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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ijing Watch] 中, 3Q GDP 성장률 4.9%로 둔화, ‘정체감(停滯感)’이 선명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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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1년10월21일 11시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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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국가통계국(NBS)이 18일 발표한 중국 경제 생산 활동 실적에 따르면, 2021년 3Q 국내총생산(GDP) 총액은 29조294억 위안(주; 6.4위안/1달러 환율로 약 4.6조 달러 상당)으로, 전년동기 대비 4.9% 증가했다. 한편, 금년 들어 1월~9월 총생산은 82조3,131억 위안으로, 전년동기 대비 9.8% 증가했다. 그러나, 선진국들의 GDP 성장률 집계 방식인 ‘전기대비’로는 0.2%이었고, 연율 환산도 0.8%에 그쳤다. 마찬가지 기준으로 보면, 전기 2Q의 중국 GDP 성장률은 연율 환산 1.2%였다.  

 

이를 감안하면, 글로벌 G2인 중국 경제는 최근 벌어지는 전력난 등 일련의 난제들로 인해 ‘정체(停滯)’ 상태로 들어간 게 아닌가 하는 우려도 부상하고 있다. 중국은 작년 봄, 다른 나라들에 앞서 Covid-19 팬데믹 사태를 극복했다고 선언하면서 경제 활동 정상화로 이행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GDP 성장률이 부진한 것을 감안하면, 중국 경제 회복 추세가 일단 완만해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 국가통계국 “장기 펀더멘털 개선 지속, 선회(旋回) 공간은 넓어”


중국 국가통계국 후링휘(付凌晖) 대변인은 이날 GDP 통계 수치 발표에 이어 가진 기자 회견에서, 2021년 3Q GDP 성장률이 예상 외로 감속한 것에 대해, 금년 상반기 동안은 중국 경제가 안정적 회복세를 보였으나, 그 뒤로, 글로벌 Covid-19 재(再)확산 만연, 국제 상품 가격 상승 등, 국내외 리스크 요인들의 경제, 사회적 충격이 가중되어 중국 경제 전반에 걸쳐서 구조조정 압력이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후(付) 대변인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유력, 유효한’ 거시 정책에 힘입어 주요 경제 지표들은 여전히 합리적 구간에 머물러 있을 뿐 아니라, 민생에 중요한 취업 상황도 기본적으로 안정된 상황에서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는 등, 금년도 경제 사회 발전 목표 달성을 위한 양호한 기초를 마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동 대변인은, 구체적으로, 첫째; 거시 경제 지표들이 합리적 구간에 있고, 경제가 성장을 지속하고 있음, 둘째; 경제 구조조정 추진이 양호, 발전의 질량(質量) 효율이 상승하고 있고, 셋째; 개혁 개방이 심화되고 있어 발전(發展) 동력도 증강되는 중이며, 넷째; 일반 국민들의 수입이 증가해서 민생의 효율적인 보장 능력이 있는 등, 이런 제반 상황을 감안하면 중국 경제는 장기적인 기초가 튼튼한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선회 공간이 광활한 특성도 명확하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발생한 전력난으로 생산 및 수출에 영향을 주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는, 석탄, 천연가스, 원유 등의 국제 가격이 기록적으로 상승해서 전력 및 난방용 석탄 공급에 일정한 영향을 준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그러면서, 9월 이후 정황을 감안하면, 전력 생산 등이 신속하게 회복되고, 에너지 공급 애로는 단계성인 것이어서, 총체적으로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통제 가능한’ 상황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IMF가 최근 ‘세계경제전망’ 예측에서 2021년 중국의 GDP 성장률을 8%로, 종전 예측치를 0.1% 하향 수정한 것에 대해, 3Q 이후 Covid-19 확산 재발 우려, 글로벌 상품 가격 상승, 국제 해운 긴장 등으로 경제 회복이 완만해진 것을 감안한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IMF가 글로벌 경제성장 예측을 6%에서 5.9%로 하향 조정했고, 중국 경제가 글로벌화 과정에 있다는 점에서 ‘정상적’이라고 주장했다. 

