넬슨 록펠러 <5> 맨해튼 사무실에서 의문의 심장마비로 71세에 사망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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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통령을 물러난 넬슨 록펠러는 록펠러 센터와 현대미술관(MOMA) 운영에 전념했다. 그는 자신의 예술 소장품을 정리하고 이를 대중화하기 위해 넬슨 록펠러 컬렉선(NRC)이란 회사를 설립하는 등 의욕적으로 일을 했다.
1978년 1월 27일, 록펠러 가족의 대변인이던 휴 모로우는 넬슨 록펠러가 1979년 1월 16일 밤 10시 15분 록펠러 플라자 56층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심장마비를 일으켜서 책상 위에서 숨을 거두었다고 발표했다. 모로우는 당시 경호원 한명이 주변에 있었다고 밝혔다. 언론을 이를 긴급 뉴스로 다루었다. 하지만 언론은 긴급 구호차가 록펠러를 싣고 병원에 도착한 시간과 사망한 시간 등 석연치 않은 점을 파악하고 당시 상황을 파헤치기 시작했고, 대변인의 발표가 사실을 덮기 위한 거짓임은 곧 드러났다.
넬슨 록펠러는 맨해튼 웨스트 54가 13의 5층 타운하우스 사무실에서 사망했으며, 개인 비서와 운전기사가 주위에 있었음이 밝혀졌다. 경찰은 웨스트 54가 13 건물로 긴급 구조를 요청하는 911 전화가 11시 16분에 걸려 왔다고 밝혔다. 모로우 대변인은 비로소 록펠러의 사망시간이 11시 15분이며 타운하우스에는 경호원과 20대 중반의 여비서 메건 마샥(Megan Marshack)이 옆에 있었다고 밝혔다. 메건 마샥은 당시 록펠러가 하던 예술 작품 정리 작업을 돕고 있었는데, 록펠러가 사망한 타운하우스 건물에서 몇 블록 떨어진 작은 아파트에 살고 있었다. 경찰은 911 구조요청 전화를 한 여인이 메건 마샥이 아니라고 밝혔다. 이렇게 드러난 그 날 밤의 진실은 다음과 같았다.
평소에 체중이 많이 나가서 심장이 약했던 록펠러는 그날 10시 15분에 타운하우스에서 심장마비를 일으켰으며, 레녹스 힐 병원에 도착했을 때 이미 사망한 상태였다. 타운하우스에서 록펠러와 메건 마샥은 긴밀한 관계를 가진 옷차림이었다. 라디오 방송 기자를 잠시 지낸 메건 마샥은 록펠러가 부통령을 지낼 때부터 비서로서 일해 왔다.
그 날 금요일 오후 5시 넬슨 록펠러는 그의 15세 난 아들이 다니는 학교에서 헨리 키신저가 연설을 하는 모임을 부인 해피 여사와 함께 참석했다. 오후 7시에는 부인 및 아들 둘과 저녁 식사를 같이 했다. 밤 9시에 록펠러는 승용차로 웨스트 54가 13 타운하우스 5층에 도착했고 경호원은 외부에서 대기했다. 이 타운하우스는 록펠러가 30년 동안 사적 모임을 위해서 사용해왔다. 여기서 록펠러는 메건 마샥을 불렀고 마샥은 곧 도착했다.
11시 18분, 911 호출을 받은 구급차가 타운하우스를 향해 출발했고, 11시 22분에 도착했다. 11시 37분 세인트 클레어 병원 응급 팀이 타운하우스에 도착했다. 응급 팀은 바닥에 쓰러져 있는 남자의 맥박이 멎어 있음을 확인했으나 심장을 살려보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했다. 신고를 받은 경찰관들이 타운하우스에 도착했고, 록펠러를 실은 구급차는 12시 6분에 레녹스 힐 병원에 도착했다. 12시 20분, 담당의사는 환자가 사망했을 확인했다. 그리고 환자가 넬슨 록펠러였음이 확인됐다.
이어서 다른 사실이 밝혀졌다. 911 신고를 한 여인은 메건 마샥이 아니라 그녀의 친구 폰치타 프라이스였다. 메건 마샥은 록펠러가 심장마비를 일으키자 곧 911 신고를 한 것이 아니라 현장을 ‘정리’한 후에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서 911 신고를 해달라고 부탁했던 것이다. 아마도 마샥은 너무 놀란 나머지 당황했으며, 그러는 동안에 록펠러를 살릴 수 있는 골든타임이 흘러가 버린 것이다.
메건 마샥은 록펠러의 타운하우스에서 몇 블록 떨어진 곳에 있는 작은 아파트에서 살고 있음이 밝혀졌다. 마샥은 그 후 종적을 감추어 버렸고 아파트도 팔아 버렸다. 록펠러의 유언장이 공개됐는데, 마샥에게 빌려 준 45,000 달러를 마샥에게 증여한 것으로 처리하라는 조항이 추가되어 있었다. 1908년생으로 당시 71세였던 록펠러는 자기보다 45살이나 젊은 여인과 관계를 맺던 중 심장마비를 일으켜서 사망한 것으로 추측됐다.
넬슨 록펠러의 시신은 부검이 없이 화장됐고 유해는 뉴욕 근교에 있는 그의 대저택 한쪽에 있는 가족 묘지에 묻혔다. 한 시대를 주름잡았던 넬슨 록펠러였지만 영결식은 부인 해피 여사와 이혼한 전 부인 매리 여사, 그리고 자녀와 손자들, 두 동생 등 가까운 친척들만 참석한 가운데 조촐하게 치러졌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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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1) 록펠러 가족 대변인의 허위 발표를 옮겨 실은 신문 1면 (2) 록펠러가 사망한 맨해튼 웨스트 54가 13 타운하우스 건물 (3) 유일하게 남아있는 사건 후의 메건 마샥 사진. 그 시절에 유행하던 밍크 롱 코트를 입고 구찌 핸드백을 들고 있다. 그녀는 종적을 감추었고, 1990년대에 작은 방송사 몇 군데에서 일을 했었다고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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