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산에서 바라본 세계

국가의 미래를 향한 첫 걸음

※ 여기에 실린 글은 필자 개인의 의견이며 국가미래연구원(IFS)의 공식입장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김상국 교수의 생활과 경제 이야기 <98> 일본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종합편)​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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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4년07월09일 09시00분
  • 최종수정 2024년07월09일 12시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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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일본은 싫든 좋든 우리나라 옆에 붙어있는 나라로서 우리와 깊은 관계를 갖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그들의 특성과 정치, 경제 그리고 그들의 미래에 대한 예측은 중요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 글에서는 주로 일본의 미래에 대해 가능한 종합적으로 말해 볼까 한다.

 

최근 일본에 관한 중대 수치가 하나 발표되었다. 그것은 우리나라 2023년 인당 GDP가 36,194달러로 일본 인당 GDP 35,793달러를 401달러 차이로 넘어섰다는 발표였다. 그리고 나는 이 차이가 점점 더 벌어질 것이라고 확신한다. 이 수치는 한국은행의 정식 발표임으로 믿을만하다고 생각힌다. 경제에 관심이 있는 분들에게는 상당히 쇼킹한 보도였을 것이다. 나도 금년 초에 발표한 글에서 2024년 인당 GDP가 일본을 넘어설 것이라는 글을 발표한 적이 있다. 

 

나의 이런 말에 경제 관련 사람들과 이런저런 논의를 해보기도 하였다. 그러나 나는 결코 내가 특별한 능력이 있어 그런 말을 한 것은 아니다. 다만 큰 추이가 그것을 가르키고 있었기 때문에 조금 일찍 말한 것에 불과하다. 이번 글에서는 그 이유를 설명하고, 일본의 역사와 일본 사람들의 특성을 함께 말해 볼까 한다. 그래야 과거 일본이 왜 동양에서 유일한 급속한 발전을 할 수 있었고, 미래 일본은 어떤 경로를 걸을 것인가를 짐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리(地理, Geography)는 지리(地利, 그 땅에서 나오는 이익)를 결정한다.』는 말이 있다. 풀어 설명하면 “그 나라 또는 그 지역의 땅과 그 지역의 기후조건이 그 지역의 문화와 도덕을 결정한다.”는 말이다. 너무나 당연한 말이다. 땅이 비옥하고, 온도와 강우량이 적절하면 당연히 물산이 풍부할 것이고, 풍부한 먹거리는 사람을 끌어모을 것이다. 풍족한 물산과 인구는 당연히 화려한 문화도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다. 지극히 당연한 논리다. 

 

그러나 때로는 이런 지극히 당연한 논리를 우리는 잊어버릴 때가 있다. 지금이야 엄청난 과학기술의 발달로 자연 제약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이 있지만 불과 100여년 전까지만 해도 우리 일반 사람들의 생활은 자연의 제약을 크게 벗어날 수 없었다.

 

그러면 일본과 우리나라의 자연조건을 간단히 분석해 보자. 우리나라는 산지가 70%, 평야가 30%라고 한다. 거기에 비해 일본은 산지가 80%, 평지가 20%라고 한다. 산지와 평지의 비율에는 큰 차이가 없다. 그러나 지질학적(Geology) 관점에서 보면 상당히 큰 차이가 있다. 

 

우리나라 지형은 노년기 지형이다. 즉 산이 높지도 않고, 뾰족뾰족하지도 않으며 둥글둥글하다. 어느 시인의 표현을 빌리자면 ‘어머니의 젖가슴’ 같은 산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일본의 지형은 장년기에 가까운 지형이다. 우리나라 지형에 비해 상당히 젊다. 그래서 산도 높고, 뾰족 뾰족하며 가파르다. 게다가 환태평양 화산지대 바로 옆에 붙어 있기 때문에 지진활동도 많다. 당연히 화산활동도 많다. 그리고 지진 6.0 이상의 강진이 년 400회 이상 발생한다.

 

1. 지질학적 구조가 그 나라 문화에 미치는 심대한 영향

 

이런 지질적 구조는 당연히 물산에 큰 영향을 미친다. 과거에는 산업이라고 해봐야 쌀농사가 대부분이었다,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이라는 말은 당연한 말이었다. 그래서 옛날에는 쌀을 많이 생산할 수 있는 지역이 살기 좋은 지역이고, 부자 동네였다. 이것은 국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1) 일본이 왜구로 변할 수 밖에 없는 필연적 이유

 

일본은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우리나라와 확연히 다르다. 우리나라도 국토가 크지 않아, 미국과 같은 넓은 평야는 없다. 하지만 그래도 김제 만경평야와 같은 지평선이 보이는 평야가 있고, 곳곳에 넓은 평야가 있다. 또한 산도 높지 않아 산비탈에 밭을 개간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일본은 그렇지 않다. 물론 일본도 가끔 넓은 평야지대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별로 없다. 그리고 그들의 산은 높고 험준하여 산을 개간한다는 것은 거의 생각할 수 없다. 

 

그러면 생각해 보자. 옛날에 농업이라면 쌀농사가 대부분인데, 쌀농사를 지을 땅이 없다면 그 지역과 나라는 가난할 수밖에 없다. 이것이 일본의 근본적인 지질학적 특성이다. 그래서 그들은 살아남기 위해 도둑질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 결과 생겨난 것이 바로 우리나라 해안지방을 약탈해 먹고사는 왜구(倭寇)가 생겨난 필연적인 배경이다. 

 

한자에는 도둑을 지칭하는 말이 많이 있다. 도둑 적(賊), 도둑 도(盜). 도둑궤(궤), 도적 구(寇) 등이다. 같은 도둑을 뜻하지만 남의 재산을 탐하는 좀도둑, 강도질도 함께하는 도둑 등 뜻은 각각 다르다. 그러나 왜구의 구(寇)는 도둑 중에서도 “떼로 몰려 다니는 도둑”을 뜻한다. 그러니까 왜구(倭寇)를 뜻풀이하면 ‘떼로 몰려다니면서 도둑질하는 키 작은 도둑놈들’의 뜻이다. 참 우리 조상님들은 이름을 짓는데도 어찌 이리 ‘특성’까지 살펴가며 이름을 지었는지 모르겠다.

 

(2) 먹을 것이 부족하여 생긴 일본의 해괴한 풍속

 

여기서 잠깐 먹을 것이 부족한데서 오는 일본의 풍습을 소개하겠다. ‘마비끼’라는 풍속이다. 마비끼는 만약 집에서 아들 하나, 딸 하나 이외의 추가 자식이 생기면 부모가 자식을 무릎으로 눌러 죽이거나, 젖은 종이로 태어난 아기의 입과 코를 막아 죽이는 ‘솎아내기’ 풍습을 말한다. 참 잔인한 풍습이다. 역적에게나 행해지는 물고문 살인 행위를 일본에서는 자기 자식에게 행한 것이다. 또 다른 하나는 ‘우바스테야마’라는 풍습이다. 그것은 경제적 능력이 사라진 늙은 부모를 부양하지 않고, 부모를 산에 내다 버리는 행위다. 이만큼 그들은 먹을 것이 없어 잔인한 행위를 아주 옛날부터 일반적으로 행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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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들은 늙은 부모의 목을 조르고 있고, 부인은 자식의 가슴을 눌러 죽이는 그림 >

 

나는 우리나라에도 ‘고려장’이 있었다고 하는데, 상식적 수준에서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다. 중국에서는 개고기를 고려육(高麗肉)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우리보다 훨씬 더 개고기를 많이 먹는 나라가 중국이다. 왠지 납득이 가지 않는 명칭이다. 나는 그 분야 학자들이 고려장과 고려육 같은 이해하기 어려운 단어의 생성 배경과 그것이 얼마나 광범위하게 행해졌는가를 연구했으면 좋겠다. ‘그런 행위가 있었다. 없었다.’가 아니라 일본처럼 광범위했는가, 안했는가? 하는 『정도』도 반드시 함께 연구되어져야 할 것이다.

 

(3) 먹을 것이 부족한 데서 오는 일본인들의 잔인한 성격

 

이러한 먹을 것이 없는 데서 오는 잔인한 문화는 일본인들의 DNA에까지 새겨진 것 같다. 중국의 잔인함도 엄청 나지만, 일본의 잔인함은 그 광범위하고 심한 정도가 상상을 뛰어넘는다. 임진왜란 당시 귀무덤 정도가 아니다. 일본이 중국을 침략했을 때, 일본의 두 장교가 중국인을 일본도로 100명을 누가 빨리 죽이는가를 시합했다고 한다. 여기까지는 그래도 이 두 인간의 잔인한 행동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너무 기가 막힌 사실은 일본의 신문사가 그 살인 숫자를 “오늘 몇명의 목을 베었고, 누가 이겼다.”라고 사진과 함께 스포츠 기사처럼 연재했다는 사실이다.(이 기사는 현재 105명,106명을 각각 죽였고,경쟁은 연장 중이라고 쓰여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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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정도 나이든 사람들은 ‘콰이강의 다리’라는 영화를 보았을 것이다. 그 영화는 남지나 전쟁(South China War)에서 일본군들이 얼마나 잔인하게 전쟁포로를 학대했는가?를 고발하는 영화였다. 그런데 정말 잔인한 것은 미군 포로를 총칼로 죽이는 것이 아니라 ‘죽순 위에 움직이지 못하게 몸을 뉘여놓고, 빨리 자라는 죽순이 몸을 뚫고 지나가게 하여 죽였다.’는 것이다. 정말 잔인한 정도를 넘는 잔인함이다.

 

그런데 이러한 일본의 잔인함은 타국인들에게만 하는 것이 아니라, 자국 국민들에게도 동일하게 행하였다. 미군이 싸이판 섬에 들어오자, 어머니들에게 자식을 껴안고 낭떠러지에서 만세를 부르며 자살하게 하였다. 그래서 그 절벽의 이름이 ‘만세바위, 자살바위’다.

