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국 교수의 생활과 경제 이야기 <41> 경쟁력이란 무엇인가? (3,끝)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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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경쟁력이란 무엇인가?”의 두 번째 글에서 나는 경쟁력이란 “①고객들이 ②구매 의사를 결정할 때 고려하는 주요 사항에서 ③ 경쟁자에 의해 ④ 쉽게 대체 될 수 없는 ⑤ 그 무엇을 ⑥ 갖추는 정도”라고 내 나름대로 재정의해 보았다.
그리고 그 이유는 경쟁력을 “내가 나의 경쟁자보다 상품이나 서비스를 더 잘 제공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하면 경쟁력의 뜻을 이해하는 데는 충분히 잘된 정의지만 기업 입장에서 경쟁력 증진을 위해 “그럼 어떻게? So What?”이 떠오르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뭔가 기업이 미래 전략을 세우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서 새로운 정의를 시도해 보았다고 하였다.
그리고 이 정의 안에는 경쟁력을 구성하는 여섯 개의 요인들이 있다. 곧 ①고객 ② 주요 고려사항 ③ 경쟁자 ④ 대체의 정도 ⑤ 그 무엇 ⑥ 갖추는 정도가 그것이다.
여기서 고객은 상품 ‘선택권이 없는 소비자’와는 매우 다른 개념으로 자기가 살 물건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소비자다. 그래서 기업들은 고객들에 의해 자기가 선택되어 지기 위해서 제품이 아닌 “상품”을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상품을 만들 때는 단순히 가격뿐만 아니라 가격 이외 디자인, 색깔, 감촉, 소리, 무게, 크기(박,단,소), 순도, 고장률, 효율성, 대응 속도, 납기, A/S, 기능적 요인 이외 감성적 요인 등 다른 많은 『차별화된 요인들』을 고려하여야 한다.
그리고 세 번째 요인 경쟁자도 다르게 생각하여야 한다. 많은 기업들이 현재 존재하는 경쟁자만을 경쟁자라고 생각하는데 그래서는 안 되고 미래 잠재적 경쟁자의 출현 가능성도 함께 고려하여야 한다. 그래야 만이 기업의 장기 생존 가능성이 높아지고 더 많은 이익을 창출할 수 있다고 하였다.
그럼 이번 마지막 3번째 글에서는 경쟁력의“④ 쉽게 대체 될 수 없는 ⑤ 그 무엇을 ⑥ 갖추는 정도”에 대해서 설명해 보겠다.
우선 네 번째 『④ 쉽게 대체 될 수 없는』을 설명하겠다.
여기에는 두 가지 매우 중요한 요소가 있다.
첫째는 그 산업에서 성공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가 무엇인가?를 파악해야 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그 특장점을 경쟁상대가 얼마나 쉽게 모방할 수 있는가?를 파악하는 것이다.
우선 그 산업의 중요 성공요소에 대해 설명해 보겠다. 경영학에서는 이런 요소들을 『주요 성공요소(Key success factors, Critical success factors)』라고 부른다.
조금도 어려운 얘기가 아니다. 간단히 말해 그 분야에서 내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잘해야 하는가를 적어보라는 뜻이다.
내가 커피점을 경영한다면 커피 맛이 좋아야 하고, 장사하는 위치가 좋아야 하며, 실내 장식도 어느 정도 고객에게 좋은 인상을 줄 만큼 매력적이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서빙하는 사람의 좋은 인상과 친절도도 매우 중요한 요소일 것이다. 만약 채소가게라면 판매하는 채소의 신선도, 청결도, 다양성, 가격도 중요할 것이다. 까다로운 고객이 나의 주(主) 고객이라면 원산지 표시 또는 잔류농약 검사표도 첨부하면 좋을 것이다. 대기업의 경우에는 구체적인 설명을 피하겠다.
