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맑의 동심(童心)여행’-현영표의 그림 에세이 <71> 연날리기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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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워 맹근 연을 시린 하늘에 날립니다.
방패연은 동네 성들이 날리고…,
쪼무래기들은 꼬랑지 긴 가오리 연을 날립니다.
방패연은 바람이 불수록 잘 날리는데…,
가오리 연은 뱅뱅 돌다가
긴 꼬랑지 덕분에 겨우 균형을 잡습니다.
집에서 대나무 쪼개고 창호지 사다,
연 맹글어…,
하얗게 내린 눈밭에서 날리던 그 시절.
끊어진 연 줏으러 겁나게 뛰어댕겠지요.
멀리 날라간 연은,
언덕을 넘고 낮은 산도 넘습니다….
성들은 키가 클수록 연도 컸는데,
우리같이 째끔한 아그들은,
윙~윙~ 바람 씬 날은 연줄 잡고 있기도 심들었지요.
씩씩했던
그 성들은
모두 다 어디로 갔을까요…?
우리 마을에서는
인자허신 할아부지들이 사랑방에 뫼이셔서,
동네 아그덜 방패연을 맹그러 주샜습니다.
한지 짜르고 대나무 깎아서…,
보리밥 이긴 된 풀로
뚝딱~ 연을 맹그십니다.
이제 쑤염 허옇던 그 인자한 동네 할부지들은 전설이 되어
영원속으로 연줄 끊긴 연이 나르듯,
시린 하늘로 떠나 가샜습니다….
★줄 끊긴 연을 바라보는 심정 .. 맑맑
<ifsPOST>
※ 현영표 에세이스트는 월출산 자락 전남 영암 출신으로 ‘맑맑’이란 필명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맑맑’은 “맑은 물 맑은 삶”. 그림에 덧붙인 글은 본인이 즐겨 사용하는 전라도 우리 탯말로 작성된 것으로 맞춤법과 상관없이 작가의 체취를 살려 그대로 옮겨 싣는 것을 양해 바랍니다.<편집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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