 

이러한 일본의 행위는 현대에도 별로 크게 변하지 않았다. 중동전이 발생했을 때도 일본 정부는 한참 시간이 경과한 뒤에야 자국민 구출비행기를 보냈다. 그러나 놀라운 사실은 구조된 자국 일본인들에게 비행기 값을 징수하였다고 한다. 

 

또 이번 코로나 사태가 났을 때도, 일본 항구에 정박되어 있는 쿠루즈선에 타고 있는 일본인들은 환자 숫자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그런데 그 이유가 걸작이다. 그 쿠르즈선이 일본 국적 배가 아니므로, 거기에 승선해 있는 일본인은 계산에 포함시킬 수가 없다는 것이다. 참 대단한 나라다. 감탄이 아니 나올 수 없다. 

 

일본에 대해서 ‘부지런하다. 친절하다. 약속을 잘 지킨다.’는 등의 환상을 가지고 있는 분들은 일본의 이러한 본질에 대해서 다시한번 생각해 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4) 일본 음식에 나타나는 과거 일본의 가난함

 

그들의 가난함은 음식문화에서도 나타난다. 일본을 대표하는 음식이라면 회(膾)와 스시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회나 스시는 그 자리에서 잡아 그 자리에서 먹는 음식이다. 회를 일년 또는 몇 년간 저장해서 먹는다는 것은 상상조차할 수 없다. 그런데 음식문화 평론가들의 말에 의하면 그 나라 음식문화가 어느정도 발달했는가를 측정하는 두가지 간단한 척도가 있다고 한다. 하나는 음식의 다양성이고 다른 하나는 생산에서 먹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어느 정도 긴가를 측정하는 것이라고 한다. 길면 길수록 그 나라는 물산이 풍부하고 음식문화도 발달한 것이라고 평가한다. 그러나 회나 스시는 그 자리에서 먹거나 기껏해여 며칠 숙성을 거쳐 먹는 것이 전부다. 젓갈, 고추장, 된장문화는 기대하기 어렵다. 미소도 기껏해야 일년을 채 넘기지 못한다.

 

또 하나 좋은 예가 있다. 바로 일본의 도시락이다. 일본에는 오메부시라고 매실을 식초에 절인 음식이 있다. 일본 도식락 중에는 얼마 전까지도 밥 한가운데 이 오메부시 하나를 달랑 박아놓는 것이 전부인 도시락이 있었다. 그 신 매실을 밥을 다 먹는 동안 조금씩 조금씩 떼어먹는 것이 반찬의 전부다. 불과 얼마 전까지의 일이다. 먼 과거 일도 아니다. 

 

일본 음식에도 맛있는 것도 있다. 그러나 냉철한 관점에서 바라보면 정말 간단하고 그 자리에서 먹으면 맛갈스러운 그런 음식이 대부분이다. 깊은 맛, 괘미, 먹고 난 후 입안에 풍기는 그윽한 맛을 기대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오히려 비린내를 지우기 위해 음식을 먹는 중간중간에 고추냉이나 초생강을 먹어야 한다. 

 

2. 그러면 일본이 세계 2, 3위 경제 대국이 어떻게 될 수 있었을까?

 

일본에 대해서 이런저런 생각을 많이 해보는 나에게 떠오르는 끊임없는 질문이었다. “왜, 어떻게, 저런 수준의 나라가 세계 2, 3위의 경제 대국이 되었을까?”, “왜 저렇게 도덕적으로 극한을 달리는 나라가, 성공적인 경제발전을 할 수 있었을까?” 이것은 상당히 오랫동안 나에게 큰 의문이었다. 이 글에서는 그 이유를 설명해 보고, 왜 내가 우리나라 인당 GDP가 일본의 인당 GDP를 뛰어넘었으며, 앞으로도 일본은 왜 회복하기 어려운가?를 설명해 보고자 한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내가 무슨 특별한 능력이 있는 것이 아니다. 그저 과거와 미래를 편견 없이 분석하려고 노력했을 뿐이다. 그러니 당연히 틀릴 수도 있다. 그러나 내가 글을 쓰면서 변한 것이 있다면 ‘너무 정확한 것만을 말하려고 하면 거의 말할 것이 없다.’는 생각을 갖게 된 것이다, 특히 요즘처럼 빠르고 다양하게 변하는 시기에는 더욱 그렇다고 생각한다. 내 생각을 말해 보고, 그것이 다른 분들에게 어떤 시사점을 줄 수 있다면, 나는 그것으로 족하다고 생각한다. 깊은 이해 있으시기를 바란다.

 

(1) 일본의 지질구조가 갖여온 독특한 봉건제도

 

그러면 “왜 일본이 동양에서는 최초로 가장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을까?”, 그리고 “왜 일본은 앞으로 퇴행의 길을 지속적으로 갈 수밖애 없을까?”를 논의해 보겠다.

 

여기에서 나는 다시 한번 일본 문화와 정치 행태 그리고 지질학적 원인을 말해 보고자 한다. 

 

서양에는 ‘봉건제도’가 있었다. 그러나 동양 대부분의 국가에는 봉건제도가 없다. 다만 유일하게 일본에서만 봉건제도와 유사한 제도가 발달하였다. 지방에는 영주가 있었고, 그것을 총괄하는 다이묘가 있었으며, 천왕은 필요있으면 다이묘가 가끔 불러 인준하는 형식을 취하는 허수아비 존재였다.

 

혹시 중국에는 봉건제도가 있지않았느냐?고 말할 분이 있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역사학자들 말에 의하면 ‘중국에는 봉건제도가 없었다고 봐야한다.’고 한다. 중국은 땅이 넓다. 그래서 황제 혼자 전 국토를 경영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래서 왕을 파견하였다. 그러나 그 왕은 황제의 자식, 친족이거나 또는 매우 충성스런 부하였다. 그래서 그들은 황제의『모든』명령을『반드시』따라야 하는 존재였다. 그러므로 중국의 통치체제는 설령 왕이 있다고 하여도 친정(親政)과 다름이 없었다. 쉽게 말하면 높은 지방관을 파견한 것이 왕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서양의 봉건제도와는 이 점에서 상당히 다르다. 서양의 영주는 왕에 대해 일정한 세금과 전쟁 시 군사를 동원해야 하는 두가지 의무만 있다. 왕과는 아무런 혈연관계도 없고, 그 지방의 지배 세력이었다. 그리고 이 두가지 의무 이외에는 모든 행정을 마음데로 할 수 있는 자치권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므로 중국의 왕과 서양의 지방 영주와는 확연한 차이가 있다.

 

일본의 지방 영주는 양자의 중간이지만 훨씬 더 서양 지방 영주와 유사하다. 그런 의미에서 일본은 어느 정도 봉건제도가 발전하였다고 볼 수 있다.

 

(2) 그러면 일본은 왜 이런 제도를 발전시킬 수 있었을까?

 

흥미로눈 점은 바로 이점이다. 왜 일본은 그럴 수 있었지? 그런데 일본이 그런 제도를 발전시킬 수 있었던 것은 다름 아닌 일본의 지질학적 특성 때문이다. 그것은 그리스 도시국가(City state, polis)의 형성과 같은 이유다. 그리스 발칸반도 지도를 보면 거의 노란색 아니면 갈색이다. 즉 평야는 별로 없고, 주로 산지로 구성되었다는 뜻이다. 그리고 그 산도 상당히 높다. 산이 높다는 것은 골이 깊다는 것과 같은 뜻이다. 산도 높고 골이 깊으면 이웃과 소통이 어렵다. 즉 고립된 생활을 강요받을 수밖에 없다. 당연히 각 계곡에는 나름대로의 사회, 나름대로의 국가가 자연스럽게 발생하게 된다. 그리고 상호간에 소통이 없으니, 각각의 작은 도시와 국가들은 나름데로 매우 다른 성격을 가질 수밖에 없다. 지리적으로 얼마 떨어져 있지 않은 아테네와 스파르타가 그처럼 너무 다른 문화를 가진 나라로 발전할 수 있었던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이것은 다른 나라만의 얘기가 아니다. 우리나라에도 있다. 바로 울릉도다. 울릉도의 한자는 鬱陵島다. 참 어려운 글자다. 그런데 울(鬱)은 ‘울창할 울’이고,  능(陵) ‘언덕 릉’이다. 그러므로 울릉도는 이름만 딱 보아도 “아! 이섬은 작지만 산이 높고, 계곡이 깊겠구나. 그러면 옆 동네와 별로 소통이 쉽지 않겠네, 그리고 마을마다 성격이 많이 다르겠구나.”라고 금방 추측할 수 있다. 

 

(조금 벗어난 얘기지만, 나는 한글 전용을 주장하여, 국민을 바보로 만드는 그런 사람들에게 강한 반발감이 있다. 나도 한글을 너무너무 사랑한다. 그리고 세계 최고의 문자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나라 단어의 80% 이상이 한자에서 유래한 것인데, 어찌 한글만을 사용하게 하는지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다. 

 

또한 우리말로 확실하게 읽을 수도 있고, 그것으로부터 충분한 세부 내용도 추측할 수 있는데 그 나라 발음으로 지명 등을 읽어야한다는 것은 정말 이해하기 어려운 소치다. 장가계와 칠채산 예를 들면서 이런 행태가 얼마나 우수꽝스러운지는 이미 다른 글에서 말하였으므로 여기서는 생략하겠다. 답답한 마음이 너무 크고, 곧 수정되기를 바란다.) 

 

일본도 같은 논리가 그대로 적용된다. 일본은 산이 높고 골이 깊다. 그래서 지방마다 성격이 매우 다르다. 문화도 상당히 다르다. 이런 땅에서는 중앙집권제도가 성립하기 어렵다. 즉 어느정도 지방분권적인 봉건제도가 발전하기 쉽다. 그래서 일본은 봉건제도가 자연스레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이다.

