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섭 예비역 해군 대령의 타계에 부쳐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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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부친인 최영섭 예비역 해군대령이 타계했다. 나는 2012년 여름에 고인을 뵌 적이 있고, 그 때 들은 이야기를 내 책 <시대를 걷다>에 언급한 바 있다. 당시 문재인 후보가 박정희 대통령이 군정 시절에 독도를 폭파하려고 했다고 주장해서 그에 대한 의견을 구하기 위함이었다.
조선일보가 아래와 같은 기사를 썼는데, 주요 소스는 이만섭 전 국회의장의 회고록과 나의 2012년 면담 기록이다. 이와 관련해서 몇가지 언급하고자 한다. 5.16 후 군정 당시 최영섭 옹의 계급은 소령이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민정 이양 후 총무처장관를 지내는 이석제, 경호실장을 지내는 박종규가 모두 소령이었다.
박정희 의장이 보트에서 내리면서 중심을 잃고 바닷물에 빠졌고 최영섭 소령이 박 의장을 등에 업고 뭍으로 올라간 것은 맞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박정희 의장이 물에 빠져서 생명을 잃어버릴 상황은 아니었다. 최고위 의장이자 육군소장인 박정희가 헛딛어서 물에 넘어지자 기골이 장대한 최 소령이 등에 업었던 것이다. 육군 장성은 아무래도 바다와 물에 약했기 때문이다. 박정희 의장은 몸무게가 얼마 나가지 않아서 등에 업어도 가뿐했다고 최대령님은 엊그제 일처럼 회상하셨다.
박 의장의 울릉도 방문은 섬사람들이 1963년 대선에서 대거 박정희를 지지하는 효과를 가져왔다. 박 의장은 낙도의 상황을 보고 해군이 낙도에 생필품을 보내는 등 홍보활동을 하도록 했다. 당시는 섬에도 인구가 많아서 선거 당락을 좌우할 만 했던 것이다. 대선 다음날 새벽에 윤보선에 뒤지던 박정희가 반전을 해서 근소한 차이로 대선에 승리한 것은 섬 지역 투표함을 늦게 개봉했기 때문이었다. 최 대령님은 투표일 자정이 넘자 최고위에 나와 있던 육군 영관장교들은 이제 우리들은 감옥에 가게 생겼다고 오징어를 안주 삼아 소주를 퍼마셨다고 회고하셨다. 당선이 확정되자 박 의장은 최 소령에게 당신이 섬을 돌봐주어서 내가 당선됐다고 덕담을 했다고 한다.
민정 이양 후 공화당 정부 참여를 사양하고 해군에 복귀한 최 대령님은 구축함 함장을 역임하고 예편하셨다. 그런 경력과 박 대통령과의 인연이면 당연히 장성 진급을 했어야 하는데, 대령 예편은 상식으로 이해가 되지 않았으나 그것을 본인애게 여쭈어 볼 수는 없었다.
일산 아드님 댁에서 최 대령님을 뵌지가 벌써 9년이 되었다. 대령님의 명복과 영원한 안식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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