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산에서 바라본 세계

국가의 미래를 향한 첫 걸음

※ 여기에 실린 글은 필자 개인의 의견이며 국가미래연구원(IFS)의 공식입장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김상국 교수의 생활과 경제 이야기 <68> 왜 세계적으로 정치인들이 왜소화되어 가는가?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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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3년09월26일 10시14분
  • 최종수정 2023년09월26일 10시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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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들은 우리 생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세력 중의 하나다. 때로는 그 역할이 지나치게 과장되기도 하지만, 정치인들이 우리 생활에 미치는 영향은 아무리 작게 생각해도 크다고 할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어떤 사람이 우리를 이끄느냐는 매우 중요한 사실이 된다. 

 

우리가 근세 이후 외국 대통령하면 떠오르는 인물들이 있다. 루스벨트, 처칠, 드골, 스탈린 등이다. 2차세계대전 이후 대통령으로도 케네디, 마가렛 데처, 빌리 브란트, 콜 등이 떠오른다. 그러나 이들을 벗어나면 떠오르는 사람들이 별로 없다. 심하게 얘기하면 현 주요국가의 총리 또는 대통령 이름도 잘 떠오르지 않는다. 불란서의 총리는 엘리자베스 보른이고, 영국의 총리는 리시 수낵이며 독일 총리는 올라프 슐츠다. 이 사람들 모두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가지고 다가오는 사람들이 아니다.

 

혹자는 “지금은 2차세계대전도 아니고, 국가 간 큰 격변이 있는 시기도 아니니 그렇다.”고 말할지 모른다. 그 말은 어느 정도 사실이다. 그러나 아무리 평화 시절일지라도 우리는 앙겔라 메르켈을 알고 있고, 토니 블레어도 알고 있으며 로널드 레이건도 알고 있다. 그런데 지금은 현 정치 지도자들 중에서는 가슴 속에 바로 떠오르는 사람이 별로 없다.

 

미국도 크게 다를바 없다. 전직 대통령임 트럼프는 독불장군처럼 행세하다, 연임도 못하고 쫏겨났으며, 대통령으로는 최초로 선거기간 중 비리로 4번이나 기소되는 대통령이 되었다. 옛날 미국 대통령이 우리 마음 속에 갖는 위상과 비교하면 정말 너무나 큰 차이가 있다. 현재 바이든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일주일에도 몇 번씩 크게 바뀌는 지지율 변화에 나는 크게 신경 쓸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정치문외한인 내가 보아도 그의 행보는 위태, 위태하고 세계 최대 국가의 대통령으로써 마음이 놓이지 않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이것은 우리 국내도 마찬가지다. 이 이야기는 나중에 논의해 보겠지만, 이유야 어떻든 세계 정치인들의 위상이 과거에 비해 크게 왜소화되는 것은 공통된 현상인듯하다.

 

 < 쉽게 넘볼 수 없는 미국의 위상 >

 

미국은 어느 면에서도 세계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진 나라다. 정치, 경제, 문화, 군사, 농업, 에너지, 순수과학, 응용과학, 기술 등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거의 대부분의 분야에서 세계 최고 국가다. 만약 세계 최고가 아니라면 그 최고분야의 핵심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나라다. 미국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전 세계 GDP의 약 50%를 차지하였고, 지금도 세계 GDP의 25%를 차지하고 있는 어마어마한 나라다. 

 

그렇기 때문에 싫든, 좋든 미국의 행보와 미국을 이끄는 대통령이 누가 되느냐는 전 세계 사람들에게 큰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잘못된 견해일지 몰라도 내가 보기에 세계 정치인들의 왜소화를 이끈 최초의 대통령은 트럼프라고 생각한다. 트럼프는 사실 상당히 화려한 경력을 가진 사람이다. 우리가 다 알고 있는 바와 같이 그는 트럼프기업의 총수이고, 2016년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가장 많은 득표로 공화당 대선 주자가 되었다. 레이건 대통령의 구호를 본딴 것이기는 하지만 “Ameca First!, Make Amerca great again!”이라는 국뽕전략을 펴면서 대통령이 된 사람이다. 여기까지는 매우 희망찬 스토리다.

 

그러나 대통령이 된 후 그의 행보를 보면 왠지 우리가 『지금까지 보던 신뢰감이 있는 미국 대통령의 행동』은 아니었다. 물론 그는 대통령 취임사에서 “앞으로 모든 대내외 정책에서 ①미국 이익을 최우선하는 미국 우선주의를 천명하였고, ②보호무역주의와 ③해외 주둔 미군에 대한 동맹국과의 방위비 재협상 등을 예고”하였다. 그러나 이런 말을 들었을 때 세계는 크게 우려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미국경제가 당시 그리 좋지 않았고, 그가 사업가 출신이기 때문에 그런 발언은 어느정도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통령이 된 다음 그의 행동은 정말 세계 제1국가 대통령다운 행동은 아니었다. 사실 놀라움 그 자체였다. 우리나라와 관계 깊은 것부터 말한다면 일본에게는 미군 주둔비 400% 인상을, 우리에게는 물경 500% 인상을 요구하였다. 40%, 50% 인상을 요구한 것이 아니다. 결과는 우리는 13.9% 인상을 그리고 일본은 약 1.2% 인상으로 결정되었다. 현재 주한미군은 2만8500여명이고, 주일미군은 약 5만5000명 수준이다. 

 

요구가 터무니 없기도 하였지만 그 결과도 너무 의외였다. 국방비로 1,000조원을 쓰는 나라가 비스켓도 안되는 돈을 증액 받았으며, 그 댓가로  우리나라의 생각있는 정치인과 식자들로부터 매우 큰 실망감을 갖게 하였다. 나중에 들은 소식이지만 트럼프 행정부내에서도 400%, 500%의 증액을 요구하는 것은 정당하지 않고, 군 관계자들도 포함하여 "몇 푼 안되는 돈 때문에 수십년 간의 동맹 관계를 흔들리게 하는 것은 미국 안보 이익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일이다"라는 평가를 들을 정도였다고 한다.

 

트럼프의 실책과 장사꾼적인 행태는 말하기 부끄러울 정도로 많다. 사실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 전까지만 해도 실질적인 대(對) 러시아 방어선의 최전선은 독일이었다. 이런 독일에 대해서 방위비의 분담금이 적다고, 처음에는 주독 미군의 완전 철수를 주장하다가, 결국 9500명의 미군을 감축하여 2만5000명을 독일에 남겼다. 이를 두고 NATO 회원국들은 『너무 놀라운 일(Shocking story)』이라고 평가하였다.

 

그러나 더욱 놀라운 일은 중국에서 벌어졌다. 미국과 중국 무역전쟁이 한창 중인 2016년 트럼프가 중국을 방문하였을 때다. 중국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과 그 가족(이방카)에게 18건의 상표권(신발과 보석, 선글라스, 핸드백 관련 상표권)을 인정해 주었다. 두 나라 간 날카로운 정상 회담 직전에 그런 해괴한 선물을 한 중국 정부가 얼마나 날카롭게 트럼프의 성향을 파악했는지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더욱 놀라운 것은 트럼프가 그 상표권 제의를 받아들였다는 사실이다. 좋게 말한다면 ‘정치는 정치고, 비즈니스는 비즈니스다.’라고 생각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아무리 단순히 생각해도 트럼프가 대통령이 아니었다면 그런 제안을 중국정부가 했을까? 『비즈니스는 비즈니스』라는 생각이 옳지 않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더욱이 그는 대통령 시절 자신의 딸, 이방카 트럼프 브랜드가 미국 최고급 백화점인 노드스트롬에서 실적 부진으로 퇴출당하자 정치적인 이유로 퇴출당했다며 트위터에서 맹비난을 퍼부었다. 정치적인 이유라면 퇴출을 해야 할까? 아니면 중국의 예에서 처럼 오히려 입점을 허락하여야 할까?