 

(3) 일본의 사무라이 문화와 근대 일본의 신속한 발전의 이유

 

일본에는 사무라이 문화라는 전 세계에서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문화가 있다. 영화나 가면극에서 보는 것처럼 머리도 이상하게 깍고, 일반 사람들과는 잘 어울리지도 않으며, 주군에 대한 맹목적인 충성심으로 가득 찬 사람들이라고 한다, 일본이 한창 성황을 이루고, 그들이 워낙 미화작업을 잘하여 상당수의 사람들에게 일본의 사무라이는 그럴듯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쉽게 생각해 보자. 우리나라에서 어떤 사람이 칼 두 개를 허리에 차고, 머리도 이상하게 깍으며, 주위 사람들과 말도 잘 걸지 않고, 단어도 냉정하고 짧은 이상한 투의 말을 하는 사람이 있다면, 우리는 그런 사람을 어떻게 볼까? 하여간 일본은 여러 면에서 이상한 점이 많은 나라다.

 

그런데 중요한 점은 이 사무라이에게 ‘즉결 처분권’이 있다는 사실이다. 즉 법적인 절차 없이, 사무라이 개인의 판단으로 ‘죽여도 좋다.’라고 생각하면, 그 자리에서 칼로 죽여도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중국의 포청천이나, 우리나라 원님의 “네 죄는 네가 알렸다.”라는 형식적인 재판도 필요 없다. 그냥 칼로 그 자리에서 죽여버려도 된다. 정말 잔인하기 짝이 없다. 

 

교토 황궁신사 가는 길에 조그만 신사가 있다. 신사 이름이 일반 명사가 아니라, 사람 개인 이름을 딴 신사여서 호기심으로 들여다 보았다. 그 신사의 설명을 보고, 나는 또 한번 일본의 잔임함이 느껴졌다. “이 신사에 모신 모모 사무라이는 자신이 새로 산 일본도가 얼마나 날카로운가를 시험하기 위해 지나가는 행인 67명의 목을 잘랐다. 그러나 나중에 그것을 후화하였다. 그래서 그것을 기념하기 위해 이 신사를 새웠다.”는 것이 설명이었다. 우리나라라면 이런 67명을 정당한 이유 없이 죽인 살인귀를 신(神)으로 모실까? 

 

일본도로 중국인 머리 100인을 누가 빨리 벨것인가?를 경쟁한 일본군의 잔인함은 이렇게 뿌리가 깊은 것이다. 그리고 그 일본 군인들은 100명의 목을 베고 난 한참 후까지 목베기 경쟁을 계속하였다고 한다.

 

(4) 이런 잔인한 일본 문화가 일본인들의 속성에 미친 영향

 

이런 인명 경시의 문화가 일본에서는 천여년이 넘게 지속되었다. 그 결과 일본인들에게 반항하는 문화는 존재할 수 없고, 순종하는 문화, 속 마음(혼내)과 전혀 다르게 겉으로는 친절한(다떼마이) 자세를 갖게 되었다. 또 깍듯이 예의를 지키고, 뒤에서 칼이 들어오는 두려워하는 사무라이에게 나는 그런 뜻이 전혀 없다는 것을 보이기 위해, 눈에서 그들이 사라질 때 까지 허리를 90도로 꺽는 과잉 예절이 발달한 것이다. 

 

또한 선택의 여지가 없이 영주가 정해 준 직업을 대대로 몇백년 간을 지켜야 했다. 일본에 역사가 긴 노포(老鋪)의 뒤에는 이런 가슴 아픈 사연이 박혀 있는 것이다. 내가 국수 만드는 집안에 태어났기 때문에 선택의 여지도 없이 강제적으로 대대손손 국수만을 만들어야 한다면, 그것은 우리에게 아마 미치기 직전의 상황이 될 것이다.

 

그러나 이런 전통이 꼭 나쁜것만 있는 것은 아니다. 거기에도 장점은 있다. 즉 수백년 간 같은 일만 하다보니, 그 일에는 전문성이 생기고, 정교함이 생길 수밖에 없다. 우리는 그것을 좋게 말하여 장인정신이라고 불렀다. 장인정신은 절대 나쁜 것이 아니다. 그러나 어쩔 수 없는 강요에 의해 쌓여진 것이라면, 조금은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그러나 일본인들의 반항할 줄 모르는 ⓵ 복종심과 ⓶ 장인정신이 ③ 적절한 지도력과 결합할 때는 ④ 폭발적인 발전의 계기가 될 수 있다. 

 

(5) 17세기, 18세기 일본의 발 빠른 성장

 

여기서 또다시 등장하는 것이 일본의 지정학적 위치다. 사실 네델란드는 스페인과 포투갈에 비해 해외식민지 개척의 후발 주자였다. 나라가 적으니 그럴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최근에 세계를 제패한 나라는 영국과 미국이지만, 영국은 산업명 이후에 빛을 본 나라이고, 미국은 1, 2차 세계대전 이후에 등장한 나라다. 그 이전 세계를 제패한 나라는 서양에서는 스페인과 포루폴투갈이었다. 이 두 나라가 전 세계를 거의 나누어 가졌다. 그런데 종교심이 강한 스페인 이사벨라여왕과 페르디난도 2세는 알함브라 칙령으로 스페인 내의 유대인들을 추방하였다. 그래서 추방된 유대인들은 종교적으로 자유로운 지방(국가)으로 이주하였으며, 그 중 일부는 네델란드로 이주하였다.

 

중국을 처음 개척한 나라는 스페인이었다. 그리고 마카오와 광동 지역 등 중국과의 무역을 통해서 상당한 이익을 얻었다. 그러나 스페인은 종교의 전파에도 열을 올렸고, 이것은 중국정부를 매우 불편하게 만들었다. 그래서 결국은 영국 등에게 자리를 내줄 수밖에 없었다. 영국보다 후발 주자인 네델란드는 동남아시아에서 동인도회사(영국과 같은 이름 사용) 등을 차렸다. 그리고 일본에도 상관을 차렸다. 해류가 그쪽으로 향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일본을 향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일본의 지방 영주들은 ‘종교를 전파하지 않는다.’는 조건 이외에는 자유롭게 상행위를 하도록 허락하였다. 그래서 일본의 남쪽 규슈지방은 17, 18세기에 상업적으로 매우 발달한 지방이 되었다. 이런 행운은 미국 페리 제독의 경우에도 그대로 적용되었다. 태평양을 건너온 페리 제독은 당연히 일본이 첫방문지였다. 그리고 과거 서양과의 무역으로 재미를 본 경험이 있던 일본 영주들은 미국과의 친교도 상당히 적극적이었다.

 

그러나 이것은 일본 행운의 일부일 뿐이고, 가장 큰 행운은 내가 분석하기에 ⓵ 일본인들의 복종심 ⓶ 일본인들의 장인정신 ⓷ 일본 개국 지도자들의 적극적인 외국문물 수용 자세, 그리고 ⓸ 우리나라 6.25와 베트남 전쟁이라고 생각한다.

 

3. 그러면 일본이 어떻게 아시아 최후진 국가에서 최선진 국가가 되었을까?

 

일본인들의 상위 지배계층에 대한 복종심과 장인정신에 대해서는 이미 설명하였다. 그러나 이 두 가지만 가지고는 조용한 국가는 될 수 있을지 몰라도 급속한 발전은 이룰수는 없다. 여기에 필요한 것이 바로 일본 개화기 지도자들의 영민한 지도력이다. 당시 명치유신을 이끈 일본 지도자들은 일본 입장에서는 매우 훌륭한 사람들이었다. 자기 자신은 일본 옷을 고집하여 입으면서도 (분명이 서양사람이 되지 말고 일본 정신을 잊어서는 안된다는 무언의 교육), 제자들에게는 양복을 입도록 하게 한 점, 과학과 기술을 매우 중시여긴 점, ‘서유견문단’과 같이 젊은 유학생들을 장기간 300여명 유럽과 미국으로 보내고, 그들이 귀국하면 정부의 중요자리에 배치한 점 등은 매우 잘한 처사다.

 

그러나 항상 졸속 부자들이 그러는 것처럼 어느정도 자신이 부강해지자, 그 도가 지나쳐 ‘일본은 아시아를 버리고 유럽이 되어야 한다.’는 탈아입구(脫亞入歐)를 외치기 시작하였다. 그런 움직임의 결과 대륙진출을 위해서 우리나라를 병탐하고, 만주전쟁과 노일전쟁을 일으켰으며, 중국을 침공하였다. 그러나 파죽지세와 같은 그들의 기세는 진주만 공격이라는 악수를 둠으로써 미국이 참여하게 되자, 결국 나라를 망하게 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1) 일본의 부활 배경과 플라자협의

 

2차대전 직후 미국의 일본 경영계획은 일본의 천왕제도를 폐지하고, 전쟁의 원흉이었던 재벌을 해체하며, 일본을 크게 세개로 분할하여 소련과 중국 그리고 미국이 분할 통치하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일본에게는 천운이 터졌다. 마치 13세기경 원나라 몽골군이 일본을 쳐들어 왔을 때, 아주 센바람(神風)이 불어 일본이 살아남을 수 있었듯이, 소련이 강력한 공산주의 국가로 변모하였다. 더욱이 같은 연합군 측이었던 중국의 장개석이 대만으로 쫏겨나고 인구 최대국인 중국이 공산국가가 되었다. 

 

냉전시대가 된 것이다. 자유진영의 최대 국가인 미국은 이제 공산주의를 막는데 온 노력을 기우려야만 했다. 이제 독일과 일본은 더 이상 적이 아니다. 이제 우방국이 되었다. 공산주의가 태평양을 건너 퍼져 나가는 것을 막는 첨병이 되어야 했다. 게다가 우리나라에서 6.25전쟁 까지 터졌다. 일본은 이제 군사장비를 제공해야 할 가장 중요한 병참기지 역할까지 하게 되었다.

 

그래서 미국은 일본을 삼분할 계획, 재벌 해체 계획 등을 모두 폐지하고, 일본에 최신 기술을 제공하며 경제‘재건’을 적극적으로 도와 주었다. 게다가 월남전쟁까지 터졌다. 그래서 일본은 다시한번 엄청난 경제‘발전’의 기회까지 가지게 된 것이다. 전후 복구는 그저 껌값이 되어 버리고, 오히려 미국을 위협하는 신세력으로 커지게 되었다. 이것이 바로 70년대, 80년대 일본의 비약적인 발전의 배경이다. 

