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맑의 동심(童心)여행’-현영표의 그림 에세이 <61> 갓 쓴 양반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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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배곯코 사는 처자석을 냉게두고
보리쌀 한됫빡이라도 구해볼까,
밤새 하얗게 서리 내린 고샅을 나섭니다.
짚새기에 찌그러진 갓 쓰고…,
비록 헐렁한 홑껍떼기 두루마길 걸쳤어도…,
엇험~!,
양반은 양반입니다.
수중에 지닌 돈 한푼 없고
허기진 뱃속에서는
쪼르륵 소리가 나도…,
그래도 허리며 목을 쉭이는 뱁이 읎이 꼿꼿히 세우고
쩌만치 먼 곳에 시선을 두고
큰기침으로 배고픔과 추위를 떨쿱니다.
엣헴~~!
거~ 날씨 한분 씨원~허다~!
엣헴~!
그래도 옛날 선비들은 지조가 있었습니다.
비록 찢어지게 가난해서 처자석하나 건사 못하고…,
삼시 시때 못묵고 못살아도
도(道)를 벗어나 비겁하게 재물을 탐허지 않았습니다.
거짓뿌렁 눈속임으로
잘 묵고 잘 사는 졸부들 보담은…,
차라리 못묵고 못사는 선비가 되고 잡습니다.
그 시절 그 선비가 그립습니다.
비록 가난해도 하늘 우러러 부꾸롭쟎은 선비가
졸부들보담 더 부럽습니다.
★ 옛선비가 보고픈 …맑맑
<ifsPOST>
※ 현영표 에세이스트는 월출산 자락 전남 영암 출신으로 ‘맑맑’이란 필명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맑맑’은 “맑은 물 맑은 삶”. 그림에 덧붙인 글은 본인이 즐겨 사용하는 전라도 우리 탯말로 작성된 것으로 맞춤법과 상관 없이 작가의 체취를 살려 그대로 옮겨 싣는 것을 양해 바랍니다.<편집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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