 

또한 트럼프는 자기 장녀를 백악관 보좌관으로 임명하였으며, 자기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를 백악관 선임 고문으로 임명하였다. 트럼프는 그 둘의 역량이 충분하기 때문에 임명하였다고 하지만, 미국 국민들 조차도 그들이 누구인지 선거 전에는 아무도 몰랐었다. 

 

물론 케네디 대통령도 자기 아우인 테드 케네디를 국무장관으로 임명하였다. 그러나 아무도 그의 임명에 대해 시비 거는 사람이 없었다. 왜냐하면 로버트 케네디가 대통령이 되기 전에 이미 그는 상원의원이었으며, 다른 대통령들도 그를 국무장관으로 임명하려는 시도가 여러번 있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트럼프 사위인 쿠슈너는 유태인이고, 당시 중동과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문제로 상당히 불편한 관계였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때부터 미국의 대(對)중동 정책을 의심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 대(對) 멕시코 철책 설치 및 기후협약에서의 탈퇴 >

 

더욱이 놀라운 것은 멕시코인들의 미국 밀입국을 차단하기 위해 미국과 멕시커 국경 간에 ‘철벽 담벼락’을 두르겠다는 발표였다. 그리고 그 비용은 멕시코 정부가 부담하여야 한다는 것이었다. 2020년 미국 인구 비율은 백인이 57.8%, 히스패닉이 18.7%, 흑인이 12.4%, 그리고 아시아계가 6%를 차지하고 있다. 거의 20%를 차지하는 히스패닉계를 무시하는 이런 정책은 공화당 내에서도 엄청 큰 반발이 있었지만 고집스럽게 그는 철벽 설치를 강행하였다. 그의 주 표밭인 북동부 러스트 벨트 주민들의 표를 얻기 위한 전략이었다. (Rust belt; 과거 디트로이트와 같은 공업지대였으나 제조업의 쇠퇴로 공장에 녹(Rust)이 쓴 지역(Bel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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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좋게 생각해도 멕시코-미국 간 ‘철벽 담벼락’<사진>은 과거 미소 간 냉전시절 동베르린과 서베르린을 가르는 시멘트 담벼락과는 다르다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트럼프는 자기는 "자유 무역인"으로서 무역은 합리적이고 공정하여야 한다고 말하였었다. 그러나 그는 ‘한미자유무역협정’ 이후에도 우리나라와 미국 간 무역수지가 개선되지 않았다고, 그들이 동의한 한미무역협정을 재협상하여야 한다고 강요하였다. 

 

더욱이 트럼프는 미국이 주도하고, 170개 이상 나라들이 탄소 방출 축소를 요구하는 ‘세계기후협약’에서 아주 과감하고 신속하게 『탈퇴』해 버렸다. 그 이유는 

“기후 변화는 사실이 아닌 말장난이기 때문이다.”고 하였다. 그리고 미국 환경보호국은 ‘국가의 망신’이라고 하면서 환경보호국 예산을 깎으라고 위협하였다. 

 

그 밖에도 그의 왜소한 행동은 열거하기 힘들 정도다. 

 

- 대통령에 취임한지 1년이 지났는데도 전 세계 미국 대사 자리의 약 30%가 공석이었다. 

 

- 차기 대통령 취임식 전에 반드시 이양하여야 할 핵가방을 퇴임 이후 바로 반납하지 않았다. 그래서 미군은 핵가방을 하나 더 제작해 조 바이든 취임식 전에 인도한 후 트럼프의 핵가방을 무효화하였다. 

 

- 트럼프 전 국가안보보좌관 존 볼턴이 2020년 출간한 회고록에 따르면, 트럼프는 시진핑, 푸틴 등 독재자들을 부러워하면서 대통령의 3선 연임을 금지한 1947년 수정헌법 22조를 폐지하고, 본인도 3선 이상 장기집권 하겠다는 꿈을 갖고 있었다. 그리고 시진핑과의 정상회담 때 실제로 그런 말을 해서 시진핑의 동조를 얻었다고 기록하고 있다.

 

- 그러나 나의 놀라움은 다음의 발언이었다. 트럼프의 선거 책사인 극우파  로저 스톤은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가 질 수는 없지만 만약 트럼프가 지는 결과가 나오면, 이것은 우편투표를 조작한 민주당의 반란이니 트럼프가 계엄령을 선포하고 빌 클린턴, 힐러리 클린턴, 마이크 저커버그, 팀 쿡 등을 반란죄로 체포해야 한다.'고 공공연히 말하였고, 바이든이 당선되자 『정말로』 그렇게 주장하였다.

 

- 뉴욕 타임스는 2016년 10월 1일 기사에서 트럼프가 1995년부터 2016년까지 무려 18년간 소득세를 한번도 안냈다는 사실을 밝혔다. 

 

그러나 세상은 이처럼 행동하는 비즈니스 정치인에게 그렇게 호락호락 넘어가지 않았다. 트럼프는 『미국을 파탄의 위기로 몰고 간 역사상 최악의 미국 대통령 중 하나』라는 평가를 받았다.

 

또한 연방 대배심은 2023년 8월 1일 2020년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를 뒤집기 위한 사기 모의, 선거 방해 모의, 투표권 방해 및 사기 등의 혐의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기소를 결정하였고, 스미스 특검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기소해 법정에 서게 하였다. 

 

트럼프는 기밀 유출로 인한 두번째 기소에 이어 세 번째 기소였다. 그러나 8월 24일에는 백악관에서 불법으로 가져온 기밀문서들을 다른 곳으로 옮겼다는 정황이 추가로 드러나자, 4번째 형사기소가 되어 머그샷(범인 식별용 얼굴 사진)을 찍게 되었다. <아래 사진은 국내언론 보도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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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을 하나의 기업으로 생각하였고, 자신을 대통령-대표이사』라고 생각한 것처럼 보인다. 그리고『마음 속으로는 미국을 위한 것이라고 스스로 위로』하면서, 자신의 출신지역과 트럼프 기업의 이익을 위해 국가를 운영한것처럼 느껴진다.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에도 비슷한 기업 운영 전력을 가진 대통령이 한 분있었고, 그분도 비슷한 행동을 하였다는 느낌이 든다. 우리나라 대통령들은 능력에 차이는 있고, 사람에 따라 호불호 차이는 있겠지만, 모두 국가를 지극히 사랑하였고, 국가를 자기 이익의 수단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없었다고 나는 확고하게 생각한다. 그러나 단 한사람의 예외가 있어 그것이 매우 안타깝다.

