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를 지지한다, 샌더스 혁명은 불가능해!”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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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도로 양극화되고 있는 미국 자본주의 민낯에 강한 문제인식을 느낀다. 그래서 이번 미국 대선을 기점으로 ‘잘못된 자본주의’에 대한 개혁이 전 세계적으로 퍼져나가길 바라고 있다. 그 가운데 미국 민주당이 집권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는데, 막상 힐러리냐 샌더스냐의 질문은 상당히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였다.
그러던 중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졌다. “정치란 무엇일까?”
한 드라마에서 접했던 대사를 인용해보자면, 정치는 마치 인생과 같다. 이렇다 할 정답이 없다는 점에서 말이다. 단지 자신이 믿는 가치에 부합하는 길을 정답이라 믿고 끝없이 나아갈 뿐이다. 때로 누군가가 손가락질해도, 결국 그것이 정답이었음을 인정하게 만드는, 그렇게 자신을 ‘증명’해내는, 그 일련의 과정이 인생이고 정치다.
이 명제의 본질은 증명과 실현이다. 여느 대통령이 말씀하신 것처럼 정치가는 ‘약속을 지키는 사람’ 이어야 한다. 그러한 관점에서 샌더스의 혁명이 왜 불가능한지, 왜 힐러리의 정책 방향이 맞는지를 짚어보려 한다.
의료보험
오바마 케어가 국민 다수의 건강보험 가입을 장려하고, 정부와 기업이 국민 일부의 비용을 (저소득층은 90%)를 ‘보조’ 해주는 성격이 강하다면, 샌더스의 건강보험 은 국가가 관리하는 단일 건강보험 체계, 즉 모든 국민이 소득과 연령에 상관없이 ‘보편적 의료보장’을 받게 하자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를 위해 소요되는 예산은 향후 10년간 15조 달러로 예상되는데, 여타 진보경제학자들이 비판하는 내용과는 달리 조세 조달은 크게 어렵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재원 마련 방식이 공공 연금처럼 급여에서 원천 징수하는 급여 소득세 형식이고, 현재 미국의 직장인들은 이미 보험료로 많은 돈을 지불하고 있기 때문에, 추가로 지불하던 보험료가 세금으로 바뀌는 것과 다름없기 때문이다. 다만 문제의 핵심은 ‘15조만으로 가능한가.’의 여부다. 미국 민간 의료 시장의 규모는 18조 달러 가량으로 추산되는데, 이 가운데에서도 치료를 못 받는 사람이 수두룩하다.
물론 불공정하고 비효율적인 민간 의료 보험 제도를 정부가 맡으면 더 저렴한 값(15조 달러)에 운영할 수도 있겠지만, 결정적으로 샌더스가 상원의원으로 있는 버몬트 주 정부가 의료보험을 맡아서 운영하려다 실패한 적이 있다. 실제 정책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미국의 의료보험 시스템은 매우 독특하고 어려운 문제다. 절대 다수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 문제 인만큼 매우 조심스럽게 접근해야하고, 수많은 이익집단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만큼 꼭 필요한 곳에만 칼을 들이대어 고치고 바로잡아 나가야하는 사안이다.
오바마 케어는 연방정부가 셧 다운되는 사상 초유의 갈등을 이겨낸 끝에 도입할 수 있었던 정책이다. 또한 도입 후에도, 바로 지금 이 순간에도 공화당은 끊임없이 오바마 케어를 무력화하기 위한 공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
작금의 상황에, 샌더스는 그가 상원의원으로 있었던 작은 정부에서조차 정책의 성공을 증명해내지 못한 정책을 어떻게 연방 정부에서 성공시키겠다는 것일까? 현실적으로, 일단 어렵게 진일보한 정책의 내실을 다지는 것이 중요하다. 추후 정치적 합의와 설득의 과정을 통해 조금씩 발전시키는 것이 맞다. 따라서 힐러리의 오바마 케어의 계승, 발전 공약이 옳다.
