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산에서 바라본 세계

국가의 미래를 향한 첫 걸음

※ 여기에 실린 글은 필자 개인의 의견이며 국가미래연구원(IFS)의 공식입장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케이뱅크에서 미래산업의 KEY를 찾다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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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7년06월09일 17시11분
  • 최종수정 2017년06월09일 17시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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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외여행을 다녀보면, 저녁 늦은 시간과 새벽 때 돌아다니는 것이 우리나라에 비해 자유롭지 않음을 느낄 수 있다. 그만큼 치안이 훌륭한 우리나라의 위상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지만, 그 문제 때문만은 아니다. 돌아다녀도 갈 곳이 없다. 간단하게 여행객들과 먹고 마시고 하고 싶더라도 사다 먹을 곳도 흔치 않다. 

 

 우리나라에서 그런 모습들을 상상할 수 있는가? 24시간의 상징처럼 느껴지는 ‘편의점’이 프랜차이즈별로 군데군데 안 보이는 곳이 없다. 편의점이 없었다면 늦은 밤, 급작스럽게 생각나거나 TV에 나오는 먹거리를 사고 싶을 때 정말 불편했을 것이다.

 

 지난 4월,은행의 '편의점'이 영업을 시작했다. 한국의 첫 번째 인터넷 전문은행이자, 아주 오랜만에 탄생한 제 1금융권 은행인 ‘케이뱅크은행(이하 케이뱅크)’이다.

 

은행은 4시까지라고요? 이젠 24시간이다!

 일상생활을 하다 보면, 특히 학생이나 직장인처럼 오전 및 오후 시간이 자유롭지 못한 사람들이 은행을 이용하기란 쉽지 않다. 시간이 그나마 여유로운 토요일은 문조차 열리지 않는다. 케이뱅크는 이러한 사람들을 위해 생겨난 것만 같다. IT인프라와 IT기술의 발전으로 한층 높아진 접근성을 사용자에게 제공할 수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인터넷 전문은행이기 때문에 지점이 없고, 이를 통해 임대료 등의 고정비를 절감하여 높은 이자와 낮은 대출 금리를 제공할 수 있다. 더불어 경쟁이 없어 보수적 방식을 고수해온 1금융권의 다른 은행들의 영업 방식에 혁신을 자극할 수 있다.

 

 실제로 계좌 개설을 하는 것부터 온라인으로만 처리한다. 신분증을 촬영하여 보내고, 영상통화로 본인 인증을 받으면 계좌가 금방 만들어진다. 무카드 거래서비스 또한 가능하다. 지정된 자동화기기의 메뉴를 선택하여 예금인출 버튼을 누르면, 계좌 비밀번호를 입력하면 끝낼 수 있다. 기본적으로 ‘GS25’의 ATM에서 예금을 할 수 있다. 새벽에 금융 상품에 대한 상담을 나누는 것도 당연히 가능하다. 정말 ‘24시간’인 은행계의 편의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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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순풍에 돛 단 인터넷은행?

 지난 달 22일, 케이뱅크는 출범 50일을 맞이했다. 이미 여신 및 수신의 목표액은 75% 이상을 달성하여 빠르면 6월, 늦으면 7월에 연간 목표치 조기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가입자 또한 30만 명을 넘어서며 연착륙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케이뱅크는 이대로 승승장구가 예약된 상황인걸까?

 

 양날의 검이라는 말이 있다. 케이뱅크의 편의성은 자칫하면 독이 될 수 있다. 빠르고 쉽게 개설할 수 있는 통장은 ‘대포 통장’으로 악용될 우려가 있다. 게다가 시중 은행의 모바일 뱅킹과 크게 다른 점을 찾아보기 힘들다. 모바일 뱅킹과 인터넷 전문은행의 차별화된 모습이 필요하다. 또한, 높은 예금과 적금 금리를 기대하게 하였지만, 1금융권보다는 약간 높은 수준으로 느껴질 수 있다. 2금융권의 예금금리는 2.3~2.4%, 적금금리는 3.0~6.6%까지 있는 반면에 케이뱅크는 최고 예금금리는 2.0%이고 최고 적금금리는 2.65% 수준이다. 1금융권 예금금리 1.3~1.9%대에 비하면 높긴 하지만, 사람에 따라 큰 메리트로 다가오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가장 큰 문제로 거론되며 발목을 잡히고 있는 부분은 편의성에 대비되는 보완성도, 확고히 다른 모습을 보이지 못한 예·적금금리도 아닌, ‘제도’다.

 

은산분리법

 인터넷전문은행의 경우, 해외 선진국은 20년 이상 앞선다. 물론, 성공여부는 나라별로 차이가 있다. 미국에서는 초기 IT산업의 붐에 힘입어 금융분야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것이라고 기대되었다. 그러나 기술력의 미비로 인한 고객 확보 실패, 낮은 브랜드 인지도 등으로 결과는 참패였다. 중국은 중국 내 최대 SNS인 텐센트가 중심이 되어 만든 WeBank와 알리바바가 중심이 된 MyBank를 가지고 한국보다 앞선 시스템을 보여준다. 

 

 유럽에서도 젊은 층에 인터넷전문은행이 인기인 추세다. 그래서 주요 은행들은 인터넷전문은행을 통해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유럽연합의 경우는 산업자본의 은행 소유한도가 50%(감독당국의 승인 시 이상도 가능하다), 일본의 라쿠텐 뱅크와 소니뱅크는 각각 라쿠텐이 100%, 소니가 100%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중국의 MyBank도 알리바바가 30%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여전히 ‘은산분리’의 원칙을 유지하고 있다.

 

 은산분리는 산업자본이 대주주가 되면 은행에 영향력을 행사해 예금된 돈을 불법으로 사용할 것이라는 게 사금고화 주장과, 평소에는 예금을 건드리지 않더라도 힘들어지고 자금이 부족해지면 영향력을 행사해 은행 돈을 건드릴 것이라는 게 배고픈 늑대 효과 주장으로 간추릴 수 있다.

 

 물론 은산분리법이 경제력의 집중과 사금고화로 이어질 수 있어 신중해야 할 문제임은 틀림없다. 그러나 4차 산업혁명이 세계적 의제로 거론된 이후, 가장 부단히 대처하려고 노력하는 우리나라라면 계속되는 규제로 서비스 확장에 한계를 지어서는 안 된다. 이미 핀테크 열풍은 시작된 지 오래되었고, 새로운 기술은 지속적으로 등장하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은 이러한 흐름을 발 빠르게 쫓아갈 수 있는 대안이자 새로운 시장이다. 격변하는 시대에 변화하지 않으면 외국 인터넷전문은행들과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할 수 없는 것은 자명하다. 네거티브 규제 방식으로 자율성을 보장하고 악용될 우려들을 막아내고, 계속해서 개선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신산업 육성에는 과감함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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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7년06월09일 17시11분
  • 최종수정 2017년06월09일 17시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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