 

▷ Covid-19 재연,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정체감(停滯感)이 선명  

 

 특히, 이번에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GDP 실적이 부진한 것을 계기로, 중국 경제가 ‘경기 감속(減速)’ 단계에 들어간 것이 아닌가 하는 암울한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는, 이번에 발표된 GDP 성장률이 낮은 것뿐만 아니라, 다른 다양한 경제 지표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이를 니케이(日經)의 분석 보도 내용을 중심으로 살펴보면; 

 

첫째; 기업 생산 활동 부분에서, 금년 1월~9월 기간 중, 전년동기 대비 12% 증가했다. Covid-19 발발 및 확산 이전인 2019년 동기 대비로는 연 평균 6.4% 성장해서, 1월~6월 기간(7.0%) 보다 둔화했다. 신(新)에너지 자동차 및 공업용 로봇 생산 부문은 견조한 성장을 보였으나, 특히, 9월 들어 본격화하기 시작한 전력 공급 제한으로 소재 및 부품 분야의 생산 활동 부진 현상이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둘째; 기업들의 공장 시설 및 주거용 아파트 건설 등 투자 활동을 나타내는 고정자산 투자는 1월~9월 기간 중 전년동기 대비 7.3% 증가했다. 과거 2년 간 연 평균 증가율로는 3.8% 증가해서, 1월~6월 기간 4.4% 대비 상당 폭 감속했다. 이는 자산 버블 억제를 위해 금융 규제를 강화하는 조치들 영향으로 부동산 개발 투자가 부진했고, 아울러, 주택 판매 추세도 위축된 것이 영향을 준 것으로 관측된다. 

 

셋째; 가계 부문도 성장이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백화점, 수퍼 마켓, 인터넷 판매 네트워크 등의 매출을 합계한 일반 생활 소비용품의 소매 판매는 1월~9월 기간 중 전년동기 대비 16.4% 증가했다. 2019년 동기 대비 연 평균 증가율은 3.9%로, 1월~6월 기간의 4.4% 대비 감속했다. 올 여름 들어 Covid-19 사태가 다시 확산되자 여행 및 외식 등 접촉성 소비가 다시 위축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이다. 

 

넷째; 고용 및 소득이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고 있는 것도 개인 소비 위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 경제에서는 개인소비 부문이 GDP의 약 40% 전후를 차지하고 있다. 즉, 1월~9월 기간 중 도시 지역의 신규 고용은 1,045만명으로 전년동기 대비 16.4% 증가했으나, Covid-19 사태 발생 이전인 2019년 동기의 1,097만명 수준에는 약간 미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1인당 가처분소득 증가도 과거 2년 간 연평균이 7.1%로, 1월~6월 기간의 7.4%에는 미치지 못했다. 

 

다섯째; 해외 수요 부문에서는 내수 부문과는 대조적으로 견조한 실적을 유지했다. 3Q 수출 및 수입은 사분기 기준 실적으로는 모두 사상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수입 원자재 가격이 상승한 부분을 수출품 가격에 전가(轉嫁) 현상도 나타나 수출 단가 상승으로 무역 금액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수출에서 수입을 차감한 무역흑자도 전년동기 대비 15% 증가한 것으로, 2개 사분기만에 증가한 것이다.

 

전체적으로, 10월 이후로도 글로벌 소재(素材) 가격 상승 등이 기업들 수익을 여전히 압박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고, 설비 투자 및 고용 부문의 증가도 기대하기 어려워, 중국 경제가 반전할 계기를 찾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부동산 부문 등에 대한 규제 강화도 수요 증가에 찬물을 끼얹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여 중국공산당 정권은 지방 정부의 인프라 채권 발행을 가속하는 등, 공공사업 확대 위주로 경기를 떠받치는 형식으로 성장을 지탱해 갈 것으로 보인다.  

 

▷ “시(習) 정권, 경제 성장 감속 불구, 구조조정 부단히 추진할 듯”


한편,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The Financial Times)는 최근 발표된 중국의 GDP 실적을 시진핑 정권의 정책 노선과 관련을 지어 해석하고 있다. 즉, 전기 대비 겨우 0.2%라는 십 수년 만에 가장 낮은 경제 성장 실적을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시진핑 주석을 중심으로 하는 공산당 집권 세력은 단기 실적보다는 장기적 경제 구조조정 정책 목표를 우선하려는 노선을 강력하게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시 수석은 금년이 그의 2기 임기의 마지막 해가 되는 해이기 때문에, 내년 중국공산당 전당대회에서 3연임 여부가 판가름날 것이라는 시기적 중요성을 지적하는 것이다. 따라서, 시 정권은 2021년 1월~9월 기간 중 작년 동기 대비 9.8%(명목) 성장한 것은 금년도 경제 성장 목표치 6%를 이미 훨씬 상회하고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를 바탕으로, 중국 정부 정책 담당자들은 중국 경제 성장 구조의 고질적 폐습인 과도한 부채 차입에 의한 부동산 투자에 의존해 온 체질을 재설정(reset)할 수 있는 기회의 실마리를 찾은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평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중국 국가통계국(NBS) 후(付) 대변인이 “중국 경제는 금년 1월~9월 기간 중, 구조조정 및 발전의 질적 향상을 진척시키면서도 회복의 모멘텀을 유지해 왔다”고 말한 발언을 인용해서, 시 정권이 구조조정 노선을 강건하게 추진할 방침임을 시사하는 것으로 받아들였다. 한 시장 전문가(Fidelity Int’l사 Paras Anand CIO)는 중국의 경제 실적 발표에 대해 ‘더 나쁘지 않았던 것이 충격일 뿐’이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작년에 Covid-19 통제를 완화한 이후, 과도한 경기 확장을 진정시키고 장기적 리스크 감축을 위해 통화, 재정 및 규제 정책을 강화해 오고 있다. 

