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kyo Watch] 일본정부도 비축 원유 방출 동참, 탈탄소 과도기의 석유개발 투자 필요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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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축 원유의 방출 협조와 효과의 불확실성
일본의 기시다 총리가 11월 24일 오전, 국가 비축 원유를 처음으로 방출하겠다고 발표했다. 일본은 1991년의 걸프전, 2011년의 동일보대지진 당시 민간 비축 원유를 방출한 실적은 있지만 국가 비축 원유를 방출하는 것은 처음이라고 한다. 방출하는 원유는 420만 배럴을 목표로 하고 필요할 경우 추가 방출도 검토한다고 한다(일본경제신문, 2021.11.24.). 일본의 석유소비량은 하루 326만 배럴(2020년 BP 통계 기준)이기 때문에 이번 방출 규모는 일본의 하루 소비량을 조금 넘는 수준이다.
국가 비축 물량은 원래 가격 유도를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고 재난, 전쟁 등의 비상사태에 대비한 생명줄이다. 이번 비축 물량 방출은 미국 주도의 국제협조라는 이유는 있지만 원래의 원칙과는 괴리가 있는 것이다.
미국 바이든 정권은 수개월 동안 5,000만 배럴(미국 소비량의 3일 정도)을 방출할 계획을 세우면서 한국, 일본, 중국, 인도, 영국 등과 협력해서 비축 원유의 방출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국제 원유 가격을 하향 유도하기에는 물량 측면에서 한계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리고 각국 비축 원유의 방출 결정에 대해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OPEC 주요 산유국의 협의체인 OPEC+가 반발하여 석유증산 계획을 철회하겠다고 맞서면서 국제유가가 반등하고 있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코로나19 위기로 급락한 세계 석유수요는 세계경제의 회복과 함께 2022년에는 코로나19 위기 이전 수준인 하루 1억 배럴을 회복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동안 석유 산업의 투자가 크게 위축됨으로써 세계의 석유 공급체제의 허약성이 심화되고 있는 측면이 있다. 미국계 투자은행인 BofA는 지난 10월에 국제유가가 이번 겨울에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할 우려가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셰일 오일 생산 확충 투자가 필요할 때
최근의 국제석유시장의 불안정성은 크게 보면 화석연료 시대에서 탈탄소 그린 에너지 시대로 변화하는 과도기의 에너지 불안정성의 일부분이라고 할 수도 있다. 이로 인해 각국에서 최근 전력 불안도 빈발하고 있다. 석유의 시대는 끝나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당장 석유수요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며, 서서히 재생에너지 전력 등에 대체되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미래에는 좌초자산(坐礁資産)이 될 수도 있는 석유 관련 분야에 대한 투자는 아무래도 과소해질 우려가 있다. 특히 환경 규제가 강화되면서 미국의 셰일 오일과 같이 환경 파괴 요소가 큰 자원에 대한 개발 투자가 위축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화석연료 시대의 질서 있는 후퇴를 위해 일정한 투자가 지속되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 미국 정부로서는 비축 원유의 방출에 주력할 것이 아니라 코로나19 위기로 생산이 위축되고 유가 회복에도 불구하고 생산 및 투자가 부진한 미국의 셰일 오일 생산 능력의 확대를 위한 정책자금 지원 등을 고려하는 것이 보다 효과가 있을 것이다. OPEC+에 대한 증산 요청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도 셰일 오일의 증산 계획은 효과가 있을 것이다.
물론, 트럼프 정권과 달리 환경 중시 자세가 강한 민주당 정권에서 셰일 오일의 생산 촉진이라는 정책 결정은 쉽지는 않지만 국제유가의 급등 현상 지속이 미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을 더 한층 고조시킬 우려가 있다는 점도 고려하면 중요한 과제라고도 할 수 있다.
자료 : EIA(미국 에너지 정보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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