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국 교수의 생활과 경제 이야기 <61>평화는 말이 아니라『힘』에 의해 유지되는 것이다 본문듣기
작성시간
관련링크
본문
나는 조금 우둔한 면이 많은 사람이다. 머리가 빨리 돌지도 않고, 남의 말을 쉽게 이해하지 못할 때도 많다. 내가 자식들에게 가장 흔히 듣는 소리 중 하나는 “아빠는 사오정이야.”라는 말이다. 나를 아는 일부 사람들은 “김 교수가? 아니야.”라고 말할지 모르지만 나는 그런 사람이다. 남과 대화를 나누고 난 후 집에 돌아와서야 “아, 그때 이렇게 대답하면 참 좋았을텐데.” “아니 왜, 그 때 아무 대꾸도 못하고 얼굴만 빨개졌지?” 라고 느낄 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더 기가 막힌 것은 어느 영어 문장을 읽다가 ‘Girl(소녀)’이라는 단어를 몰라 사전을 찾은 적도 있고, ‘안녕’이라는 영어 단어가 Hello가 아니라 ‘Hellow’라고 굳게 믿고 친구와 함께 사전을 찾은 적도 있다. 참으로 한심한 나다.
그런데 가끔 이런 일이 나 이외에 사회에서도 일어나는 것 같다. 이전 어느 글에서도 썼지만 “에베레스트 최초 등반자가 힐러리인가? 아니면 셀파 텐징이었는가?”하는 질문이다. 아니면 국가 운영이 보수적이어야 하는가? 아니면 진보적이어야 하는가? 등도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이런 명확한 답변이 있는 질문에 “평화유지가 평화를 사랑한다는‘말’에 의해 유지 되느냐? 아니면 『힘』에 의해 유지되느냐?”는 질문이다. 이런 질문은 정말 답답하기 짝이 없는 질문이다. 평화를 사랑하는 마음은 정말로 중요한 마음이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고, 또 그렇게 행동한다면 평화는 유지될 것이다. 그러나 모든 국가가 그런 마음을 갖는 것은 절대 아니다. 더욱이 평화보다는 전쟁을 좋아하는 국가가 『힘』까지 가진다면 평화는 결코 ‘말’에 의해 유지될 수 없다.
“역사는 미래의 거울이라고 한다.” 즉 과거를 살펴보면 미래를 들여다 볼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럼 과거에 침략전쟁을 자주 일으킨 나라를 살펴보자. 서양이라면 로마제국의 이태리와 1,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독일, 동양이라면 바로 옆나라 중국과 일본이다. 중국은 우리나라를 531번 침공했다고 한다. 일본은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을 제외하고도 왜구들의 노략질이 하도 심하여 조선 세종대왕 시절을 포함하여 수차례에 걸쳐 남해안 거주 주민들에게 ‘해안 소개령’ 또는 ‘해안거주 금지령’을 내릴 정도였다.
현재도 일본 방위상장관 사무실 오른편에는 ‘수복해야 할 땅’ 이라는 생각에서 우리나라 지도가 걸려있다. 그리고 중국의 시진핑은 ‘동북공정’이라고 하여 중국의 만리장성이 요동반도의 ‘산해관’에서 어느 날 갑자기 북한의 ‘평양’으로 연장되었다.
나는 정말 중국과 일본을 마음 속으로 존경하는 사람들을 이해하기 어렵다. 중국은 누가 뭐래도 과거 세계 최고의 문화국가였다. 일본은 페리 제독에 의해 강압적인 개항을 일찍하였고, 또한 그 개항을 적절히 활용함으로써 동양 최고의 군사력을 갖게 되었다.
나도 그런 점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들 두 국가의 본심은 절대로 평화를 사랑하는 나라가 아니다. 더욱이 그 두 나라는 자국 국민들도 사랑하는 나라가 아니다. 중국은 사람이 너무 많다(인태다, 人太多)라고 하여 자국민의 생명을 중히 여기지 않는 전통을 가지고 있다. 특히 모택동은 ‘사람은 말하는 도구다.’라고 하며 문화대혁명 때 물경 7천만명을 굶겨 죽였다. 당시 중국인구가 6억~7억 정도였으므로 자국민의 10%를 아무런 이유도 없이 자신의 정권연장을 위해 죽인 것이다.
