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신문의 재도약을 꿈꾸며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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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신문이 위기다. 사실 대학신문의 위기가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더 이상 주위에서 종이 신문을 읽는 사람을 찾기란 어려운 것이 현실이며, 대학신문을 읽고 있는 학생을 찾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종이 신문의 위기
이러한 위기를 대학신문 그 자체에만 원인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는 ‘종이 신문’이라는 매체 자체가 위기를 맞고 있기 때문이다. 이 역시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다. 대표적으로 미국의 <워싱턴포스트>의 사례를 들 수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지난 2013년 경영상의 위기로 아마존에 매각되었다. 영화 <더 포스트>에 실제 사례로 소개되며 미국 종이신문의 대표주자로 거론되던 워싱턴포스트의 매각 소식은 미국을 넘어 전 세계에 큰 충격이었다. 최근에는 ‘미국의 신문업계 종사자가 10년 간 45% 급감했다’는 연합뉴스의 보도도 있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의 <2018년 언론 수용자 의식 조사>에 따르면 종이신문의 열독률은 1996년 무려 69.3%에 달했다. 반면 이 수치는 2017년에 9.9%로 떨어졌다. 70%에 달하던 수치가 약 20년 만에 두 자릿수 밑으로 떨어진 것이다. 이는 실제 피부로도 느낄 수 있다. 과거 지하철에서 신문을 읽는 사람들은 쉽게 찾아볼 수 있었지만 이제는 스마트폰 화면을 보고 있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자연스레 대학신문도 위기를 맞고 있다. 지난 4월 5일 한국언론학회와 삼성언론재단에서 공동으로 주최한 ‘대학언론 위기진단 대토론회 : 대학신문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을 중심으로’ 토론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 참석한 이화여대 이재경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부 교수는 대학신문 위기의 시초를 인터넷 이용률이 급격하게 높아지던 2001년~2002년경으로 꼽았다. 그는 이화여자대학교의 사례를 언급하며 이화학보의 발행부수는 1만부 가량이었으나 현재는 8천부로 줄었고, 이 중에서도 학생들이 가져가는 신문의 수는 2000부 정도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대학신문에 지원하는 학생 수도 줄고 있다. 예전에는 대학신문에서의 근무를 희망하는 학생들이 많았다. 하지만 신문 자체가 단순한 ‘올드 미디어’로 치부되며, 대학신문에 지원하는 학생 수가 줄어 운영에 차질을 빚고 있다. 앞서 언급한 토론회에 참석한 서울여대 정낙원 언론영상학부 교수는 서울여대 학보사의 사례를 언급했다. 정 교수에 따르면 현재 서울여대 학보사를 운영하는 학생의 수는 4명에 불과하다고 한다. 학교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일을 취재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숫자임에 틀림없다. 동국대학교 학보사 동대신문의 기사 ‘위기의 대학신문, 그 현황과 해법은?’에 따르면 서울권대학언론연합회 소속 8개 대학이 꼽은 ‘학보사 운영의 어려움’ 1순위는 ‘인력난’이었다. 이러한 인력난에 시달리는 학보사들이 질 좋은 기사를 생산해내기란 매우 어려운 일일 것이다.
의제설정 기능의 상실
대학신문이 위기인 두 번째 이유는 앞선 이유와 연관된다. 학생들의 관심은 이제 신문을 떠나 SNS로 향해 있다. 학생들이 학내소식을 대표적으로 접하는 어플리케이션인 ‘에브리타임’과 페이스북 대나무숲 페이지 등이 대표적이다. 에브리타임은 대학생들이 대표적으로 활용하는 커뮤니티 사이트로 학기 시간표를 만들기에 손쉽고 간편하다. 또한 다양한 게시판들로 구성되어있어 학생들이 자유롭게 의사소통이 가능한 공간이다. 페이스북 대나무숲 페이지의 경우 각종 제보가 집중적으로 올라오는 공간이며, 학내 이슈가 공론화되는 대표적인 공간이다. 이렇듯 SNS의 급격한 성장에 밀려 대학신문은 언론의 대표적인 기능인 의제설정 기능을 상실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학신문
이러한 위기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에게 대학신문의 구독을 적극적으로 권하고 싶다. 앞서 언급한 두 커뮤니티의 대표적인 단점은 팩트체크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러한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매체는 역시 대학신문이다. 대학신문은 소문만 무성한 논란을 취재를 통해 정확하게 보도할 수 있다는 엄청난 강점이 있다. 대학신문에서는 수없는 검토 끝에 하나의 기사가 완성된다. 항상 정확한 기사라고 볼 순 없지만, 정보의 정확성이 상대적으로 높을 수밖에 없다.
또한 단순한 의제설정을 넘어 의제를 계속해서 보도하는 ‘어젠다 키핑(Agenda Keeping)’ 기능을 가지고 있다. SNS의 특성상 하나의 사건이 공론화되는 것은 금방이지만,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히는 것도 한순간이다. 반면 대학신문은 어젠다 키핑을 통해 하나의 의제를 계속 끌고 나갈 수 있는 힘이 있다.
비상을 꿈꾸며
하지만 대학신문도 사람들이 그 진가를 알아 읽어주기를 기다릴 수만은 없다. 대학신문도 변해야 한다.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좋은 기사를 쓰는 일이다. 하지만 지금과 같이 질 좋은 기사를 끊임없이 생산하기 위한 노력은 기본이고, 시대의 변화에도 발맞춰야한다. 이를 위해 다수의 대학신문이 페이스북 등 SNS 페이지를 운영 중이다. 대표적으로 연세대학교 학보사 ‘연세춘추’의 경우 페이스북을 넘어 유튜브 채널까지 운영 중이다. 페이스북의 경우 연세춘추 웹페이지와 연결되는 기사가 주로 올라오며, 유튜브에는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영상 콘텐츠들이 업로드 되고 있다. 각 플랫폼 다각화를 통해 각 채널의 특성에 맞게 학생들에게 다가가고 있는 것이다. SNS 채널 운영 외에도 각 학보사들은 독자들에게 다가가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을 해야할 것이다.
대학신문이 위기인 것이 현실이지만 슬퍼만 하고 있기엔 대학신문에게 주어진 책무가 너무나 막중하다. 학교에서 발생하는 사건을 넘어 대학생 사회에 주요한 의제를 적극적으로 보도하는 일은 대학 사회 발전에 꼭 필요한 일이다. 대학신문이 변화를 통해 과거의 명성을 되찾길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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