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산에서 바라본 세계

국가의 미래를 향한 첫 걸음

※ 여기에 실린 글은 필자 개인의 의견이며 국가미래연구원(IFS)의 공식입장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맑맑의 동심(童心)여행’-현영표의 그림 에세이 <79> 눈밭 보리캐기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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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5년03월05일 16시40분
  • 최종수정 2025년02월06일 12시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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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 건너서 정월 대보름까지 다 지내뿔고 나먼 

온집안 뒤져도 묵을께 귀해집니다.

풀뿌리 민초들의 애환,

이른바 춥고 배고픈 춘궁기가 시작되지요….

 

우리 애렀을 쩍 

봄 한철엔 

묵은 된장 보릿국에 말아묵는 

꽁보리밥 항그럭이 쵝오였습니다.

 

겨우내 눈 속에서 추위에 움츠리다가 뱉이 쫌 따스해지믄 앙징맞은 싹을 티운 

보드라운 청보리순을 듬뿍 넣고, 

찐한 갈색 묵은 된장풀어 끼린 구수한 홍어앳국…,

동네 어르신들은 생각만 혀도 군침이 꼴딱~ 넘어갑니다.

 

시큼털털흔 탁주 커다란 사발에 붜서 단숨에 쭈욱~ 들이키고,

소까죽럼 꺼칠한 손바닥으로 한번 거친 쑤염을 쓰윽 문지르고 나서…,

홍어애 보릿국 맻숟꾸락 거푸 떠자시먼,

남정네들 시상천지 부러울께 없습니다.

 

얼마 전 까정만 혀도 서울의 재래시장도 끼웃거려 보믄 

대광주리에 싱싱헌 청보리를 폴았었는디…,

홍어애는 갈수록 귀허고 비싸져서,

도시 서민들이 봄한철 찾아묵기가 점점~애럽습니다.

 

★ 구수헌 홍어애 보릿국맛을 못잊는 ·· 맑맑​ 

 

<ifsPOST>

 ※ 현영표 에세이스트는 월출산 자락 전남 영암 출신으로 ‘맑맑’이란 필명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맑맑’은 “맑은 물 맑은 삶”. 그림에 덧붙인 글은 본인이 즐겨 사용하는 전라도 우리 탯말​로 작성된 것으로 맞춤법과 상관없이 작가의 체취를 살려 그대로 옮겨 싣는 것을 양해 바랍니다.​​<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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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5년03월05일 16시40분
  • 최종수정 2025년02월06일 12시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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