 언급을 바탕으로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는 행동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말도 들었다. 애초에 인문대는 취업과 거리가 먼 학과임을 자각하라는 조언과 함께였다. 누군가는 지식의 상아탑인 대학이 취업 과정을 위한 장소로 전락한 것에 탄식하고, 다른 누군가는 대학교에서 배운 것이 실제 현장에서 쓸모없다고 말한다. 상반된 두 의견 중 어떤 것이 옳은지와는 별개로, 본인이 구직을 선택한 이상, 인문대가 취업에 유리하지 않은 전공임을 과감하게 인정하는 태도가 중요하다는 것이었다. 

 

역사학을 전공한 한 친구는 취업을 준비하던 초창기에 한국콘텐츠진흥원, 한국연구재단과 같은 역사와 연관된 공공기관만 지원했다고 말했다. 기관에 관심이 있다기보다는 전공과 관련된 기관이기 때문에 무조건 지원한 것이다. 별다른 특색 없이 무난하게 지원서는 쓴 친구는 당연히 탈락했다. 이어 이 친구는 돌이켜보니 괜히 자신 없는 전공을 내세우지 않고 차라리 인턴, 계약직을 더 많이 써서 본인 이력을 확보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었다고 말했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심기일전한 이 친구는 1개월 동안 공공기관에서 인턴으로 일한 후, 현재 만족스럽게 일하고 있다. 

 

결국 인문대도 대학생이라는 사실을 인지하자.


요약하자면 부지런하게 많은 경험을 하면서, 이력서를 쓰고 떨어지기를 반복, 자신에게 맞는 직장을 찾으라는 조언이었다. 친구들과 대화를 나누며 공통적인 어조를 느낄 수 있었다. 취업 시장에서 어설프게 역사나 문학이니 철학이니 하는 것들은 언급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그렇다고 인문대라고 위축될 필요도 없다. 

애초에 인문학은 돈을 벌려는 학문이 아니다. 말 그대로 생계 걱정 없이 꾸준히 연구를 통해 성취를 이루는 분야다. 따라서 어쨌든 인문대에 들어왔으면 진로는 분명하다. 부모님의 지원을 받아 안정적으로 공부를 이어나가던지, 스스로 벌어가며 고생하더라도 공부를 이어나가던지, 연구를 이어나갈 역량과 의지가 없다면, 어서 문과 대학생으로서 냉정하게 자신의 위치를 찾고 취업을 준비하는 것이다. 내가 만난 친구들은 인문대 안에 자신을 가두거나 심취해있지 않고, 일반 대학생으로서 우직하게 취업을 준비한 친구들이었다. 

<ifs 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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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9년12월27일 17시00분
  • 최종수정 2019년12월26일 18시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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