즉 ‘주요 성공요소를 살피라’는 뜻은 내가 이 분야에서 성공하기 위해서 무엇을 잘 해야 하는가를 꼼꼼히 챙겨 보라는 뜻이다. 그러나 이때 두 가지를 겸해야 한다. 하나는 반드시 문자로 눈에 보이게 “기록”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이 시점까지는 “실행의 가능성”을 깊게 생각하지 말고 열거하라는 것이다.
둘째는 그런 요소 중에서 ‘경쟁자가 나의 장점을 얼마나 잘 모방할 수 있는가?’도 생각하여야 한다. 왜냐하면 내가 아무리 잘해도 경쟁자가 금방 따라 한다면 내가 특별히 잘한다고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바로 이 점에서 많은 사람들이 혼동하는 것 같다. 왜냐하면 “남이 쉽게 따라 할 수 없는 것이 그리 있겠느냐”라는 생각 때문이다. 이런 질문에 대해서는 결코 “아니다.”라고 대답하고 싶다. 이런 질문을 하는 사람은 그만큼 고민하지 않고 사업, 또는 장사를 한 사람이라고 조금은 매몰차게 말하고 싶다.
나는 사람들의 얼굴을 볼 때마다 어찌 그렇게 서로 다른 얼굴인지 감탄할 때가 많다. 우리 모두 눈 코 입 귀를 가지고 있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그러나 그 단순한 조합으로 얼마나 많은 다양한 얼굴들이 탄생하는가? 70억개는 아닐지 몰라도 69억개는 충분히 될 것이다.
우리 속담에 “아! 다르고, 어! 다르다.”라는 말이 있다. 손님에게 친절한 말투도 얼마든지 다를 수 있고, 같은 장맛이라도 천차만별이며, 한점의 고기도 굽는 방식에 따라 얼마든지 맛이 다를 수 있다. 내가 차별화 점을 찾지 못했다면 그만큼 ‘내가 고민하지 않고 장사를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내가 이렇게 조금 강하게 말하는 이유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내가 다른 글에서도 여러번 강조하였지만 세계 경제는 과거와 같은 성장 속도를 절대로 유지하지 못하고, 낮은 거북이 성장을 할 것이다. 일시적 하강은 있겠지만 지속적 하강은 아니니 걱정하지 말기 바란다. 그리고 우리나라 경제는 상대적으로 다른 국가에 비해서는 더 잘 나갈 것이다.
나는 우리나라 GDP 규모가 세계에서 현재 10위에서 몇 년 내로 8위까지는 가능할 것으로 본다. 최소한 이탈리아는 뛰어 넘으리라고 본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부익부 빈익빈(富益富 貧益貧) 현상은 더욱 심해질 것이고, 대기업은 물론 골목상권에서도 이런 현상은 가속화될 것이다. 즉 ‘되는 집과 안되는 집’ 사이에는 점점 더 크게 차이가 난다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우리나라 뿐 아니라 전 세계적인 현상이고, 또한 정부 잘못은 정말 아니니 “내탓이오!”를 하지 않고, 남의 탓만을 하지 않기 바란다. 이유는 간단하다. 경기는 어느 정도 정부의 영양 하(下)에 있지만, 각 기업의 ‘경쟁력 제고’는 그 기업 또는 그 개인 사업주의 탓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미래는 장사가 안되는 것도 아니고, GDP가 줄어드는 것도 아니다. 낮은 정도지만 성장은 계속된다. 하지만 그 증가되는 부(富)가 고루 퍼지지 않고, 경쟁력의 정도에 따라 『몰려간다는 것』이 근본 문제이다.
이런 경쟁 환경에서 내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바로 지금 설명하고 있는 경쟁력의 의미를 잘 깨닫고 경쟁자보다 더 잘하도록 노력하는 것 뿐이다.
