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맑의 동심(童心)여행’-현영표의 그림 에세이 <40> 못밥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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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울엄니 콧잔등에 땀이 송알송알 맺혔습니다.
넉넉한 보리밥에
물 고구마도 물컹흐게 찝니다.
간고등어랑 감자에 묵은지 듬뿍 넣고
맛깔나게 뽀글뽀글 쫄여,
한 냄비 담습니다.
워메 워메~ 아자씨들 시장허시겄다…,
어서 가자...!
예닐곱살 날 보고 앞장스라시지만
갓뜩 채운 주전자 주둥이에서 농주가 튀어 나와…,
무건 광주리 머리에 이고 발길 바쁘신 엄니보담
자꼬 뒤로쳐집니다.
봄철 못밥부터…,
가실 추수 때 까정…,
논밭에서 묵는 새참.
품앗이로 동네 궂은 일에 팔다리 걷어붙힌 농부들이
논밭두럭에 이좋케 앙거서,
나나묵고 마시는…,
새참과
농주 한 둬잔…,
피가 되고 살이 되는 행복한 시간입니다.
하로 세 끼 말고 오전에 한번, 오후에 또 한번….
그래서 엄니들은 이웃집 아짐씨랑 하로 왠죙일 부엌에서 지지고 뽉으고
네~다섯끼를 챙겨냅니다.
어쩌면 차라리 논밭에서 일하는 일꾼보담,
심이 더 들찌도 모릅니다.
그랑께 그 시절엔 그 흔헌 짜장면 배달도 읎을 때닝께요….
.
새참에 얽힌 엄니들의 숱헌 이야기와
송글송글 맺힌 이마에 땀방울들이
무심흔 세월따라 강물처럼 그렇게 흘러갔씁니다~!
★ 甲辰年 모내기철에 .. 맑맑
<ifsPOST>
※ 현영표 에세이스트는 월출산 자락 전남 영암 출신으로 ‘맑맑’이란 필명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맑맑’은 “맑은 물 맑은 삶”. 그림에 덧붙인 글은 본인이 즐겨 사용하는 전라도 우리 탯말로 작성된 것으로 맞춤법과 상관 없이 작가의 체취를 살려 그대로 옮겨 싣는 것을 양해 바랍니다.<편집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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