최저 임금 인상
샌더스는 연방 최저임금을 세계 최고수준인 15달러 (1만 7천원) 수준으로 인상할 것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반면 힐러리는 최저임금 인상에는 찬성하지만 15달러 인상안에는 지지를 표명하지 않았다. 즉, ‘점진적 인상’을 펼치려는 것으로 보인다.
샌더스의 공약은 두 가지 측면에서 우려가 된다. 먼저 실현가능성이다. 조금씩 많이도 아니라, 최저 임금을 대폭 올리겠다는 것에 대한 반발은 재계, 공화당과의 격렬한 갈등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자명하고, 이는 행정부의 체력을 빠르게 소모시킬 것이다.
하지만 정치는 가능성의 예술이기에 실현 가능성에 대한 지나친 우려는 잠시 제쳐두더라도, 가장 중요한 ‘효과’에 대한 의문이 있다.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즈에 따르면 최저임금을 조금씩 인상하는 것은 고용에 거의 해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급격한 인상에 따른 영향은 불명확하다. 상당한 일자리 감소를 가져올 수 있고, 기업에 사람 대신 기계에 투자하는 것을 장려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으며, 나아가 청년 실업이 더 심각해질 우려가 있다.
따라서 기본적으로 실현가능성이 낮고, 실현하는 데에 행정부의 체력을 빠르게 감소시켜 다른 개혁안에 집중하지 못하게 만들 가능성이 크며, 무엇보다 정책의 방향과 정반대의 부작용까지 야기할 수 있는 급격한 인상안보다는 힐러리의 점진적 인상안이 정치적 측면에서나 정책적 효과면 에서나 더 현실적이고 옳은 과제다.
두 개의 정책을 통해 왜 샌더스의 혁명이 불가능하고 힐러리의 방향이 옳은지에 대해 살펴봤다. 사실 힐러리가 완벽한 후보는 아니다. 금융 개혁을 외치면서 월가와의 유착관계가 대두되고 있는 모습에서 살짝 고개를 갸우뚱하게 된다.
하지만 그녀가 한결같이 보여주는 모습이 하나 있다. 바로 지키지 못할 약속은 하지 않았고, 본인이 할 수 있는, 또한 꼭 해야만 하는 정책에만 집중하는 것이다.
이따금씩 샌더스 지지자들은 이야기한다.
“일단 세게 던져야한다. 그래야 싸우는 과정에서 축소되고 약해지더라도 그나마 더 많이 가져올 수 있다. 그런데 힐러리는 너무 소심하다.” 또한 “샌더스는 참신하다. 그러나 힐러리는 현실과 타협한 기성 정치인이다. 따라서 그가 말한 개혁안조차 이뤄낼 수 없다.”
힐러리를 지지하는 사람으로서 이렇게 반박하고 싶다. 앞서 언급했듯 정치가는 자신의 정답을 사람들 앞에 온전히 증명해낼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처절하고 지난한 정치와 인생의 과정에서 ‘간지러운 게임의 기교’는 통하지 않는다.
나아가 ‘참신’하다는 것은, 곧 아무 것도 가진 게 없다는 말과 같다. 세계의 경찰, 미국의 최고 지도자에게 참신성은 어떤 경쟁력을 갖는가? 참신한 그에게 연일 세력을 확장하는 IS와 요동치는 동북아 정세를 중재할 경험적 통찰력이 있는가?
마지막으로 노무현 대통령을 기억한다. 그는 내 마음 속 영원한 대통령으로 남아있지만 훌륭한 정치가로 기억되지는 않는다. 진보는 이상적이어야 하지만 정치의 본질은 ‘증명’이다.
부디 달콤한 이상주의에 젖어 현실을 외면하는 샌더스가 아닌, 다소 현실주의적이고 깐깐해 보이지만 실질적인 변화를 불러올 힐러리가 민주당의 대선 후보를 넘어 미국의 대통령이 되었으면 좋겠다. 힐러리의 약속이 정치의 ‘본질’이고, 우리가 뽑아줘야 할 참 정치인이다.