내 물건을 사주는 사람은 소비자가 아니고 고객이며, 내가 파는 물건은 제품이 아니라 고객에게 선택 받을 수 있는 상품이어야 한다. 그리고 동시에 내가 무엇을 잘해야 만이(주요 성공요인) 고객들에게 더 많은 『만족감』을 줄 수 있는가를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보겠다. 우리집 앞에 ‘ㅇㅇ돼지집’이 있다. 체인점이다. 이 집에서는 삼겹살을 직접 구워준다. 그러면서 삼겹살을 맛있게 굽기 위해서는 어떻게 구워야 한다는 것을 친절하게 설명해 준다. 그리고 정말 구워진 삼겹살은 더 맛도 있다. 값만 비싸지 않다면 자주 방문하고 싶다. 간단히 삼겹살을 굽는데도 이처럼 노하우가 있는 것이다.
다른 예는 온양에 있는 제자의 경우다. 옛날에는 자가용도 흔치 않아 가까운 온양으로 온천욕을 갔다. 그러나 목욕문화도 변하였고 자가용을 타고 먼 거리 여행도 가능하게 되었다. 즉 온양이 휴양지로서의 가치가 점점 줄어들게 된 것이다. 식당을 하는 가게에 손님이 확연하게 줄었다. 그러자 제자의 부모님은 음식을 맛있게 하는 것 이외에 여행 안내업을 겸하였다. 그렇다고 무슨 대단한 일을 하는 것은 아니었다. 온양 관광안내책자를 가게에 전시하고, 추가 음식을 제공하면서 손님들에게 간단히 “어디 놀러 가시느냐? 지금 철에는 온양 근처 어디를 가면 좋다.”는 등 안내 책자에 표시를 곁들이며 설명하였다고 한다. 결과는 제법 좋았다는 것이 그 제자의 답이었다.
주요 성공요인의 분석과 차별화의 노력은 미래의 답답한 경제성장 사회에서 생각보다 훨씬 더 중요한 마케팅 포인트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다섯 번째는 『⑤ 그 무엇』이다.
우리는 지금까지 그 산업과 분야에서 성공하는 데 꼭 필요한 요소, 즉 차별화되는 요소, 주요 성공요인을 찾아보았다. 그러면 당연히 다음 행동은 ‘그것을 어떻게 잘할 것인가?’를 고민하여야 할 것이다. 그러나 주요 성공요인을 모두 잘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내가 재정적으로 충분하지 않을 수도 있고, 기술이 부족할 수도 있으며, 능력이 부족하여 안될 수도 있다. 이것은 현실이니 어쩔 수 없다.
즉 이 시점에서 네 번째 단계에서는 ‘찾아 낸 주요 성공요인 중에서 내가 잘 할 수 있는 요소가 무엇인가? 그것을 잘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어느 정도까지 잘해야 하는가?’를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주요 성공 요소 중에서 내가 잘할 수 있는 요소를 『선택』하고, 그것을 더 잘해야 한다. 내가 못하는 요소들을 보상할 수 있을 정도까지 잘해야 한다. 그리고 꼭 잘해야 할 요소인데 내가 못 한다면 남을 고용할 수도 있고, 필요한 기술자를 데려올 수도 있다. 대기업이라면 M&A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때 매우 조심해야 할 것이 하나 있다. 내가 기업 컨설팅을 하면서 가장 자주 부딪혔던 문제다.
그것은 바로 주요 성공요소를 선택하고 필요 만족 정도를 파악할 때 반드시 기업 입장이 아니라, 『고객 입장』에서 가치 있는 것을 택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이 점을 강조하는 데는 나름대로의 생각이 있기 때문이다.
최근 경제성장이 낮아지기는 하였지만 우리나라는 지난 수십년 동안 상당한 고속 성장을 지속하였다. 그 결과 GDP가 세계에서 120위도 넘는 나라에서 10위 국가로 성장할 수 있었다. 그래서인지 기업들의 태도를 냉정하게 관찰하면 아직도 “공급자 우선 생각과 고속 성장 시기의 습관”에 사로잡혀 있는 듯하다. 이것은 대기업보다도 골목상권에서 더 변하지 않는 듯하다.