 

< 트럼프의 진정한 세계경제에 대한 위험한 행동 >

 

어찌 생각하면 지금까지 말한 것들은 트럼프의 성향을 파악하는데 필요한 사소한 자료들일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는 일반인들이 잘 알 수 없는 일이지만 세계 경제에 크나 큰 실수를 하였다. 글을 쓸 때 마다 내가 자주 주장하지만 세상 일에는 “작지만 매우 큰 일이 있고, 크게 느껴지지만 시간이 지나면 별것 아닌 일”이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 몇개만 열거한다면 ①중학교, 고등학교를 차례대로 3년씩 시차를 두고 평준화 시키자고 주장하여 현재의 공교육 부실화 문제, 교권문제, 학생폭력문제를 본원적으로 발생시킨 사람, ② 박정희, 김대중 대선기간 중 “수성천에서 호남의 대통령을 만듭시다.”라는 케치프레이스를 만들어 내어, 영호남의 깊은 골을 발생시킨 어느 『공화당』 책사, ③ 『한일 해저 터널』을 만들어 일본을 해상 고립화에서 꺼내줄려고 노력하는 사람, 동일 선상에서  ④ 도쿄, 서울, 베이징, 모스코바, 유럽을 연결하자는 낭만적인 생각으로 아시안 하이웨이 (Asian  Highway)를 주장하는 사람(지금도 일부 고속도로 싸인에는 AH라는 글자가 남아 있음), ⑤ 국가(개인)의 부(富)를 국내 금융기관이 아닌 외국 은신처로 내보내는 개인과 일부 기업인들 ⑥ 피같은 국방비를 무기 개발과 구입 비용으로 쓰지 않고, 사병의 인건비 증액으로 쓰자는 사람들(우리는 모병제 국가 아니고, 징병제 국가임) ⑦ 영일만의 호미곶 끝을 육교로 연결하자는 사람들(물론 이것은 과학적이지 않다고 주장할지 모르지만 자연의 법칙을 크게 어긋나는 일은 하지 않는 것이 좋음) 등 그 예는 상당수 존재한다.

 

그러나 트럼프가 저지른 실수로서 가장 크게 전 세계인들의 생활에 너무 큰 영향을 준 것은 다름아닌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관계 악화였다.

 

세상은 우리 모두가 아는 큰 협정에 의해 좌우되기도 하지만, 때로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은밀한 장소에서 벌어진 비밀협약이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 1차, 2차 세계대전을 종료시킨 베르사이유협약이나 포츠담, 얄타회담 등은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큰 협약이다. 하지만 그것만큼이나 때로는 그 이상으로 세계경제에 엄청나게 크고 『지속적』인 영향력을 미치는 은밀한 회담들이 많이있다. 대표적인 예가 일본 ‘40년의 잃어버린 세월’의 원인이 된 『1985년 플라자합의와 달러패권의 확고한 기초를 마련한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 간의 『페트로-달러 시스템 밀약』이 그것이다. 


< 페트로-달러 시스템 밀약의 중요성과 트럼프의 잘못 >

 

여러번 강조하고 또 강조하지만 달러 기축통화시스템은 미국이 세계 제1의 패권국가가 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 페트로-달러 시스템은‘사우디가 원유를 팔 때, 달러로만 대금을 받겠다.’는 밀약이다. 언뜻 생각하면 그리 중요한 밀약이 아닌 듯이 보이지만 이것은 너무나 중요한 협약이었다.

 

그럼 그 협약이 왜 그토록 중요한가를 설명해 보겠다. 우리가 잘 알지 못하지만 세계 주요국가들 즉 영국, 불란서 그리고 독일 마저도 자기 나라 보유 금(金)을 자국 내에 보관하지 않고, 미국 켄터키주의 포트녹스(Port Knox)라는 연방금고에 맡겨두고 있다. 

 

조금 이상하게 보이지만 거기에는 몇가지 합당한 이유가 있었다.

첫째는 독일 때문이다. 1차, 2차 세계 대전 때 독일은 불란서를 한달만에 정복하였다. 만약 그 때 불란서의 금이 파리 중앙은행에 보관되었다면 그 금은 독일의 전쟁비용으로 아주 귀하게(?) 쓰였을 것이다. 

 

둘째, 독일도 마찬가지였다. 나토 결성 전 독일은 소련연방과 국경이 직접 맞닿은 최전방 국가였다. 특히 베를린은 미국과 소련이 동서로 나누어 지배하고 있었다. 만약 이때 제3차 세계대전이라도 발생하면 독일의 금은 곧바로 소련의 자산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 영국도 섬나라지만 크게 차이가 날 수 없다. 그래서 세계 주요국가들은 믿을만한 나라이고, 본토가 침략 당하지 않은 유일 국가인 미국에 자기들의 금을 보유하게 만든 것이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그때까지만 해도 미국의 달러는 『금태환제도』를 유지하고 있었다. 즉 내가 가지고 있는 달러를 언제라도 미국에 요청하면 미국은 그것을 금으로 바꾸어 준다고 제도적으로 약속하였던 것이다. 그래서 서방 주요국들은 금을 스스로 보관하는 위험을 감수할 필요 없이, 미국 연방정부의 금고에 안전하다고 생각하며 보관하였던 것이다. 

 

그러나 세상이 점점 변하게 되었다. 첫째, 세계가 안정화 되면서 3차 세계대전의 위험성이 줄어 들었다. 그래서 각국은 구태여 미국에 자기 금을 보유하게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둘째, 미국이 달러 지폐를 방만하게 찍어 내어 인플레가 심하게 되었다. 그래서 달러를 가지고 있는 것 보다 값이 빠르게 상승하는 금 자체를 보유하는 것이 훨씬 더 큰 이익이라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그리고 셋째 가장 중요한 이유는 『금태환 자체를 유지할 수 없는 세계경제의 급격한 확장』이었다. 

 

금(金)이라는 것은 자연으로부터 나온다. 그러므로 채굴량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지질학적으로 설명하면 태양 크기의 별에서는 원소번호 26인 철(Iron)까지는 자체의 압력과 온도로 생성된다. 그러나 철 이상의 금속 특히 금과 같은 원소번호가 높은 물질은 초신성의 폭발과 같은 매우 희귀한 우주적 현상이 있을 때에 순간적으로 생성된다. 그러므로 철까지의 원소는 다른 죽은 행성의 잔해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지만, 금, 은, 다이아몬드 등은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 쉽게 발견할 수 없다.)

 

그러나 세계경제는 급격하게 성장하였다. 그러므로 자연에서 채굴되는 금으로는 금태환 요구가 있을 때 도저히 그 요구를 충족시킬 수가 없다. 이 사실은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모든 국가가 알고 있다. 그래서 주요 선진국들은 미국에게 금의 반환을 요구하였다.

 

여기서 부터는 어느정도 사실이라고 생각되는 음모론(컨스피러시 쎄어리, Conspiracy theory)이다. 이들의 요구에 미국은 매우 당황하였다. 어떻게 보면 은행이 가장 두려워하는 “예금자의 현금 인출 러시(Bank Run)”와 같은 현상이다. 그리고 미국은 외국의 금을 이미 써버렸다는 음모론이 파다하게 퍼졌었다. 무슨 이윤지 모르지만 미국은 ‘서방 주요국가의 금 반환요구를 거절’하였고, 더욱 놀라운 것은 각 정부의 포트녹스 금고의 ‘열람 요구’까지 거절하였다. 이러니 미국 정부와 각국의 긴장 관계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첨예화 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아무리 미국이라도 이런 상황을 오래 끌 수 없는 너무 큰 문제였다. 

