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 사퇴…대선(大選) 1년 앞 가열되는 선거정국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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쫒아내지 못해 안달하던 여권, "만세"라도 부르려나?
말도 많고 탈도 많던 윤석열 검찰총장이 드디어 사임했다. 그렇게 쫒아내지 못해 안달하던 집권세력이고 보면 이제 ‘박수치고 만세’라도 부를 법한데 과연 그럴 것인지 두고 볼 일이다.
보수정권의 일탈(逸脫)을 수사해 전(前)정권의 고위당정관계자들을 감옥에 보낼 때는 ‘우리 총장님’으로 추앙했던 현 정권이 이제는 어떤 말이나 논평으로 대응할지 무척 궁금하다.
‘조국 사태’를 계기로 문재인 정권과 틀어지면서 온갖 협박과 압박에 시달려야 했던 윤 총장 아닌가. 조국 법무장관이 취임 한 달여 만에 물러나고 들어선 추미애 법무장관 시절에는 헌정사상 처음이라는 ‘검찰총장 직무정지’와 ‘ 정직 2개월’이라는 징계까지 내려지는 혼돈을 겪었다. 추 장관 후임인 박범계 장관은 검찰 간부인사를 하면서 청와대 민정수석은 물론 검찰총장까지 물을 먹였다. 이런 수모까지 겪으면서 버텨온 것은 윤 총장의 뚝심 때문일 것이다.
윤 총장은 더불어민주당이 검찰의 수사권을 완전 박탈하려는 중대범죄수사청 신설을 추진하자 사퇴라는 수순을 밟은 것이다. 사퇴 직전 여권이 검찰수사권을 완전히 박탈하겠다는 ‘검수완박’을 주장하자, 윤 총장은 검찰수사권을 없애면 부패가 완전 판을 친다는 ‘부패완판’으로 대응하면서 사퇴라는 배수의 진을 쳤다.
엊그제 윤 총장이 검찰 수사권 박탈을 ‘부패완판’이라고 말하자 하루 뒤 정세균 국무총리는 “국민을 선동하는 윤 총장의 발언과 행태”라고 비판한 바 있다. 언론의 표현을 빌리면 "우리 총장님"에서 이제는 "국민선동"총장으로 둔갑한 셈이다. 윤 총장은 4일 오후 2시 기자회견을 열고 "이 사회가 어렵게 쌓아 올린 상식과 정의가 무너지는 것을 더는 두고 볼 수 없다"며 사직한다고 밝혔다. 사퇴하면 그동안 문제된 모든 게 끝이 날까?
아니다. 윤 총장 사퇴의 파장은 이것으로 끝이 아니라 시작일 뿐이다. 이미 여론조사에서는 대권 도전자의 핵심 축으로 등장해 있다.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함께 이미 3강 체제를 굳히고 있다. 물론 아직 정치에 뛰어들지는 두고 보아야 할 일이지만 일단 그간의 행보로 보아 정치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럴 경우 정치판에 몰고 올 파장은 어느 정도일까. 민주당 의원들의 논평처럼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것인지, 아니면 폭풍우를 동반한 태풍이 될지는 좀 더 두고 볼 일이다.
특히 야당인 국민의힘은 일단 윤 총장이 사퇴와 함께 여의도 정치의 전면에 부상하면 여권과 정면 대결을 이어갈 경우 재보선은 물론 유력 대선주자인 윤 총장이 대선판까지 뒤흔들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속앓이가 꽤 깊을 것 같다. 제1야당으로서 대선 1년밖에 남겨두지 않고도 눈에 띄는 대선후보를 갖지 못한 국민의힘으로선 응원군이라 느껴지겠지만 존재 위기감도 함께 고조될 가능성도 높다.
지난 1월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인간이 살아가는 과정에 ‘별의 순간’이 한 번밖에 안 오는데 윤석열 검찰총장은 지금 보일 거다”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러면서 “별의 순간을 제대로 포착하느냐에 따라 자기가 인생의 국가를 위해서 크게 기여할 수도 있고 못 할 수도 있다”라는 기대를 나타내기도 했다. 윤 총장이 ‘별의 순간’을 잡아 사퇴했으니 이제 어떻게 대할지 주목해 볼만하다.
오는 4월 7일은 대한민국의 수도와 제2도시인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보궐선거가 진행된다. 차기 대통령선거는 2022년 3월 9일이다. 공직선거법은 대통령선거를 그 임기만료일전 70일 이후 첫 번째 수요일에 실시하도록 못 박고 있다. 문 대통령의 임기만료일은 2022년 5월 9일이고, 그 날로부터 70일전은 2022년 3월 1일(화요일)이다. 이 조항으로만 보면 내년 3월 2일(수요일)이 대선일이 된다. 그런데 제②항은 “제1항의 규정에 의한 선거일이 국민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민속절 또는 공휴일인 때와 선거일전일이나 그 다음날이 공휴일인 때에는 그 다음주의 수요일로 한다.”고 돼있다. 그래서 그 다음 주 수요일인 3월 9일에 실시하는 것이다.
어쨌거나 서울특별시와 부산직할시 보궐선거는 한 달, 차기 대선은 일 년여가 남았다. 이제는 선거정국으로 돌입하는 것이 순리고 너무도 분명하다. 그래서 더 걱정이다. 선거열풍은 코로나도 잠재우지 못할 것이다. 선거정국에서 나타나는 포퓰리즘은 어찌 감당할 것인가? 벌써부터 기본소득이다, 기본주택이다, 손실보상이다, 재난지원금이다 세금 쓸 궁리만 하는 집권세력의 포퓰리즘은 벌써부터 불이 붙은 상태다.더구나 코로나 역병은 아직도 세력이 만만치 않은데 ….
이런 저런 걱정들이 윤석열 검찰총장의 사퇴를 계기로 대선판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걱정이 앞서는 이유다. 현 정권의 지난 4년을 반추해 보면 속이 뒤집히고, 답답해짐을 부인하기 어렵다. 그래서 선거가 더욱 두려워진다. 여당이건 야당이건 또 똑같은 부류의 정권이 탄생하고, 또 낭비의 5년을 더 견뎌야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에서다. 윤 총장의 사퇴가 정치판에 긍정적 변화를 가져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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