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협의 박물관이야기<5> 국립 아메리칸 인디언 박물관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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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소재 <국립 아메리칸 인디언 박물관>은 인류학에서 말하는 소위 포스트-식민주의 박물관(post-colonial museum)의 관점을 담아 1994년에 개관되었다.
과거 전통적인 박물관에서의 인디언유물 <수집과 전시>는 백인의 관점에서 이루어졌기에, 타자화(他者化), 탈(脫)맥락화, 재구성, 재발명의 굴레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인류학계에서 이러한 문제점에 관한 논의가 이루어진 이후에 계획된 박물관이었기에, 인디언박물관은 그 설립과정에서부터 원주민의 참여를 적극 수용하였다. 예컨대 곡선과 흙색의 건물디자인과 주변을 둘러싼 습지와 다양한 토종식물은 원주민이 살던 땅의 모습을 반영한 것이라한다. 또한 미 의회는 1990년대에 정부소속박물관에서 소장하던 인디언유물을 원래의 부족에게 되돌려주는 조례를 통과시키고, 박물관장도 Oklahoma의 Paunee부족출신 Kevin Gover를 임명했다. 박물관 운영에서도 인디언출신을 많이 기용하여 그들이 전시와 기획을 하도록 장려해오고 있다.
2007년 박물관 방문에서 나의 눈길을 끈 전시는 멕시코계 미국인이면서도 주로 인디언문화에 관한 예술퍼포먼스와 설치미술, 평론으로 잘 알려진 James Luna의 작품(The Artifact Piece)모형이었다. Luna는 1987년 인디언문화가 미국의 박물관에서 과거의 죽은 유물로 취급되어 단순한 구경거리로 전락했다는 점을 비판하기 위해 유물전시대 위에 자신이 시체처럼 누워 관람객들이 보도록 하는 퍼포먼스 겸 설치미술을 샌디아고박물관에서 기획했다. 이 작품이 The Artifact Piece이다.
박물관을 방문하면 항상 살피는 것이 청소년을 위한 교육시설이다. 인디언박물관도 대부분의 선진박물관처럼 다양한 학습시설과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었다. 박물관에서 어린학생들이 북적이는 모습은 언제보아도 좋다. 원주민과 미 국민이 함께하는 다양한 사회적 프로그램도 활발히 진행되는 것 같아 부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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