 

<< 닉슨의 금태환 정책 포기 발표 >>

 

고민이 많았던 미국은 중대 결정을 내렸다. 1971년 미국은 세계를 깜짝 놀라게하는 발표를 하였다. 우리가 알고 있는 『금태환 정책 포기 발표』를 한 것이다. 이것은 정말로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하는 발표였다. 역사 이래 금은 모든 거래의 바탕이었고 기준이었다. 오죽했으면 로마 황제 네로가 대화재 이후 로마 재건 비용을 마련하기 불량금화를 발행하였다는 것이 역사책에 실릴 정도였을까? 

 

더욱이 달러 금태환정책은 달러가 세계 기축통화가 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정책이었다. 그런데 그것을 아무런 사전 논의도 없이 포기하겠다고 닉슨은 발표해 버린 것이다. 사실 달러의 금태환 정지는 『화폐개혁』과 마찬가지로 사전 논의가 있을 수 없는 일이기도 하였다.

 

세계의 반응은 그야말로 난리였다. 그러나 “미국이 하겠다는데 어떻하겠는가?” 결국 다른나라들은 그것을 수용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미국이 아무런 대책도 없이 금태환 정책 포기를 발표한 것은 아니었다. 나름대로의 복안이 있었다.

 

<< 사우디 정부와의 페트로-달러 밀약 >>

 

금태환이 정지되면 각국 정부는 미국 정부의 신용 이외에는 아무런 보장(금)이 없는 달러를 구태여 믿을만한 자산으로 보유해야 할 이유가 없다. 당연히 각국은 보유 달러의 양을 줄일 것이고, 그렇게 되면 기축통화로서의 달러 가치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달러 패권, 즉 달러의 기축통화로서의 가치는 미국 입장에서 도저히 포기할 수 없는 어마어마한 자산이다. 

 

왜 그런가를 다시 한번 더 살펴보자. 

우리가 미국에 상품을 수출하고 달러를 벌었다고 기뻐할지 모르지만, 그 이윤율은 대부분 5% 미만이다. 즉 5%를 벌기 위해 우리는 밤잠 안자고 노력하여 수출하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 100달러 지폐의 생산비용은 불과 3~4불이라고 한다. 즉 미국은 종이에 벤자민 플랭크린 얼굴은 4달러를 들여 인쇄해주고 100달러 어치의 상품을 받는 것이다. 25배 즉 2,500% 장사다. 이런 기가 막힌 장사가 어디  있겠는가?

 

그런데 그것만이 아니다. 미국이 달러 기축통화의 위치를 지키는 한, 아무리 달러를 찍어내도 그것이 시장에 별로 돌아 다니지 않는다. 역사적으로 세계가 안정되어 있는 경우는 거의 없다. 세계 한 구석에서는 언제나 전쟁이 있었고, 또 전쟁이 없더라도 전쟁이 일어 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었다.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이 대표적인 예다. 그래서 재산이 많은 부자들은 항시 불안하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은 달러를 받으면 그것을 사용하지 않고, 집안 깊숙히 장롱 속에 쌓아 놓는다. 시진핑이 중국 고위 부패 관료 집 마당의 분수대 밑을 파해쳤을 때 달러 다발이 무더기로 쏟아져 나온 것이 좋은 예다. 하다 못해 북한의 김정은도 달러로 자기자산을 가지고 있다고 하지 않는가?

 

이처럼 기축통화는 미국에 상상 이상의 막대한 이익을 가져다 주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전 세계적으로 이런 기축통화의 위력을 가진 나라는 미국밖에 없다. 

 

정말 감(感)없는 사람들이 ‘위안화’가 될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치기(稚氣) 어린 말을 하지만 자신에게 물어보면 너무 쉽게 답이 나올 것이다. “귀하에게 많은 자산이 있는데 미래의 안정성을 고려할 때 달러를 갖겠습니까? 아니면 위안화를 갖겠습니까?” 정말로 질문 아닌 질문을 가끔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분들에게 간절히 말하고 싶은 것은 ‘제발 국민들을 혼란에 빠트리지 마십시오.’ 라는 부탁의 말씀이다. 

 

<< 닉슨 페트로-달러 밀약의 의의 >>

 

기축통화의 이점과 그렇지 않을 때의 손실을 너무 잘 알고 있던 닉슨은 달러 금태환 포기 정책의 방어책으로 비밀리에 매우 강력한 정책을 마련하였으니, 그 것이 바로 페트로-달러 밀약이었다. 

 

그는 사실 미국 정부는 금(金) 대신에 모든 국가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상품이 무엇일까?를 고민하였다. 그 때 떠오른 것이 바로 검은 황금, 원유(Oil)였다. 원유는 전 세계 어느 나라에게나 반드시 필요한 물건이었다. 그리고 한가지 더 좋은 것은 사우디아라비아는 당시 거의 신생국이었으며, 이런 약소국인 사우디 아라비아에서 원유가 대거 생산된다는 사실이었다.

 

그리고 『미국 입장에서 기가막히게 더 좋은 것』은 사우디는 약소국이면서 사우드 왕가의 권력이 굳건하지 않다는 사실이었다. 중동국가는 특히 사우디아라비아 반도는 흩어져 사는 여러 유목부족들의 연합체 국가였다. 즉 여러 (多)부족들이 모여서 만든 느슨한 형태의 나라였다. 비록 사우드 왕가가 가장 큰 부족이었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절대적 왕권이 있는 나라는 아니였다. 사실 지금 빈살만 왕세자 직전까지만 해도, 사우디아라비아의 왕은 현재 왕이 죽으면 그 다음 장형(長兄)이 왕이 되는 형제 상속의 나라였다. 

 

그리고 사우디아라비아는 바로 옆 나라들인 이스라엘과 시리아 그리고 이란과도 매우 불편하고 위험한 관계였다. 그리고 이런 관계는 쉽게 개선될 여지도 없었다. 이것이 당시의 상황이었다. 

 

그래서 미국은 매우 단호하게 약속하였다. 『사우드 왕가여 걱정하지 말아라. 미국은 확실하게 사우디아라비아를 지원하고, 사우드 왕가 이외에는 다른 어떤 왕도 인정하지 않겠다. 그 대신 사우디는 원유를 다른 나라에 팔 때 반드시 달러로 결제해라. 그러면 미국은 사우드 왕가와 사우디 아라비아를 어느 경우에도 지지하겠다.』 이것이 바로 페트로-달러 밀약이었다.

 

그리고 미국은 확실하게 이 약속을 지켰고, 사우디도 이 약속을 지켰다. 조금 주의 깊게 세계 운영을 관찰하면, 미국이 어떤 결정을 해도 거의 무조건 따라하는 세나라가 있다. 바로 영국과 케나다 그리고 사우디였다. 사우디가 미국 정책에 적극 협조한 뒤에는 바로 이런 밀약이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세계 원유가를 실질적으로 관리하는 나라는 바로 미국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런 오래되고 중요한 관계를 헌신짝처럼 버려버린 사람이 바로 트럼프였다.

