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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kyo Watch] 일본 춘투 2% 임금인상 속 저임금의 악순환 극복책 강화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22년03월24일 17시10분
  • 최종수정 2022년03월24일 09시44분

작성자

  • 이지평
  • 한국외국어대학교 융합일본지역학부 특임교수/前 LG경제연구원 상근자문위원

메타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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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주요 기업, 잇따라 2%대 임금 인상

 

일본의 전국 노조인 ‘렌고(連合)’는 지난 3월 18일에 2022년 춘계노사교섭(춘투)의 제1회 집계 결과(776개 조합)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임금인상률은 평균 2.14%로 3년 만에 2%대를 회복했다(일본경제신문, 2022.3.19.). 도요타자동차 그룹의 전(全)도요타 노동조합연합회의 경우 경영자측이 임금인상과 일시 수당에 관한 노조 측의 요구 조건을 100% 수용했다고 3월 16일에 발표했다. 전자분야에서는 히타치제작소, NEC가 3월 16일에 노조의 요구 조건을 100% 수용했다. 

 

일본정부가 임금인상 폭의 확대를 강력히 주장하면서 기업을 독려하고 있는 상황에서 주요 일본기업들이 최대한 노조의 요구조건을 수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우크라이나 사태의 영향으로 일본기업도 경영환경의 불투명성을 우려하는 측면이 있으나 그동안 억제되어 왔던 임금인상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번 춘투로 다소 높은 임금인상률이 달성되어도 일본의 전반적인 임금 부진 현상이 개선될 것인지 불확실한 측면도 있다. 2%의 임금인상률은 일본기업으로서 과감하게 결정한 측면도 있으나 최근의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물가상승 기조를 고려할 경우 일본 가계의 생활 여건의 악화 추세를 완화하는 데에는 한계도 있다. 또한 일본의 생산성이 전반적으로 부진한 가운데 지속적인 임금상승세가 가능할 것인지도 불확실하다. 

 

인재 투자 부진, 저생산성, 저임금의 악순환 극복의 어려움

 

1990년대 초의 부동산 버블 붕괴 이후 일본기업은 점진적인 인원감축에 주력해 구조조정을 통해 수익을 개선해 왔다. 이 과정에서 미국식 주주자본주의를 강화해 종업원을 중시해 왔던 일본식 경영을 수정하기도 했다. 그 결과 일본기업의 배당 등 주주에 대한 분배가 확대하고 종업원의 임금 및 복리 후생 등에 대한 분배는 상대적으로 감소했다. 최근의 경우 외국인 주주의 요구도 있어서 일본기업이 적자에 빠진 시기에도 주주에 대한 배당에 주력하여 기업의 장기적인 성장 자원이 훼손되는 측면도 있다. 

 

사실, 도쿄증권시장에 상장된 일본기업의 경우 최근에는 증권시장에서 조달하는 자금보다 배당 및 자사 주식매입 등 주주에게 돌려주는 금액이 많아진 상황이다. 기업이 증권시장에서 장기자금을 조달하여 인력 및 연구개발에 투자해 성장사업을 육성해야 하는 데 이러한 선순환이 약해지고 있는 것이다. 2022년 3월 결산에서도 일본 상장기업의 25%가 당초 계획보다 배당을 늘려, 배당 총액이 3년 만에 사상 최고치를 갱신할 전망이다(일본경제신문, 2022.3.19.). 

 

증권시장을 통해 기업에서 외국인을 포함한 주주에게 자금이 흘러가는 흐름 속에서 일본기업의 신사업 개척, 생산성 향상, 근로자의 임금 인상이 어려워지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구조는 일본의 임금 억제 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증권시장의 성장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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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형자산 투자를 중시하는 기업경영 유도 정책 강화

 

일본 정부는 새로운 자본주의를 지향하면서 이러한 저임금의 악순환을 극복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일본 기업에게 임금인상을 권유하는 등의 분배정책의 혁신과 함께 성장잠재력의 제고를 모색하고 있다. 생산성에 한계가 있는 가운데 일본 기업에게 임금인상을 지속적으로 요구해도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일본 정부의 ‘새로운 자본주의실현회의’의 제4차 회의에서는 분배와 성장의 선순환을 위해 과학기술 입국화 방안이 토의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일본정부는 기업이 인적자본 등의 무형자산을 확충하면서 장기적인 성장력을 제고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기업 통치구조(Governance)의 모니터링 및 유도 제도의 혁신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새로운 자본주의실현회의에서는 임금이나 교육비 등을 인재 자산에 대한 투자로서 가시화하고 기업의 부가가치 제고를 유도할 방침으로 있다. 이러한 기업제도의 개혁은 세계적인 추세이기도 하다. 