일본은 더욱 비참한 나라다. 2차대전 말기에는 자국 군인을 가미카제 특공대라고 하여, 돌아 올 연료도 주지 않은 채 폭탄 하나만 달고 『편도출격』을 시켰다. 특히 전쟁말기 레히테와 이오지마 섬이 함락될 위기에 처해지자 일본 부녀자들에게 “천황폐하 만세”를 부르며 절벽에 떨어져서 죽게하였다. 그래서 지금도 ‘자살바위’라는 절벽이 태평양 섬에는 남아있다. 중국을 침공했을 때는 두 명의 신참 일본장교가 일본도로 누가 많은 중국인의 목을 자르는가? 내기하였고, 그 결과를 일본 최대 신문 중 하나인 ‘요미우리’ 신문에서 중개보도까지 하였다. 이것이 일본이란 나라의 사람 생명에 대한 생각이다.
우리나라 임진왜란 때는 군인이 아닌 양민들의 코와 귀를 잘랐고, 그래서 일본에는 지금도 조선인 코무덤과 귀무덤이 남아있다. 더욱이 그들의 잔인성은 자국민 전체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미국이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을 터뜨린 직후 열린 전략회의에서는 원자폭탄 투하 사실 자체가 의제로 올라오지도 않았다. 그리고 나가사끼에 두 번째 원자폭탄이 떨어졌을 때 논의는 되었지만, 항복을 논의한 것이 아니라 결사항전 결론을 내렸다. 일본의 종전(終戰)은 전적으로 히로히토 왕의 기습적인 결정과 소련의 전쟁참여였다. 그런데 그런 나라가 ‘일본은 원폭 피해 국가’라는 코스프레를 하고 있다. 누구 때문에 아시아에서 전쟁이 일어났고, 두 번의 원폭투하가 있는 후에도 ‘누가 결사항전을 결정하였는가?’에 대해서는 언급조차 없다. 그들도 일부 우리도 이 점에 대해서 좀 깨어있었으면 좋겠다.
더더욱 가관은 ‘야스쿠니’신사다. 야스쿠니 신사는 도조 히데키를 포함한 14명의 1급 전범들을 신(神)으로 모시는 신사다. 그리고 매년 일본의 장관들은 함께 모여 참배를 하고, 아베총리는 ‘직접’ 참배까지 하였다. 만약 독일에서 히틀러를 최고 신으로 모시고, 괴링과 히믈러와 같은 나찌 수장들을 신으로 모시는 교회가 있다면 서구의 반응은 어떠할까? 더욱이 독일 총리와 장관들이 함께 모여 매년 참배까지 한다면 유럽의 다른 국가 국민들이 독일을 어떻게 대할까? 그들이 독일의 과거사를 『먼저』 용서해야 한다고 말할까?
나도 평화를 사랑하는 사람이다. 일본 또는 중국과 척을 지며 살자는 것은 절대 아니다. 그러나 우리에게 그런 엄청난 피해를 준 국가 지도자들이 ‘자기들은 피해를 주었다.’는 생각을 조금도 하지 않고, ‘지금도 기회가 주어진다면 수복해야 할 땅’이라고 생각하는데, 우리가 ‘먼저 용서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말을 하는 것은 정말 안타까운 일이라는 것이다.
역으로 생각해 보자. 그렇게 피해를 당한 나라가 먼저 용서한다고 말할 때 그 나라들이 ‘고마워할까?’ 아니면 “어이쿠! 이런 뭣 같은 것들...”이라고 생각할까?
또 더욱 이해할 수 없는 사람은 ‘일본은 우리에게 수십번 사과했다.’라고 말하는 사람들이다. 그들이 진심으로 했는가? 오히라나 다나까 양해각서는 정식문서가 아니다. 그냥 메모를 그렇게 썼을 뿐이다. 그리고 다른 사과문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는 것이었다. 수백만명의 죽음에 대해 그저 ‘유감일 뿐’이라는 소리다. 더욱이 최근 윤석열 대통령과 회담이 있었던 ‘바로 그 다음 날’ 일본 정부는 공식적으로 “위안부는 자발적인 행동이었고, 일본 정부 또는 기업은(미쓰비시 포함) 배상책임이 없다.”고 발표하였다. 이것이 일본이다.