 

어떻든 미국의 이러한 도움으로 일본은  엄청나게 발전하였다. 그런데 여기서 미국의 실수가 있었다. 일본을 지나치게 키워“고양이가 호랑이가 된 것이다.” 뒤늦게 이 사실을 깨달은 미국은 1985년 9월 22일 뉴욕 플라자호텔에 불독영일 재무장관을 조용히 불러 환율조정을 요구(강요)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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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결과 일본의 환율은 불과 몇 달만에 250엔에서 120엔이 되었다. 우리가 수출할 때는 보통 달러로 결제한다. 그런데 환율이 250엔에서 120엔으로 떨어졌다는 것은, 곧 일본의 수출품 가격이 거의 두배로 순식간에 상승했다는 것을 뜻이다. 아무리 일본제품의 품질이 좋다하여도, 두뱨 이상 오른 제품을 사야 할 이유는 없다. 여기서 일본의 『잃어버린 40년』이 이렇게 시작된 것이다.

 

(2) 최근 일본경제의 호황은 무엇을 의미할까?

 

일본은 최근 ⓵ 주식값이 오르고 ② 물가가 오르며 ⓷ 전반적인 경기가 상승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래서 일부 우리나라 분석가들은 일본 경제가 마치 살아난 것처럼 호들갑을 떨고 있다. 정말 우리나라 일부 경제 비평가들은 사태 원인을 좀 더 자세히 분석하고 신중하게 자기 의견을 발표하였으면 좋겠다.

 

가. 일본의 주식값이 오르는 것처럼 보이는 이유

 

싫든 좋든 일본은 세계 3, 4위 GDP 대국이다. 즉 큰 나라라는 것이다. 간단하게 생각해도 이렇게 큰 나라는 불과 몇달만에 경기가 좋아질 수도, 나빠질 수도 없다. 서서히 올라 가거나 서서히 내려간다. 지금 일본기업의 활황은 전적으로 환율조정에 의한 수출기업의 활황에 기인하는 것이다. 그리고 놀라운 것은 일본이 수출을 세계에서 4, 5위로 많이 하는 나라지만, GDP 내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불과 10여 %에 불과하다. 수출입 다 합산해도 20%를 살짝 상회한다.

 

그러나 수출하는 기업은 대기업이다. 지금 일본의 대기업은 엄청난 호황을 누리고 있다. 30년만에 최대의 영업이익을 올리고 있다. 그래서 주식시장의 견인차 역할을 하는 대기업의 주가는 40% 이상 올라간 기업도 많다. 그래서 주식시장은 활황인 것처럼 보인다. 당연히 수출 대기업들은 종업원에게 급여를 올리겠다는 발표도 하였다. 우리나라 일부 분석가들은 이것만을 보고 일본 경제가 살아났다고 호들갑을 떨고 있다.


나. 일본의 내수물가가 최근 오른 이유 

 

그러나 90%의 내수 기업들을 보자. 그들은 더욱 어렵게 되었다. 상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수입해야 할 원자재가 많다. 환율이 약해졌다는 것은 그들의 제조원가가 올라간다는 것을 뜻한다. 그럼 가격을 올려야 한다. 그러나 올릴 수가 없다. 왜냐하면 일본의 실질임금은 지난 30년 동안 꾸준히 하락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니 가격을 올릴 수가 없다. 그저 어쩔 수 없는 경우에만 조금 올릴뿐이다. 그러나 그것조차도 고객들이 받아들일 수 가 없다. 왜냐하면 국민의 90%를 차지하는 내수기업 종사자들의 임금이 오르지 않기 때문이다. 오르는 것은 그저 대기업, 그것도 수출기업의 종사자에 불과하다. 

 

통계를 보면 2015년부터는 우리나라 임금이 오히려 일본 임금을 상회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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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인플레율는 현재 2~3%대이지만, 식료품 가격은 무려 6.4% 상승하였다. 우리나라에서 물가가 너무 올랐다 할 때도 3%를 넘기가 쉽지 않다. 그런데 6.4%라면 어마어마한 인플레다. 그것도 실질임금이 감소한 상태에서 벌어진 것이다. 일본 일반 국민들은 요즘 정말 살기 힘들다. 우리나라로 오는 일본 관광객들은 아마 분명히 줄어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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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확신을 가지고 말할 수는 없지만, 최근 일본 엔화의 급격한 하락(약세)은 미국과의 암묵적인 거래로 이루어진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즉 1985년 플라자합의의 반대 경우라고 생각한다. 물론 이것은 나만의 상상일뿐이다. 그러나 이유는 있다. 최근 중국의 대만침공과 태평양으로의 세력 확장은 미국 입장에서는 도저히 용인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런데 미국은 현재 우크라이나 전쟁, 그리고 중동에서의 전쟁 등으로 힘이 버겁다. 그런데 여기서 중국까지 정말로 전쟁을 일으킨다면 미국으로서는, 물론 감당할 수는 있겠지만, 누군가의 도움이 절실하게 필요하다.

 

그래서 아마도 일본을 택한 것 같다. 그러면 지금 힘들어하는 일본을 조금 풀어 줄 필요가 있다. 미국이 조금도 힘들이지 않고, 일본에 힘을 실어주는 것은 환율을 약(弱)하게 해주는 것이다. 그래서 일본 환율이 120대에서 160~170원대로 갑자기 올라 가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현 정부도 이런 사정을 깨닫고 현명하게 행동하여야 한다. 등거리 외교, 자주적 외교, 자주국방 다 좋다. 누가 이런 좋은 말에 반대하겠는가? 그러나 우리가 누구 편에 확실하게 서야 할 것인가는 반드시 인지하고, 또 그것을 행동으로 보여주어야 한다.

 

4. 그러면 왜 일본이 미래가 없는 나라가 될 것인가?


이 부분은 이번 글의 가장 중요한 파트이다. 

 

앞에서 상당히 긴 분석을 통해 일본이 왜 동양 최고의 선진국가가 될 수 있었는가?에 대해 분석하였다. 요약하면 ⓵ 일본 국민의 순종적인 정신 ② 거기에 따른 장인정신 ③ 일본 선각자들의 지혜로운 계도 ④ 미국의 도움, 그리고 ⑤ 적절한 순간에 발생한 6.25와 베트남 전쟁을 들었다. 여기까지 볼 때 일본은 매우 운이 좋은 나라라고 볼 수 있다. 그러면 미래에도 이런 요인은 지속적으로 일본을 발전하는 요인으로 작용할까?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그럼 그 이유를 하나하나 분석해 보겠다.

 

(1) 일본국민의 순종적 정신과 장인 정신

 

이것은 일본이 비약적 발전을 하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그리고 앞으로도 일본인들의 이러한 특성은 강하고 길게 남을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일본인들의 이런 특성은 더 이상 국가발전에 큰 도움을 주지 못할 것이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가.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장인정신

 

사회의 변화가 ① 느리고 다양하지 않을 때 일본인들의 장인정신과 복종정신은 매우 유용하다. 즉 앞에서 현명한 지도자가 올바르게 지휘하고, 일반 국민들은 불평불만 없이 개미처럼 열심히 따라가면, 발전의 성과는 나올 수밖에 없다. 게다가 그 국민들이 장인정신까지 갖췄을 때 그 결과는 더욱 좋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일본은 70년대 80년대에 미국을 위협할만큼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사회는 변하였다. 변화의 속도가 ① 빠르고다양할 때는 이런 장인정신은 그 변화를 따라 갈 수가 없다. 오히려 이런 시기에는 조금은 엉성할지라도, 변화의 본질을 빠르게 파악하고 거기에 재빠르게 대응하거나, 또는 변화를 리드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본에는 ‘케즈로우카이’라는 경기가 있다. 전통 대패로 얼마나 얇고 길게 대패밥을 깍느냐를 겨루는 경기다. 재미있고 흥미롭다. 그러나 그것이 일본의 발전에 도움이 될까? 왠지 과거 지향적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그리고 일본 이외 다른 어느 나라에서도 이런 대회는 없을 것이다. “빠르고, 높고, 멀리가는 경기”는 있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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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예가 스티브 잡스, 빌 게이치, 엘론 머스크와 같은 사람들이다. 나의 경우에는 엘론 머스크에게 당황한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그를 예로 들어 보겠다. 

어느 날 머스크라는 친구가 나타나 “미래는 전기 자동차의 시대가 될것이다.”라며 떠들었다. 지금 얼마나 휘발유 자동차가 성능도 좋고 잘 달리는데 무슨 헛소린가? 그런데 지금 전기자동차는 일상이 되었다. 또 어느 날은 지구에 42,000개의 위성을 띄워 전 세계가 상호 통화할 수 있게 한다고 한다. 인공위성 하나 발사하는데 얼마나 큰 비용이 드는데 42,000개를 띄운다고? 이 친구 정신이 있나? 그런데 지금 4,500여개 이상을 이미 발사하였다. 어느 날은 또 재사용이 가능한 로켓을 만든다고 한다. 정신이 있나? 그런데 머스크의 X 팰컨 9시리즈 로켓은 10여회 이상(부품교체시 100회 이상)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최근에는 10년 이내에 화성에 100만명을 보낼 생존기지를 만든다고 한다, 정말 사람 정신없게 만드는 친구다. 그러나 거의 대부분 성공하였다. 한 때는 애플을 제치고 주식 시총 세계 1위 기업이 되기도 하였다.​ 

 

이처럼 빠르고 다양하게 변하는 세상에서 한걸음 한걸음 나아가는 일본의 장인정신이 이런 변화를 감당할 수 있을까? 더욱이 일본 GDP의 25%를 차지하는 자동차 업계의 수장인 도요타의 아끼오 회장은 “자기는 미래에도 전기차를 만들지 않을 것이다. 도요타가 전기차를 만들면 수많은 계열기업사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라는 말을 하였다. 그 충정의 마음은 이해되지만 비즈니스마인드는 아니라고 본다. 나는 2년전에 현대가 6,7위를 다툴 때 “현대는 곧 세계 3,4위 기업체가 될 것이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벌써 거의 그렇데 되어 가는 것 같다.