 

<< 쉐일 혁명과 트럼프의 터무니 없는 행동 그리고 이에 따른 유가 상승 >>

 

미국은 쉐일혁명이 일어나기 전까지만 해도 원유 수입국이었다. 그러나 쉐일혁명이 일어남으로써 세계 제1의 원유생산국이 되었고, 더욱 놀라운 것은 석유수출국이 되었다. 아주 간단히 얘기하면 ① 원유가격이 오르면 미국은 이익을 보는 나라가 되었고, ② 최소 미국입장에서는 원유 때문에 사우디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는 나라가 되었다.

 

이런 변화는 미국입장에서는 좋을지 모르지만 다른 나라들에게는 엄청난 의미를 갖는 변화였다. 그러나 너무 가볍게 트럼프는 정말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미국만을 위한 정책을 폈다. 우선  지금까지 태도와는 너무 다르게 노골적으로 사우디를 푸대접하였다. ①사우디의 안보에 가장 위험한 존재인 시리아에서 미군을 일방적으로 철수하여 시리아가 반군이 지배하는 나라가 되게 하였다. ② 사우디의 F35 등 최신예 비행기와 미사일 판매를 요구를 거절하였으며, ③ 페르시아만 호르무즈 해협에서 미해군을 철수하였고, ④ 유태인 사위인 쿠슈너를 백악관 선임 고문으로 임명하였다. ⑤ 더욱이 천여년 이상의 원수 관계인 시아파 이란과 외교관계를 정상화하였고, (이란은 사우드 왕가를 왕가로 인정하지 않고, 타도의 대상으로 천명하였음) ⑥ 이란의 핵무장에 대해서도 전 행정부와는 달리 느슨한 태도를 보인 것이다. 더욱이 ⑦ 사우드 왕가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를 의심스럽게 하는 행동을 보였다.

 

사우디 입장에서는 지금까지 미국과의 혈맹을 지켜야 할 모든 이유를 없애버린 것이다. 그것도 너무 빠르게.

 

<< 바이든의 연 이은 실책 >>


1. 사우디와의 하등 의미 없는 불화 

 

그러나 트럼프가 물러나자 사우디는 미국과의 관계 개선에 매우 큰 희망을 걸었었다. 그러나 차기 대통령인 바이든은 더욱 놀라운 소리를 하였다. 사우디아라비아의 반정부 언론인인 ‘자말 카슈끄지’의 암살 사건을 들고 나온 것이다. 카슈끄지는 2018년 10월 2일 주(駐) 터키 사우디아라비아 총영사관에서 암살되었다. 그리고 그 배후로 현 사우디의 실세인 빈 살만 왕세자가 의심을 받고있었다. 바이든은 선거 기간 중 이런 의심을 바탕으로 사우디를 ‘왕따’로 만들겠다고 공언했었다. 그리고 더욱 이해가 안되는 것은 2022년 7월 15일 우쿠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의 원유수출 금지로 원유가가 급등하자 바이든은 직접 사우디를 방문하여 원유증산을 요구하였다. 그런데 바이든은 이처럼 중요한 빈 살만 왕세자와의 회담에서 자말 카슈끄지 암살 사건에 대한 책임을 물었다는 것이다. 

 

카슈끄지 암살은 분명 아름답지 못한 일이다. 그러나 세계평화와 오일 증산을 요구하러 간 자리에서 “당신이 까슈끄지의 암살에 관여한 것 아니냐?”는 질문을 했어야 했을까? 당연히 빈 살만 왕세자는 자신의 책임이 없다고 부인했다. 그리고 그 응답으로 바이든이 떠난 바로 다음 날 하루 200백만 베럴의 증산이 아닌 감산으로 대답하였다. 전세계가 겪고 있는 원유가 인상의 배경에는 이런 것도 깊게 작용하고 있다.

 

더욱이 아직까지도 호루므즈 해협의 미해군은 완전 복구하지 않은 상태이고, 우리나라 청해부대를 포함한 외국군대들이 해협을 지키고 있다. 호르무즈해협은 세계 원유와 석유 제품의 약 3분의 1이 통과하는 지역이다. 그리고 호르무즈 해협은 가장 넓은 곳은 54km이지만, 대형 원유수송선이 통과 가능한 깊이의 바다는 10km 넓이밖에 안되는 매우 좁은 해협이다. 우리나라와 일본으로 수송되는 중동산 원유는 모두 이곳을 통과한다. 또한 그 유명한 소말리아 해적이 자주 출현하는 지역이 바로 호르무즈 해협이다.

 

아무리 미국이 원유를 수입하지 않고, 수출하는 나라일지라도 세계 최대의 경제대국이고, 큰 형님 역할을 해야 만 하는 나라로서 정말 이해하기 어려운 정책이었고, 행동이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바이든은 러시아 원유에 대해 수입 가격상한제(價格上限制)를 실시하였다. 즉 러시아산 원유는 어느 가격 이상으로 사지 말라는 요구였다. 푸틴 개인 욕심에 의한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반격으로 어느 정도 타당성이 있다. 그러나 러시아는 사우디와 큰 차이가 없는 2등 산유국이다. 그래서 러시아는 주요 원유공급 국가이고, 러시아의 감산은 원유가격 인상에 큰 원인이라는 사실이다.

 

우리는 흔히 시장가격은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된다는 말을 한다. 그러나 그것은 『① 재화가 충분히 많이 생산될 수 있고, ② 공급자가 다수일 때』적용되는 원칙이다. 우리들은 정부정책을 입안하거나 그 효과를 예측할 때 반드시 집고 넘어가야 할 사실은 그 원칙이 적용되기 위해 필요한 사전(事前) 대(大) 전제를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다.  

 

2. 강남 아파트 가격의 급등과 급락의 원인

 

강남 집값이 천정부지로 오르는 것이 대표적인 예이다. 어떤 이들은 강남의 집값이 오르는 것은 공급이 부족해서이니 강남집의 공급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참 기가 막힌 분석이다. 그럼 그 사람에게 묻겠다. 강남의 주택 공급량을 사람들이 요구하는 것만큼 공급할 수 있겠는가? 재건축을 통해 더 높은 아파트를 지었지만 오히려 강남 아파트가는 더 치솟았다. 

 

공급이 자유롭지 못한 재화(상품)의 가격은『한계수요』에 의해 결정된다. 어떤 돈 있는 사람이 특별한 필요에 의해 어느 한 아파트를 비싼 값에 사버리면 그 가격이 곧 『전체』 아파트 가격으로 고착되어 버린다. 최근 강남 아파트 가격의  하락도 동일한 원칙이 적용된 것이다. 이자율이 올라가고, 더 오를 가능성이 없으니까, 현금 공급에 제한을 받은 어떤이가 투매를 하였다. 그러자 그 가격이 전체 아파트의 가격이 되고, 그 결과로 역(逆)전세 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수요와 공급에 의해 가격이 결정된다는 원칙은 공급과 수요가 모두 탄력적일 때만 적용 가능하다는 사실을 분명히 인식하여야 한다.

 

원유가격도 동일한 원칙에 의해 결정된다. 원유는 어마어마한 량으로 생산된다. 2백만 베럴의 감산은 전세계 생산량의 1%에도 미치지 않는다. 그러나 그것이 갖는 의미는 강남의 집값 변동과 비슷한 것이다. 