나도 일본을 일부러 미워하고, 그들과의 교역을 하지 말자는 주장을 하는 사람은 절대 아니다. 경제를 전공한 사람으로서 분명히 판단하건데 ‘이익이 있으면 과거 어떤 이유가 있었을지라도 교역은 이루어지는 법이다.’ 우리와 일본의 무역이 그렇고, 일본과 미국 간의 무역도 마찬가지며, 베트남과 미국과의 사이도 그렇다. 내가 주장하는 것은 “일부러 우리가 먼저 그것을 풀려고 노력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그것은 그대로 놔두면 된다.
그러나 우리는 그 때를 반드시 기억하고, 그들의 미래 행동을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바로 여기에서 평화는 『말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힘에 의해서 유지』된다는 말이 성립된다. 미국이 우리를 침략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본다. 그러나 중국과 일본은 언제라도 우리의 힘이 약해지면 침략할 수 있는 나라다. 과거사가 정리됐든 안됐든 그것은 아무런 상관이 없다. “아니다. 오히려 그들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침략을 더욱 정당화 해주는 길”이 될 것이다.
최근 중국의 ‘왕이’ 외교부장은 낯내 놓고 “소국은 대국의 말을 들어야 한다.”고 말했고, 시진핑은 트럼프와의 대화에서 “한국은 과거 중국의 속국이었다.”라고 말했다. 모택동은 그의 어록에서 “협상은 불리할 때 하는 것이다. 우리가 불리할 때 협상을 길게 끌고, 그 협상 기간 동안 우리는 힘을 기르고 다시 공격하여야 한다.”고 했다. 일본 전국시대에도 유명한 말이 있다. “약속은 지키기 위한 것이 아니라, 깨기 위해서 하는 것이다.” 즉 약속은 속임수의 하나에 불과하다는 말이다. 중국의 모택동과 일본의 사무라이는 동일한 말을 한 것이다.
이런 두 나라가 바로 우리 옆에 있다. 그리고 전쟁과 침략을 가장 좋아하는 소련(러시아)과도 우리는 국경을 접하고 있다. 더욱이 자기 실력도 모르고 그저 핵 하나있다고 떠드는 철부지 북한과는 손 벌리면 닿을 거리에 있다.
어찌 보면 중동보다도 전쟁 위협이 더 큰 지역이 바로 우리나라를 포함한 극동지역이다. 다만 전쟁이 일어나지 않은 이유는 참으로 아이러니하게도 여기에 모여 있는 나라들 즉 우리나라, 북한, 중국, 일본 그리고 러시아 모두가 만만치 않은 국방력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더욱이 세계 최강의 군사력을 가진 미국이 눈을 부릅뜨고 쳐다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긴장된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평화를 유지하는 방법은 단 하나밖에 없다.
그것은 누가 뭐래도 우리나라가 강한 국방력을 갖추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강한 국방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강한 경제력과 높은 과학능력과 기술력을 보유하여야 한다. 국방은 매우 값비싼 일이다. 돈이 엄청나게 들어가는 국방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강한 『경제력』의 바탕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강한 경제력은 경쟁력 있는 상품을 설계할 수 있는 『과학능력』과 그 설계된 제품을 최종 상품으로 만들어 낼 수 있는 『기술능력』 없이는 불가능하다.
이 세 가지 모두가 갖춰져야 만 강한 나라가 될 수 있다. 일부 사람들 중에는 나라가 발달하면 “제조업의 비중은 줄고 서비스업의 비중이 늘어나야 한다.”는 주장을 하는 사람이 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미국이 왜 이제서야 갑자기 자국 제조업의 비중을 늘리고, 외국의 자동차, 밧테리, 반도체 공장을 미국 내에 지으라고 우리나라와 대만을 압박할까? 왜 우리나라가 IMF 경제위기를 3년 반의 짧은 시간 내에 벗어날 수 있었던 이유로 우리나라 제조업이 강해서라고 전 세계의 경제학자들이 경탄하며 말 했을까?
