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맑의 동심(童心)여행’-현영표의 그림 에세이 <72> 양말깁기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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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밥 한 그럭씩 맥여서 재우고
엄니는 앞마을 문상가신 아부지를 지둘립니다.
필라멘트 끊어져 못쓰는 30촉 전구다마에
구멍난 목 양말을 끼우고…,
호롱불 아래 밤 꼬박새워 깁습니다.
문밖에는 함박눈이
소복~소복~ 소리없이 쌓입니다.
앞산에서 부엉~부엉~, 부엉이가 웁니다….
목 늘어난 면 양말…,
참 구멍도 잘났지요….
신고 벗을 땐 발뒷꿈치 넣고 빼기도 심들고요.
올망졸망 아그덜 빵구난 목 양말 소쿠리에 가득…,
빨아서 솥뚜껑 우게 말렸다가,
밤마다 기워도 기워도 끝이 없습니다.
겨울밤도 깊어가고…,
가난한 살림에
울엄니 시름도 깊어만 갑니다.
★ 그 시절 호롱빛 아래 곱던 엄니 모습이 그리워집니다 ·· 맑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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