 

나. 일본의 교육제도


일본 교육제도의 근본 자세는 튀지 않는 평범인을 만드는 것이 주 목표다. 부모님의 가정교육도‘남에게 피해주지 않는 사람’이 되라는 것이 자식교육의 중요한 항목이다.

 

이러한 그들의 자세는 언뜻보면 매우 겸손하고 예의 바른 태도라고 볼 수 있다. 그것은 사실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 역사적 배경을 보면, 조금 다른 판단을 할 수 있다. 즉 그것은 예의 바름이 아니라‘생존전략’이었기 때문이다. 조금이라도 튀면 바로 목이 잘리는 세상에서 천여년 간을 살아왔다. 내가 누구나 인정할만큼 매우 똑똑하지 않으면 나는 죽기 십상이다. 튀지 않아야 한다. 그리고 잘못 튀면 그 집안뿐 아니라, 그 지역이 몰살 당한다. 그래서 모나지 않게 살아 생존하는 것이 일본 보통사람들의 기본 생활 조건이 되어 버린 것이다.

 

과거에는 이런 일도 있었다고 한다. 동네에 어떤 똑똑한 자식이 나타나면 그 아이를 키우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아이의 발뒷금치 아킬레스 힘줄을 잘라 일부러 병신을 만들었다. 그리고 그 아이의 일생은 동네 사람들이 책임을 진다고 한다. 즉 이 아이가 자라 성공하지 못하는 일을 저질러 동네 전체가 죽기 보다는, 미연에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방지하기 위해 그런 일을 하였다고 한다. 참 일본다운 발상이다.

 

최근의 예를 하나 더 들겠다. 참으로 고맙지만, 본인으로서는 안타까운 일이다. 우리가 누구나 쓰는 LED 얘기다. 빛의 삼원색은 빨초파이다. 그러나 LED 의 초록색 발광체를 만들지 못해 LED의 장점을 알면서도 상당 기간 실용화되지 못했다. 그런데 어느 일본 회사의 젊은 사원이 그것을 개발하였다. 그래서 상부에 보고하였다. 그러나 답변은 “튀지 말아라.”였다. 너무 실망한 그 직원은 자기 발명을 가지고 미국으로 귀화하였으며, 그 결과 지금 우리가 LED를 편하게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2) 과거 일본 지도자들의 현명한 계도

 

일본이라는 나라는 얄밉고 좋아할 수 없는 나라지만 부러운 점도 많이 가지고 있는 나라다. 나에게 그 중 하나는 개화기 시대 일본 지도자들의 선견지명과 흐트러짐 없는 자세다. 유럽의 서세동점(西勢東占)이 시작될 때 일본도 내부적으로 그리 편안한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그때 일본 지도자들은 매우 현명하게 대처하였다. 나쁘게 말하면 “강자에게는 무조건 순응하고 복종하는 일본인들의 태도였다.”라고 폄하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보기에는 그들의 서양문물을 접하는 자세는 매우 합리적이었다.

 

서양문물의 우수함을 빠르게 깨닫고, 그것을 빠르게 받아들여야 강국이 된다는 것을 그들은 깨달았다. 그리고 자국의 능력 있는 젊은이들을 대거 유럽으로 장기 유학을 보냈다. 숫자는 정확한 기억이 나지 않지만 약 300여명을 보냈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리고 그들이 돌아오면 배운 것에 걸맞게 배치하여 일본을 근대화 시키는데 노력하게 하였다. 그러면서도 일본정신을 잃지 않도록 훈련시켰다. 책상 속에 내팽개친 천왕을 끌어내어 갑자기 신격화시킴으로써 일본인들의 구심점이 되게 만들었고, 화(和)라는 정신(大和情神)을 만들어 일본인들이 집결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였다. 이점은 매우 칭찬할만 한 일이다. 그 결과 일본은 빠르게 근대적인 행정체재와 군대를 발전시키면서도 일본인이라는 정신을 잃지 않게 만들었다.

 

(2) 그럼 현재 일본 정치 지도자들도 이런 계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까?

 

가. 일본은 정치가 가업(家業)인 나라다.

 

일본의 정치 지도자들은 과거와 다르게 오히려 그 반대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것은 나의 의견일뿐만 아니라 일본을 잘 아는 일본 내외 대부분 사람들의 공통적인 생각이다. ‘일본을 망치는 것은 바로 일본의 정치 지도자들이다.’라고 그들은 한결같이 말하고 있다.

 

나는 이전 “독재자에게도 급이 있다.”라는 글에서 “일본은 독재국가다. 다만 다른 독재국가와 다른 점은, 다른 나라는 일개인이 장기 독재 집권을 한다. 그러나 일본은 사람은 바뀌지만 자민당이라는 당이 독재를 한다.”고 언급하였다. 지금도 이 생각은 변함이 없다. 자민당은 1955년 성립 이후 지금까지 5년 8개월을 제외하고 50년간 일본을 지배하고 있다. 어느 자유주의국에서도 이런 장기집권은 없다.

 

더욱 이상한 것은 일본의 정치인들의 거의 대부분이 세습 정치인이라는 것이다. 즉 할아버지도 아버지도 그리고 자식도 정치인이다. 그리고 더욱 웃기는 것은 국회의원직뿐만 아니라,『지역구를 승계 받는다는 것』이다. 이것은 과거 봉건영주제도에서 조상의 땅과 작위를 함께 물려받는 것과 하등의 차이가 없다. 어느 면에서 일본은 아직도 봉건 국가다. 

 

내가 특별한 이유도 없이 아버지가 국회의원이고 내가 그의 아들이기 때문에 지역구와 국회의원직을 승계받는다면 나의 관심은 지역구민일까? 아니면 자민당 내의 정치 놀음에 더 관심이 갈까? 게다가 주민들은 매우 순종적이고, 반항까지 모르는 사람들이다. 그러면 더욱 그럴 수밖에 없다. 일본 정치인들의 해괴한 정치 행태는 바로 여기에 기인하는 것이다.

 

나. 그래서 일본의 정치인들은 나이가 많다. 그리고 그 사람이 그 사람이다.

 

정치가 가업이기 때문에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일본의 정치인들은 물러나는 법이 없다. 자신이 나이가 들어 가업인 정치를 더 이상 수행할 수 없을 때, 자기 자식에게 넘겨준다. 그러니 일본의 정치인들은 나이가 많을 수밖에 없다. 60대는 젊은 층에 해당된다. 우리나라 경로당과 일본의 정치판은 거의 비슷하다. 그리고 가업인 정치인들이 뭉쳐있는 것이 정당이기 때문에 그 사람이 그 사람이다. 일본 내각 중에는 놀랍게도 과거 수상이었던 사람들이 항상 두세명은 꼭 있다. 우리나라로 따지면 장관 중에 전직 대통령이 두세명 있다는 얘기가 된다. 그것도 상당히 많은 경우에는 현 총리보다 선배인 경우가 많다. 정말로 정치하기 어려운 곳이 현재의 일본인 것 같다.

 

재미있는 예가 있다. 얼마 전 일본에서 큰 반성이 있었다. “일본이 이처럼 발전이 느린 것은 디지털화가 늦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디지털청을 만들었다. 그리고 장관을 임명하였다. 그런데 그 장관의 나이는 82세였다. 기자들이 질문하였다. “혹시 USB가 무엇인지 아십니까?”, “나는 모른다. 그것은 아랫사람들이 알 일이다.” 정말 코매디다. 그러나 그런 코매디가 일본에서는 어떤 저항도 없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다. 그리고 일본 정치인들의 질(質)이 과거에 비해 너무 떨어졌다.

 

그러나 이것은 일본만의 현상이 아닌듯하다. 미국도 그렇고 독일도 그렇고 영국도 그렇다. 왜 이런 정치인들의 저질화 현상이 전 세계적인 현상인지 모르겠다. 개벽의 시기가 다가오기 전, 깊은 어두움의 시기인지 모르겠다. 현 총리 기시다는 과거 아베와 비교해도 형편 없다. 도교도 시장 선거애 57명이 입후보 했는데 거기에는 과거 총리를 지낸 스가도 입후보하였다고 한다. 우리로 따지면 전직 대통령이 서울시장 선거에 나온 것이다.

 

현 도쿄시장이 가장 유력하다고 하지만, 그 사람은 과거 아베 총리의 ‘귀여움’과 혐한론으로 당선된 사람이다. 무엇 하나 볼만한 업적이 없다고 한다. 어떤 젊은 여자 입후보는 언론 방송 중에 “나 쎅시하지요? 하며, 가슴을 살짝 열어져쳤다고 한다.” 우리나라 정치인이 아무리 저질이라고 해도 이런 사람은 없을 것이다.

 

모택동은 “적의 무능함은 우리 최대의 우군이다.”라고 말했지만, 그래도 같은 자유국가인 일본이 이렇게 저질화되는 것은 걱정이 아닐 수 없다.

 

최근 일본은 만원권 지폐 인물을 ‘일본 자본주의 아버지’로 불리는 시부사와 에이치(1840~1931)로 바꿨다. 그는 19세기 후반 메이지 유신 당시, 일본의 근대화를 주장하면서 서양 문물을 일본에 적극 소개한 인물이라고 한다. 이런저런 사실을 참고하면, 일본이 내부적으로도 많이 힘든 것은 사실인가 보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일본의 정치인들은 과거와 같은 계도적, 계몽적 역할을 할 수 있는 인물들은 거의 없고, ‘가업(家業)인 정치를 수행하는 나이든 사람들의 집단, 그래서 약진적인 유능한 젊은 정치인들이 부족한 집단’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그리고 일본의 정치가‘가업인 이상’그런 풍토가 미래에도 거의 바뀔 가능성이 없다. 이런 일본의 정치풍토가 우리나라에 유리한 것인지 불리한 것인지는 아직 판단이 서지 않는다.

 

(3) 그러면 아시아에서 전쟁이 일어날까?