아주 쉽게 그리고 명확하게“왜 2차산업인 제조업이 중요한가?”를 설명해 보겠다.
우리 모두 잘 아는 것처럼 1차산업은 주로 농어축산업이고, 2차 산업은 제조업이며, 3차산업은 금융, 보험, 유통업, 관광 등이다.
잘 생각해 보자. 모든 1차산업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1차산업은 불행이도 부가가치가 매우 낮은 산업이다. 쌀과 고기, 임산물 자체를 생산하여서는 큰돈을 벌 수 없다. 쌀을 생산하고 소를 키우는 농민보다는 그것으로 밀가루를 만들고 과자와 빵을 만들며 레스토랑을 경영하는 사람들이 훨씬 더 돈을 많이 버는 이치다. 즉 1차산업에서 나온 재료로 상품을 만드는 2차산업 또는 3차산업이 훨씬 더 돈(부가가치)을 많이 버는 것이다.
그러면 2차산업과 3차산업의 관계를 살펴보자. 2차산업은 아주 쉽게 말하면 상품을 생산하는 공장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만약 공장이나 상품이 없다면 즉 2차산업에 종사하는 기업이 없다면 ① 금융은 대량의 돈을 빌려줄 수 대상이 있을까? ② 공장에서 생산한 상품이 없다면 유통업은 존재할 수 있을까? ③ 기업도 없고 유통해야 할 상품도 없다면 보험은 무엇을 먹고 살 수 있을까? ④ 공장도 없고 제조업도 없고, 금융, 보험, 유통업자도 없다면 대표적인 3차산업 관광산업은 찾아 올 고객들이 존재할까?
『강조하고 또 강조하지만』 2차산업 즉 제조업은 1차 산업과 3차산업 그리고 다른 2차산업, 즉 모든 산업의 기초 중의 기초가 되는 산업이다. 즉 2차산업 없이는 1차산업도 3차산업도 존재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럼 왜 선진국들은 3차산업 비중이 높을까? 그 이유는 간단하다. 선진국은 사실 미국은 전 세계를 자기 국가라고 생각했다. 즉 전 세계 여러 나라가 느슨하게 통합된 자기 나라, 미국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래서 자기의 독보적인 높은 과학 기술력을 바탕으로 전 세계에서 상품을 생산하게 하고, 그 기업들에게 돈을 빌려주고(금융업), 생산된 물건을 필요한 나라에 유통시키며(유통업), 그들에게 보험(보험업)을 들게 함으로써, 자기 손에는 지저분한 기름을 묻히지 않고도(제조업의 해외 이전) 미국 상품을 팔아 돈을 편하게 버는 전략 즉 ‘세계화(Globalization) 전략’을 편 것이다.
이런 전략을 폈기 때문에 3차산업의 비중이 미국의 경우에는 높을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리고 자기의 이런 전략을 방해하는 또는 반기를 드는 나라가 있을 때는 막강한 군사력(1,000조국)을 동원하여 적당히 혼을 내줌으로써 조용하게 만들었다. 그래도 때로는 돈이 모자라는 경우가 있으면, ‘기축 통화국’이라는 강점을 이용하여 달러를 찍어 내어 무역역조 등을 해결하였다.
이런 미국의 배경을 모르고, 자국의 제조업이 강하다고 건방을 떨던 나라가 있었다. 바로 독일과 일본이다. 그들은 잠깐 미국의 지위를 넘보다가 1985년 플라자합의(협의, 강요)를 미국이 강요함으로써 ‘일본의 잃어버린 40년이 시작’되었고, 독일은 다행히 EU가 성립됨으로써 자국의 불경기를 경쟁력이 약한 PIGS(포르투갈, 이태리, 그리스, 스페인)로 떠넘김으로써 간신히 피해 나갈 수 있었던 것이다.
