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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大選) 변수 ‘젠더갈등’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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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1년06월22일 16시40분

작성자

  • 박정일
  • AI Creator, 전 경기도교육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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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리사회는 지역·세대·빈부·젠더·정치성향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젠더갈등은 2030 세대와 긴밀한 관계에 있는 주제이자, 그 입장이 분명히 갈리는 이슈다. 문제는 새롭게 대두된 젠더갈등은 쉽게 해결할 수 없다는 점이다. 지난 대선에서 87%에 가까운 20대 남성들이 문재인 후보를 지지했다. 하지만 지난 4월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대남의 72.5%가 야당에 몰표를 던졌다. 

 

기성세대의 진영논리가 지역과 이념의 갈등이었다면, 청년은 젠더갈등을 겪고 있다. 2030 세대는 경쟁사회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나의 생존과 현실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젠더갈등의 주요원인은 계급, 불평등의 심화, 세대갈등, 지역갈등에서 나온다. 이런 갈등은 증오와 혐오로 이어지며 사회적 문제로 심화되고 있다.

 

갈등 과정에서 핵심은 해결 방법과 이 과정을 통한 사회 발전 방향성이다. 2030 세대 남녀 누구도 이제는 성별 우대정책을 공정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성평등을 앞세워 여성만을 우대하는 정책을 추진한다면 청년들은 결코 동의하지 않는다. 2030 세대는 젠더갈등을 공정성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 

 

젠더는 사회적 성(性)의 구별이다. 젠더갈등은 사회 갈등이다. 남녀에 대한 혐오라기보다는 각자 역할에 대한 혐오다. 사회갈등은 개인의 갈등과 다르다. 여성혐오(女性嫌惡, Misogyny)와 남성혐오(男性嫌惡, Misandry)는 각각 남성과 여성에 대한 혐오(嫌惡)·멸시(蔑視)·편견(偏見)이다. 

 

젠더갈등은 단순히 남녀 차별로 인해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취직, 주거 등 다양한 문제들이 복합적으로 얽혀서 생긴 문제다. 지금 이대남은 고정적인 성(性)역할이나 전통적인 남성상 혹은 여성상에 얽매이지 않는다. 가족 내에서 양성평등을 체험하며 성장하기 시작한 세대이기 때문이다.

 

20대 남성은 일자리 부족의 피해를 가장 직접적으로 입은 세대로 성평등, 성차별에 유독 민감하다. 이들 이대남은 취업난에 허덕이는데 여성들에게 일자리를 빼앗기고 있다고 상대적 상실감이 분노로 변해가고 있다. 가장 분노하는 것은 여성 등 사회적 약자가 아니라 혜택은 전부 누린 기성세대들이 왜 젊은 세대에게 배려를 요구하느냐는 것이다. 이대녀는 아직도 우리 사회에 뿌리 깊게 박힌 가부장제를 없애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이대남은 오히려 각종 여성 우대 정책 등으로 역차별을 받는다고 인식하고 있다. 

 

젠더갈등의 근본적인 원인은 첫째, 서로의 불편을 이해하지 않고 각자 편향된 시각을 갖고 대화를 시도하기 때문이다. 둘째, 여성가족부의 페미니즘 정책으로 남성이 역차별 받는다고 느낀다. 셋째, 양성평등 기준이 모호해지고 있다. 넷째, 사회갈등의 중재자 역할이 미흡하다. 다섯째, 온라인에서 젠더갈등과 혐오가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 익명성이 강하기 때문에 책임지지 않는 말을 유포하고 있다. 워마드(Womad)는 남성 혐오하고 극단적 여성 우월주의를 표방하는 사이트다. 성인지 감수성을 높이려는 많은 사람들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마지막으로 정치권이 정쟁의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 

 

2020년 12월 기준으로 세대별 인구수를 살펴보면 20대는 6,806,153명, 30대 6,873,117명, 40대 8,294,787명, 50대 8,645,014명, 60대 6,744,506명, 70대 이상 5,680,130명이다. 2030 세대의 표심을 얻지 못하면 대선에서 승리할 수 없다는 구조라는 것을 알 수 있다. 9개월 남짓 앞으로 다가온 대선에서 20대 청년 표심이 ‘스윙보터(Swing Voter)’ 역할을 할 것이다.

 

그렇다면 젠더갈등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젠더갈등을 사회 통합의 문제로 인식해야 한다. 노동, 실업문제 등 다양한 극면에서 접근해야 근본적 해결이 가능하다. 청년 취업난, 주거 문제에 대한 총체적 해결책이 수반돼야 한다. 여성할당제, 군대 등 젠더갈등으로만 보면 해결책이 나오기 어렵다. 