원가에 대한 압박 때문인지 개업 후 시간이 지나면서 품질이 떨어지는 것을 너무 자주 관찰할 수 있다. 그리고 많은 경우에는 원가 압박을 피하기보다는 『만드는 사람(공급자)의 편리함』을 우선적으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음식을 너무 간단히 만들거나 필요 과정을 생략함으로써 그 음식 본연의 맛을 잃어버리게 하는 것 등이다. 이것은 정말로 안타까운 일이다.
구체적 예를 들어 보겠다. 종로1가 청진동에는 유명한 ‘ㅇㅇ동 해장국’집이 있었다. 전국적으로 그 이름을 유행시킨 바로 그 해장국집이다. 그러나 어느 순간 그 집 해장국 맛이 변하였다. 그 뒤에 몇 번 더 ‘혹시나?’ 해서 그 집을 방문하였지만 그 맛은 ‘역시나’였다.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대를 이어 수십년 동안 쌓아놓은 전통이 순식간에 사라져버린 것이다. 서양에 가보면 ‘몇년도’에 설립되었고, 지금도 그 방식 그대로 요리한다고 자랑스럽게 선전하는 것을 자주 본다.
전남 영암에 가면 ‘독천식당’이라는 연포탕집이 있다. 나는 몇십년 그 집을 방문하였지만 아직까지는 맛이 변하지 않고 있다. 앞으로도 그러기를 바란다.
주요 성공요소는 반드시 『고객 입장』에서 선택되어져야 하고, 만족의 정도도 가능한 고객 입장에서 판단되어져야 한다. 소득수준이 올라간 현재에는 낮은 가격보다는 일정한 품질의 유지가 더 중요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여섯째로는 ⑥ 갖추는 정도를 설명하겠다.
이것은 비교적 간단히 설명할 수 있다. 대체되지 않을 정도를 ‘어느 수준까지 갖추어야 하는가?’의 문제다. 달리 표현하면 그 기업이나 상점의 ‘경쟁력의 정도를 어느 수준까지 올려야 하는가?’의 문제라는 뜻이다.
물론 경쟁자와의 차별화 정도는 크면 클수록 좋을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도 작은 주의점이 있다.
언젠가 우리나라에서 마케팅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고객 감동“이라는 말이 유행한 적이 있었다. 참 좋은 말이다. 고객이 감동할 정도로 고객을 만족시켰다면 그 얼마나 칭찬할만한 일인가?
그러나 이것이 꼭 옳다고는 볼 수 없다. 왜냐하면 취향이 다양한 ① 모든 고객을 만족시킬 수가 없고, 무엇보다 고객 감동에는 ②큰 비용이 드는 경우가 흔하며 ③ 지속적이지 못할 때는 더욱 큰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고객 감동과 비용 간의 관계는 끊임없는 기업들의 분석이 필요하다. 경쟁사 간의 경쟁 정도, 만족을 증진 시키는데 드는 한계비용, 만족의 정도가 지속적인 고객 유인에 미치는 효과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하여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 3회에 걸쳐 “경쟁력이란 무엇인가?”를 설명하였다. 같은 제목으로 3회에 걸쳐 긴 글을 쓴 이유는 간단하고 명백한 하나의 이유 때문이다.
미래 세계 경제는 많은 어려움이 있겠지만 그래도 지속적인 성장을 계속할 것이다. 그러나 그 경제성장의 효과는 전 세계 국가들 간에 고루 또는 국가 내 산업 전반에 고루 퍼지지 않고, 경쟁력의 정도에 따라 몰려간다는 사실 때문이다. 즉 부익부 빈익빈(富益富 貧益貧) 현상이 더욱 심화된다는 사실이다.
이런 현상은 세계적인 현상이고, 우리나라도 절대 피해 갈 수 없다. 그러므로 이런 경제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내가 경쟁력을 갖추는 수밖에 없다.”이런 이유에서 3회에 걸친 긴 글을 쓴 것이다. 부족한 나의 글이 필요한 분들에게 작은 길라잡이가 되었으면 좋겠다.
<ifs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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