최근의 미중갈등(전쟁)도 1985년의 플라자협의와 똑 같은 성격이다. 즉 미국은 중국에게 미국의 세계화 전략 중 하나로 미국의 생산공장의 역할을 충실히 하라고 중국에게 큰 보너스를 주었다. 즉 중국에 공장도 지어주고, 돈도 빌려주었으며, 중저급 기술도 전해 준 것이다. 그러나 자기 분수를 모르는 중국이 지나친 월권을 하였다. 지극히 허황된 ‘중화주의’에 빠져 미국을 올라타기 시작한 것이다.
즉 GDP가 커지는 것이 자신의 능력이라고 생각하고 겁 없이 미국에 대든 것이다. 미국의 돈(자금)으로, 미국의 기술로, 미국의 시장개방 정책으로 중국은 성장하였는데, 그것을 자신의 능력이라고 착각하고 미국과 패권경쟁을 벌린 것이다. 그 결과가 어떨지는 너무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미국이 기술이전을 막고, 높은 관세로 시장을 막으며, 1979년 우리나라에서처럼 빌려준 월스트리트 자금을 때가 되어 연장을 하지 않고, 바로 회수해 버리면 중국의 IMF 행은 매우 쉽게 이행시킬 수 있다.
그러나 미국은 그리 빨리하지는 않고 천천히 시행할 것이다. 이유는 몇가지가 있다. 첫째는 미국기업들이 그간 40년 동안 투자해놓은 것이 많다. 미국기업들이 투자한 것을 회수할 시간이 필요하다. 지금 다수의 미국기업들이 매우 빠른 속도로 철수하고 있다. 나는 그래도 애플과 테슬러는 남아있을 줄 알았다. 그러나 최근 애플도 중국에서 빠져나오기로 결정한 것 같다.
다음은 금융이다. 즉 중국 기업에게 빌려준 미국 자금을 회수하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금융은 이자율이 높은 곳으로 이동하고, 이자율이 낮으면 빠져 나가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 말이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금융관련 투자 결정에는 세가지 요인이 있다. 바로 ①이자율 ②대손율 그리고 ③잉여자금의 크기다.
융자금에 여유가 없을 때는 이자율이 가장 큰 요인이 된다. 그러나 현실은 항상 그렇게 움직이지는 않는다. 매우 중요한 다른 요소는 바로 돈을 떼이지 않을 대손율(大損率)이다. 5% 이자로 아무리 돈을 벌어도 20번에 한번 돈을 떼이면 그것은 그대로 끝이다. 그래서 돈을 빌려가는 회사의 신용평가가 그렇게 중요하다. 세계3대 신용평가기관(S&P, Moody’s, Fitch)들이 돈을 많이 버는 이유도 바로 이것 때문이다. 그런데 중국이 어렵다고 하여 중국의 모든 기업들이 불량인 것은 아니다. 중국의 좋은 기업들을 골라 돈을 계속 빌려주면 월스트리트는 지속적으로 돈을 벌 수 있다.
다음으로는 중요한 요소는 여유자금의 크기다. 내가 돈이 많을 때는 가장 높은 이자를 받을 수 있는 곳(기업, 국가)으로 이동할 것이다. 그러나 내가 가진 돈이 그런 곳에 빌려줄 자금보다 훨씬 더 많다면 어떻하겠는가? 이자율은 높지 않더라도 돈을 떼일 염려가 없는 곳에 돈을 빌려주면 된다.
사실 이런 일이 우리나라에도 얼마 전에 있었다. 바로 작년 2022년이다. 미국과 우리나라 이자율은 항상 우리나라가 높았다. 그러나 최근 미국이 기준 금리를 너무 갑자기 높임으로서 우리정부에는 고민이 생겼다. 우리나라는 정부나 기업의 부채율은 매우 낮은 편이다. 그러나 높은 부동산 가격 때문에 가계부채는 상당히 높다. 그러나 가계수입은 급격하게 증가할 수 없다. 이런 상태에서 대출금리가 올라가면 정부입장에서는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이자율이 미국보다 당연히 높아질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에 많은 걱정을 하였다.
