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시간이 멈춘 그곳, 용마랜드 - 우리들의 추억을 간직하고 있는 폐 놀이공원, 그리고 부활 > 청계산 칼럼

 

[한 때는 우범지대로 전락]

[드라마, 영화, 뮤직비디오 등의 촬영지]

[현재 일반인 사진 촬영지 & 데이트 코스로 각광]

[가족들을 위한 테마공원으로 새롭게 탄생 예정]

 

‘찰칵’

 

 

(사진출처: 티스토리 블로그, 빛으로 쓴 편지)

 

  여기저기에서 기분 좋은 카메라 셔터소리가 가득하다. 놀이기구를 타며 즐거워하는 아이들의 웃음소리는 더 이상 들리지 않지만, 연인들과 ‘출사(출장사진 촬영의 준말, 교외로 나가서 사진 촬영을 진행하는 행위)’를 위해 이곳을 찾은 사람들의 카메라 셔텨 소리가 적막을 깨운다. 또 다른 깊은 추억을 간직한 얼굴을 지닌 나이가 지긋한 관람객들도 또한 종종 보인다.

 멈춰있는 놀이기구는 녹슨 상태이지만, 고즈넉한 풍경과 함께 사진 촬영 배경으로는 묘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

 

 ‘용마랜드는’ 서울시 중랑구 망우동 용마산 중턱에 위치해 있다. 1986년 개장하였으며 서울 최대의 야외수영장과 눈썰매장을 보유했었던 용마랜드는 1990년대 초반까지 호황을 누렸었다. 이후 부지에 대한 이해관계자들과, 소비자 접근성, 에버랜드, 롯데월드 같은 대형 놀이공원의 기세에 눌려 영업이 부진해졌고, 결국 2011년, 반 오십의 세월만큼 그 누군가의 추억을 함께했던 놀이공원 모습을 마무리했다. 

  폐업이후에는 불량 청소년들의 아지트로 변하게 되면서 모두가 기피하는 우범지대로 추락했다. 그러나 이러한 용마랜드가 사진 촬영장소&데이트코스로 주목받게 된 것은 2013년 가수 백지영의 '싫다' 뮤직비디오의 장면으로 촬영되고 나서 대중들에게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후 걸 그룹 크레용팝의 '빠빠빠' 뮤직비디오와 JTBC 드라마 '무정도시', SBS 드라마 '황금의 제국', 영화 '표적' 등에서 비밀 접선 촬영지로 이용되면서 SNS를 통해 대중들의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사진 = 크레용팝 빠빠빠 뮤직비디오)

 

 최근 용마랜드는 연인들의 데이트코스와 분위기 있는 사진촬영 장소로 각광받고 있다. 현재는 시설관리 명목으로 입장료를 5,000원정도 받으며 탈의시설과 함께 사진을 찍으러 온 일반인들에게 개방한 상태이다. 이렇듯, 버려진 놀이공원‘용마랜드’는 드라마, 영화, 가수들의 뮤직비디오나 사진 촬영지로 각광받고 있다. 서울시내에 위치해 접근성이 비교적 좋은 이곳은 그 특유의 빈티지한 색감을 담으려 사진촬영을 위해 찾는 일반인들의 발길이 잦아졌다.

  화려함이 가득한 최신식 놀이기구들을 앞장세운 대형 놀이공원들의 틈새에서 용마랜드와 같은 소규모 놀이공원은 무관심 속에 점점 사라져가는 것이 현실이다. 이는 대기업 사이에서 사라지는 중소기업들의 아픔처럼 볼 수 있으며, 대형마트(SSM)등에 밀려 사라지는 동네 구멍가게나 전통시장들의 운명과 흡사하다.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자신들만의 기술력과 차별점을 바탕으로 시장장악에 성공하는 중소기업들과, 본래 장소의 분위기와 느낌을 살리면서 깔끔한 리모델링을 통해 변신에 성공한 전통시장처럼, 입구에서부터 조그마한 구석구석까지 그 누군가의 추억과 그리움을 간직하고 있는 '용마랜드'가 5만 평 규모의 테마공원으로 탈바꿈하여 우리에게 다가온다는 소식이다. 용마랜드는 2019년부터 부분 운영을 계획 중에 있다.

 

   한 세대의 추억을 함께했지만, 그들의 시간과는 다르게 완전히 멈추어 버린 용마랜드, 폐장 후 우범지대로의 전락과, 대중의 입소문으로 바탕으로 제2의 전성기를 갖게 된 현재의 모습을 발판삼아, 용마랜드는 화려한 제3의 전성기를 맞이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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