 

최근, 이런 징후는 두 차례 감지되고 있다. 우선, 중국인민은행이, 최대 현안인 헝다(恒大) 그룹 재무 위기와 관련해서 처음으로 언급하면서 ‘동 그룹의 재정 위기는 ‘통제 가능한’ 범위 내에 있다’ 고 언명한 것이다. 다른 하나는, 시 주석 자신이 공산당 내부 저널을 통해, 국민들 간에 부(富)의 재분배를 촉진할 주제로 ‘공부론(共富論; Common Prosperity)’ 달성의 필요성을 중심으로 한 노선을 강조한 것이다. 시 주석은 “부자와 가난한 자의 양극화는 중산층 붕괴로 더욱 심화되어 왔고, 이로 인해, 사회 통합 저해, 정치적 양극화, 무분별한 포퓰리즘의 횡행을 불러왔다” 고 강조하면서, 사회적 조화 및 안정을 위해 중국은 결연한 각오로 ‘공부론’을 추진할 것임을 밝혀, 기업 및 국민들에게 커다란 충격을 던져 준 바가 있다. 

 

미 코넬(Connell)대학 중국 금융 전문 프라사드(Eswar Prasad) 교수는 “중국 정권은 지금, 과다 부채 문제와 부동산 투기를 척결하려는 결의를 다지고 있는 것으로 보이나, 경제 활성화를 위한 동인(動因)을 불어넣으면서 이에 따른 리스크를 통제하는 것은 중국 정부가 대단히 어려운 시험을 겪게 할 것” 이라고 전망했다.

 

▷ “신용 경색, 고용 부진, 민수(民需) 위축; 사회 불안 요인 우려도”


결국, 중국 경제는 지금 성장 정체감(停滯感)에 빠져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견해가 대세인 상황이다. 글로벌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기업 수익이 악화되고 있고, 고용 회복도 지체되어 개인 소비도 불안해지는 상황에 들어간 것이다. 여기에,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규제 강화 조치들도 추가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나마, 해외 수요가 일단 상승하고 있으나, 내용적으로는 다소 우려할 요인도 내재되어 있는 것이다. 3Q 수출액이 사상 최고를 기록했으나, 여기에는 비용 상승 분을 전가해서 금액을 늘리기는 했으나, 수량면에서는 그리 크게 늘어나지는 않았다. 

 

한편, 관심이 쏠리고 있는 부동산 업계에는 신용 위축(여신 감축)의 파고가 밀려오고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최근 불거진 헝다(恒大) 그룹 재무 위기 여파로 각급 금융기관들이 부동산 기업들에 대한 여신 공여에 신중한 자세로 돌아선 것이 원인이다. 중국에는 부동산업 및 관련 업계의 GDP 기여가 20~30%에 달한다는 추계도 있어, 이를 감안하면 부동산 기업들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게 되면 경제 성장의 급격한 감속을 불러오는 것을 피할 수가 없을 것임이 분명하다. 

 

중국 기업들의 자금 조달은 대체로 은행 융자, 사채 발행, ‘그림자 은행’, 주식 발행 등 4 가지 채널이 있으나, 그 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은행 융자가 급감하고 있어 신용 위축을 부채질하고 있다. 9월에는 전년동월 대비 35%나 감축됐다. 더욱 심각한 것은 해외 사채(社債) 시장에서 채무불이행이 잇따르고 있는 점이다. 10월 들어 중국 기업의 달러화 사채 발행은 단 1건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렇게 부동산 기업들의 신용 경색이 진행되면, 부동산 개발 관련 업무의 정체는 물론이고, 연관되는 철강, 시멘트, 주택 설비 및 가전기기 등, 관련 업계 기업들을 직접 타격하는 형태로 연쇄 피해를 입게 될 것은 분명하다. 흥미로운 것은, 부동산 개발 위축으로 토지 매입 수요가 감소하면, 토지 매각 수입이 세수(稅收)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 정부의 재정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점이다. 

