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시급 인상, ‘을’의 ‘을’에 대한 투쟁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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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최저임금이 결정되었다. 2017년 현재 최저임금 6,470원에 비해서 16.4% 오른 7,530원이 그것이다. 이 수치는 한 달 기준(209시간) 1,573,770원의 금액을 얻을 수 있는 수치이며, 인상률로는 지난 2001년 이후 최대 폭이다.
기존처럼 대략 2~3%의 인상률을 주장했던 경영계는 충격에 빠졌다. 만약, 최저임금이 갑작스레 오르게 된다면 그에 따른 인건비 부담에 따른 경영 악화와 고용 감소가 현실화될 것이라는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더불어 최저임금 인상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의 반발이 가장 컸다. 특히, 중소기업중앙회는 논평을 통해서 ‘최저임금 7,530원 결정은, 새 정부의 공약을 감안하더라도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지불능력에 대해 전혀 고려하지 않은 높은 수준“이라며 불만을 표하기도 했다.
이처럼, 경영계들은 기존의 인상률 폭을 넘어서는 큰 수치에 적잖이 당황도 하고, 당장 감당해야 하는 자신들의 지출수치에 대해서 부정적인 감정을 지니고 있다.
이에 반해 노동계는 실제 생계비를 반영하지 못한 인상률이라며 이번 인상을 바탕으로 최저임금 1만원 시대를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민주노총은 ‘내년 최저임금이 7,530원으로 인상되었다고 해서, 최저임금 1만원 요구의 정당성과 절박성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라고 못 박았다. 당장 내년부터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올려야 한다고 주장한 알바노조도 ‘환영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라고 이야기하며, 더욱 더 지속적인 인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역대 인상률 중에서 가장 높은 인상률을 지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노동계가 불만족스러운 이유로는, 아직까지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기에는 부족한 금액이라는 것이 골자이다.
그러나 지금 당장 이러한 최저임금에 큰 타격을 받게 되는 자영업자나 소상공인들의 시름은 깊다. 주휴수당에 4대 보험까지 고려하게 된다면, 당장 내년부터 실질적인 최저시급 1만원에 가까운 것이라고 이야기하며, 고용을 줄이거나 기존과는 다른 방식으로 기업 운용을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이야기 하고 있다.
언뜻 최저임금 문제는 경영계와 노동계 사이의 끝없는 이권 싸움으로 비춰질 가능성이 매우 크다. 허나 보다 더 큰 관점에서 살펴보면 최저임금 갈등은 결국 ‘을’끼리의 처절한 투쟁이다.
최저임금의 상승 분위기의 여파가 타 기업의 임금인상률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겠지만, 최저임금에 따라 당장 내일의 삶이 달라지는 입장은 상공인, 그리고 그곳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이다. 특히 최저임금을 지급하는 업체는 대부분 영세하거나 그 규모가 작아서 매출금액이 작은 편이 많다. 계급끼리의 갈등처럼 보이는 이 현실을 엄밀히 분석하면, 경영계를 ‘대표’하는 상공인 역시 갑의 횡포를 겪는 ‘을’에 불과하다. 즉 최저임금 갈등은 을과 을의 투쟁인 것이다.
진정으로 이러한 을과, 또 다른 을이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그것은 더 이상의 임금 인상을 탓할 것이 아니라, 이러한 구조를 만드는 대형업체들의 수익구조를 면밀히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즉, 여타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중간 유통 마진과 이를 바탕으로 진행되는 가맹업체들에 대한 착취를 볼 수 있을 것이며, 영세 자영업자들이 영업활동을 진행하는 장소의 높은 가게 임대료를 지적할 수 있을 것이다.
오히려 이러한 최저임금 인상률에 영향을 많이 받지 않는 속칭 ‘갑’의 위치에 있는 포식자들의 횡포가 줄어들지 않는 이상, 이러한 을과 을의 끊임없는 싸움은 지속적으로 커져만 갈 것이다.
기존의 자신이 지불하고 있는 말도 안 될 만큼 높은 임대료와 프랜차이즈 가맹비 등에 대한 의구심은 어쩔 수 없다는 핑계를 대가면서, 노동자들이 제공하는 노동에 대가는 끊임없이 의심하고 무시해가며 그들의 인간 다운 삶을 짓밟아 가는 태도는 옳지 못하다.
이제는, 전체적인 상황을 현명하게 대처하고 살펴볼 수 있는 프레임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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