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맑의 동심(童心)여행’-현영표의 그림 에세이 <21> 설맞이 머리깎기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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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멋대로 자란 더벅머리들은 일년에 한두번 이발소에 갑니다.
흔히 볼 쑤 있었뜬 "기곗독"이나 "머릿이" 땜시 거지반 다 빡빡~ 깎는 아그들이고…,
그 중에 부잣집 아그들 맻은 앞머리만 쬐끔 질게 2부가리나 3부가리로 깎습니다.
설날 매칠전부텀 이발소 아자씨 바리깡 바쁘게 돌아갑니다.
거짓말 쫌 보태먼 반은 뽑습니다….
그나마 삐꺽거리는 바리깡에 지름칠이라도 하먼 쫌 낫끗습니다.
어른들이 앙거서 깎는 나무의자 팔걸이 우게 질따란 널판지를 걸치고,
키짝은 아그들이 자라목처럼 웅쿠리고 그 우게 앙거서 죄수처럼 머리를 깎습니다….
가위질은 할끗도 말끗도 없습니다. 바리깡으로 쓱~쓱~ 밀어뿝니다.
쌩머리가 뽑힐 때 마다 아야~ 아야~ 엄살을 떨어보지만…,
이발소 아자씨의 바리깡은 땡크처럼 밀고 나갈 뿐~~,
솜털 맨도는 고사하고 찬물로 머리를 깜겨줄 시다바리도 없습니다.
돌이도…,석이도…, 동네 아그들 모두 빡빡 중머리가 되어
찬바람 씽씽 가르며 집으로 내달립니다.
설날이 오믄….
★옛날이 그리울 때…, 맑맑
<ifsPOST>
※ 현영표 에세이스트는 월출산 자락 전남 영암 출신으로 ‘맑맑’이란 필명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맑맑’은 “맑은 물 맑은 삶”. 그림에 덧붙인 글은 본인이 즐겨 사용하는 전라도 우리 탯말로 작성된 것으로 맞춤법과 상관 없이 작가의 체취를 살려 그대로 옮겨 싣는 것을 양해 바랍니다.<편집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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