 

종합적으로  중국 경제에서는 협의의 주택 건설만을 보면, GDP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3.6%에 불과한 것으로 보이나, 주택 이외의 부동산 건설 및 부동산 서비스까지 포함하면 점유율이 30% 수준에 이른다. 이런 상황에서, 지금 부동산 업계에 일어나고 있는 신용 위축 상황이 시급히 수속(收束)되지 않으면, 중국 경제, 나아가서는 글로벌 경제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없게 되는 것이다. 

 

가까운 예로는, 최근 헝다(恒大) 그룹을 위시한 다른 부동산 기업들이 주택 개발을 중단하고 있고,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부동산 기업들이 하청 기업들에 대한 지불을 중단하는 사태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런 상황이 지속, 확대되는 경우에는, 사회 불안을 불러오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은 필지이다. 이를 감안해서, 최근 중앙은행인 중국인민은행(PBoC)은 ‘일부 금융기관들이 부동산 융자 규제에 대해 오해(誤解)하고 있다’고 밝히고, 안정적이고 질서 있는 부동산 융자를 지속하도록 지도하고 있다고 밝히며 서둘러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 “현 상황은 상반된 두 개 목표를 양립해야 하는 ‘진퇴양난’ 형국”


이처럼, 중국에서 기업 및 개인에 대한 자금 공여가 급속히 감축되고 있는 것은 정부가 부동산 업계를 향한 금융기관들의 융자에 대한 규제를 강화한 영향이 크다. 이에 더해, 중국 기업들의 채무 상환 능력에 대한 우려가 높아짐에 따라 시장에서의 사채(社債) 발행도 감소됐다. 중국 정부 입장에서는 고질적인 과다 부채 문제 척결을 위해 적절한 채무 관리가 중요한 과제이기는 해도, 당장의 자금 조달 환경 악화는 성장률을 크게 둔화 시킬 수 있다는 리스크도 감수해야 한다. 

 

사실 지난 9월에 중국인민은행을 포함한 금융 정책 당국은 향후 ‘부동산’을 단기적인 경기 자극 수단으로 삼지 않을 것이라는 방침을 천명한 바가 있다. 현재 자산 버블 위험성이 지적되고 있는 부동산 시장을 경기 촉진 대책으로 삼아 경기를 끌어올릴 수는 없다는 의사 표시로 보인다. 중국인민은행은 이미 2020년 중반에 대형 부동산 그룹들에 대해 ‘3 가지 레드 라인(Red line)’ 지침을 준수하도록 통달을 보낸 적이 있다. 금년 초에는 주택 론 및 부동산 기업들에 대한 융자 총량 규제를 설정하는 등 단계적 규제 조치를 취해 왔다. 이러한 일련의 규제 강화는 헝다(恒大) 그룹을 경영난에 빠지게 하는 원인이 되기도 했다는 지적이 있다. 

 

한편, 급격한 신용 감축 조치로 인해 부동산 업계와 직접 관계가 없는 타 업계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있다. 예를 들면, 3Q에 중국 기업들이 해외 시장에서 사채 발행을 통해 조달한 자금 규모는 전기 대비 70%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평가사들이 헝다(恒大) 그룹에 대한 신용 등급을 잇따라 강등하자, 신용 등급이 낮은 기업들에 대한 시장의 경계감이 높아진 때문이다. 

 

배경은, 중국 정부 당국이 2020년 중반까지는 Covid-19 사태에 따라 타격을 입고 있는 경제 상황을 감안해서 규제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집행해 왔으나, 금년 들어 다시 규제 강화로 돌아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국제 원자재 가격 앙등으로 이미 타격을 받고 있는 중소 영세기업들에게는 소위 ‘그림자 은행들’에 대한 융자 규제 강화도 자금난을 가중시키는 직접적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기업들 입장에서는 자금 조달의 어려움에 더해, 향후 경기 전망도 불투명해서 전향적인 투자 마인드를 가지고 자금을 조달하는 것은 어려운 상황으로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금년 들어 1월~8월 기간 중 기업들의 설비투자는 전년동기 대비 1.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Covid-19 영향으로 이미 전년동기 대비 10% 정도 감소한 2020년 수준에서 또 다시 위축되고 있는 것이다.  

 

중국에서는 취업자의 80% 정도가 중소 영세기업에서 일하고 있다. 한편, 금년 1월~8월 도시지역 신규 고용은 938만명이었고, 이는 Covid-19 이전인 2019년 동기 대비 5% 가까이 적은 수준이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들의 자금 조달 어려움은 고정자산 투자 감소로 이어지고, 궁극적으로는 경기 회복의 발목을 무겁게 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지금 중국 정부는 과다 부채 억제와 함께 경제의 안정 성장이라는 두 가지를 양립해야 하는 대단히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는 형국이다. 

