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산에서 바라본 세계

국가의 미래를 향한 첫 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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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과 바른미래당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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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1년01월22일 10시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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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상돈
  • 중앙대학교 명예교수, 20대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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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총선에서 성공한 국민의당은 ‘제3당 정치혁명’이라는 화려한 팡파레를 올렸다. 그러나 영광의 순간은 얼마 가지를 못했다. 대선에서 안철수 후보가 패배한 것은 후보의 역량이 부족했다고 치더라도 대선 캠프 내 청년 조직이 문재인 대통령 아들과 관련한 녹취록을 위조해서 선거 일 며칠 전에 폭로했음이 드러났으니 얼굴을 들기 어렵게 되었다. 그러나 안철수는 또 다시 당 대표가 되었고, 그러더니 당내 다수 의원들 의사를 무시하고 바른정당과 합당을 하겠다고 나섰다. 누구한테 달콤한 이야기를 들으면 거기에 빠져서 막무가내로 행동에 옮기는 모습이 또 나온 것이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을 통합하겠다고 작정한 안철수가 2017년 12월 들어서 보인 행태는 ‘광분(狂奔)했다’는 표현이 들어맞을 것이다. 12월 20일, 통합 여부를 수렴하는 의원총회를 열겠다고 해 놓고 그에 앞서 안철수는 기자회견을 열고 전당원 투표로 통합 여부를 가리겠다면서 그것을 자기에 대한 신임과 연결시켰다. 그러면서 안철수는 "호남의 지지로 우뚝 선 정당으로서 호남의 가치를 소중하게 여긴다"며 "국민의당이 앞장서 김대중 정신을 호도하는 구태 정치, 기득권 정치를 끝내야 한다“고 떠들었다. 그러니까 바른정당과의 합당에 반대하는 박지원, 천정배 등 호남의원들은 김대중 정신을 호도하는 구태정치라는 이야기였다. 그리고는 당헌 당규를 고쳐서 전당대회를 여러 곳에서 동시에 열 수 있도록 하더니 나중에는 전당대회를 열지 않고 통합결의를 할 수 있도록 또 고쳤다. 

 

2017년 12월 31일, 국민의당 합당 추진파는 전당원 투표를 통해 전당대회 없이 합당을 결의했다. 한국 정당사에서 이런 식으로 정당을 끌고 간 경우가 없었다. 안철수는 자기가 진정한 김대중 정신을 추구한다고 주장했으나 전남일보(全南日報)는 2018년 1월 18일자 사설로 ”안 대표는 이번 통합 선언을 통해 지난 총선에서 자신에게 압도적인 지지를 보낸 호남을 저버렸다. 호남도 이제 명분 없는 보수야합에 나선 안 대표와 미련 없이 결별해야 한다“고 안철수를 규탄했다. 

 

안철수를 추종하는 국민의당 의원들과 바른정당 의원들은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을 합당하는 절차를 마치고 2월 13일 바른미래당 창당대회를 열었다. 이렇게 해서 국민의당은 사라져 버렸다. 호남 다선 의원 가운데 박주선, 김동철, 주승용 의원이 바른미래당으로 갔다.  

 

사람들은 왜 내가 바른정당과 합치는 데 반대했느냐고 묻기도 했는데, 나는 바른미래당이 쫄딱 망한다고 확신했기 때문이다. 그 점에 있어서 나는 박지원 의원과 의견을 같이 했다.  나는 유승민 의원과 이혜훈 의원에게도 안철수와 합치면 같이 망한다고 몇 번씩 경고를 주었다. 그러면 왜 유승민 의원은 합당을 해야만 했나? 

 

내가 알기로는, 국민의당과 합당을 하지 않으면 자유한국당으로 돌아가겠다는 의원들이 있어서 불가피했다는 것이다. 통합이 실패하면 유승민, 이혜훈, 지상욱, 오신환을 제외하고는 전부 자유한국당으로 들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있었다. 그리고 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유승민 의원이었다. 유 의원은 정치를 시작한 후에 가장 잘못된 선택이 안철수와의 합당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유승민 의원이 안철수가 서울시장에 출마해서 떨어지는 데 들러리를 선 꼴이기 때문이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 바른미래당이 거둔 성적은 한국정당사에 빛나는 역대급 참패였다. 광역단체장은 물론이고 기초단체장도 전원 낙선하는 기록을 세웠다. 대선에서 3위를 한 안철수와 4위를 한 유승민이 합치면 시너지가 난다고 했으나 시너지는커녕 폭삭 망하고 말았다. 그 후에 바른미래당은 최고회의에서 싸우는 모습으로 많은 사람들의 기억에 남았다. 압권(壓卷)은 하태경 의원이 바로 옆에 있는 손학규 대표에 대해 “사람이 나이가 들면 정신이 쇠락해 진다”고 했던 일이다. 

 

그러면 그렇게 싸우면서도 국민의당 호남계와 바른정당계가 한 정당을 유지해 온 이유는 무엇인가 ? 그것은 또 돈 때문이었다. 국민세금으로 제3당 교섭단체에 준 돈이 너무 많아서 서로 네가 나가라고 싸웠던 것이다. 이런 사실을 사람들은 잘 모르다가 내가 2019년 4월 18일 교통방송 <이숙이의 색다른 시선>에서 “바른미래당에서 서로 나가라고 밀어내는 이유는 정당 보조금이 50억 원이 남아 있기 때문”이며, “남아서 버티는 사람이 다 갖게 돼는 아주 치사한 게임”이라고 해서 비로소 알려지게 됐다. 이처럼 바른미래당은 처음도 정당 보조금이요, 끝도 정당 보조금이었으니 구태정치의 끝판 왕이었다.  

 

2020년 1월, 총선이 다가오자 유승민 의원이 백기를 들고 새보수당을 만들어서 나갔고, 이언주 의원은 ‘전진 4.0’이란 정당을 창당했으나 한 달 후 두 정당은 자유한국당과 합류해서 미래통합당이 되었다. 같은 시기에 바른미래당에 남아 있던 박주선, 김동철 의원과 손학규 대표 등은 대안신당, 민주평화당과 합당해서 민생당을 창당했다. 그러나 2020년 총선에서 민생당은 의석을 전혀 얻지 못했다. 바른미래당에서 대표와 원내대표를 지낸 박주선과 김동철은 민생당 후보로 그들의 지역구인 광주에서 출마했으나 각각 10.1%와 13,3%를 얻어서 선거비용 보전에도 실패했다. 나는 두 사람이 왜 선거에 나갔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주승용 의원은 국회부의장을 끝으로 불출마해서 그 나마 명예를 지켰다. 지금도 민생당이 남아 있는데, 정당보조금으로 받은 돈이 남아 있어서 그 돈을 모두 쓸 때까지는 존속할 것이라고 한다. 도무지 이런 식으로 국민세금을 정당에 지원해야 하는지, 정말 생각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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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2016년 4월 총선 당일 저녁 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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