 

어찌보면 지금 20개월 이상 지속적으로 오르는 휘발유 값 인상은 잘못된 미국 정책 때문인 이유가 상당히 크다. 그러나 이것이 반미의 이유가 될 수없다는 것은 분명히 밝힌다. 다른 소리를 하지 말기 바란다.

 

3. 바이든의 IRA(반 인플레이션법)법안의 실행

 

전임 대통령의 왜소화가 다음 대통령의 왜소화에 미치는 전형적인 예가 이번 바이든 대통령의 IRA(반 인플레이션법)이 아닐까 생각한다. 

 

IRA법안의 주요 골자는 “미 정부의 보조금을 받기 위해서는 4차 산업 분야인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등의 상품이 반드시 미국에서 생산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전통적으로 자유무역을 강조하였고, 국내외 기업 간의 차별 대우를 매우 엄격하게 금기시했던 정당이다. 그러나 바이든은 트럼프의 “Amerca First!” 즉 미국 기업 우선 정책에 대해 그렇게 반발했으면서도 이런 정책을 시행한 것이다. 

 

특히 통상적으로 법안이 가결되어도 한 달 이상이 걸리는 대통령 서명을 단 4일 만에 하였다. 더욱이 법이 제정되어도 6개월 정도의 준비기간을 거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그는 예외적으로 즉시 발효를 지시하였다. 중국견제와 미국 내 일자리 창출이 급하다는 명목이었다. 

 

즉 그는 민주당의 전통적 정책인 자유무역 원칙을 파기하고, 공화당의 행동을 그대로 따라한 것이다. 특히 미국 내 생산을 고집한 것은 중국제 부품을 사용한 전기차에 대해서만 보조금을 지급한다는 중국 정부와 별 차이가 없는 차별화 정책이다. 민주당 내에서도 반대가 많은 이 법안이 과연 얼마나 지속 될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전 세계는 지금 푸틴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심각한 시장 2분화(2分化,  Decouping, DeRisking)의 위기를 겪고 있다. 즉 세계화(Globalization)는 퇴조되고, 자유진영과 독재진영이 두 개로 갈라지는 상황이라는 뜻이다. 세계는 앞으로 ‘하나의 지구촌’이라는 개념은 사라지고, 자유진영과 독재진영의 2분화되어 상당히 오랜 기간 유지 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순간일수록 자유진영의 결속은 더욱 중요한데, 미국 정부의 실수는 자유진영 간의 결속을 약화시키는 듯하여 안타깝기 짝이 없다.

 

<<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 및 왜소화를 따라가는 우리나라 일부 정치인들 >>


1.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 

 

이 문제는 두가지 측면에서 바라 보아야 한다. ① 하나는 원가상승과 상승된 가격의 이전 가능성에 대한 문제이고, 다음은 ② 세계 무역규모와 독재국가에 대한 무역 정책의 문제다.

 

(1) 원가 상승과 소비자 가격 이전의 문제 

 

가장 급하게 손에 와닿는 문제는 희토류와 같은 원재료 구득 문제와 이에 따른 원가상승 문제다. IRA 법안은 중국산 재료에 대한 규제를 상당히 강하게 명문화하고 있다. 즉 중국산 재료를 사용하면 보조금 지급에 제한이 있다는 것이다. 희토류의 60~90%는 중국산이기 때문에 이 문제는 매우 중요한 문제다. 그러나 이 문제는 당분간 오히려 생각보다는 큰 문제가 아닐수 있다. 왜냐하면 중국의 희토류는 우리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가 공통으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무작정 미국이 강하게 밀어 부칠 문제가 아니다.

 

결국은 누가 빨리 대체 자원을 확보하고, 중국산 희토류를 적개 쓰는 기술을 개발하느냐의 문제가 될 것이다. 이 면에서 우리 기업들은 상당히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것 같다.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가격 이전도 결국은 기술개발과 동일한 문제다. 우리가 우리만의 앞선 기술을 개발하면 우리는 상승된 가격을 외국 소비자들에게 떠 넘길 수 있다. 하지만 그렇지 못하면 우리는 새롭게 개발된 기술에 대한 기술료를 물어 가면서 더 낮은 가격으로 판매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2) 세계 무역규모와 독재국가에 대한 무역 정책의 문제 


가. 대(對) 중국 측면

 

당분간 세계무역 규모는 축소될 수밖에 없다. 첫째는 독재국가인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수출이 감소될 수 밖에 없고, 둘째는 미국의 IRA 법안과 EU판 IRA 법안이 작용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출이 감소된다고 하여 미국의 대 중 또는 대 러시아 제재에 동참하지 않는 것은 우리로서는 생각할 수가 없다. 대중 무역의 감소 또는 대 소련무역의 감소는 당분간 피할 수 없는 현상이다. 그러나 중요한 문제는 그것이 얼마나 지속될 것이냐?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자세히 분석해 보도록 하자.

 

많은 사람의 예상과는 다르게 나는 시진핑은 쉽게 물러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그리고 그가 물러나지 않는한 중국은 죽의 장막(竹의 帳幕, Bamboo Curtain)으로 돌아 갈 가능성이 매우 높다. 시진핑이 존재하는 한 대중(對中) 무역은 앞으로도 줄어 들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지금보다 더 큰 폭으로 줄지는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중국 입장에서 줄일 수 있는 우리나라로부터의 수입은 이미 충분히 줄였기 때문이다. 앞으로 더 줄인다면 그것은 중국의 손실이고, 오히려 속 마음은 더 늘이고 싶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들의 내수용 상품 또는 수출용 상품을 만드는데 우리의 기술과 부품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글에서는 사족이지만 중국의 대만침공도 쉽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중국의 퇴조는 오히려 플러스적 측면도 상당히 있을 것이다. 중국이 ‘죽의 장막으로 후퇴’함으로써, 중국이 차지했던 해외 시장을 우리가 차지하게 될 가능성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무역측면에서 이런 플러스, 마이너스 요소를 합계하면 ‘상당히 빠른’ 시간 내에 우리나라의 무역 효과는 플러스 쪽이 더 클 것으로 예상한다.

 

나. 대(對)미국과 EU 측면

 

그러나 미국의 IRA 법안은 우리에게 상당한 마이너스 영향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예측한다. IRA 법안이 유지되는 한, 우리나라 주요기업들은 미국으로 생산기지 이전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당연히 미국으로의 직접수출은 줄어들 가능성이 매우 높고, 그 수치만큼 우리나라 GDP에서 빠져나갈 것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유럽 국가들도 미국의 IRA에 대항하여 EU판 IRA 법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미국과 EU의 이런 움직임은 세계 무역 규모자체를 축소시킬 가능성이 충분하고, 우리나라 기업들의 해외 기업이전이 더욱 증가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우리 기업과 정부는 이런 정책변화가 우리나라 내수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매우 주의 깊게 관찰하고, 대응책을 마련할 필요성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대 중국 무역이든 대 미국 무역이든 결국은 우리나라 기술력의 비교우위에 의해 결정될 것이다. 정부는 더욱 열심히 우리나라의 기술력 발전에 최대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높은 관심을 가지고, 중국의 기술 도둑질에 대한 『매우 엄격한』 법안을 조속히 마련해야 할 것이다. 기술 유출은 쓸 데 없는 말 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말하는 『직업선택의 자유와는 엄격하게 다른 문제』다. 과거 미국은 우리나라에 원자력 관련 기술을 조금 전달한 미국 국적 한국 과학자에게 무려 20년 형을 구형하였고, 더욱 놀라운 것은 전자발찌까지 착용하게 하였다. 기술 유츨은 『직업선택의 자유』와는 무관하고, 국가에 대한 『반역행위』에 해당된다.

