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산에서 바라본 세계

국가의 미래를 향한 첫 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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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만에 진화된 강원 산불! “우리가 어떤 민족입니까?”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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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9년04월26일 17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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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4일 밤, 강원도 속초, 동해, 강릉 지역에 동시다발적으로 대규모 산불이 발생했다. 건조한 날씨에 강풍까지 겹쳐 산불이 걷잡을 수 없이 빠르게 퍼졌다.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산림 약 1757ha가 불에 탔으며, 주택 401채, 축산시설 925개, 농업시설 34개 등이 소실됐다. 그러나 산불의 규모와 확산 속도를 고려하면, 정부와 관련 당국의 빠른 대응으로 초기 진압 및 피해 최소화에 성공한 것으로 평가된다. 공교롭게도 14년 전인 2005년 4월 4일에도 강원 동부 지역에 대규모 산불이 발생했다. 낙산사 대부분의 전각을 불태우고 보물 제479호로 지정되었던 낙산사 동종을 녹여버린 양양군 대화재다.

 

2005년 낙산사 화재 그리고 2019년 강원 대형 산불 

 

14년 전 양양 산불과 2019년 강원지역 대형 산불을 비교하면 유사한 점이 많다. 4월 4일 저녁시간대에 원인 미상의 산불이 발생하여 밤새 빠른 속도로 확산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두 화재에서 정부와 관련 당국의 재난 대응 방식은 크게 비교된다. 먼저 양양군 화재의 경우 4일 밤 11시 50분경 산불 신고를 받고 119 소방당국이 출동했으나 강풍으로 인해 소방 헬기를 띄우지 못했다. 5일 새벽에 지역주민 대피령이 내려지고, 날이 밝은 후 산림청 헬기와 지역 소방당국의 모든 소방차가 출동했다. 그러나 5일 낮 1시경 잔불이 재발했고 낙산사가 소실됐다. 산불은 더욱 확산되어 설악산 방향까지 퍼졌다. 1만 2000여명의 인력이 투입되어 진화를 위해 애썼지만 4월 6일 낮 12시를 넘겨서야 겨우 진화에 성공했다. 그러나 2019년 4월 강원지역 대형 산불의 경우, 양양군 화재에 비해 규모가 더욱 크고 확산 속도도 빨랐지만 더욱 빠른 속도로 진화됐으며 피해규모도 상대적으로 경미하다. 강원 대형 산불의 초기 진화를 가능케 한 성공 요인은 무엇일까?

 

강원 대형 산불 피해가 최소화 될 수 있었던 이유들

 

<개정된 2017 출동지침과 소방청 독립>

현 정권이 들어선 이후 2017년 하반기 소방청이 전면 개편되었다. 국민안전처 산하조직이었던 소방본부는 2017년 정부조직개편안에 따라 소방청으로 독립했다. 이는 현 정부 공약이었다. 그 결과 소방청은 관할지역 구분 없이 대형재난에 대해 국가적 차원으로 총력 대응할 수 있게 되었다. 소방청이 독립적으로 전국의 소방차를 소집할 권한을 얻게 됨에 따라 재난 대응 과정에서 발생했던 행정처리의 비효율이 사라진 셈이다. 4일 밤 문 대통령은 화재비상 최고단계인 대응 3단계를 발령해 전국 소방력을 총동원하도록 조치했다. 그 결과 강원 소방 52대를 포함해 총 872대의 소방차가 전국에서 모여들었다. 이는 단일 화재 역사상 가장 많은 소방차 출동이다. 소방청의 초기 집중 대응은 산불 조기 진화로 이어졌다. 고성 산불은 하루 만에 진화됐고 6일에는 나머지 지역도 모두 진화됐다.  

 

<범정부 차원의 대응과 관계 당국 간 협력>

2005년 양양 산불 당시 국무총리는 산불 발생 이후 20시간여 만에 대책 회의를 열어 대응이 늦었다는 비판을 받았다. 그러나 이번 강원 대형 산불 사태에서는 대통령과 국무총리가 발 빠르게 전면에 나서 범정부 차원에서 대응했다. 화재 발생 4시간 만에 대통령의 총력 대응 긴급 지시가 내려졌고, 5시간 만에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긴급회의를 주재했다. 국무총리가 현장에 나섰으며 소방청, 경찰청, 산림청, 지방자치단체, 군부대에서는 인력을 투입하며 협력했다. 문화재청에서도 신속하게 대응했다. 속초 보광사는 도문화재자료 제173호인 현왕도를 보유하고 있는 절이다. 문화재청은 화재 발생 즉시 현왕도를 다른 지역으로 이송하도록 했고 그 결과 강원 지역 문화재 소실을 막을 수 있었다. 국가적 차원에서 신속하게 재난에 대응한 셈이다.

 

<현장투입 인력 그리고 국민들의 노력>

이번 산불은 현장에 투입된 3,521명의 소방공무원, 1만 6천여 명의 군인, 의용소방대원, 산림청 진화대원, 경찰, 시·군 공무원 모두의 노력으로 진화될 수 있었다. 다행히 소방인력과 군 장병의 인명피해는 0명이었다. 신속한 대응과 초기 인력 총동원으로 인해 더 큰 피해를 막을 수 있었던 셈이다. 국민들도 산불 피해 수습을 위해 희망 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와 강원도청을 통해 기부 행렬에 동참하고 있다.

 

2019 강원 대형 산불사태가 남긴 것

 

영동 지방을 덮친 화마로 우리는 많은 것을 잃었다. 삶의 터전과 재산 그리고 소중한 것들을 송두리째 잃은 이재민들께 애도의 마음을 표한다. 그러나 이번 산불 사태가 남긴 것도 하나 있다. 바로 국가적 재난 사태에 대응하는 우리나라의 위기관리 및 대처 시스템에 대한 반성이다. 비록 현 정부가 대형 산불 사태의 피해를 최소화하는데 성공했지만, 진화 및 수습과정에서 아직 드러나지 않은 몇 가지 문제점들도 있을 것이다. 14년 전과 현재를 비교해보면, 정부와 관련 당국 지도자들의 대응 태도가 산불 진화 및 수습의 결과를 가르는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달리 말하면, 이는 우리나라의 재난대응체계가 정부 및 관련 당국 주요 인물의 대처 방식에 의존하고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국가차원의 재난이 발생했을 때 유연하고도 가장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매뉴얼을 법제의 정비를 통해 확립하는 것이다. 산불과 같은 대형재난은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 언제 어떤 상황에서도 국가적 재난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우리나라의 전반적인 위기 대처 능력 자체를 증진해야 한다. 관련 부서 간의 원활한 협력, 행정 처리의 비효율 개선, 재난방송체계 정비와 같은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이번 강원지역 대형 산불 사태를 계기로 국가적 재난 대응 체계에 대한 점검과 개선이 이뤄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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