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정치적 인간의 초상' ~ '힐빌리의 노래'의 J.D. 밴스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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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역사상 세번째로 젊은 공화당 부통령 후보 밴스(지금 39세)는 정치적으로 '벼락출세'한 인물이다. 2년전 오하이오 연방 상원의원으로 '벼락 선출'됐을 때 그는 공직 이력이 전무했다. 미국정치에선 드문 사례일 것이다. 밴스를 '전국적 인물'로 만든 건 두말할 필요도 없이 '힐빌리의 노래'가 대성공한 덕분이다.
미국판 계급사회의 천정을 뚫은 그의 '흙수저 신화'가 주효했다. 밴스가 처음엔 극렬한 반(反)트럼프주의자였던 건 잘 알려져 있다. 이런 입장은 밴스가 정치에 투신하면서 180도 달라진다. 트럼프를 '미국의 히틀러'라 불렀던 밴스는 이제 트럼프를 '위대한 미국의 어버이'격으로 칭송한다.
밴스의 정치적 수직 상승은 트럼프에 대한 일방적-절대적 충성(또는 아부?)와 궤를 같이 한다. 완전한 정치 신인으로 오하이오 연방 상원의원 보선 공화당 경선에서조차 3위에 머무르던 밴스를 1위로 끌어올린 게 트럼프였다. 그 후 기적적으로 연방 상원의원이 된 밴스는 트럼프보다 강성의 '트럼프 아바타'로 대활약한다. 밴스는 트럼프를 비판했던 자신의 과거 언행이 오판이었으며 이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다고 '해명'했다.
물론 그럴 수도 있다.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트럼프 국정철학'에 밴스가 심복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내가 납득하기 어려운 건 지난 대선 결과(트럼프 패배)를 폭력으로 뒤집으려한 의사당 폭동 사태를 밴스가 극력 옹호한다는 사실이다. 밴스는 만약 당시 자신이 부통령이었으면 트럼프가 패배한 대선 결과를 추인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한다.
여기서 난 한 '정치적 인간의 초상'을 본다. 언제나 권력의 중심만을 쫓는 인간. 다른 모든 것(근본가치나 자신의 삶까지)를 권력추구의 수단으로 삼아 권력을 얻기 위해선 어떤 일이든 할 용의가 있는 인간. '정치적 인간' 밴스는 승승장구하고 있다. 만약 트럼프가 차기 미국 대선에서 승리한다면 밴스는 명실상부한 트럼피즘의 후계자가 될 것이다. 설령 트럼프가 패배한다고 해도 트럼피즘이 힘을 발휘하는 현재 국면에선 밴스의 정치적 미래는 밝아 보인다.
미국정치는 물론이거니와 전 세계도 밴스가 신봉하고 있는 흑(黑)계몽과 신(新)반동이라는 세계사적 퇴행의 조짐이 역력하기 때문이다. '제국 미국'은 어디로 가는가? 한 가지 첨언을 한다면 '정치적 인간'이 미국에만 있는 건 아니다. 현재 한국정치에도 곳곳에서 출몰해 정치를 황폐화시키고 있음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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