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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shington Watch] 트럼프, 정권 이양 협조 지시 불구 대선 패배 불복은 계속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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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0년11월26일 14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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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미 대통령이 현지 시간으로 23일, 트위터를 통해 “미국의 최선을 위해 에밀리(Emily Murphy) 연방조달국장(GSA) 및 조달국에, 정권 이양 절차를 시작하는 데 필요한 조치들을 취할 것을 권했다”는 글을 올렸다. 동시에, “자신의 팀(선거 진영)에도 마찬가지 내용의 의사를 전달했다” 고 밝혔다. 이로써, 바이든 당선인의 정권 인수 절차에 가장 큰 장애물이 제거되어 정권 인수 작업이 본격화됨과 동시에 미국의 정권 이양과 관련한 불확실성은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실무적으로 정권 인계/인수 작업의 열쇠를 쥐고 있는 머피(Murphy) 연방조달국장은 민주당 바이든 ‘전 부통령’ 에게 이례적으로 서한을 보내고, 국가 안전 보장에 관련한 비밀 정보 및 정권 이행 작업에 필요한 자금을 제공하는 등, 정권 이양 업무를 개시할 것을 용인한다고 통지했다. 그러나, 대선 승자를 가리거나 인정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은 정권 인계 절차에 협조할 것을 허용하는 돌연한 조치에도 불구하고, 선거 패배 결과 자체는 여전히 승복하기를 거부하고 있어 앞으로도 미 정가에 파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 NYT 등 “바이든 당선인의 대선 승리를 공식적으로 인증하는 것” 


머피(Murphy) 연방조달국장은 바이든 당선인 측에 보낸 서한에서 “법정 투쟁과 관련한 최근의 사건들 및 각 주(州)의 선거 결과 인증을 감안하여, (바이든 당선인 측의) 요청에 따라 연방 법률(대통령직 인계/인수 법률; Presidential Transition Act of 1963 제 3 조)이 정한 정부의 물자 및 서비스에 대한 접근을 인정할 것을 결정했다” 고 전했다. 그러나, 현실적인 정권 이양 업무에 협조하는 것을 용인하지만, 이로써 바이든 당선인의 대선 승리를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지적했다. 

 

이에 즈음해서,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우리는 승리할 것을 확신하고 있다” 고 주장하는 등, 아직도 대통령 선거 패배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한편, 블룸버그 통신은 다소 적극적인 해석으로 ‘연방조달국(GSA)이 지난 월요일, 바이든 당선인을 분명한 대선 승리자로 인식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뉴욕 타임스(The New York Times)도 연방조달국(GSA) 머피(Murphy) 국장이 정권 인계/인수에 필요한 연방 예산을 포함한 자원들에 접근할 수 있도록 허용하기로 하고, 바이든 당선인 측 인사들이 트럼프 정권 관리들과 정권 인수 절차에 협조할 수 있도록 허용한 것은 바이든 당선인을 분명한 대선 승리자로 인정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처럼 머피(Murphy) 연방조달국(GSA) 국장이 서한을 보낸 것은 최근 공화당 상원의원들이 잇따라 정권 인계 절차를 개시할 것을 촉구하는 성명을 내고, 핵심 격전지였던 미시간 주 선거 참관인단이 바이든 당선인이 승리했다는 선거 결과를 인증하기로 결정한 뒤를 이어서 이루어진 것이다. 뉴욕 타임스(NYT)는 “미시간 주 선거 당국이 바이든 당선인을 인증하기로 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 측의 인증 절차를 지연시키려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결정적인 타격을 준 것” 이라고 전했다. 

 

▷ 재계, 트럼프 진영에 신속한 정권 이양 촉구, 정치 헌금 중단 경고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3일 치러진 대선 이후 줄곧 자신이 패배한 선거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상황에 대해 미 경제계의 압력이 거세지고 있다. Goldman Sachs社의 솔로몬(David Solomon) CEO, 세계 최대 신용카드 회사인 비자(VISA)社 케리(Alfred Kelly Jr.) CEO, 미국 최대 투자펀드 블랙스톤(Blackstone) 그룹의 글레이(Jonathan Gray) 사장 등 재계 거물들이 포함된 164명의 기업 최고경영자들이 23일, 연명으로 트럼프 대통령 앞으로 보내는 공동 서한을 공표했다. 이들은 서한에서 Covid-19 감염 확산 사태 하에서 정책의 정체(停滯)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각 미디어들 보도에 따르면, 이 공동 서한 참여자들은 지난 20일 회동하고, 트럼프 진영이 정권 이양을 거부한다면 공화당에 정치 헌금을 중단할 것을 검토할 것이라고 결의했다. 특히, 정권 이양을 계속 거부하면 내년 1월 실시될 조지아 상원의원 결선 투표에서 공화당 후보에 헌금을 중단하는 방안을 협의했다고 전해지고 있다. 만일, 조지아 주의 2석이 민주당으로 넘어가는 경우에는 공화당은 상원의 주도권을 민주당에 빼앗기게 되어 치명상을 입게 될 것을 우려한 공화당으로서는 경제계의 이런 정권 이양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처한 것이다.  

