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맑의 동심(童心)여행’-현영표의 그림 에세이<16> 연지·곤지 찍고…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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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마을 순이가 아랫마을 돌쇠한테 시집을 갑니다.
초례상(醮禮床)을 사이에 두고 맞절을 올립니다.
어른아이 흘것없이 한바탕 동네잔치가 벌어집니다.
덕석 여러장 펴고 동네 질 큰 암돼야지도 잡아 쌂고
잘익은 술독도 내오고
솥뚜껑 엎고 지글지글 노릿노릿 전도 부칩니다.
온동네가 꼬소했습니다.
궂은 일에 함께 울고 기뿐 날에 같이 웃었습니다.
이제는 눈씻고 찾아바도 보기 애럽습니다...
요로쿠롬 아름다운 우리들의 전통혼례(傳統婚禮)가 추억속으로 사라져갑니다.
불과 한 세대 전...
우리 엄니 아부지 때 만 해도 ...
다 저렇게
가마타고 연지,곤지찍고 사모관대(紗帽冠帶)쓰고 혼례를 치뤘습니다.
우째서 서양인들 처럼 양복에 웨딩드레스를
입어야만 할까요...?
그 시절 동네 대삿날...마당에 차일치고 펼쳐진 덕석우게서 동네잔치가 벌어집니다··
배곯턴 아그들 행여 남볼쎄라 엄니가 얼릉 자석입에 넣어주는 한 볼떼기 돼야지 괴기나 부침게를 물고
온 마당을 어지롭게 뛰어댕깁니다.
사랑이 넘치는 잔칫날입니다~!
★癸卯,겨울초입에 ·· 맑맑
※ 현영표 에세이스트는 월출산 자락 전남 영암 출신으로 ‘맑맑’이란 필명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맑맑’은 “맑은 물 맑은 삶”. 그림에 덧붙인 글은 본인이 즐겨 사용하는 전라도 우리 탯말로 작성된 것으로 맞춤법과 상관 없이 작가의 체취를 살려 그대로 옮겨 싣는 것을 양해 바랍니다.<편집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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