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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kyo Watch] 향후 세계질서의 변화에 대한 일본의 시각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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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0년04월29일 17시00분

작성자

  • 이지평
  • LG경제연구원 상근자문위원

메타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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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대만화, 혹은 중국의 불안정화

 

코로나19가 점차 최악기를 지나면서 국제통화기금(IMF)도 금년 하반기에 세계경제가 반등해 2021년도 세계경제 성장률은 5.8%로 2010년대 평균의 3%대를 훨씬 능가할 것으로 전망하였다. 물론, 이러한 전망에는 불확실성도 있으며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위기 국면으로 인한 각국 정부와 기업의 사투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대전과 같은 이번 위기를 계기로 세계경제 질서나 글로벌 사업 환경에도 적지 않는 변화가 올 것으로 보인다. 물론, 코로나19 이후의 세계질서의 향방을 예측하기는 어려울 것이며, 서로 상반되고 모순된 흐름이 동시에 발생하는 과정에서 점차 중장기적인 흐름이 뚜렷해질 것이다. 이에 따라 다양한 분석과 예측이 난무하고 있는 상황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일본의 일각에서는 이번 위기의 진원지이자 가장 빠르게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타쿠쇼크대학의 해외사정연구소 소장인 카와카미(川上高司) 교수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동경, 2020년 4월 7일자, オピニオン:コロナ禍で変わる世界秩序, 日本「台湾化」の恐れ)에서 코로나19라는 위기를 억제하는 데 성공하고 있는 중국이 향후 새로운 세계질서를 구축해 나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에 따르면 감염증 확대의 충격을 받고 있는 유럽과 중동에는 힘의 공백이 발생해 그 간격을 중국이 메울 것이라는 예측이다. 

 

이어서 그는 세계에서 가장 감염 피해가 큰 미국의 국력이 하락하고 일본과의 동맹관계도 지금까지와 같이 기능하지 못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일본은 ‘대만화’가 진행되어 서서히 중국의 영향권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는 예측이다. 유럽은 피해가 크지만 제2차 세계대전 직후에 미국이 대폭적으로 지원한 ‘머셜플랜’과 같은 것은 기대할 수 없으며, 유럽에 대해서도 중국과 러시아의 영향력이 커진다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중국의 부상 예측과 반대되는 분석도 나와 있다. 닛케이의 아키타(秋田浩之) 코멘테이터는 이번 코로나19 위기로 세계에 피해를 준 중국의 영향력이 오히려 약화될 것으로 내다 봤다(秋田浩之, 遠のく中国主導の秩序, 닛케이, 2020.4.11.). 그는 향후 △ 미국의 지도력이 약화되는 시나리오나 △ 미중 양국이 깊은 상처를 입고 세계가 보다 무질서한 상황으로 빠질 시나리오도 있을 수 있으나 중국이 대두할 시나리오의 가능성을 가장 낮게 평가했다. 

 

미국이 입은 상처도 크지만 국제정치 무대에서 중국이 입은 손실이 보다 크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미국의 대처 실패는 의회나 연구기관에서 엄격한 검증을 받고 교훈을 얻게 되는 등 미국의 시스템에는 복원능력이 건재하다는 평가이다. 반면, 그에 따르면 중국의 경우 정부 비판과 반성을 통한 자정능력이 약하다는 것이다. 중국의 경우 정부비판은 자칫하면 정권붕괴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성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가권력의 강화와 글로벌화의 후퇴 지속 여부

 

코로나19 이후의 세계질서를 조망할 때 또 다른 논점은 위기와 함께 각국에서 강화된 국가권력의 향방과 글로벌화의 후퇴 지속 여부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위기 이전에도 미중 마찰로 인해 국제적인 공조체제가 붕괴 조짐을 보이고 있었던 와중에서 발생한 세계적인 위기에 대해 각국 간의 협조나 국제적인 공조시스템이 부진을 보였다. 국민생명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속에서 결국 믿을 수 있는 것은 국민국가라는 인식이 확산되었다고도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미국 정부는 노골적으로 마스크 쟁탈전을 벌여서 독일로 향하던 마스크의 확보에 나서는 사건까지 발생해 양국 간에서 마찰을 일으켰다는 보도도 나왔다. 