그러나 앞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국제자금은 단순히 이자율의 높고 낮음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 아니다. 대손율과 여유자금의 크기까지를 고려한 우리정부는 과감히 이자율을 미국보다 낮게 잡았다. 우리나라의 신용등급은 피치의 경우 『AA-』다. 영국보다 높고, 일본보다는 두세 단계나 높으며 독일과 같은 수준이다. 떼일 염려가 없다. 그런데 월스트리트는 항상 여유자금이 넘쳐난다. 그런데 거기에 중국에서 빠져나온 자금까지 더해졌다. 그럼 어떻게 이 자금들을 운용해야겠는가? 일부 사람들은 역금리로 우리나라에 대한 투자자금이 빠져나갈 것을 걱정하였지만, 대손율과 여유자금까지를 고려한 한국은행은 역금리를 선택하였다.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많은 대기자금들이 우리나라를 기웃거렸다.
국가적 관점에서 판단을 할 때는 결코 눈에 띄는 한두가지에 매달려서는 안된다. 항상 주장하지만 ① 종합적(綜合的)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② 요소들 간의 경중(輕重)을 따져야 하며, 또한 ③ 의사결정 시의 필요한 우선순위(優先順位)를 고려하여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보아도 판단이 어려울 때가 많다. 아마 더 많을 것이다. 하지만 상당히 많은 경우 어렵게 보이지만 때로는 판단이 쉬워질 때도 있을 것이다.
국방도‘똑 마찬가지’다. 내가 힘이 없을 때 힘 있는 국가가 쳐들어오면 당할 수밖에 없다. 그 때 평화를 주장해 봐야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내가 강하고 그러면서도 평화를 수호해야 할 의지가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경제가 튼튼해야 한다. 경제가 튼튼하기 위해서는 과학과 기술능력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과학과 기술능력이 강해지기 위해서는 과학과 기술을 중시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중요하다. 또한 과학과 기술능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그들 엔지니어에 대한 『처우개선』이 되어야 한다. 곧 월급을 많이 주어야 한다. 제발‘공평성과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엽적인 소리는 하지 말자.
지금처럼 전쟁위협이 큰 상황에서는 고급무기를 만드는 고급인력에 대한 처우개선은 정말로 시급한 문제다. 우리나라 K2 흑표전차, K9 자주포, KF21 전투기, FA-50 경전투기는 정말 우리나라를 지킬뿐만 아니라, 미래의 큰 수출 효자상품이 될 것이다. 최첨단 국방기술은 반드시 지키고 발전시켜야 한다. KAI, ADD(국방과학연구원) 등 기타 유관기관과 기업들의 연구 개발 인력에 대한 처우개선은 매우 중요하다. 최근 ADD 고급인력의 5%가 이직하였다고 한다. 더욱이 그들은 최첨단 기술을 보유한 엔지니어들이라고 한다. 그리고 이직의 가장 큰 이유는 능력에 부족한 대우라고 한다. 그들의 성취를 칭찬해주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그들의 능력과 성취에 걸맞는 대접을 해주는 것이다.
그리고 내가 판단하기에 그들의 이직이 두려운 또 다른 이유가 있다. 바로 그들이 대만과 특히 중국으로 이동하는 것이다. 모병제 국가에서 수많은 사병들의 급료를 약간 올리는 것은 국방비의 증액도 아니고, 더욱이 국방력의 증가도 아니다. ‘눈 가리고 아웅’에 불과하다. 그렇게 쓰여질 돈의 정말 일부만을 활용하여도 국가적 인력에 대한 처우개선은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들 노력에 따른 국방무기의 탁월함은 우리의 국방능력을 키우고, 수출능력 또한 크게 늘어날 것이다. 이런 작은 투자로 생기는 큰 이득은 정말로 남는 장사다. 항상 손익계산을 직업으로 하는 경제학자로서 더 설명할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스탈린과 모택동의 말을 인용하며 글을 마치겠다.
“평화는 총구에서 나온다.”
“포병에서 국가 전력(戰力)은 결정된다.”
“평화협상이란 부족한 나의 능력을 갖출 시간을 벌기 위해서 하는 것이다.”
“협상은 지키기 위한 것이 아니라, 결국 깨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ifsPOST>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