힐러리, 건투를 빈다.
그러던 중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졌다. “정치란 무엇일까?”
한 드라마에서 접했던 대사를 인용해보자면, 정치는 마치 인생과 같다. 이렇다 할 정답이 없다는 점에서 말이다. 단지 자신이 믿는 가치에 부합하는 길을 정답이라 믿고 끝없이 나아갈 뿐이다. 때로 누군가가 손가락질해도, 결국 그것이 정답이었음을 인정하게 만드는, 그렇게 자신을 ‘증명’해내는, 그 일련의 과정이 인생이고 정치다.
이 명제의 본질은 증명과 실현이다. 여느 대통령이 말씀하신 것처럼 정치가는 ‘약속을 지키는 사람’ 이어야 한다. 그러한 관점에서 샌더스의 혁명이 왜 불가능한지, 왜 힐러리의 정책 방향이 맞는지를 짚어보려 한다.
의료보험
오바마 케어가 국민 다수의 건강보험 가입을 장려하고, 정부와 기업이 국민 일부의 비용을 (저소득층은 90%)를 ‘보조’ 해주는 성격이 강하다면, 샌더스의 건강보험 은 국가가 관리하는 단일 건강보험 체계, 즉 모든 국민이 소득과 연령에 상관없이 ‘보편적 의료보장’을 받게 하자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를 위해 소요되는 예산은 향후 10년간 15조 달러로 예상되는데, 여타 진보경제학자들이 비판하는 내용과는 달리 조세 조달은 크게 어렵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재원 마련 방식이 공공 연금처럼 급여에서 원천 징수하는 급여 소득세 형식이고, 현재 미국의 직장인들은 이미 보험료로 많은 돈을 지불하고 있기 때문에, 추가로 지불하던 보험료가 세금으로 바뀌는 것과 다름없기 때문이다. 다만 문제의 핵심은 ‘15조만으로 가능한가.’의 여부다. 미국 민간 의료 시장의 규모는 18조 달러 가량으로 추산되는데, 이 가운데에서도 치료를 못 받는 사람이 수두룩하다.
물론 불공정하고 비효율적인 민간 의료 보험 제도를 정부가 맡으면 더 저렴한 값(15조 달러)에 운영할 수도 있겠지만, 결정적으로 샌더스가 상원의원으로 있는 버몬트 주 정부가 의료보험을 맡아서 운영하려다 실패한 적이 있다. 실제 정책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미국의 의료보험 시스템은 매우 독특하고 어려운 문제다. 절대 다수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 문제 인만큼 매우 조심스럽게 접근해야하고, 수많은 이익집단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만큼 꼭 필요한 곳에만 칼을 들이대어 고치고 바로잡아 나가야하는 사안이다.
오바마 케어는 연방정부가 셧 다운되는 사상 초유의 갈등을 이겨낸 끝에 도입할 수 있었던 정책이다. 또한 도입 후에도, 바로 지금 이 순간에도 공화당은 끊임없이 오바마 케어를 무력화하기 위한 공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
작금의 상황에, 샌더스는 그가 상원의원으로 있었던 작은 정부에서조차 정책의 성공을 증명해내지 못한 정책을 어떻게 연방 정부에서 성공시키겠다는 것일까? 현실적으로, 일단 어렵게 진일보한 정책의 내실을 다지는 것이 중요하다. 추후 정치적 합의와 설득의 과정을 통해 조금씩 발전시키는 것이 맞다. 따라서 힐러리의 오바마 케어의 계승, 발전 공약이 옳다.
