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산에서 바라본 세계

국가의 미래를 향한 첫 걸음

※ 여기에 실린 글은 필자 개인의 의견이며 국가미래연구원(IFS)의 공식입장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일으킨 자, 물려받은 자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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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5년04월03일 16시00분
  • 최종수정 2025년03월28일 19시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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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여러 도전을 받고 있는 삼성전자가 자체 판단인지 주위의 비판 때문인지 반도체 중심의 쇄신 인사에 이어 이사진의 30%를 반도체 전문가로 채운다고 한다.

테크기업을 포함해 각 분야의 선두를 지키고 있는 전세계 대표기업들의 CEO는 대부분 해당 기업을 일으키거나 그 분야에서 오랫동안 명성을 쌓은 사람들이다. 아마존의 베이조스, 테슬러의 일론 머스크, 메타의 저커버그가 대표적으로 기업을 일으킨 사람들이고 MS의 사티아 나델라, 애플의 팀 쿡, 월마트의 맥밀론은 내부에서 발탁되었다. 퀄컴의 폴 제이콥스가 아버지 어윈 제이콥스의 뒤를 이어 CEO 자리에 오른지 20년이 되었지만, 버클리에서 전기공학 학,석,박사 취득을 한 후 퀄컴에 엔지니어로 입사해 주요 부서의 부사장, 사장을 거치며 인정을 받아 CEO로 발탁 되었다.  

자신이 기업을 일으켰든 내부에서 발탁되었든 해당 산업이나 해당 기업을 가장 잘 알고 기업의 미래를 끌고 갈 수 있는 최적임자로 인정받는 사람들이다. 제대로 된 기업 문화에서는 창업자라 해도 제 역할을 못 한다고 판단되면 이사회에 의해 축출되기도 한다.

 

반면에 현재 우리의 대기업(재벌)은 창업세대는 떠나고 물려 받은 후세에 의해 경영되고 있다. 이제 우리의 기업 역사도 꽤 되어 3세, 4세까지 이어지고 있다. 문제는 자신이 이끌고 있는 사업에 가장 정통한 적임자인지가 의문이다. 기업의 미래를 생각하면 가족은 이사회에 남더라도 경영은 해당 분야 베테랑에게 맡겨야 한다. 기업이 잘 나갈 때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나 위기가 닥치거나 큰 변화를 일으켜야 할 때는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다. 세상에는 우리보다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어도 위기나 세상의 변화를 읽지 못해 사라진 기업이 수도 없이 많다. 본인이 아는 것과 보고 받아서 아는 것은 천양지차(天壤之差)이다. 

 

각 분야의 선두에 서있는 기업은 대부분 한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기업은 물려받은 문어발 선단경영 틀 때문에 한 분야에 집중하지 못하는 현실이다. 그나마 현대그룹은 자손이 많다 보니 분야별로 나누어져 비교적 집중도가 높아 보인다. 현대자동차가 자동차에만 집중해도 세계 시장에서 쉽지 않은 걸 잘 보고 있지 않은가. 문어발 경영으로 가지를 벌이면 세계 시장에서 버티기 쉽지 않은 세상이다.

 

구글의 모회사(지주사) 격인 알파벳은 M&A를 통해 수백 개의 기업군을 거느리고 있지만 모두가 서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술 회사들이다. 이 기업군의 주식 가치가 2,000조원이 넘는다. 수평적으로 문어발로 넓히는 것이 아니라 서로 뭉쳐서 큰 덩치를 만드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꼽을 수 있는 것은 우리 기업의 이사회는 유명무실(有名無實)하거나 역할을 제대로 못 하고 있다. 주주들의 이익을 지키기 보다는 총수의 이익을 대변하다 보니 민주당에서도 상법을 고쳐 이사회가 회사뿐 아니라 주주들의 이익도 지켜야 한다는 조항을 넣으려 하고 있어 갈등이 생기고 있다. 물론 이어령비현령이 되지 않도록 무엇이 주주의 이익에 반하는 행위인지 명확히 하여야 한다. 아니면 경영계에서 우려하는 대로 지속적인 공격의 빌미를 제공할 우려가 있다.

 

어찌되었든 우리의 이사회는 부당 내부지원, M&A, 기업의 물적 분할, 지주사와 소속사의 동시 상장 등에 있어 주주들의 이익을 제대로 대변하지 못하고 총수의 이익을 과다하게 대변하고 있어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글로벌 기업에서는 보기 힘든 현상이다.    <ifs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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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5년04월03일 16시00분
  • 최종수정 2025년03월28일 19시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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