 

다. 대(對) 러시아, 대(對) 우크라이나 측면

 

나는 러시아와의 관계는 매우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어떤 형태로든 우크라이나 전쟁은 끝날 것이다. 아마 우크라이나의 승전, 아니 연합국측(?)의 승전으로 끝날 가능성이 더 높다고 생각한다. 누구의 승리로 끝나든 우리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 복구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러시아에 대해서는 생필품과 전자제품, 자동차 등의 수출은 매우 큰 폭으로 늘어날 것이 분명하다. 마치 3년간의 코로나 사태로 해외여행을 못 간 우리 국민들이 해외 여행의 급물쌀을 타는 것과 비슷할 것으로 예상한다.

 

러시아가 북한으로부터 무기를 수입하는 이상, 우리가 우크라이나에 탄약과 포탄 그리고 비살상용 상품을 제공하는데 더욱 ‘적극적’일 필요가 있다. 그래야 그들의 전후 복구사업에 참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외의 관계는 푸틴의 존재, 부존재와는 상관 없이 여러면에서 급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자세한 설명은 피하겠다. 

 

2. 왜소화를 따라가는 우리나라 일부 정치인들

 

나는 잘못을 저지르는 사람들의 가장 큰 잘못은 잘못을 저지른 그 자체보다는 그 잘못을 다른 사람들이 쉽사리 따라가게 하는 선례를 남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서산대사께서는 “눈 덮인 들판을 지나갈 때 함부로 걷지 마라. 

오늘 내가 가는 길이 뒷 사람의 이정표가 될 것이다.”라고 말씀하셨다.

 

踏雪野中去 不須胡亂行 / 답설야중거 불수호란행

今日我行跡 遂作後人程 / 금일아행적 수작후인정

 

즉 앞에 가는 사람이 잘못된 길을 만들면, 뒤에 오는 사람은 무의식 중에 심리적인 큰 저항 없이 그 잘못된 길을 따라갈 가능성이 높다는 말이다.

 

트럼프의 잘못된 전례를 바이든이 따라함으로써 과거 미국의 혈맹들이 미국에 대한 의구심을 갖게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 부분은 짧게 기술하겠다. 

 

얼마 전 수원을 방문하고 나를 정말 깜짝 놀라게 하는 어느 정당 후보의 플랭카트를 보았다. 국민의 O, 홍OO당협위원장의 선전물이었다. 그 내용이 “병장월급을 월 165만원으로 올리고, 부모급여를 월 최대 100만원으로 지급”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이전 총선에서 국민의 O은 그 반대 정당의 선심정책에 대해 “국가예산을 터무니 없이 낭비하는 정책이다. 북구 국가들의 사회보장비가 나라를 망가뜨린 것을 보지 않았느냐? 석유부국이면서도 지나친 선심정책으로 국가경제가 철저히 몰락한 아루헨티나의 예를 보지 못했느냐?” 는 등, 수 없는 비판을 하였었다.

 

그런데 이제는 그런 비판을 한 정당에서 그것보다 더 심한 국고 낭비를 약속하는 행위를 하고 있는 것이다. 165만원이면 우리나라 최저 임금으로 군인을 『고용』하겠다는 아이디어다.

 

수원 홍OO 위원장의 생각이 얼마나 위험한 생각인지를 간단히 설명하겠다. 분명히 얘기한다. 우리나라는 모병제의 국가가 아닌 징병제 국가다. 국민 4대의무 중 하나로 군대에 가는 것이다. 돈을 벌기 위해 군대를 가는 것이 아니다. 

 

2022년 소위 1호봉 기본급이 179만원 정도다. 홍위원장의 홍보자료라면 약 43만명의 사병에게 거의 초급장교 수준의 월급을 준다는 계산이다. 한번 올라간 임금은 내려 갈 수 없다. 국방예산은 새로운 무기의 개발과 구입에 써야한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전세계의 국방예산은 엄청나게 늘고 있다. 폴란드는 국방예산의 대부분을 우리나라에서 신무기를 구입하느데 사용하였다. 일본과 독일은 자기 GDP의 2%를 국방비로 쓰겠다고 한다. 그들은 현재 1% 조금 안되는 국방비를 쓰고 있다. 즉 지금 보다 두배의 돈을 국방비로 그것도 신무기의 개발과 구입에 쓰겠다고 한다. 일본의 GDP는 우리나라의 2.3배다. 그런  일본은 신무기를 개발하고, 구입하는데 두배 이상의 국방비를 증액하고 사용하는데, 우리는 신무기가 아닌 월급을 주는데 피같은 국방비를 사용한다는 공약을 내걸고 있다. 한번 올라간 급여는 내려갈 수 없다. 그것도 징병제 국가에서 하는 말이다.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어느 신뢰할만한 군사 불로거의 말을 빌리면, 사병들의 급여가 이렇게 지급되면 무기를 구입하는 비용은 오히려 감소할 수 있다고 하였다. 현재 중국은 전투함이 360척으로 미국의 300척 보다 더 많으며, 2025년 까지 400척을 목표로 함정을 증가시키겠다고 발표하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현재 3척인 항공모함을 5척으로 증가 시키겠다고 하였다. 미국과는 달리 중국의 군함은 전 세계 바다가 아닌 태평양 연안에 모두 배치할 것이다. 그들의 동해는 우리의 서해와 남해이고, 바로 우리나라 연안해역이다. 우리나라의 피같은 국방비는 그 어느 때보다도 군대의 전력강화를 위한 신무기의 개발과 구입에 쓰여져야 할 때다. 

 

3. 인구 수의 감소와 한국군의 유지는 어떻게 조화시켜야 할까?

 

나는 이 분야의 전문가는 아니기 때문에 내가 비교적 정확하다고 판단되는 사람들의 의견을 종합하여 말하겠다.

 

(1) 우리 군의 가장 큰 문제는 인구 수가 감소한다는 것이다. 

아주 부정적으로 추정하면 2050년에 군대를 가야 할 인구 수가 14만명으로 감소한다고 한다. 그러므로 미래의 무기는 더욱 첨단화하여 더 적은 인원으로도 가동이 가능한 신무기 체재의 정립이 매우 긴요한 실정이다.

 

(2) 군대는 고도의 전문화된 기술이 필요한 분야다.

군대 조직만큼 효율적이고, 전문화된 사람들이 필요한 분야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 18개월 복무기간으로서는 도저히 그런 높은 수준의 전문기술력을 습득할 수 없다. 그러므로 하사관 이상의 전문 기술력을 갖춘 장기(長期) 근속 군인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3) 장교 숫자가 감소하고 있고, 특히 군대에 남을려는 장교 숫자가 급격히 줄고 있다.  ROTC는 장교 공급의 대단히 중요한 원천인데, 많은 대학에서 ROTC 지원자가 급격히 줄고, 필요한 장교 티오를 채우지도 못하고 있다. 장기 근속을 희망하는 장교 희망자도 급격히 줄어들어 전투 질(質)의 향상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장교 직업군인의 숫자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2)와 (3)의 가장 큰 원인은 ① 급여가 너무 낮고, ② 장교로 퇴직한 후 사회직장을 구할 때 거의 인센티브가 없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는 것이다.

