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능한 정부에서 더 무능한 정부로?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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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후보가 검찰총장으로 있을 때 자기에 대한 직무집행 정지 처분이 불법하다고 제기한 소송에 대해 법원이 더 이상 다툴 소(訴)의 이익이 없다는 이유로 각하했는데, 그러면서도 징계가 적법했다는 1심의 집행정지 인용은 인정했다. 이 판결을 두고서 윤석열 측과 추미애 등 민주당 측이 서로 자기들이 승리했다고 아전인수(我田引水)격으로 해석을 하고 있는데, 우스운 일이다. 형식적으로 본다면 윤석열 측이 패배한 것이지만 이미 검찰총장을 사임한 현상을 인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없다. 집행정지를 인용(認容)한 점을 들어서 자기들이 옳았다고 주장하는 민주당 측의 입장도 일종의 '정신승리' 같은 것이다.
법무장관과 검찰총장이 치고 받고 싸운 추미애 대(對) 윤석열 사건은 역사에 남을 희극(喜劇)이었다. 한 정부의 법무장관과 검찰총장이 그렇게 치고 받고 싸우고, 그것을 법원으로 가져가도록 방치했으니 현 정부의 자질을 그대로 보여주고 말았다. 문재인 대통령이 두 사람을 동시에 물러나게 하는 등 수습책을 갖고 두 사람과 만나거나 연락을 취한 적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법무장관과 검찰총장은 대통령이 임명하는 정무직이기 때문에 이들 사이에 생긴 문제는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해결하지 않으면 누가 해결하겠는가. 작년 가을에 있었던 추-윤 대결은 문 정부의 무능을 그대로 노정했고 윤석열을 엉뚱하게 대통령 후보로 만들어 버렸다.
대통령은 법무장관은 어느 때이든 해임할 수 있지만 검찰총장의 경우는 그럴 수 없다. 검찰총장의 임기가 2년으로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독립기구인 위원회의 위원이 아닌 독임제 정무직은 대통령이 해임할 수 있다. 그것이 대통령의 인사권이다. 군 참모총장은 임기를 정해 놓기도 하는데, 그것은 임기가 끝나면 대통령이 자연스럽게 후임을 임명하는 방식으로 교체하기 쉽도록 하기 위함이다. 참모총장이 군대의 실세라면 대통령은 그를 해임하는 데 대해 부담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임기를 정해 놓은 것이다. 미국도 합참의장과 참모총장은 임기가 4년이지만 대통령은 임기 중이라도 얼마든지 교체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참모총장 임기는 2년이지만 임기 중 해임할 수 있다는 단서 조항이 있다.
검찰총장의 경우는 그 임기는 2년이지만 참모총장의 경우와 같이 임기 중에도 해임할 수 있다는 단서조항이 없다. 그래서 윤석열을 임기 도중에 해임할 수 없었던 것이다. 그런데 검찰총장의 임기를 이렇게 보장해 놓은 조항은 민주당이 야당을 할 시절에 당시 여당의 반대를 무릅쓰고 관철시킨 것이다. 이렇게 하면 검찰총장이 대통령의 정치적 압력에 굴하지 않으리라고 본 것인데, 엉뚱하게 자기들 집권 시절에 윤석열에 의해 부메랑이 되어 돌아왔다.
국회에선 180석이 민의(民意)라면서 부동산 관계법과 세법을 제멋대로 처리하고, 행정부 내에선 법무장관과 검찰총장이 치고 받고 싸우도록 방치해서 검찰총장이 박차고 나가서 야당의 대통령 후보가 되도록 했다. 이런 상황인데 여당이 다시 5년간 자기들에게 기회를 달라고 말할 수 있을까..... 그런데, 대신 들어올 가능성이 많은 집단의 꼴을 보니 거기도 참 한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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