 

미국, 유럽 등도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인재의 가치를 공시하도록 하는 새로운 제도의 도입에 주력하고 있다. EU는 2022년 10월에도 인적자본을 포함한 ESG의 정보 공시 룰을 책정, 새로운 규칙에서는 유럽 기업 뿐만 아니라 일본 등 해외기업의 유럽 거점도 포함하고 거래선 기업의 종업원까지 포함한 정보의 공시를 요구할 방침이다. 미국도 증권거래위원회(SEC)가 2020년 8월에 상장기업에 대해서 인적자본의 정보공시를 의무화했으며 공시 정보의 확충을 추가적으로 계획 중이며, 퇴직 비율, 스킬, 연수, 보수, 복리후생 등의 공시를 검토하고 있다. 

 

일본도 금년 여름에 기업 정보공시 지침을 작성하겠다는 목표로 구체적인 검토를 진행 중이다. 여성, 외국인 비율, 중도 채용자의 정보와 더불어 리스킬링 등 인재교육, 괴롭힘 행위 방지 대책 등이 대상이 되며, 금융청과 연계해서 상장기업들이 유가증권보고서에 의무적으로 기재하도록 할 방침이다. 

 

사실 일본기업 중에서도 선행적으로 이러한 인재경영을 도입해서 성과를 거두고 있는 사례도 있다. 일본의 제약사인 에이자이는 2021년에 미국 바이오 벤처인 바이오젠과 공동 개발한 알츠하이머 치료약을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승인 받는 쾌거를 올린 기업이며, 동사는 인재의 투자와 육성에 주력하는 지식경영을 원동력으로 하고 있다. 

 

동사는 일반적인 기업회계 상에서 인건비는 비용으로 취급되고 대차대조표에도 인재가 자산으로 분류되지 않지만 에이자이는 대표적인 주가지표의 하나인 주가순자산배율(PBR)을 추정하면서 이를 기존 회계상 볼 수 있는 자기자본이익률(ROE)과 함께 인적자본(인건비, 장애인 고용률, 여성관리직 비율 등), 사회적자본(조제약국과의 거래 건수 등), 지적자본(연구개발비 등) 등의 ESG(Environment Social Governance) KPI(Key Performance Index : 100개 정도)의 함수식으로 설정하여 중회귀(重回歸) 추정을 실시하면서 그 성과를 측정해 인적자본의 확충에 주력하고 있다(이지평·이인숙, KJ Japan Insight, 한일기업연구소KJ, 2022.3).

 

한편, 주주에 대한 배려와 인적자본 중시 경영을 동시에 강화하는 수단으로서 종업원에게 주식을 보수로서 제공하는 제도도 활용되고 있다. 일본 정부는 2016년에 세제 등을 정비하면서 일본 기업들이 비금전적 보수로서 ‘매매 시기 제한 조건부 주식’을 종업원에게 제공할 수 있는 제도를 도입, 이를 활용하는 기업이 확대 중이다. 

티켓 판매 기업인 ‘피아’사의 경우 주식을 종업원들에게 지급함으로써 이들이 보다 업적, 주가에 관심을 갖는 경영자 마인드가 제고되었으며, 기업으로서는 현금의 유출을 억제할 수 있는 이점도 있다고 한다. 코로나19 상황에서 ‘피아’사의 실적이 악화되어 상여금을 감축했으나 종업원에게 주식을 제공함으로써 인재의 지속적 유지와 사기 진작 효과를 거두었다(닛케이비즈니스, 2022.3.4, 特集 漂流する賃上げ. なぜ給料は上がらない). 

 

우리나라의 경우도 중장기적인 생산성 향상과 이에 따른 성장잠재력의 제고를 위한 기업 경영은 고객, 종업원, 주주에 대한 배려의 균형을 맞추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주식시장이 기업의 장기적 자금 공급원으로서의 역할을 강화하면서 그동안의 주주자본주의의 폐해를 청산하기 위해 인적자본을 포함한 무형자산의 공시제도를 강화하고 기업이 장기적 관점에서 인적자본과 신사업에 투자를 늘리도록 유도하는 것이 중요한 시점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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