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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현의 자유’라니… 자유한국당은 부끄럽지 않은가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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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9년07월05일 17시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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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의 계속된 막말 논란… 구시대적 발상으로 점철된 정부 흠집 내기


최근 자유한국당 소속 의원들의 막말 논란이 극에 달했다. 이에 대한 국민의 반발이 거세 황교안 대표가 목표로 하는 당의 외연 넓히기에서는 한참 멀어졌다. 논란이 된 발언 중 다수가 뿌리깊은 이념 갈등에 기초한다는 것에 주목할 수 있다. 여당과 청와대를 이른바 ‘종북 좌파’로 싸잡아 비난하는 것이다. 특히 대북 관계에 무게를 두는 현 정권의 행보에 대해 이러한 발언이 이어졌다. 해당 발언들은 자극적 표현과 이분법적 사고로 점철되어 있다. 이미 데탕트기를 지난 지금 국제상황에 비추어 보았을 때, 지나치게 구시대적 발상에 기초하는 것이다.

 

물론 분단 체제가 남아 있는 한반도는 냉전의 마지막 흔적이다. 그러나 한국당의 계속된 막말은 60년 넘게 지속된 이 대결 구도의 고착을 바라는 듯이 보인다. 마치 한반도가 냉전 체제에 머물러 있기를 희망하는 것처럼 말이다. 이전 두 정권에서의 남북 관계는 없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냉담했다. 국민은 전쟁의 공포에 두려워했고, 언론 역시 이른바 ‘한반도 전쟁설(設)’을 호도하며 이에 가세했다. 물과 비상식량 등을 비축하는 이들도 있었다. 한국당이 대북 강경책을 요구하며 현 정부를 공격하는 것이 당시의 긴장 상태로 회귀하자는 주장이 아니길 바란다.

 

‘표현의 자유’에 지워진 무게


막말 논란을 수습하기 위해 한국당이 이야기하는 표현의 자유는 일반적으로 국민이 국가에 요구하는 권리다.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고 표현할 권리를 침해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현시점에서 한국당이 대립 구도로 몰아세우는 진보 진영이 표현의 자유를 줄곧 말해왔다는 점이 흥미롭다. 말하는 주체가 뒤바뀐 것이다. 건국 초기부터 군부 정권까지, 정의와 변혁을 요구하는 목소리들은 국가보안법으로 대표되는 치안 유지성 제도에 의해 탄압받았다. ‘표현의 자유’는 그들이 가진 최후의 보루였다. 약자는 명분과 권리에 기대게 되기 때문이다.

 

표현의 자유는 엄연한 국민의 권리다. 따라서 이를 ‘남용’한다는 표현은 적절치 않다. 그러나 한국 현대사에서 표현의 자유가 겪어 온 수난에 비추어 보았을 때 해당 권리가 가지는 의미는 무겁게 다가온다. 표현의 자유는 한반도를 가른 이념 문제와 엮어 수많은 죽음을 초래했다. 많은 이들은 특정 정치 사상을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죄인으로 몰렸다. 이러한 근거 자체가 사실이 아닌 음해인 경우도 잦았다. 한국에서 이념은 아직 고통스러운 주제다. 이를 한낱 정치적 공작을 위해 가벼이 담아서는 안 될 것이다.

 

‘좌파 언론’ 탓만 하는 한국당의 이중적 면모


무엇보다 표현의 자유를 이야기하는 한국당은 실제로 이와 정반대의 길을 걷고 있다. 한국당은 지난 1일, 최고위원회에서 미디어특별위원회의 발족을 의결했다. 이른바 ‘좌파 언론’의 부정적 보도에 대응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그러나 최근 다수 언론은 미디어특위의 활동이 지나치게 편향적임을 지적했다. 같은 내용의 사실을 다룬 기사도 어떤 언론이 다루는지에 따라 입장을 달리한다는 것이다. 지난 26일 논란이 된 ‘한국당 엉덩이춤’ 이슈가 특히 그렇다. 미디어특위는 이를 보도한 <한겨레>를 언론중재위에 제소했다. 우파적 색깔을 띤 언론들 역시 해당 사건을 기사화했음에도 불구하고, 한겨레만을 표적으로 삼은 것이다.

 

끊임없이 ‘좌파’를 찾는 한국당의 행보는 한때 미국을 뒤덮었던 적색공포(Red Scare)를 떠올리게 한다. 적색공포란 두 차례의 세계대전 직후, 공산주의에 대한 적대심이 극에 달했던 현상을 의미한다. 당시 미국 정부는 사회 질서 회복이라는 명분으로 강압적 태도로 일관했다. 그러나 이러한 경향은 결코 사회 안정을 가져오지 못했다. 시민들은 계속해서 불안한 마음으로 일상생활을 영위해야만 했다. 진정으로 국민을 위한다면, 한국당은 철 지난 색깔론을 계속 들고나오는 것을 멈춰야 할 것이다.

 

최근 청와대와 언론을 주제로 한 한국당의 논평에서는 ‘재갈’이라는 표현을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다. 부정적 여론을 ‘좌파 언론’과 청와대의 합작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이데올로기 논쟁은 결국 배타적 태도, 더 나아가 억압의 정당화로까지 이어진다. 자유로이 의견을 말하는 이에게 특정 프레임을 씌우고, 사실을 사실로만 바라보지 않는 것이다. 표현의 자유를 이야기하면서 색깔론을 근거로 드는 한국당의 최근 행보가 심히 우려된다. 둘은 결코 양립할 수 없기 때문이다

 

표현의 자유를 비롯해 인권과 안보, 평화 등의 개념은 매우 추상적이다. 그와 동시에 우리 생활에 깊숙이 관여하고, 전반적인 국민의 삶을 포괄한다. 즉 해당 개념들의 의미만으로는 진보와 보수, 좌파와 우파를 구별할 수 없다. 따라서 이러한 개념들이 쓰일 때는 누가 이를 이야기하는지, 무엇을 정당화하려는 지가 중요하다. 단순 입장 표명을 넘어 혐오 표현까지 세를 뻗치고 있는 한국당의 ‘막말’에는 현 정권에 흠집을 내는 것 이상의 목적이 없어 보인다. 한국당이 탈피하고자 하는 부정적 이미지는 한국당 의원들이 강화하고 있다. 황교안 대표는 이에 대한 국민들의 엄중한 채찍을 재갈로 오인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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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9년07월05일 17시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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