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케네디 대통령의 사생활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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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네디 대통령은 여자관계가 복잡한 정도가 아니라 거의 병적(病的)으로 섹스에 집착했음은 이제 널리 알려져 있다. 케네디가 대통령에 당선된 1960년 당시에는 정치인이나 유명인의 사적 관계는 사회적으로 용납되다시피 했다. 하지만 1960년 대선을 앞두고 여자 문제가 케네디에 생길 뻔 했다.
상원의원 시절에 케네디는 조지타운에 살았는데, 멀지 않은 곳에 케네디의 비서였던 파멜라 터뉴어(Pamela Turnure 1937~2023)가 작은 아파트에 살고 있었다. 케네디는 밤늦게 파멜라의 아파트에 머물다가 귀가하곤 했는데, 파멜라에게 아파트를 빌려 준 집주인 플로렌스 케이터(Florence Kater)라는 중년 부인이 그 장면을 여러 번 보고 몰래 사진을 찍어 놓았다. 케네디가 대통령 선거 출마를 발표하자 독실한 가톨릭 신자였던 이 여인은 케네디 같은 위선자가 대통령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서 그 사진을 여러 언론에 보냈으나 어느 신문도 보도를 하지 않았다.
대통령이 된 케네디는 파멜라를 재클린의 공보 비서로 채용했고, 케네디는 대통령 재직 기간 동안에도 파멜라와 수시로 관계를 가졌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케네디는 백악관에서도 많은 여자와 관계를 가졌고, 특히 백악관 실내 풀장에서 여자들과 나체로 수영을 즐긴다는 소문이 백악관 주변과 워싱턴 정가에 나 있었다. 당시는 권력과 부(富)를 갖고 있던 남자들이 젊은 여자와 바람을 피우는 경우가 흔했지만 백악관에서 그런 일이 공공연하게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은 이례적이었다.
하지만 당시 언론에게 그런 일은 취재 대상이 아니었다. 케네디 백악관에서 일어났던 성 추문은 1975년 7월, 백악관에서 오랫동안 반려견 관리인으로 일했던 트래프스 브라이언트(Traphes Bryant)라는 사람에 의해 처음으로 인쇄 매체에 기록이 됐다. 브라이언트는 1951년에 전기공(電氣工)으로 백악관에 취직을 했으나 그가 개를 잘 다루었기 때문에 주로 반려견 관리인으로 일했다. 닉슨 대통령 1기 임기를 끝으로 1972년에 은퇴한 그는 1975년 7월,'DOG DAYS AT THE WHITE HOUSE'라는 책을 펴냈다.
트루먼부터 닉슨까지 대통령들은 모두 반려견과 함께 백악관에서 생활했지만 케네디 대통령 시절은 백악관에 특히 개가 많았다. 케네디 대통령은 원래 같이 살았던 반려견들 외에도 소련 수상 흐르시쵸프가 선물로 보내준 우주견(宇宙犬)의 2세인 푸신카(Pushinka)가 있었기 때문이다. 푸신카는 소련이 발사한 우주선을 타고 지구 궤도를 비행하고 돌아 온 개의 자식으로, 흐루시쵸프가 비엔나에서의 미소 정상회담을 기념해서 케네디에게 선물로 보내서 세계의 주목을 산 유명한 개였다. 푸신카는 케네디의 다른 개와 눈이 맞아서 강아지를 넷이나 출산해서 케네디 백악관은 완전히 ‘개 판’(dog world)'이 되고 말았다.
따라서 브라이언트는 케네디 가족이 머무는 백악관 레지던스를 수시로 드나들면서 개들을 관리해야만 했다. 그런데, 브라이언트가 펴낸 책에서 주목을 받은 부분은 반려견 보다는 백악관에서 있었던 대통령 가족의 사적 영역에 관한 부분이었다. 브라이언트는 백악관에서 전해 내려온 대통령의 사생활에 대해 언급한 다음에 케네디 대통령의 여성 편력에 대해서 백악관에서 돌았던 이야기와 자기가 겪었던 일을 22쪽부터 40쪽에 서술했다.