 

일본을 발전시켰던 과거 세 번째 원인이다. 즉  6.25나 베트남 전쟁처럼 일본이 병참기지로서 역할을 할 수 있는 전쟁이 다시 아시아에서 발발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이다. 나는 아니라고 본다. 

 

가. 북한이 남한을 침공할까?

 

아니라고 확신한다. 우선 북한의 GDP는 남한의 6%(어떤 조사에서는 3%) 정도라고 한다. 전쟁에서 이길려면 침공국가는 피침공국가보다 300% 내지 500% 커야 한다고 말한다. 그런데 북한은 우리 대한민국의 1/50에서 1/84 수준이다. 전쟁을 해서 이길 확률은 제로에 가깝다. 남북한 간에 상호 위협은 있을지 몰라도 전쟁은 벌어지지 않으리라고 본다.

 

나. 그럼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까?

 

나는 이것도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본다. 그 이유도 비교적 명확하다. 중국은 에너지의 60%를 수입하고, 식량의 40%를 수입한다. 그리고 우크라이나의 예에서처럼 전쟁은 단기전은 거의 없다, 장기전이 될 수밖에 없다. 

 

더욱이 미국 입장에서 대만을 포기할 수 없다. 대만은 세계 최대의 반도체 파운드리 생산국이다. 이것은 절대로 포기할 수 없는 자산이다. 그리고 중국은 미국과 함께 세계를 지배하고 싶은 나라다. 그 뜻을 여러번 밝히기도 하였다. 이런 나라에 이런 기막힌 전략적 자산은 도저히 넘겨 줄 수 없다. 더욱이 대만이 중국 손에 넘어가면 바로 태평양이다. 미군기지 괌이 바로 옆에 있고, 일본의 유구열도도 바로 옆이다. 일본 본토보다 대만이 훨씬 더 가깝다. 만약 대만이 중국 땅이 되면, 태평양으로 중국이 세력을 펼쳐 나가는 것을 미국이 막기가 매우 곤란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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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심대한 전략적 가치가 있는 대만을 미국이 포기할까? 아마 절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시진핑의 입장도 난감하다. 왜냐하면 경제상황이 너무 나쁘기 때문이다. 그리고 본인 입으로도 대만은 중국 땅이고, 반드시 수복하겠다고 여러 차례 공언하였다. 뭔가를 보여주어야 할 입장이다. 

 

그러나 전쟁은 하고 싶다고 벌리는 것이 아니다. 이길 수 있어야만 시작하는 것이다. 그러나 우크라이나전쟁에서 보는 바와 같이 빨리 이긴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미국이 버티고 있는데 말이다. 

 

그러면 어떻게 될까? 전쟁을 곧 벌릴듯이 위협하는 것이다. 말 싸움도 매우 격렬해질 것이다. 그러나 전쟁은 일으키지는 못할 것이다. 이길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만약 이기지 못하면 실각해야 한다. 그까짓 조그만 대만을 차지하기 위해 내 자리를 위험하게 하는 일을 하기에는 중국 사람들은 충분히 영리하다. 

 

즉 일본을 기쁘게해 줄 전쟁은 아시아에서 벌어질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판단된다.

 

(4) 그러면 미국은 일본의 발전에 어느 정도로 호의적일까?

 

이것은 매우 중요한 문제다. 왜냐하면 미국이 우리나라와 일본을 동시에 발전시키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역사적으로 우리나라와 일본 두나라를 동시에 취하지 않고, 항상 한 나라만을 택하였기 때문이다. 미국의 일본에 대한 태도는 비교적 명확하다. 지속적으로 일본은 미국의 “푸들”이 되기를 희망한다. 여기서 푸들이라는 표현은 내가 만든 것이 아니고, 정치계에서 흔히 통용되는 말이다. 오해 없기 바란다, 일본도 자기 역할을 충분히 이해하고, 착실하게 푸들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그리고 미국은 과거 일본에 크게 데인적이 있다. 바로 70년대, 80년대의 경험이다. 플라자합의로 일본을 주저 앉치기는 하였지만 크게 데인 경험은 절대 잊지 않을 것이다. 그러면 답은 거의 확실해진다. 중국이 저런 공격적인 자세를 취할 때, 자기 부담의 일정 부분을 대신해주기 위해, 어느정도 일본을 강하게 만들 필요가 있다. 아마 그런 계산에서 지금의 급격한 엔저를 허락했을 것이다. 그러나 어느 정도까지일까? 그것은 의문이다.

 

(5) 그러면 일본은 미래에 어떻게 될까? 지속적 발전 또는 지속적 하락?

 

지금까지의 논의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다. 나는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일본이 빠른 성장을 할 수 있었던 것은 ⓵ 일본 국민의 순종적인 정신 ② 거기에 따라 발달한 장인정신 ③ 일본 선각자들의 지혜로운 계도 ④ 미국의 도움, 그리고 ⑤ 적절한 순간에 발생한 6.25와 베트남 전쟁이라고 말하였다. 

 

그럼 하나하나를 다시 요약해 보자. 일본국민의 순종적 정신과 장인 정신은 빠르고 다양하게 변하는 경제환경에서는 과거와 같은 빛을 볼 수 없다. 오히려 변화에 대한 적응 속도를 늦추는 쪽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다음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일본 선각자들의 지혜로운 계도’였다. 그러나 지금 일본의 정치는 가업인 직업정치인들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과거 일본을 빠르게 발전시킬 수 있었던 개화기의 지도자들은 찾을 수 없다. 오히려 그 반대인 경우가 더 많다.

 

그리고 일본이 새로운 병참기지로 활용될 수 있는 전쟁은 아시아에서 일어나기 힘들 것이다. 중국의 2025년 대만침공도 앞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일어나기 어렵다.

 

그러면 일본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다섯가지 요인 중에서 4가지는 가능성이 낮거나 또는 역(逆)의 방향으로 작용한다고 본다. 다만 미국의 협조만은 제한적인 범위 내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면 답은 명백하다. 일본의 지속적 발전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볼 수밖에 없다. 게다가 일본 엔화의 달러가치는 12% 이상 하락하였다. 인당 GDP는 달라로 계산한다. 이 두가지 요인과 우리나라에서 지금까지 소득에 잡히지 않았던 것 까지 GDP에 포함됨으로써 우리나라 인당 GDP가 401불 차이로 일본의 인당 GDP를 뛰어 넘게 되었다. 바로 이러한 이유에서 그런 일이 발생하게 된 것이다. 또한 같은 이유에서 이런 차이는 점점 더 벌어질 것이다.

 

80년대 까지민 해도 우리나라의 인당 GDP는 일본의 1/10 수준이었다. 격세지감을 느끼고, 내가 대한민국의 국민이라는 것이 자랑스럽다.

 

5. 현 세계변화는 우리나라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우리는 어떤 대응 자세를 취해야할까? 

 

지금 세계는 과거 1997년 WTO 체제 이후 가장 큰 격랑을 겪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도 우크라이나 전쟁, 중동 전쟁 또 중국의 대만 침공 등으로 시끄러운 세상이 되어가고 있다는 느낌이 들것이다.

 

(1) 지난 1997년 IMF 경제위기에 대한 짧은 회고

 

전쟁이야 시끄럽지만 언젠가는 끝나기 마련이다. 그리고 좀 어색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전쟁이 끝나고 나면, 세상은 더 발전하는 것이 과거의 경험이었다. 그러나 이번 전쟁은 그러하지 않을 것 같다, 그것보다는 훨씬 더 큰 경제적 변화가 예상된다.

 

1997년 7월 1일에 발효된 WTO 협정은 결코 쌀이나 농수산물의 문제가 아니었다. 그것은 말 그대로 『7%의 관세만을 남기고, 국가 간 자유무역을 방해하는 모든 요소를 제거하자.』는 협정이었다. 그래서 지금까지 국내산업을 보호할 수 있었던 높은 관세, 유통시장의 불개방, 정부보조금의 지금 등이 불가능하게 되었다. 여기에 물론 음모론이기는 하지만 ‘미국의 단기채 연장 불허’까지 겹침으로써 우리나라는 1997년 IMF 외환위기를 겪게된 것이다. 그러나 당시 대통령의 현명한 방향 설정과 우리 기업 그리고 국민들의 피나는 합심으로 우리는 오히려 외환위기 이전 보다 더 발전된 나라를 만들 수 있었다. 지금 우리나라의 신용등급은 일본보다도 두 단계나 높고, 프랑스와 같은 등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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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WTO협정이 ‘쌀이나 농수산물’의 문제가 이나라는 것은 너무나 명백한 사실이었다. 우리나라 GDP에서 농수산물이 차지하는 비중은 2.1%에 불과하다. 미국에서도 그것은 1%대에 불과하다. 그런 것을 자유화시키기 위해 미국이 16년 동안이나 그런 큰 노력을 하지 않았음은 분명하다. 한국은행도 WTO협정은 쌀이나 농수산물의 문제가 아니고, 산업 전반의 문제라고 발표하였다. 나도 1997년 1월 산업 은행 연찬회 자리에서 그리고 KBS 방송 등에서 수차례 얘기하였다. 하지만 대세에 몰린 시중의 강한 농수산물 위기 방향 설정으로 아무런 반향도 없었다.

 

그 결과가 바로 1997년 12월부터 시작된 IMF 경제위기였다. 그러나 위기에 강한 우리민족은 그 위기를 극복하였을 뿐 아니라 오히려 더 강한 나라가 되었다. 정말 자랑스러운 우리 대한민국이다.

 

(2)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국의 패악질이 세계경제에 가져온 심대한 효과 

 

어떻든 세계는 이러한 자유무역주의의 기치 아래 큰 발전을 할 수 있었다. 그 중에서도 어찌보면 우리나라와 중국 그리고 대만이 가장 큰 시혜를 받은 나라였다. 트럼프가 ‘한미 FTA를 다시 또 개정해야 한다.’는 말을 할 정도로 우리는 큰 혜택을 보았다. 그러나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우리가 WTO 자유무역협정의 덕을 본 것이 아니라, 우리국민들이 특히 기업인들이 그 기회를 다른 어느 나라보다도 잘 활용하였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나는 이러한 우리나라 기업인들에게 큰 찬사를 보내고 싶다.

