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의 아름다운 품격을 위하여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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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30일 자유한국당의 황교안 대표와 강기윤 위원장 및 다수의 선거운동원들이 경남FC와 대구 FC의 경기가 진행되고 있던 창원축구센터에서 선거운동을 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4월 1일 JTBC 뉴스룸에서 보도된 바에 의하면, 경남FC의 경비요원들은 사전에 한국프로축구연맹과 경남FC로부터 선거운동원의 입장 금지와 선거운동의 금지에 대한 지시를 받았다고 한다.
자유한국당의 강기윤 위원장은 “그런 규정이 어디 있느냐?”, “쓸데없는 소리하고 있네.”라는 말로 경비요원들을 비난하며, 선거운동을 강행하였다. 특히 그들 중 절반가량은 입장권도 구입하지 않은 채로 경기장에 들어왔다고 한다. 결국 이 사건으로 인해, 4월 2일 한국프로축구연맹은 경남FC에게 제재금 2000만원의 징계를 결정했다. 경남FC는 이러한 결정에 불복하며 재심을 청구한 상태다.
이 사건을 통해 필자는 자유한국당에게 많은 실망을 했다. 우선 법무부장관 출신의 황교안 대표와 행정학 박사학위를 지닌 강기윤 대표의 윤리의식은 말할 필요도 없고, 그 이후에도 자유한국당은 추가적으로 두 가지 실망스러운 행보를 보였다.
첫 번째로 자신들의 잘못을 깔끔하게 인정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뷰스앤뉴스 3월 31일에 이영섭 기자가 쓴 기사에 의하면, 자유한국당은 선관위를 핑계로 ‘유권해석을 받았다’라고 자신들의 행위에 정당성을 주장하였다. 또한 황교안 대표는 경남FC에게 송구하다는 입장을 내놓았으나, 자유한국당은 거의 동시에 선관위의 허락을 맡았다며 자신들의 행위에 정당성을 주장하였다. 이러한 점들을 미루어볼 때 필자는 이들이 진심으로 자신들의 잘못을 반성하는지 안하는지조차 알 수가 없었다. 실수나 잘못의 존재는 인정하지만, 자기의 책임이나 연관성을 부정하는 ‘조건부 사과’는 사과를 받아야 하는 주체는 물론, 그 사과를 지켜보는 타인들에게도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 법이다.
두 번째로는 황교안 대표와 그 자리에 함께했던 강기윤 위원장이 ‘정의당도 농구장에서 선거운동을 했다.’라고 비판한 것이다. 상식적으로 자신들의 잘못 혹은 실수로 누군가가 상당한 피해를 입었고 이에 대해 반성하는 마음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우선 자신들의 잘못을 좀 더 뉘우치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더 마땅하지 않은가? 그러나 이러한 모습을 보이기는커녕 ‘우리만 잘못한 게 아니야 쟤네들도 잘못했어!’라는 식의 논의로 이 사건을 희석시키려는 모습이 치졸함을 넘어, 안쓰러워 보일정도로 실망스러웠다.
사실 공자나 예수가 아니고서야 누구나 사소한 착각에 의거한 잘못을 할 수는 있다. 당연히 실수도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잘못과 실수를 저지른 다음에 대처하는 방식이 그 사람과 그 집단의 품격을 결정한다. 2017년 자유한국당은 혁신위원회를 통하여 신보수주의적 가치 중심 정당으로 환골탈태를 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리고 그러한 선언을 한지 아직 2년도 지나지 않았다. 혹시 안하무인으로 경기장에 들어가 선거운동을 하는 것이 신보수주의적 가치라면 이러한 행태를 이해할 수도 있을 것이다.
왜 한국의 인민들은 박근혜를 탄핵했던가? 왜 한국의 수많은 보수주의자들이나 우파적 사고관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문재인 대통령을 비판하면서도 자유한국당을 지지하길 꺼려하는가? 물론 수많은 이유들이 있겠지만, 그 중에 하나는 자유한국당이 여당에 대한 도덕적 우위를 점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보수주의(保守主義)를 표방하는 자유한국당은 도대체 무엇을 보수(保守)하는가? 박정희, 박근혜에 대한 충성심을 보수하는가? 아니면 어떻게든 상대방을 끌어내리고, 정권을 획득하겠다는 치졸한 욕망을 보수하는가? 진실로 자유한국당이 국민의 지지를 통하여, 정권을 획득하고 자신들의 정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도덕적이어야 한다. 어느 누구도 악한(惡漢)의 편을 들고 싶지는 않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을 비판하는 자세만으로는 결국 떼거리 정치의 한계를 넘지 못할 것으로 강력히 예상된다. 구태(舊態)를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은 절대로 신뢰받지 못한다. 마찬가지로 구태(舊態)를 보수하는 정당은 결코 여당이 되지 못할 것이다. 자유한국당이 아름다운 품격을 가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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