최저 임금 인상
샌더스는 연방 최저임금을 세계 최고수준인 15달러 (1만 7천원) 수준으로 인상할 것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반면 힐러리는 최저임금 인상에는 찬성하지만 15달러 인상안에는 지지를 표명하지 않았다. 즉, ‘점진적 인상’을 펼치려는 것으로 보인다.
샌더스의 공약은 두 가지 측면에서 우려가 된다. 먼저 실현가능성이다. 조금씩 많이도 아니라, 최저 임금을 대폭 올리겠다는 것에 대한 반발은 재계, 공화당과의 격렬한 갈등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자명하고, 이는 행정부의 체력을 빠르게 소모시킬 것이다.
하지만 정치는 가능성의 예술이기에 실현 가능성에 대한 지나친 우려는 잠시 제쳐두더라도, 가장 중요한 ‘효과’에 대한 의문이 있다.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즈에 따르면 최저임금을 조금씩 인상하는 것은 고용에 거의 해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급격한 인상에 따른 영향은 불명확하다. 상당한 일자리 감소를 가져올 수 있고, 기업에 사람 대신 기계에 투자하는 것을 장려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으며, 나아가 청년 실업이 더 심각해질 우려가 있다.
따라서 기본적으로 실현가능성이 낮고, 실현하는 데에 행정부의 체력을 빠르게 감소시켜 다른 개혁안에 집중하지 못하게 만들 가능성이 크며, 무엇보다 정책의 방향과 정반대의 부작용까지 야기할 수 있는 급격한 인상안보다는 힐러리의 점진적 인상안이 정치적 측면에서나 정책적 효과면 에서나 더 현실적이고 옳은 과제다.
두 개의 정책을 통해 왜 샌더스의 혁명이 불가능하고 힐러리의 방향이 옳은지에 대해 살펴봤다. 사실 힐러리가 완벽한 후보는 아니다. 금융 개혁을 외치면서 월가와의 유착관계가 대두되고 있는 모습에서 살짝 고개를 갸우뚱하게 된다.
하지만 그녀가 한결같이 보여주는 모습이 하나 있다. 바로 지키지 못할 약속은 하지 않았고, 본인이 할 수 있는, 또한 꼭 해야만 하는 정책에만 집중하는 것이다.
이따금씩 샌더스 지지자들은 이야기한다.
“일단 세게 던져야한다. 그래야 싸우는 과정에서 축소되고 약해지더라도 그나마 더 많이 가져올 수 있다. 그런데 힐러리는 너무 소심하다.” 또한 “샌더스는 참신하다. 그러나 힐러리는 현실과 타협한 기성 정치인이다. 따라서 그가 말한 개혁안조차 이뤄낼 수 없다.”
힐러리를 지지하는 사람으로서 이렇게 반박하고 싶다. 앞서 언급했듯 정치가는 자신의 정답을 사람들 앞에 온전히 증명해낼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처절하고 지난한 정치와 인생의 과정에서 ‘간지러운 게임의 기교’는 통하지 않는다.
나아가 ‘참신’하다는 것은, 곧 아무 것도 가진 게 없다는 말과 같다. 세계의 경찰, 미국의 최고 지도자에게 참신성은 어떤 경쟁력을 갖는가? 참신한 그에게 연일 세력을 확장하는 IS와 요동치는 동북아 정세를 중재할 경험적 통찰력이 있는가?
마지막으로 노무현 대통령을 기억한다. 그는 내 마음 속 영원한 대통령으로 남아있지만 훌륭한 정치가로 기억되지는 않는다. 진보는 이상적이어야 하지만 정치의 본질은 ‘증명’이다.
부디 달콤한 이상주의에 젖어 현실을 외면하는 샌더스가 아닌, 다소 현실주의적이고 깐깐해 보이지만 실질적인 변화를 불러올 힐러리가 민주당의 대선 후보를 넘어 미국의 대통령이 되었으면 좋겠다. 힐러리의 약속이 정치의 ‘본질’이고, 우리가 뽑아줘야 할 참 정치인이다.
힐러리, 건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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