 

그러나 이런 자유로운 세계 경제 발전에 찬물을 끼엊는 두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푸틴과 시진핑이다.

 

가. 중국의 패악질

 

WTO협정의 효과를 가장 많이 받은 나라는 단연코 중국이다. 미국은 ① 중국을 공산화로부터 민주화로 전향시키고, ② 14억 인구의 중국시장이 탐이 나고, 또 무엇보다 ⓷ 넘쳐나는 월가 자금을 운용하기 위한 새로운 시장 개척의 필요성에 따라 중국에게 엄청난 특혜를 주며 중국을 WTO에 가입시켰다.

 

중국은 여러 입장에서 WTO에 가입할 자격이 없는 나라였다. 우선 회계기준이 명확하지 않고, 시장의 투명성이 없으며, 정부는 기업들에게 엄청난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었다. 이 모든 것은 WTO 가입 조건에 모두 배치되는 것이었다. 

 

그러나 미국은 이런 중국을 WTO에 가입시켜주는 특혜를 베풀었다. 그리고 이런 특혜 이외에 더 큰 혜택을 주었다. 즉 미국 증권시장에 아무런 실증적인 백 데이터가 없이, 그저 사업계획서에 불과한 자료를 제출해도 미국증시에서 상장할 수 있게 해준 것이다. 심한 경우에는 중국어로 쓴 사업계획서를 가지고도 IPO를 할 수 있었다고 한다. 중국은 이런 기회를 통해 상상하기 어려운 크기의 자금을 투자받을 수 있었다.

 

이러한 특혜와 또 중국인의 부지런함으로써 중국은 비약적인 발전을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여기서 바로 중국의 고질적인 “중화주의”, “중국몽(中國夢)”이 시작되었다. 부처님의 손바닥이 미국인줄을 모르고, 자신이 잘 나서 발전한 것으로 안 것이다. 그래서 날뛰기 시작하였다. 미국과 더불어 세계를 양분하여 다스리자고 대들었다. 하늘에는 두 개의 태양이 있을 수 없다. 그것은 역사가 증명하고, 최근에는 일본이 증명하였다. 중국에 관해서는 추후 별도의 종합적인 분석자료를 쓸 것이기 때문에 여기서는 이 정도만 기술하겠다. 

 

어쨌든 미국은 과거 일본의 사례와 최근 중국의 사례를 통해, 상대방을 너무 키우는 것은 결코 미국의 장기 이익에 합당하지 않다는 것을 배우게 되었다.

 

나. 푸틴의 헛발질

 

그런데 세계의 이런 2원화 분위기에 결정적인 헛발질을 한 사람이 있었으니, 그 사람이 바로 푸틴이다. 푸틴은 러시아 권력 세계에 등장할 때부터 좋지 않은 인상을 준 사람이다. 그러나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의 씨았을 뿌린 장본인은 고르바쵸프다. 마치 지금 세계 대부분 분쟁의 씨앗을 뿌린 것이 영국인 것과 비슷하다. 내가 볼 때 고르바쵸프는 매우 좋은 사람이다. 양심적인 사람이다. 어떻게 저런 성격의 사람이 러시아의 통치자가 될 수 있었을까?가 의심될 정도의 사람이다.

 

그는 『명석한 판단』을 하여, 소련이 도저히 소비엩 연방을 이끌어 나갈 경제적 능력이 없다는 것을 판단하였다. 그래서 과감히 소련연방을 해체하고, 과거 러시아 상태로 돌아갈 것을 선언하였다. 그러나 『너무 양심적으로』 그 업무를 수행해 버렸다. 정말로 모든 16개 연방을 해방시켜 버렸다. 그 중의 하나가 바로 우쿠라이나다. 우크라이나는 소련 연방의 핵심 국가였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체르노빌이 러시아가 아니고 바로 우크라이나다. 소련 핵폭탄을 천여기 이상 보유하고 있던 나라가 바로 우크라이나다. 더욱이 MIG와 수호이 전투기의 엔진을 만드는 모터시치사(社)도 우크라이나다. 그리고 소련이 자랑하는 밀생산의 황금지대인 흑토지대의 상당부분이 우크라이나다. 우크라이나는 이만큼 대단한 자원을 가지고 있는 나라다.

 

우리나라 한화가 모타시치로부터 분해 가능한 엔진 AI222엔진을 수입하여 KF-21에 사용할 엔진을 개발하고 있다. 우리가 자주 듣는 ‘라스푸티차’가 바로 이 흑토지대에서 비 때문에 발생하는 진흙탕을 말한다. 쉽게 말해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에게 너무 중요한 자원이었다. 그런데 고르비는 너무 양심적으로 해방시켜버린 것이다. 푸틴은 도저히 이 금덩어리를 포기할 수 없었다. 그래서 다시 찾으려고 벌린 전쟁이 바로 ‘우크라이나 전쟁’인 것이다.

 

(3) 세계 경제에 미치는 효과 

 

그러나 푸틴이 놓친 것이 하나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서방의 대응이었다. 푸틴은 준비 없는 우크라이나를 일주일이면 정복하고, 정복 후에 느긋하게 서방과 협상하여 일부 점령지는 내주고, 우크라이나 땅 중에서도 노른 자위에 해당하는 크림반도와 서부 돈바스 지역 등을 자기가 차지할 것으로 계산한 것 같다. 그러나 상황은 그렇게 쉽게 진행되지 않았다. ((이것은 시진핑의 대만 침공계획과 유사할 것임으로 우리가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우크라이나가 무너지면 그것은 곧 독일, 폴란드, 그리스 그외 NATO 5개국가와 러시아가 거의 국경을 직접 접하게 된다. 즉 완충지대가 사라지는 것이다.

이것은 미국과 NATO 입장에서는 용인할 수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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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특별‘작전’은 시간이 지나면서‘전쟁’의 차원으로 비약하게 되었고, 푸틴은 지금 북한에서 조차 무기를 빌려올만큼 비참한 상황이 된 것이다.

  

6. 세계경제 『2원화 현상』의 가속화 및 지속화 현상 

 

(1) 미국의 자각과 세계 주요국가들의 환상 깨기

 

나는 미국을 대단한 나라라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미국은 상황판단을 비교적 정확히 빨리하고, 필요한 행동을 취하며, 그 일이 한참 지난 후에도 잊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일본의 경험을 40년이 지나서 잠깐 잊어버리기는 했지만, 재빨리 중국을 강하게 봉쇄하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서 두 가지를 배운 것 같다. 하나는 공산주의는 아무리 상황이 바뀌어도 어디까지나 공산주의이고, 다른 하나는 독재자는 자기 권력의 유지 이외에는 국민들의 안위 같은 문제는 관심이 없다는 사실이다. 오직 국민들의 안위가 자기 권력 유지에 영향을 미칠 때만 관심을 갖는다는 것이다. 물론 이런 것들은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알고있는 것과 적절한 대응책을 『실행』하는 것은 하늘과 땅 만큼 차이가 있다. 우리 언론에 그렇게 많은 비난 기사가 나오면서도 같은 일이 수 없이 반복되는 것을 보면 쉽게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푸틴의 헛발질과 시진핑의 패악질로 세상은 명백한 두가지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공산주의와 독재자의 특성이 바로 그것이다. 특히 과거 동독 공산당 출신인 현 총리 숄츠와 전 메르켈 총리에게는 더 큰 의미가 있을 것이다. 여자 총리였던 메르켈 멩겔라는 동독 공산당 선전부장 출신이다. 공산당에서 선전부장은 핵심 중에 핵심 위치다. 왜 멩겔라가 그리도 중국에 우호적인지 이유를 알 수 없었는데, 그녀가 동독 공산당 선전부장 출신이라는 말을 듣자마자 금방 이해되었다. 공산주의자들의 빠른 변신은 정말 감탄스러울 때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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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제는 영국도, 불란서도, 핀랜드, 노르웨이 등도 대부분의 국가들이 이런 잠에서 깨어난 것 같다. 그래도 두 번이나 세계대전의 주역 국가였던 영국의 대응이 가장 빨랐다. 아마 자신의 과거 죄과를 사죄하고 싶은 뜻도 조금은 있었는지 모르겠다.

 

(2) 디 리스킹(de-risking)? 신 냉전주의?

 

요즘 세태를 사람에 따라서 “위험 줄이기(디 리스킹)” 또는 “신 냉전주의”라고 부르는 것 같다. 그러나 이것은 문제의 본질을 호도하는 이름이라고 생각한다. 우선 디 리스킹은 중국에 대한 의존을 줄이기 위한 단어인 듯하다. 중국에 너무 의존하는 희토류와 중국 공산품에 대한 지나친 의존을 줄여야 한다는 의도에서 나온 말이다. 그러나 이 말은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본다. 왜냐하면 현 상황을 정확히 표현하는 말이 아니기 때문이다.

 

신 냉전주의라는 말도 그리 적절하지 않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과거 냉전(Cold War)은 공산주의와 자유주의 간의 싸움이었다. 우리가 중국과 러시아만을 고려하면 그럴듯하게 보인다. 그러나 사실이 아니다. 나는 과거부터 러시아, 중국 또는 북한이 진정한 공산주의 국가인지 잘 판단이 서지 않는다. 솔직히 그들은 공산주의의 탈을 쓴 독재국가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리고 지금 이란, 이라크, 터키, 하마스 등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나라들은 공산주의의 탈도 쓰고 있지 않다.

 

지금의 세계 불안은 공산주의와 민주주의 국가 간의 싸움이 아니라, 탐욕스런 독재자와 자유진영간의 『2분화 전쟁(Bi-sectorization)』이다. 나는 이 명칭이 더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3) 『2분화 전쟁』의 경제적 의미

 

『2분화 전쟁』은 명백히 세계경제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첫째는 세계화(Globalization)의 퇴조다.

 

세계화의 의미는 명백하다. ⓵ 뛰어난 과학 능력과 설계 능력을 가진 나라가 ② 전 세계에서 가장 값싸게 필요 자원을 가져와서 ⓷ 자기 물건을 가장 잘 만들어 즐 수 있는 나라에서 물건을 만들어 ⓸ 될수록 많은 나라에 자기 상품을 팔아 ⑤ 최대의 이익을 얻자는 아이디어다.