 

이 공동 서한은 “정권 이양이 늦어지면 민주주의가 취약해지고 국제 사회에서 미국의 위상이 저하할 것” 이라는 우려도 표명하고 있다. 동시에, “차기 정권에 주요 자원 및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 것은 미국 경제 및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것” 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아울러, 정권 이양 작업을 총괄하는 연방조달국(GSA)에 대해서 바이든 당선인을 차기 대통령으로 인정하고 신속하게 정권 이양에 착수할 것도 촉구했다. 연방조달국(GSA)은 이러한 급박한 움직임에 따라 정권 이양을 용인한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당선인 측은 국가 안보 관련 정보 접근 및 현 정권의 Covid-19 대응팀과 접촉이 제한되고 있어, 정권 인수 작업에 지장을 겪어 왔다. 

 

이에 앞서, 전미(全美)제조업협회(NAM)도 지난 18일 성명을 발표하고 연방조달국(GSA)은 차기 정권을 인정하고 신속하게 정권 이양에 착수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향후 2개월 동안은 Covid-19 확산 사태와 싸워야 하고, 미국 경제를 다시 일으켜 세워야 하는 중대한 시기로, 지금 허비할 시간이 없다” 고 호소한 바 있다. 미국상공회의소(U.S. Chamber of Commerce) 도너휴(Tom Donohue) CEO도 “바이든 당선자 진영에는 풍부한 행정 경험을 가진 인사들이 있어 정권을 궤도에 올려 놓을 것” 이라고 평가하고, “미국상공회의소는 전통적으로 공화당을 지원해 왔으나, 지금은 국민들의 안전과 행복을 위해 정권 이양을 늦출 수가 없다” 고 언급했다. 

 

한편,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들 뿐만 아니라, 노동계도 트럼프 진영을 향한 정권 이양 촉구 대열에 동참하고 있다. 미시간 주(州)를 거점으로 하는 전미(全美)자동차노동조합(UAW)도 20일 성명을 내고 “미시간 주에서 바이든 당선인이 승리한 것은 명확하다” 면서, “결과를 인정하지 않는 것은 유권자들에 대한 모욕” 이라고 트럼프 진영의 선거 불복 자세를 비난했다. 이렇게 각계 각층의 거센 압력이 고조되자, 트럼프 진영은 어쩔 수 없이 정권 이양에 착수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 트럼프, G20 정상회담 도중에 자리를 뜨고 골프장으로 향해 