 

코로나19는 한 국가에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며, 모든 국가가 동시에 극복해야만 안정을 되찾을 수 있고 경제활동도 정상화시킬 수 있다. 먼저 소강상태를 보인 국가로서는  여유가 생긴 의료 장비나 물품을, 아직 감염 확산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가를 위해 지원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러한 측면에서 보면 국제적 공조에 실패한 주요국 정부의 초기 대응은 세계질서의 불안한 향방을 보여 준다.

 

각국 정부가 이러한 실패를 교훈 삼아서 향후 국제적인 공조체제를 복원할 수 있을 것인지, 혹은 국가권력에 의한 보호주의가 강화될 것인지는 세계경제의 활력 회복과 각국 국민의 생활수준 향상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어쩔 수 없이 실행된 이동제한이나 국경폐쇄는 각국 및 세계경제 성장에 치명적이라는 것을 이번 코로나19 사태는 여실히 보여 주었다고 할 수 있다. 

 

경제적 이익을 고려하면 글로벌화의 전면적인 후퇴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세계 각국에서 대규모 재정확대와 함께 ‘큰 정부’가 추세가 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향후의 글로벌 사업 환경에는 불확실성이 있겠지만 보호주의의 고조와 글로벌화의 후퇴 수준에 따라서 각 기업의 서플라이체인의 재편성을 포함한 글로벌 전략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과거에 비해 효율성을 어느 정도 희생하더라도 현지 시장에서의 고용을 배려해야 할 것으로 보이며, 불확실성에 대응할 수 있는 재고나 일정한 여유 생산능력을 협력사 등을 활용하면서 확보할 필요성도 있을 것이다. 생산거점이 지역적으로 분산되고 있어도 이번 코로나19 사태처럼 세계 전체적으로 동시에 생산차질이 발생할 위기에서는 분산만으로는 한계도 있기 때문이다. 기업의 경우도 생명력을 유지해 지속 성장할 수 있는 강인함이 추구될 것으로 보인다. 

 

이상적으로는 세계를 주도할 수 있는 미국과 중국이 협력해서 제2차 세계대전기에 파시즘이나 군국주의에 승리한 것처럼 G2 협조체제를 구축해 코로나19 위기에 대처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이러한 G2 협조를 통해 코로나19 위기 이후의 세계경제 및 비즈니스 환경을 보다 개선하는 전화위복의 계기로 마련할 것을 희망한다.   

 

코로나19 위기 속에서의 경제회복 메카니즘 주도해야

 

코로나19 이후의 세계질서의 향방에 관한 논의를 보면 향후 코로나19 감염의 통제와 함께 얼마나 슬기롭게 추락한 경제활동을 회복시킬 것인가에 따라서 국가적 위상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성급한 이동제한 조치 해제로 감염자 수가 다시 확대기에 빠지는 것은 피해야 하지만 장기화되는 코로나19에 대응하면서 경제활동을 재개할 수 있는 모델을 구축하면서 세계경제의 회복에도 기여해야 할 것이다. 

 

코로나19를 계기로 논점이 되고 있는 개인의 자유 제한 수준과 공공의 이익, 개인정보의 보호수준 등 간에서 균형을 잡는 모델을 구축하는 것도 필요할 것이다. 공동체의 이익과 안전을 고려할 때 국가에 의한 개인정보의 일정한 활용은 피할 수 없을 것이지만 사적인 이익이나 권리를 최대한 존중하는 노력도 필요할 것이다. 

 

또한 코로나19 대처와 함께 국제무역 측면에서 국제적인 공조를 강화할 필요도 있다. 글로벌화의 기반인 사람과 재화의 이동이 감염증 확산의 배경이 된 측면은 있으나 각종 질병에 대한 통제력을 강화하면서 이러한 자유로운 왕래의 축소를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 코로나19의 각종 변이에 관한 국제적인 정보교류, 분석, 대처에도 주력하는 한편 향후 발생할 수도 있는 감염증에 대한 공조체제를 강화하면서 사전에 대비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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