 

그 블로거의 이런 분석은 내가 보기에 매우 타당성이 있는 분석이라고 본다.

 

나는 홍OO 위원장에게 다음과 같은 조언을 하고 싶다. 분명히 홍위원장은 이런 문제점을 잘 이해하고,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그런 아이디어를 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60% 이상의 젊은이들이 급여 인상을 찬성하였다니 더욱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냉정하게 생각해 보자. 

몇 가지를 분석해 보면 분명한 대답이 금방 나온다.

 

첫째; 그런 사병 급여 인상이 총선에서 홍위원장에게 표로 연결될까? 나는 아니라고 본다. 60% 이상의 젊은이들이 급여 인상을 찬성하였다는 것은 너무 당연한 이치다. 내가 군대에 가야하는데 월급을 사회에 있는 것과 큰 차이가 없게 받는다니 당연히 찬성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런 젊은이의 숫자가 수원 정지구에 과연 몇 명이나 될까? 그들의 숫자가 많을까? 아니면 그런 높은 급여 지급이 국방력의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는 일반대중들이 훨씬 더 많지 않을까? 당사자인 젊은이들도 40%가 찬성하지 않은 것이 좋은 증거라고 생각한다.

 

둘째; 이런 급여 인상이 우리 국방의 전력강화에 도움이 될까? 나는 절대 아니라고 본다. 국방력의 강화는 신무기의 개발과 구입 그리고 그것들을 원활하게 운영할 수 있는 사람들에 의해 결정된다. 그러면 어떻게 이 두 개의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셋째; 득표에도 도움이 되고 국방력 강화에도 도움이 되는 방법은 없을까? 나는 있다고 본다. 

 

많은 군사 전문가들의 의견과 나의 의견도 일치한다. 그것은 곧 전문적인 직업군인의 수와 장교의 수를 늘려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사병들에 대한 월급을 많이 주고, 또한 모병제로써 해결될 문제도 절대 아니다. 그 대신 장기근무를 희망하는 장교와 하사관 이상의 직업군인의 수를 늘리는 것이 가장 올바른 해결책이라고 생각한다. 즉 18개월의 짧은 기간의 사병에게 급여 증가를 통해서 전쟁에 필요한 전문가를 만들어 낼 수 없기 때문이다. 

 

그 대신 효과적으로 사병들을 지휘하고, 군장비를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직업 군인 즉 장교와 하사관 이상의 군인을 확보하는 길이다. 

 

그리고 그 목적을 달성하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직업군인이 되는 것을 회피하는 두가지  원인 즉 ① 충분한 생활이 가능한 급여의 지급과 ② 복무 후 사회에 나왔을 때 직장을 구하는데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이다. 일반 사병들에게 조금씩 조금씩, 찔끔찔끔 나눠주는 급여 증액 대신에, 직업군인이 되면 충분한 금액의 급여를 제공하라는 것이다. 그러면 43만명 사병에게 지급도는 금액 보다 훨씬  적은 금액으로도 전력강화와 전문인력의 확보에 도움이 될 것이다. 그리고 절약한 예산으로는 더 적은 인력으로도 운영이 가능한 무기의 개발과 적중률이 훨씬 더 높은 무기의 구입에 사용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③ 필요한 분야에 대해서는 장기근무를 희망하는 인력에 대한 『모병제의 부분적인 활용』도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나는 이런 의견에 적극 찬성한다.

 

홍 위원장의 이력을 보니 매우 어려운 시험에도 합격하였고, 또 현직 대통령과도 상당히 깊은 관계를 가지고 있는 분이었다. 나는 이런 귀한 분들이 국방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지고, 많은 군사 전문가들이 지적하는 일들을 해결한다면 우리나라의 국방력 강화에 큰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한다. 

 

또한 부모님 수당을 최대 100만원까지 지급한다는 아이디어 보다는 소득이 얼마 이하인 분들이 일할 수 있는 ①단순노동의 기회를 제공하고, ②봉사하면서도 약간의 소득도 기대할 수 있는 그런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훨씬 더 사회정의에 일치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분들에게 제공하는 일의 기회는 일의 효용성을 따질 필요가 없다. 홍 위원장 뿐만 아니라 다른 분들에게도 확실한 도움이 될 것이다. 

 

내가 이렇게 국방에 대해 긴 글을 쓰는 이유는 매우 간단하다. 『안보는 모든 것에 우선』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는 경제학을 공부한 사람이다. 무슨 일을 하든 최종목표에 대한 효율성 제고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사람이다. 

 

우리나라는 매우 다행스럽게 IMF의 3년 반을 제외하고는 지속적인 경제발전을 거의 40년 이상을 한 대단한 나라다. 그래서인지 우리국민들이나 정치인들의 무의식적인 사고 바탕에는 우리경제는 지속적인 발전을 할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듯하다. 그러나 미래 경제는 결코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을 것이 너무 뻔하다. 그 이유는 명백하다. ①푸틴과 시진핑의 합리적이지 못한 행동으로 세계화는 이미 지나갔고, ②중국의 고속성장의 시대는 지나갔으며, ③미국을 포함한 유럽은 상당한 정도로 폐쇄경제 체제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우라나라 GDP의 60~80%는 수입과 수출이 차지하고 있는 세계 최대의 개방 국가이다. 일본이 세계 2,3위의 무역을 하면서도 그들의 대외개방율은 겨우 20~30%에 불과하다. 이 중요한 수치가 우리 경제계에서는 그렇게 중요하게 인식되고 있지 않는 것 같다. 

 

아주 쉽게 설명하면 우리경제는 대외 여건 변화에 일본 보다도 두세배 더 큰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더 쉽게 설명한다면 우리나라가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면 해외 주요국의 ‘기침’이 나비효과가 되어 우리나라는 심한 독감에 걸리거나, 더 심하면 앓아 누울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우리정부는 그리고 우리기업들은, 또한 항상 불만이 많은듯한 우리국민들의 열심한 노력으로, 그 많은 어려움을 슬기롭게 넘어왔다. 그러나 미래의 물결은 과거의 파도보다 훨씬 더 높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즉 예산의 증액도 과거처럼 쉽지 않고, 가정의 경제도 과거만큼 여유롭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는 효율성 제고와 근검절약에 더욱 힘써야 한다. 나의 예측은 『우리민족은 당연히 이러한 높은 파도도 잘 헤쳐나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과거보다는 훨씬 더 신중하고, 예민한 정책의 운영이 필요한 시기다. 

 

불필요한 공짜 예산은 과감히 줄여야 하고, 모든 예산은 『확대 재생산이 가능한 분야』로 집중하여야 한다. 나는 IRA 법안으로 우리기업들의 해외투자가 증가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매우 우려스럽다. 청년실업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고, GDP 증가에도 지속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언제 우려하지 않고 우리가 살아본 적이 있는가? 

우리는 항상 도전의 역사 속에서 살아왔다. 

그리고 이번에도 우리 민족은 반드시 헤쳐나갈 것이라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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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3년09월26일 10시14분
  • 최종수정 2023년09월26일 10시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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