지난 3일 선거 이후 아직도 진행되고 있는 개표 결과, 각 주에서 바이든 당선인의 승리가 공식적으로 속속 인증되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 진영은 “나라 전체에서 선거 부정을 박멸하는 작업을 계속할 것’ 이라는 결의를 밝히는 등, 자신들의 패배 확인에 불복을 계속하고 있다. 이와 함께, 소송전을 이어가며 바이든 당선인에게 정권을 인계하는 절차를 거부해 오고 있었다. 이런 가운데, Covid-19 3차 대유행도 본격화되고 있어, 방역 및 경제 회생 방안 마련이 시급한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공백을 초래하는 행동들이 이어져 안팎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 화상으로 진행된 G20 정상회담 도중에, 엉뚱하게 장문의 대선 불복 트위터 글을 올리는가 하면, 심지어 회담 도중에 퇴장하고 골프장으로 향하는 등, 돌출적인 행동을 이어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일 선거일 이후 무려 5 번이나 골프를 즐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CNN 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비상식적인 일탈 행동을 두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국제 무대에서 떠났고, 아무도 그를 아쉬워하지 않을 것(few will miss him)” 이라고 전했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Financial Times)지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시간 주 선거 참관인단이 이미 바이든 당선인의 승리를 공식적으로 인증했고, 주요 기업들의 최고경영자들 및 일부 공화당 상원의원들까지 나서서 정권 인계 절차를 취하도록 압력을 가하고 나서자, 트럼프 대통령이 정부 부서 및 선거 진영에 협조하도록 지시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선거가 끝난 뒤 20일이 지나면서 조지아, 미시간 등 핵심 경합지에서 바이든 당선인의 승리를 인증했고, 자신의 진영에서 제기한 일련의 소송도 줄줄이 기각되자 어쩔 수 없이 협조하게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 격전 경합 주(州)에서 승패 확정 잇따라, 트럼프 진영 ‘저항’ 계속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일 치러진 선거 이후 줄곧 아무런 증거를 대지 않은 채 이번 선거는 부정선거였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주요 격전 지역 주에서는 개표를 재검(再檢)할 것을 요구하기도 하고, 일부 지역에서는 ‘선거 결과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이번 대선 결과가 공식적으로 최종 결착되기까지는 앞으로도 상당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난 23일부터는 지금까지 확정되지 않고 있던 몇 개 격전지 주에서 대선 승패를 공식적으로 인증하는 절차가 본격화되고 있다. 펜실베니아 주(州)에서는 각 카운티[郡]가 23일까지 (선거인 선출) 선거 결과를 확정해서 주 정부에 보고함에 따라 주 정부 주무장관(州務長官; Secretary of State)이 같은 날 바이든 당선인의 승리를 인증했다. 미시간 주(州)에서도 23일, 공화´ 민주 양당 대표자들이 회동하고 선거 결과를 인증할 것인지 여부를 투표로 결정하고, 바이든 당선인이 승리한 선거 결과를 확정했다. 중서부 지역의 핵심 지역인 위스콘신 주(州)에서는 트럼프 진영이 일부 카운티의 투표를 재(再)집계할 것을 신청했기 때문에 12월 1일까지 재검표를 마치고 그 결과에 따라 선거인 선거 결과를 확정하게 된다. 

 

이러한 절차를 따라, 시간 문제이기는 하나, 바이든 당선인의 당선이 공식적으로도 확실하게 인증되는 것은 분명한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트럼프 진영의 법정 투쟁 계속 의지에도 불구하고 선거 결과를 뒤집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그럼에도, 트럼프 진영은 바이든 당선인 승리가 공식적으로 인증되는 것과는 무관하게 법정 투쟁은 계속할 태세여서 우여곡절은 이어질 전망이다. 

정치 전문가들은, 핵심 경합 지역 4개 주에서 이미 바이든 당선인 승리를 확정하고 있어, 주 정부들이 선거 결과를 인증한 이후에 트럼프 진영이 제기한 선거 소송이나 재검표 결과에 따라, 승패가 뒤집어질 가능성은 지극히 희박한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그럼에도 트럼프 진영은 자신들의 승리를 고집하고 있는 것이다. 

 

▷ 선거 결과 확정 법정 시한 임박하자 ‘트럼프 진영 지연 전술’ 의심   


이렇게, 바이든 당선인이 새 정권 구성을 위한 각료 임명 절차 등을 진행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통령 선거의 최종 결과가 확정되는 데 시간이 걸리고 있는 것은, 주로, 트럼프 진영이 투표 재집계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각 주마다 선거 관련 법령이 다른 현행 선거 제도 하에서는, 일부 주에서는 공화당이 주 정부의 공식적인 최종 선거인 확정 절차를 쉽게 지연시킬 수 있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펜실베니아 주(州)에서는, 선거 관련 법령에 따라, 유권자 3명 이상이, 아무런 증거를 제시하지 않고도 각 카운티에 재집계를 신청하면 원칙적으로 이를 수락하게 되어 있다. 트럼프 진영은 이런 점을 이용해서, 공화당 내부조차 재집계 혹은 소송을 통해 선거 결과를 뒤집을 가능성은 거의 전무하다는 견해가 대세이나 펜실베니아 선거 소송을 제기하는 것은, 자신들에 유리한 구성인 최고법원까지 가서 최종 판결을 받도록 할 의도인 것이다. 이번 선거에서 격전이 벌어졌던 조지아 주에서는 재집계(再集計) 결과, 바이든 후보의 승리가 확정되기도 했다.

