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시대의 도래, 인간은 대체되는가 ― 취업 시장에서 살아남기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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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열심히 하지 않아서 세상에 나온거다. 열심히 하지 않아서… 버려진 것뿐이다.”
지난 2014년, 대한민국에 새로운 신드롬을 만든 드라마 ‘미생’에서의 주인공 장그래의 독백이다. 드라마 속 그는 바둑기사를 꿈꾸다 실패한, 저스펙을 뛰어넘는 ‘無스펙’ 고졸학력자다. 많은 취업준비생(이하 취준생)들은 이 주인공에게 감정이입을 하게 되는데, 동기들과 다르게 비정규직으로 취직하여 팍팍한 삶을 살아가는 그에게 연민을 느끼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그가 구직 중일 때, 다른 회사원들의 모습을 바라보며 그들 중 하나가 되고 싶어 하는 모습. 또, 어렵게 들어가게 된 회사 건물을 어루만지며 감격스러워 하는 모습들은 수많은 취준생들의 눈망울을 글썽이게 만든다. 2014년 대중문화의 가장 큰 키워드이며 아직까지도 많은 취준생들에 입에 오르내리는 미생. 그런데, 최근 4차 산업혁명이 대두되며 ‘또 다른 미생’이 생겨나게 될 것이라는 우려들이 있다.
[4차 산업혁명, 또 다른 미생들이 생겨나는가]
한국고용정보원 정보에 따르면, 4차 산업혁명에 따라 직업별 고용전망을 볼 수 있다. 핀테크·로보어드바이저·인터넷전문은행의 확산으로 단순사무원(출납창구사무원 등)은 물론 증권 및 외환딜러 등의 전문직도 고용 감소가 예상된다. 또한, 생산설비의 기계화·자동화 및 산업용 로봇과 3D프린팅 기술의 확산으로 주조원, 단조원, 판금원 및 제관원 등의 일자리도 감소가 예상된다. ICT 융합에 따른 직업역량의 변화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각 기업에서는 지금도 사용되는 일상적인 ICT 스킬 뿐만 아니라, 전문 ICT 스킬이 융화된 역량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면, 자동 용접 및 로봇 용접의 확산으로 용접공에게 프로그래밍 기술이 추가 요구된다거나, 치과 기공사는 전문성 강화를 위해 3D프린팅 기술을 익힐 필요가 있는 것이다.
과거 공장에 자동화설비가 도입되며 블루칼라 일자리가 감소하였었고, 사무자동화 기술이 도입되며 화이트칼라 일자리 또한 감소되었다. 그러한 탓에 신기술은 마냥 기쁜 일이라고 생각하기 어려워하는 사람이 많다. 4차 산업혁명으로 또 다른 미생들이 고통 받게 되는 것일까.
[두뇌의 대체가 아닌 도구의 대체]
4차 산업혁명의 다른 특징을 고려하면, 일자리가 단순히 감소하는 것만은 아니다. 20세기에 들어서며 전기 동력과 공장 자동화 기술이 등장하였다. 당시에 저학력 블루칼라 노동자들이 많이 대체되었긴 했지만, 고학력 화이트칼라 노동직이 창출되었다. 사무 자동화 기술이 등장하였을 때에는 화이트칼라 노동자들이 많이 대체되었지만, 다른 연구·개발 전문직이 창출되었다.
그밖에도 역사에서 산업혁명 이후에 새로운 일자리들이 예측을 뒤엎고 많이 생겨나곤 했다. 기술의 발전은 산업의 생산성을 향상시켜 상대가격을 변하게 하고, 소득분포의 변화를 통해 새로운 재화 및 비즈니스를 출현시킴으로써 새로운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 왔다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의 물결을 막을 수는 없다. 다만, 우리가 주목해야 될 점이 대체되어 없어지는 일자리가 아니라 새로이 요구되는 능력과 그에 따라 생겨나는 일자리라는 점이다.
[변화하는 자만이 살아남는다]
다보스 포럼에 대해 아는가? 세계경제포럼은 매년 스위스의 다보스에서 열려 다보스 포럼으로도 불린다. 전 세계의 주요 인사들이 올 한 해 동안 인류가 해결해야할 가장 중요한 화두에 대해 머리를 맞대고 해법을 제시하는 포럼이다. 2016년 다보스 포럼의 주제는 ‘4차 산업혁명의 이해’였다. 그간의 산업혁명도 그러했지만, ‘4차 산업혁명’은 단순히 기술의 발전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정치, 경제, 사회 등 모든 분야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그 때문에 4차 산업혁명의 본질을 파악하여 이에 대비하는 것이 중요함을 시사하는 것.
앞서 소개한 우려들을 포함하여 더 포괄적인 부분까지 다루었던 회의에서 오피니언 리더들이 내놓은 해법은 “소통과 책임의 리더십(Responsive and Responsible Leadership)”이다. 세계적으로 불확실성은 더욱 증폭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을 소통과 책임감을 가진 리더십으로 해결하자는 것이다. 불확실성 증가와 기존 시스템의 붕괴는 사람들에게 좌절과 불안을 가져다 줄 수 있다. 이에 대해 진솔한 반응을 보이고, 공정하며 지속가능한 성장 모델을 제시하라는 이야기다.
인공지능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많은 직업군은 대체될 것이다. 그러나 이것이 또 다른 직업군과 비즈니스를 만들어낼 것이며, 대체되지 않는 직업군 또한 새로운 변화의 흐름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야한다. A.I.는 단순하게 우리 직업을 휘말려 사라지게 하는 4차 산업혁명의 물결 중 하나가 아니다. 새로운 방식의 ‘똑똑한 도구’가 생겨난 것으로 이해해야한다. 물론, 과소평가하여 인류를 잠식시켜서는 안되겠지만. 이 새로운 도구를 잘 활용할 수 있도록 고도의 직업 훈련 및 교육체계를 정비하여야 한다.
개개인은 새로운 문명을 받아들일 준비를 하는 마음으로 다가올 일련의 교육 및 훈련 등에 대하여 열린 마음을 가져야하고, 정부는 새로 창출될 비즈니스와 일자리들에 대하여 불안감을 가질 국민들에게 공감을 이끌 의지가 필요하다. 김동규 고용정보원 미래직업연구팀장은 “4차 산업혁명으로 직업 간에 희비가 엇갈릴 것이다. 그러나 변화하는 기술 및 환경변화에 대응하여 지속적으로 직업능력 개발에 힘쓰는 사람은 직업세계의 불확실성 속에서도 건재할 것이다.”라고 했다.
인간은 대체되지 않는다. 변화에 적응해온 생물이 바로 인간이고, 역사 속에서의 대변동들 간에도 슬기롭게 이겨내 왔다. 모 회사의 광고카피가 떠오른다. 4차 산업혁명의 물결 속 불안에 떨고 있는 현대인을 향한 일침, 혹은 해답으로써. “변화하는 자만이 살아남는다. 이것이 변하지 않는 세상의 진리다.”
■ 참고
-『SPRI 이슈리포트 – 2015-007호』,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2015. 8. 27.
-『2016 다보스 리포트』, 매일경제신문사, 2016. 4.
-『경제주평 – 17-2(통권 727호)』, 현대경제연구원, 2017. 1. 13.
-『2017 한국직업전망』, 한국고용정보원,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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