‘Man's best friend’는 dog이 아니라 woman임을 잘 보여 준 이 책은 다음과 같은 내용을 담았다. 당시 백악관에선 마릴린 먼로가 드나들었다는 소문이 파다했지만 브라이언트는 직접 목격하지는 못했다. 백악관 직원들은 재클린이 백악관을 비우면 케네디가 젊은 여자들과 관계를 맺는다는 사실을 모두 알았으나 그것을 발설하면 직장을 잃어버리기 때문에 침묵했다. 재클린은 외부 일정으로 백악관을 비우는 경우가 많았고, 케네디는 재클린이 백악관을 비우기를 학수고대(鶴首苦待)했다. 허리가 좋지 않아서 수영을 좋아한 케네디는 재클린이 백악관을 비우면 백악관 실내 수영장에 가서 그의 측근이 불러 들여온 젊은 여성들과 나체로 수영을 즐겼다. 때로는 케네디의 측근이 여자들과 함께 수영장에서 같이 즐기기도 했다.
한번은 재클린이 외부로 나갔다가 무엇을 빠트려서 다시 백악관에 돌아온 적이 있었는데, 수영장에 있던 여자들이 벌거벗고 뛰어 나가고 청소부는 풀 옆에 있던 칵테일 잔과 음식을 쏜살같이 치우느냐고 진땀을 뺐다. 재클린이 없는 동안에 대통령 가족이 사는 거실과 침실을 청소하거나 또는 반려견을 데리러 가려면 매우 조심해야 했다. 침실 복도에서 젊은 금발 여자들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실제로 브라이언트는 엘리베이터를 여는 순간 벌거벗은 여자가 복도를 뛰어가는 모습을 보기도 했다. 재클린도 이런 사정을 짐작했는데, 이런 일도 있었다. 침대 시트 아래서 여자 팬티를 발견한 재클린은 그것을 두 손가락으로 펼쳐 보이면서 케네디한테 “다음에 쇼핑을 할 때면 누구를 위한 것인지를 살펴요. 이것은 내 사이즈가 아니에요”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브라이언트는 존슨 대통령과 닉슨 대통령에 대해서도 언급을 했다. 존슨 대통령은 백악관 수영장이나 침실로 다른 여자를 불러들이지는 않았다. 키가 크고 몸집이 거대한 존슨은 복도에서 젊은 여직원이나 여기자를 보면 벽으로 몰아세우고 “너는 내가 본 가장 예쁜 여자야”라고 위압적으로 말하기를 좋아했다. 존슨은 보는 여자마다 그런 식으로 말해서 존슨은 “너는 어제 후(since yesterday) 내가 본 가장 예쁜 여자”라고 말하는 것이라고 직원들은 수군거렸다. 닉슨의 부인 패트 여사는 남편과 침실을 같이 쓰지 않았다. 부부관계가 나빠서가 아니라 닉슨은 자다가도 몇 번씩 일어나서 소형 녹음기에 무어라고 녹음을 하고 다시 잠 들어서 패트 여사는 같이 잘 수가 없었다. 베트남 전쟁 등 골치 아픈 일이 많았던 시기에 대통령을 지낸 닉슨은 자다가도 무슨 생각이 들면 벌떡 일어나서 녹음기에 메모를 하고 다음날 아침 참모들에게 지시를 했던 것이다. (닉슨 대통령은 백악관 실내 수영장을 덮어 버리고 그 위에 오늘날 기자회견장을 만들었다. 케네디가 수영장에서 한 일을 알고 있던 닉슨은 그것이 불쾌했는지 백악관에선 수영을 하지 않았다.)
이 책이 나온 시기는 1974년 8월에 닉슨 대통령이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사임하고, 1975년 1월에는 CIA의 불법적 활동을 조사하기에 관한 상원 특별위원회(처치 위원회)가 활동을 시작하는 등 미국 사회가 급격한 변화를 겪던 때였다. 워터게이트 사건을 거치면서 미국 언론은 모든 것을 가감 없이 보도하기 시작했으나 언론은 이 책이 폭로한 내용을 보도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얼마 후 보다 큰 사건이 발생한다. 가수 프랑크 시나트라, 마피아 보스 샘 지앙카나, 그리고 케네디 대통령을 동시에 연인으로 두었던 미모의 여인이 커밍아웃을 한 것이다. (다음에 계속)
- 사진 (1) : 브라이언트와 푸신카 및 푸신카의 자식 4명. 아이들의 아빠가 검은 색 테리어였다.
- 사진 (2) : 브라이언트의 책.
- 사진 (3) : 파멜라 터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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