 

정말로 미국다운 생각이다. 그리고 우리나라와 중국, 대만이 큰 시혜를 본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자유진영과 독재진영 간의‘2분화’는 이것을 불가능하게 만들었다.

 

즉 이제는 ① 자유진영과 독재진영 간에 담을 쌓고 지내는 것은 아니지만 ② 중요한 자원에 대해서는 ③ 설령 상대 진영과의 거래가 완전히 끊기더라도  ④ 해당 전략상품의 생산이 중단되지 않도록 ⑤ 자유진영 내의 산업체를 재구성 하자는 논리다.

 

이렇게 현재 상황과 세계 정세를 이해하면 어느 정도 적절한 이해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7. 그러면 우리나라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고, 우리는 어떤 자세를 취해야할까? 

 

많은 의견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현재 세계 상황을 정확하게 이해하면 우리는 확실한 대응책을 마련할 수 있다.

 

(1st) 미국의 자세에 대한 명확한 이해가 필요하다.

 

우선 역사를 짐깐 살펴보자. 과거 조선 말 우리나라를 일본에 넘긴다는 “테스라 카프트 밀략”이나, 6.25전쟁을 일으킨 에치슨 라인 등을 살펴볼 때 미국은 항상 우리와 일본을 비교하였고, 그 결과 또한 항상 일본을 택했었다. 그러나 그런 이유는 충분히 이해된다. 

 

첫째, 일본은 중국과 러시아가 태평양으로의 진출을 막는 불침 항공모함의 역할을 하는 최적의 위치다. 

둘째, 지정학적 위치도 그렇지만 땅이 좁고 길게 펼쳐있어 두 나라가 태평양 진출을 막는데 더욱 효과적인 지형 조건이다. 

셋째, 일본은 당시까지만 해도 미국의 파트너가 될만한 충분한 경제력과 기술력을 가지고 있었다. 

넷째, 거죽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일본은 미국의 푸들 역할을 기꺼이 너무 잘 수행하고 있다.

 

여러분이 미국이라면 우리나라와 일본 중에서 어느 나라를 택하겠는가?

 

그렇다고 해서 우리나라가 미국의 홀대를 받는다는 것은 절대 아니다. 

 

(2) 미국에게 우리나라의 가치 

 

미국에게 우리나라는 매우 가치 있는 나라다. 

 

첫째, 우리나라는 북한, 중국, 러시아와 바로 인접해 있는 첫 번째 자유민주주의 국가다. 

둘째, 우리나라가 무너지면 일본만으로 태평양을 지킨다는 것은 미국에게 너무 큰 비용을 요구한다. 

셋째, 우리나라의 국방력은 세계 5위다. 일본의 6위 보다 더 높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일본의 국방력은 세계 6위 보다 훨씬 하위라고 생긱한다.

넷째, 최근 한국의 국력은 세게 10위이고 곧 9위 이내로 드는 국가가 될 것이 거의 확실하다.

다섯째; 대한민국의 반도체, 조선능력, 자동차, 밧데리, 군사무기 제조기술은 매우 훌륭하다. 미국보다 조금 부족한 수준이다. 이런 기술력이 공산국가로 넘어가는 것은 용인할 수 없다.

 

이것이 미국이 우리나라에 대한 판단이라고 생각한다.

 

(3) 그러나 미국이 우리나라에 갖는 우려 사항들 

 

미국이 우리나라에 대한 이런 가치를 인정하고 있음에도, 작금의 상황은 미국을 조금 우려하게 만드는 것 같다.

 

첫째, 공산주의 세력은 아니지만 비슷한 빨간 색깔이 상당히 많이 정치계에 스며있는 것 깉다. 이것은 대만침공 상황 또는 유사한 상황이 벌어질 때, 미국이 원하는 빠른 대응 협조가 가능할지 의구심이 든다.

 

둘째, 중국 봉쇄작전과 러시아의 포위작전에 비교적 미온적이다. 그리고 때에 따라서는 입장표명이 모호하다. 일본과 같이 명백하지 않다. 자유민주주의를 포기하는 일은 절대 없겠지만, 조금 의심이 들 때가 있다. 특히 정권이 바뀌면서 자주 그런 의문이 든다.

 

셋째, 중국과 러시아와의 관계에서 미국이 요구를 하면, 일부 정치인들이 등거리외교, 자주외교 등 턱없는 소리를 한다. 과거 일본과 중국의 예에서 보는 바와 같이 미국이 대한민국을 어렵게 만드는 것은 너무 쉬운데 그것을 모르고 있는 것 같다. 환율조정, 일부 주요 기술에 대한 사용금지, 차별적 관세 등 약한 수준의 제약만을 가지고도 한국을 힘들게 하는 것은 너무 쉬운 일인데 말이다. 요소수 수출금지와 같은 정말 하찮은 일 가지고도 떠들썩한 나라가...

 

(4) 그러면 우리의 대응자세는 어떻해야 하는가?

 

벌써 대부분의 답은 나온 것 같다. 

 

첫째; 우리나라, 우리 기업의『경쟁력』을 키우는 것이다.

 

우리의 가치를 더욱 높이는 것이다. 이것이 가장 본원적인 대응 자세다. 즉 미국이 포기할 수 없는 존재가 되는 것이다. 이것은 또한 우리국민을 더욱 잘 살게하는 길이고, 우리가 진정한 자주국가가 되는 길이며, 일본과 비교되는 자존심 상하는 것으로 부터도 벗어나는 길이다. 그러나 다행인 것은 이런 작업이 어느정도 순조롭게 잘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둘째; 미국의 힘과 능력을 제대로 인식해야 한다.

 

미국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강한 나라다. 그들은 과학, 기술, 정보, 금융, 전자적 통신 등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나라다. 쉬운 예를 하나 들겠다. 파이어니어 인공위성은 이미 태양계를 벗어나 20억km 이상을 날아간 위치에 있다. 크기도 매우 작다. 몸체만은 2,3미터도 되지 않는다. 그러나 지금도 그 위성과 통화를 하고 있다. 그런 기술능력으로 세계 모든 통화와 인터넷을 감시하는 것은 정말 일도 아니다. 일론 머스크 ‘개인’ 회사가 2,000개의 인공위성을 발사하는 나라다. 미국을 그저 큰 나라 정도로 이해하는 것은 매우 큰 오산을 가져올 수 있다. 잘 살피고 깨어 있어야 한다.

 

셋째; 미국의 동맹 군사작전에는‘확실’하게 참여해라. 

 

물론 미국은 우리나라가 자유민주주의를 포기할 나라라고는 절대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가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려는 의지와 행동에는 의심을 가질 수 있다. 이런 의심은 우리나라에 정말 치명적인 결과다.

 

중국은 이미 우리나라에서 수입할 필요가 없는 것은 수입하지 않고 있다. 그들 입장에서 필요한 것만 수입하고 있다. 그리고 이미 우리나라와 중국 무역은 적자(赤子)로 돌아선지 오래다. 아직도 중국은 우리나라 최대 무여국이고, 흑자 제공국이라고 말하는 사람은 정말 공부를 하고 있는 사람인지 궁금하다. 

 

다시 한번 강조한다. 중국은 우리와의 좋은 관계 때문에 수입하는 것이 아니다. 수입할 수밖에 없는 상품만을 수입하고 있다. 중국과의 관계가 소원해질지라도 무역 전체 수치에 미치는 영향은 그리 크지 않다. 초단기적 생각으로 행동함으로써, 중국이 우습게 보는 나라가 되어서는 안된다. 이점은 러시아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넷째; 잃는 것만을 생각하지 말고, 희생해야 할 것, 그리고 희생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것도 생각하라.

 

어떤 상황이 벌어지면 메스콤에서 손해보는 사항만을 열거하는 것을 볼 때 정말 안타까운 생각이 들 때가 ‘너무 많다’. 

 

왜 이리 아무것도 잃지 않고 얻으려고만 하는가? 우리 어렸을 때 농담처럼 ‘마치 엿장수가 흰 고무신만 가져오라는 것’과 비슷하다. 세상은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도 있다. 자유를 지키기위해서는 ① 희생도 필요하다. 또는 내가 지금 희생함으로써 ② 더 큰 것을 미래에 얻을 수 도 있고, 또 ③ 더 큰 것을 잃지 않을 수도 있다.

 

정말 메스콤도 이런 면에서는 감정적인 것만을 강조하지 말고, 다면적인 의견을 함께 전하면 좋겠다. 특히 특정 의견을 가지 한 사람만을 초청하지 말고, 대등한 위치의 다른 의견을 가진 다른 사람도 『함께』 초청하기를 바란다. 

 

다섯째; 작은 사실에 매달리지 말고, 그런 현상을 일으키는 근본원인을 파악하는 거시적(巨視的) 관점을 잃지 않기 바란다.

 

그래야 우리는 흥분하지 않고, 적절한 대응책을 지속적으로 밀고 나아갈 수 있다. 

- 세계화가 ‘왜’ 퇴조되고 이분화가 이루어지고 있는가? 

- 러시아가 ‘왜’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는가? 

- 하마스의 턱없는 행동이 혹시 중동전으로 발전되지 않을까? 

- ‘왜’ 일본이 미국의 푸들이라는 소리를 들으면서까지 미국에 복종할까? 

- 중국이 정말 대국인가? 그들이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을까? 

- 세계의 2분화로 중국이 사라진 세계시장을 우리는 어떻게 독식할까? 등등 

 

우리가 생각하고, 고민할 일은 너무 많고 재미있는 것 같다. 나는 괜시리 국뽕에 사로잡혀 말을 하는 사람이 아니다. 나는 전략을 전공한 사람이다. 다만 다른 사람과 다르게 근본 원인을 파악하는데 조금 익숙할 뿐이다.

 

대한민국 만세다! 만만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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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4년07월09일 09시00분
  • 최종수정 2024년07월09일 12시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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