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禍)로 가득 찬 대한민국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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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시 한 가정의 가장이 목숨을 잃었다.
그 이유는 단지 인터넷 속도가 느리다는 것. 지난 16일 충북 충주에서 인터넷 속도가 느리다는 이유로 인터넷 수리기사에게 흉기를 휘둘러 살해한 50대 남성이 붙잡혔다. 그는 평소에 사이버 주식거래를 활용하는데, 인터넷의 끊김 현상으로 인하여 손해를 입었다는 사실에 앙심을 품고, 인터넷을 고치러 오는 수리기사를 죽이고자 마음먹었다고 한다. 더욱더 놀라운 것은, 누가 오던 간에 상관없이 죽이고자 했다는 사실이다.
화(火)를 참지 못하여 발생하는, 분노 범죄는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경찰청이 지난해 11월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상해나 폭행 등 폭력범죄의 발생건수의 40%가 이러한 분노범죄의 일환으로 집계되었다. 10명중 4명은, 적당한 이유 없이, 그저 자신의 화를 풀기 위한 수단으로 타인에게 범죄를 행했다는 사실이다.
이를 증빙이라도 하듯이, 앞서 발생한 인터넷 수리기사 사건 이전 13일에는 연세대 기계공학과 대학원생 학생이 자신이 소속된 연구실의 교수에게 앙심을 품고 폭탄을 터트려 상해를 입힌 사건도 발생했다. 이 학생은, 자신의 논문 작성과 관련해 교수가 여러 차례 질책하자 반감을 품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분노조절 장애의 대표적 사례로 볼 수 있다.
더불어 앞선 8일에는, 경남 양산의 한 아파트에서 40대 남성이 줄 하나에 의지해 아파트 외벽 도색 작업을 하던 중, 그가 듣고 있는 음악 소리가 시끄럽다는 이유로, 작업자의 밧줄을 끊어 숨지게 한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특히 위 사례는 가상현실에서도 접하기 힘든 사례로 꼽히기도 했다.
이처럼 우리 사회는 지금 화(禍)로 가득 차 있다. 과거에 비해 복잡하고 현대화 된 사회 속에서 자신에게 쌓인 화(火)를 현명하게 다스리지 못하고 있다. 그로인하여, 자신의 화(火)를 참지 못하고, 이것을 극단적인 화(禍)로 표출하는 것이다. 이러한 범죄 양상은 ‘묻지마 범죄’라는 타이틀을 벗어나서 이제는 ‘분노범죄’로 표현되고 있다.
이러한 화(火)의 발생 원인으로 사회의 구성원들이 복잡해진 현대 사회를 살아감에 따라 경험하게 되는 스트레스와, 극한 경쟁 속에서 발생되는 개인의 불안감과 우울한 경험 등을 통해서 화(禍)가 축적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후, 이렇게 축적된 화(禍)가 제대로 해소되지 않는다면 위와 같은 극단적인 상황이 나타나기도 한다.
그렇기에 우리들이 느끼는 화(火)를 제대로 다스리지 못한다면 더 큰 화(禍)를 입게 될 것이며, 그것은 자기 자신에게 뿐만 아니라 멀쩡한 타인에게 까지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리하여 우리는 자신을 위해서라도, 그리고 우리 구성원의 모든 가족을 위해서라도 자신의 화(火)를 인정하고 조절할 줄 알아야 한다. 참지 못하는 화(火)는 더 큰 화(禍)를 불러일으키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타인을 향한 화의 근본적 원인 ‘비교’에 있다. 끊임없이 내 자신과 타인을 저울질 해가며 비교하는 태도는, 자기 자신의 성숙과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고, 오히려 타인에게 상처를 입힐 가능성이 높아진다.
자기 자신의 본래의 모습을 이해하고, 자기 자신을 존중함과 동시에 타인을 존중하기.
말처럼 쉽지 많은 않겠지만 우리 사회의 화(禍)를 줄여나가는 첫 번째 발걸음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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