 

둘째, 일자리 부족이다. 무엇보다 비정규직이 급증하고 상시 해고가 일상화하면서 일자리를 둘러싼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이다. 이대녀 고용률 44.6%는 이대남 고용률 40.8% 보다 높다. 양질의 일자리를 많이 만들고 경제 파이를 키워야 한다. 

 

셋째, 이분법적인 성별 프레임에서 벗어나야 한다. ‘여자는 다 그래, 남자는 다 그래’ 이런 것은 버려야 한다. 서로가 소통하면서 살아갈 수 있는 소중한 파트너로 여겨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가정과 학교에서의 교육이 중요하다. 

 

넷째, 페미니즘(女性主義, Feminism)이다. 동등한 권리를 요구하면 동일한 책임을 요구받는 것조차 거부한다. 능력 미달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를 여성 차별적이나 약자로서 당연하다고 생각하며 자신들에게 특혜가 주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섯째, 정책 전환이다. 지금까지의 정책 방향은 여성의 지위를 끌어올리는 것이었다. 여성 중심, 여성만을 위한 성평등 정책을 펼쳤다. 정부가 성평등이라는 큰 담론에서 여성만을 중요시했다. 정부의 페미니즘 정책은 국가주도 페미니즘이다. 여성가족부, 여성인권진흥원 등 여성만을 위한 공공기관이 너무 많아 여성만을 위한 정책에 너무 많은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향후는 사회 전체 공정성 수준을 높이는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 성별을 갈라 치는 입법이나 정책 말고 공공정책으로 가야 한다. 모든 세대가 포함되는 보편적 정책이야 말로 젠더갈등을 줄일 수 있다.

 

여섯째, 양성평등 사회를 만들기 위한 제도적 리더십의 부재다. 양성평등 노력 조사에 의하면 개인 78%, 가정 57%로 높은 반면 행정부 43%, 지방자치단체 34%로 제도적 리더십이 약해다. 양성평등 사회를 만들기 위해 개인 차원뿐 아니라 주요 기관들의 노력이 동반돼야 한다. 법원 30%와 국회 27%로 양성평등 노력에 대한 평가는 더 인색했다.  

 

일곱째, 정치권은 더 이상 젠더갈등을 조장하지 말아야 한다. 정치권은 문제해결보다는 문제로 인해 발생하는 분노를 자극해서 표를 얻겠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정치권이 남녀 대결구도를 제로섬 방식이 아니라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포지티브 섬을 만들어야 한다. 정치인들은 젠더갈등 해결을 위해 노동, 인권 등 다양한 측면에서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여덟째, 언론의 선동이다. 정확한 정보 제공으로 올바른 여론을 형성해야 할 언론이 정치인 차별과 혐오발언을 중개하듯 보도하고 있다. 사실보다 자극적인 보다가 우선시했다. 사회가 논의해야 할 방향에 무관심하고 심도 깊은 분석을 보도하지 않았다. 자극적이고 서로 부딪치게 만드는 기사는 자제해야 한다. 이런 것들이 젠더갈등을 증폭시킨다. 언론은 정책의 실효성을 분석하고 따져봐야 한다. 방송윤리강령을 강화해야 한다.

 

아홉째, 시민사회의 올바른 행동이다. 잘못된 정치와 언론에 현혹과 선동에서 벗어나야 한다. 본질적 원인을 성찰하고 올바른 성평등 사회로 나아갈 수 있도록 젠더 갈등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야 한다.

 

마지막으로 대권주자들이 설익은 정책이다. 젠더 이슈는 표심을 쫓는 대권후보에게는 뜨거운 감자다. 대권주자들은 잇따라 이대남 표심을 겨냥한 공약을 내놓고 있지만 지지율이나 득표를 위한 도구로 활용돼 진정성이 보이지 않고 있다. 문제의 본질은 청년들이 직면한 어려움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표 계산에만 급급해 설익은 정책을 내놓는다는 것이다.

 

한국사회의 근간이 되는 입법, 사법, 행정 전 영역에서 성평등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제도적, 정책적 노력은 젠더 이슈를  바라보는 현실인식에서 나타나는 생각의 격차를 줄이는 것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이대남이 불공정하다고 느끼는 부분에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며 이에 대한 정책적 논의가 선행돼야 한다. 

〈ifs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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