 

전통적으로 공화당 텃밭이던 조지아에서는 수작업으로 진행된 재집계 결과, 선거 결과 확정 시한인 20일에 이미 바이든 당선인의 승리가 확정됐으나, 트럼프 진영은 21일 밤 재재(再再)집계를 신청했다. 이에 따라, 주 선거 당국은 양당에 참관인들을 준비하도록 지시함으로써 앞으로 투표자들의 서명을 일일이 대조하는 작업에 들어갈 채비를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앞서 트위터에 “조지아 주(州)에서 대규모 선거 부정이 있었다는 정보가 있다” 고 글을 올리기도 했다. 

 

또 다른 격전지인 미시간 주(州)에서도 공화당의 반대로 바이든 승리 확정이 승인되지 못하고 있었으나, 23일 선거 확정 시한을 앞두고 양당 관계자들이 투표를 통해 바이든 당선자의 승리를 최종 확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에 “미시간 주(州)에서 거대한 부정 투표가 밝혀질 것” 이라고 트위터를 통해 주장했었다. 이어서, 주(州) 공화당 간부들을 백악관으로 초청, 개표 결과를 인정하지 말도록 종용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회담 후 이들 미시간 주(州) 공화당 간부들은 “선거 결과를 뒤바꿀 만한 정보를 얻지 못했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렇게, 트럼프 진영이 주로 격전 지역에서 선거 소송 및 재(再)집계 신청 등의 방법을 동원해가며 선거 결과 확정을 지연시키고 있는 것은 다른 속셈이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불러오고 있다. 미국 연방법에 따르면, 각 주는 12월 8일까지 선거 결과를 확정해서 선거인을 지명하도록 되어 있다. 이어서 12월 14일에는 확정된 선거인들이 정식으로 대통령을 선출하는 투표를 시행한다. 따라서, 12월 8일 선거인 확정 시한에 맞추지 못하는 주(州)의 선거인들은 오는 12월 14일 실시될 예정으로 있는 차기 대통령을 선출하는 투표에 참가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트럼프 진영은 이런 점을 노리고, 주로 바이든 당선인이 승리를 선언한 격전지 주(州)의 선거 당국이 선거 결과를 공식 인증하는 것을 저지하기 위해 선거 소송을 제기하고 있으나, 이들 소송도 잇따라 패소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펜실베니아 연방법원은 트럼프 진영이 제소한 소송에 대해 기각 판결을 내린 것이다. 트럼프 진영은 이 연방법원 판결에 불복해 연방 항소법원에 다시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트럼프 진영 선거 소송 총책임자인 줄리아니(Rudy Giuliani) 변호사는 동 소송을 궁극적으로 연방 최고법원으로 가져갈 것이라고 공언하고 있다. 현재 연방 최고법원 대법관 구성은 6 대 3으로 보수 성향 대법관들이 절대 다수를 점하고 있다. 

 

▷ 하원에서 대통령을 선출하는 상황 조성을 노리나, “가능성은 희박”


한편, 트럼프 진영이 이미 결판이 난 선거 결과를 두고 소송전을 이어가려는 것은, 최후 수단으로 하원에서 대통령을 선출하게 되는 상황을 만들려고 모색하는 것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그런 배경은, 각 주 정부가 재집계 작업 및 제기된 선거 소송을 종료하지 않은 채 선거인들을 확정하기는 어렵다는 점이다. 만일, 그렇게 재집계 및 선거 관련 소송이 종료되지 않은 채 선거인을 확정하면, 트럼프 진영은 이를 들어, 위법이라고 주장하고 나올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만일, 법률로 정해진 선거인 확정 시한인 12월 8일 이내에 확정된 선거인들만 모여 투표한 결과, 과반을 얻은 후보가 나오지 않을 경우에는, 2021년 1월 새로 구성되는 의회에서 하원이 대통령을 선출하는 상황이 만들어지는 것이 가능하게 되는 것이다. 

 

참고로, 하원 투표에서는 의석 분포와 관계없이 ‘각 주(州) 1표’ 형식으로 투표하게 되어, 총 50개 주에서 과반인 26표를 얻는 후보가 당선된다. 공교롭게도, 지난 3일 치러진 선거 결과에서는, 최근 집계 결과, 총 435 의석 중 민주당 222석, 공화당 207석으로, 민주당이 여전히 과반 의석을 확보했으나, 득표수에서는 공화당이 우세를 보인 주(州)가 25개 주에 달해 이미 절반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만일, 최종 확정이 남아 있는 지역에서 공화당 의석이 추가되어 공화당 의원이 과반을 얻은 주(州)가 늘어나는 경우에는 트럼프 대통령에 유리한 상황이 조성된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상정할 수 있는 이런 시나리오에도 여전히 높은 장벽은 남아있다. 바이든 당선자가 이미 획득한 선거인 수가 과반에 못 미치는 상황이 되려면, 바이든 당선인이 이미 승리를 선언한 3개 주 이상에서 최종 결과 확정이 12월 8일 시한에 못 미치게 되거나, 현재의 결과가 뒤집어질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진행되고 있는 선거 관련 소송의 진행이나 투표의 재집계 과정을 감안하면, 그렇게 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는 게 중론이다. 선거 부정을 주장하는 보수파 지도자들도 이제 상황이 끝났다고 생각하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진다.