 

▷ SCMP “中 경제, 향후 많은 난관에 직면할 것이라는 우려 가중”


한편, 홍콩에서 발행되는 SCMP(南方早報 영문판)은 19일, 3Q 중국 GDP 성장률이 4.9%로, 전기인 2Q의 7.9% 대비 대폭 감속한 것에 대해 “총체적으로 판단하면, 중국 경제에 성장이 떨어지는 가운데 물가상승 및 실업이 증가하는 소위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이 나타날 징후에 대한 우려를 가중시키고 있다”고 평했다.

 

SCMP는 지난 18일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금년 3Q 경제 성장 실적을 보면, 중국 경제가 금년 첫 6개월 동안에는 Covid-19 팬데믹 사태에 따른 부진에서 탈출하면서 1Q에는 경이적인 18.3% 성장을 거뒀고, 2Q에도 7.9% 성장하는 등, 이례적으로 탁월한 실적을 올린 뒤에, 지난 3Q 기간 중에는, 거꾸로, 시장 기대치의 평균(연 5.0% 성장)에도 못 미치는 4.9%라는 부진한 실적을 올렸다고 지적했다. 

 

이런 실적 부진의 주요인은, 전력 공급 위기로 나타난 에너지 수급 경색, 코로나 바이러스 델타 변이(variant) 확산, 홍수 등의 자연 재해 발생, 그리고, 중앙 정부의 경제 각 부문에 대한 강력한 규제 강화 등을 꼽고 있다. 이에 더해, 다른 경제 지표에서도 중국 경제의 향후 전망에 낙관적 요인을 찾아보기 어렵다고 보도했다. 특히, 중국 사회의 구조적인 원인에서 발생한 전력 위기에 대해서는, 국가통계국 후링휘(付凌晖) 대변인이 “다양한 요인들로 인해 최근 일부 지역에서 발생한 전력 배급 실시로 정상적인 생산 활동에 타격을 주고 있다” 고 인정했음을 강조했다. 

 

한편, 글로벌 경제 성장이 부진하게 되면, 중국의 대외 무역에도 역풍으로 작용할 것이고, 따라서 중국의 경제 성장도 부진할 것은 당연하다. 가장 최근 데이터에 따르면, 중국의 9월 제조업 생산은 전년동월 대비 3.1% 증가에 그쳐, 8월의 5.3% 증가에서 현격하게 하락했고, 시장 예상치 3.9%에도 크게 못 미쳤다. 가장 큰 요인은 최근 석탄 가격 폭등에 따른 공장 생산 원가 상승(10.7%)인 것으로 보인다. 이제, 소규모 제조업자들에게 제조업은 경제적 매력을 잃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SCMP는 현 중국 경제 상황을 종합적으로 보면, 한 나라 경제가 저(低)성장, 고(高)인플레이션, 고(高)실업률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 우려를 촉발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1970년대 미국에 나타났던 형태의 ‘스태그플레이션’ 망령을 떠올리게 한다며 우려하고 있다. Pinpoint 자산관리사 장즈웨이(Zhang Zhiwei)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3Q 경제 실적은 스태그플레이션이 발생하고 있다는 더욱 뚜렷한 신호를 보여주는 것” 이라며, “아직은 실업률이 하락하고 있어, 이를 감안하면 회피할 가능성도 엿보인다” 고 언급했다.

 

현 중국 경제 상황에 대해 독일 Commerzbank AG 신흥국 경제 담당 하오(Zhou Hao) 이코노미스트는 “절대적 경제 성장률 개념으로는 금년 4Q 및 2022년 1Q 기간 중 성장률은 이번 경기 사이클의 바닥이 될 것” 이라며 금년 4Q 중국 GDP 성장률은 3.0~3.5% 전후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노무라(野村) 증권 팅(Lu Ting) 주임 이코노미스트도 금년 4Q 중국 GDP 성장률이 3.0%로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Northeast 증권 션(Shen Xinfeng) 이코노미스트는, 이런 상황에서는 중국의 통화정책이 암초에 부딪칠 가능성이 있다며, 경제 활동 촉발을 위한 통화 및 재정 정책 완화를 더욱 주저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금은 글로벌 G2 중국 경제의 향방에 대해 전방위적으로 우려가 가중되고 있는 엄중한 상황임이 분명하다. 

 

 

  • 기사입력 2021년10월21일 11시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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