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해의 주유천하> 생각의 힘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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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조간신문에 김형석(연세대 명예교수) 선생의 인터뷰 기사가 실렸다. “행복이란 공동체 의식에서 나오는 것이다. 그래서 이기주의자들은 절대 행복할 수 없다.”고. “인격이란 인간관계에서 나오는 선한 가치”라는 것이다. “정신적 가치를 모르는 사람은 절대 행복해 질 수 없다.” 내 눈에 들어온 말이다.
우리는 얼마나 정신적 가치를 추구하고 사는지 모르겠다. 먹고 살기 위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 세상이다. 조국 전 장관의 딸은 왜 그리 문제가 되나. 자기 딸 좋은 대학, 그것도 의과대학에 입학시켜서 의사되면 돈 잘 벌어먹고 살려고 그러는 것 아닌가. 문제는 부정입학이다. 가짜 인턴증명서와 스펙으로 입학했기에 그렇다. 지극히 일탈된 이기주의자의 행태다.
조국 일가의 문제는 그들이 정신적 가치를 모르기 때문이다. 그들이 추구한 것은 돈과 명예와 권력이었다. 정의, 공정이 아니라 사의(私義)와 불공정(不公正)이었다. 입으로 외친 정의가 실체적 정의와는 딴판이라 사람들은 모욕감을 느끼고 그 위선적 이중적 태도에 분노하는 것이다. 진작에 김형석 선생 말씀 좀 새겨듣지.
바르게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 인격을 함양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인격이 홀로 쌓는 덕(德)인줄로 알고 있다. 그런데 김형석 선생은 “인격이란 인간관계에서 나오는 선한 가치”라고 말씀하신다. 수신제가(修身齊家)도 홀로라면 필요 없는 말이다. 인격과 품행도 사회와 인간관계 속에서 나온다는 말이 지당하게 들린다.
우리 사회는 경제적 가치를 너무 앞세운다. 생명의 존엄(尊嚴) 보다도 돈이 먼저고 정신의 가치보다도 돈이 우선인 세상이다. 돈 앞에 권력도 굴복한다. 그러나 돈도 권력도 명예도 유한(有限)한 것이다. 한 말씀 더. “돈, 명예, 권력 등의 소유욕은 한도 끝도 없다. 그러니 만족을 알라”는 것이 선생의 말씀이다.
평범한 것 같은데 새삼 깊이 다가온다. 100세를 넘겨 사신 분이 공부해야 늙지 않는다는 것을 직접 보여주고 계시다. 공부는 어떻게 해야 할까? 독서와 함께 예술이 중요하다. 작곡가 스트라빈스키는 <음악의 시학>이란 책에서 이렇게 말한다. “창작의 전제는 상상이지만, 막연한 상상이 아니라 창조적 상상이다. 그것만이 관념의 단계에서 현실의 단계로 나아가게 해준다.”
스트라빈스키가 강조한 ‘창조적 상상력’은 어떤 바탕에서 가능한가? 창조적인 요리와 마찬가지로 창조적인 상상력도 마음의 부엌에서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재료가 뒤섞여 만들어진다. 방랑 식객 임지호의 요리에 사람들이 감탄하는 이유도 그가 이질적인 재료들을 섞어 요리를 하고 엉뚱한 상차림을 해내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창조적인 사고’란 서로 이질적인 것의 융합 혹은 갈등과 소용돌이 속에서 탄생한다. 모방하거나 개선하는 것은 창조가 아니다. 창조적 사고는 혁신을 탄생시킨다. 관습과 틀을 뛰어넘는 사고와 행동이 혁신이다. 어떤 조직이나 사회, 문화가 발전하고 도약하려면 창조적 상상력과 창조적 사고가 그래서 꼭 필요하다.
창조적 사고의 출발은 생각하는 힘이다. ‘생각의 힘’을 키우지 않으면 ‘창조와 혁신’이 나올 수가 없다. <생각의 탄생>이란 책에 이런 말이 나온다. “생각이라는 행위는 본질적으로 공감각적이다.” 생각의 힘을 키우는 방법은 여러 감각을 개발하는 것이다. 즉 예술을 이해하고 창조하는 일이다. 지식과 감각, 느끼는 것과 지식을 통합해야 ‘생각의 힘’이 생긴다.
생각의 힘은 ‘창조적 인간’을 탄생시킨다. 창조적 인간은 인문사회과학과 자연과학의 통섭, 예술과목을 국영수사과학과 같은 위치에 놓고 교육해야 탄생한다. 그러기에 지금과 같은 지식 위주의 학습과 대입 시험 방식은 틀렸다. 전인교육(全人敎育)을 통한 지적, 신체적, 정서적, 인격적 성장의 도모를 함께 추구해야 한다.
최근 정치권에서 ‘생각의 힘’을 개인 브랜드로 내세운 후보가 있다. 유튜브 채널을 보면 <박영선tv, 영선아 시장가자>, <나경원이 답이다>. <우상호tv>, <안철수> 등이다. 그중 <박형준의 생각tv>가 단연 돋보인다. ‘생각’을 내세우는 그가 신선하기에 그렇다. 그는 분명 정신적 가치를 알고 문화와 예술의 가치를 존중한다고 생각하기에 꼭 부산시장에 당선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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