 

▷ 트럼프, 공화당 맹주 역할 계속해 4년 후 재출마 기회를 모색? 


이번 대선 결과를 두고 공화당 내부에는 일부 ‘트럼프 이반(離反)’ 현상이 나타나고 있으나, 대다수 공화당 소속 정치인들은 자신들의 거취를 결정하는 데 분명한 자세를 드러내지 않(못하)고 있다. 비록,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가 패배한다고 해도, 자신들의 정치적 이득을 위해서는 그가 공화당 내에 확보한 지지 세력을 무시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1970년대 워터게이트(Watergate) 사건 보도로 유명한 우드워드(Bob Woodward) 기자가 최근, 겉으로는 트럼프 지지를 표명하고 있으나, 실제로는 反트럼프 정서를 가진 것으로 파악한 21명의 공화당 의원들의 명단을 공개한 것은 현 공화당 내의 복잡하고 고민스러운 입장들을 잘 대변한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각계각층으로부터의 압력에 견디지 못해 마지못해 정권 인계에 동의하기는 했으나, 선뜻 선거 패배를 인정하지 않고 있는 것은 또 다른 속셈을 품고 있는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어 흥미를 유발하고 있다. 즉, 일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플로리다 주에 있는 자신의 마라라고(Mar-A- Lago) 리조트에 자신이 들어가 살 집을 수리하기 시작했다고 전하고 있으나, 그는 정치적으로는 아직은 ‘사라지지 않은’ 인물로 남아 있기를 소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 선거본부는 지난 11일 자로 지지자들 앞으로 보낸 정치 자금 헌금을 독려하는 메일에서, 자금 용도의 하나로 “미국을 구하는 모임” 이라는 이름을 내걸고 있다. 이 단체는 트럼프 대통령이 설립 신고한 단체로, 공화당 내의 다른 후보들을 지원하는 것이 설립 목적의 하나다. 이를 두고, 패배를 인정하지 않으나 마지못해 정권 인계를 지시한 트럼프 흉중에는 자신이 퇴임한 뒤에도 공화당 내 지배력을 유지하면서 2024년 대선에서 다시 출마할 것을 염두에 두고 권토중래를 노릴 기반 조성을 꾀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모습으로 비춰지고 있는 것이다.   

       

비록 대선에서 패배했으나, 현직 대통령으로는 기록적인 7,300만표를 득표한 것은, 2년 후의 중간선거 및 4년 후 대선에서 공화당의 전략에 트럼프라는 변수가 영향을 미칠 것은 쉽게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로 당장 대선이 다시 치러진다면 트럼프를 찍겠다는 공화당 내 지지자들은 절대적으로 많다. 그만큼 공화당 내 트럼프 대통령의 존재감은 압도적이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당신은 공화당 지지자인가? 트럼프 지지자인가? 라는 질문에 공화당 지지자 및 공화당 성향의 무당파층 가운데 ‘트럼프’ 라고 답한 비율이 58%에 달하고 있다. 게다가, 공화당의 상원 다수당 지위 유지 여부가 걸려 있는 내년 1월 5일 실시될 조지아주 상원의원 결선 투표에서는 이들 트럼프 지지자들 표는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다. 

 

이처럼 트럼프 정권 4년 동안 공화당은 ‘트럼프당(党)’으로 변질됐고 그런 지지자들 사이에는 이번 선거 결과를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분위기가 팽배해 있다. 이들은 다음 선거에서 다시 출마하면 100% 지지할 것을 다짐하고 있는 것이다. 공화당은 선거에 패배한 트럼프 대통령과 일정한 거리를 두기 위해 고심하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그간 일구어 놓은 지지층을 어떻게 유지할 것인가 하는 난제에 직면하고 있다. 결국, 현 시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 내 反트럼프파 대표격인 롬니(Mitt Romney) 상원의원의 말처럼, 적어도 당분간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 거대한 고릴라처럼’ 공화당에 남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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