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려있는 정책플랫폼 |
국가미래연구원은 폭 넓은 주제를 깊은 통찰력으로 다룹니다

※ 여기에 실린 글은 필자 개인의 의견이며 국가미래연구원(IFS)의 공식입장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Tokyo Watch]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일본산업의 구조조정 압력과 근로자 리스킬링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21년08월12일 16시00분

작성자

  • 이지평
  • 한국외국어대학교 특임강의교수

메타정보

본문

백신 진전에도 코로나19 시대 장기화 우려

 

일본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확대되고 있으나 코로나19 신규 감염자 수가 하루 1만명을 넘는 상황이 지속되고 내수경기에 미칠 악영향이 우려되고 있다. 8월 9일 기준으로 일본의 2회 접종자 수는 4,328만 3,672명으로 인구 비율은 34%에 달했다. 7월과 같이 하루 100만명을 넘는 접종이 지속될 경우 오는 11월에는 2회 접종자 비율이 집단면역 수준이라고 했던 70%를 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만, 델타 바이러스의 경우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재생산지수(면역이 없는 집단에서 감명자 1명이 평균 몇 명이 감염시킬지를 나타냄)를 5~9로 추정하고 있고 기존 코로나19의 2.5~3 수준을 초과, 돌파감염력도 대단히 크다(화이자의 2회 접종 후 델타 바이러스 감염 예방 효과는 이슬라엘 등의 조사로 64~79%에 불과).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집단면역을 위해서는 80~90%의 2차 접종률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일본경제신문, 2021.8.10.). 미국 등에서는 접종 인구 비율이 50%를 넘은 이후 접종이 둔화되는 등 일정한 접종 기피 인구의 존재를 극복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점도 고려하면 경제활동의 전면적 재개와 신규감염자의 억제의 두 가지 목표를 달성하기가 어려운 상황이 장기화될 전망이다. 

 

물론, 델타 바이러스 확산에도 백신 접종으로 인해 중증화가 억제되는 효과가 나타나고 있으며, 3차 접종이 확산될 경우 예방 효과가 높아질 수도 있다. 이로 인해 집단 면역을 위한 필요 접종 인구비율을 낮출 수 있는 긍정적 효과가 발생할 수도 있으나 코로나19가 인플루엔자 급의 위협 수준에서 인간사회와 공생하고 일상 활동이 정상화되는 데에는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델타 바이러스의 확산으로 인해 예상되었던 일본경제의 3분기 회복세 가속화는 당초 예상보다 한계를 보일 것이며, 일본경제가 금년 중에 코로나19 위기 이전 수준의 GDP 규모를 회복하는 것도 어려워졌다고 할 수 있다. 문제는 일본정부도 이러한 코로나19의 장기화를 염두에 두지 않았으며, 대응에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일본정부는 막대한 재정지출과 금융완화를 통해 기업의 부도를 막고 고용 유지에 주력해 왔으나 이것이 한계에 직면할 우려도 있다. 

 

이에 따라 민간금융기관에 의한 실질 무이자 무담보 융자는 금년 3월에 종료했으나 2021년 말로 종료가 예정되고 있는 정부계 금융기관에 의한 실질 무이자·무담보 융자의 연장이 필요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 장기화되는 코로나19 상황 때문에 영세 서비스 업자 등이 한계에 도달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다만, 아시아 등의 해외관광객을 겨냥해 아베정권 시절에 확대되어 왔던 여행 및 관광 산업이 앞으로도 상당 기간 수요의 확대가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며, 재정 및 금융 지원이 부실화되어 경제적 자원 배분의 비효율성을 초래하는 문제점도 부담이 될 수 있다. 

 

물론, 제조업 대기업의 경우 수출확대 등에 힘입어서 수익 호조를 보이고 있으나 어려움에 직면해 공장을 폐쇄하는 대기업의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식품 기업의 큐피, 담배 제조 및 판매의 JT 등이 내수부진으로 일부 공장의 폐쇄를 결정했다. 아사히화성은 아크릴 라텍스 제조 공장, 혼다자동차는 엔진부품 제조 공장, 교세라는 통신부품 제조 공장 등의 폐쇄를 결정하는 등의 사례도 나오고 있다. 이들 대기업의 대형 공장 폐쇄는 코로나19의 직접적인 영향이라기보다는 경제 및 경영환경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할 수는 있으나 일본경제의 부진 장기화가 이들 기업의 부담이 되고 있다. 

 

산업의 부가가치 제고와 인재 스킬 향상

 

코로나19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긴급 사태 대응 형태로 기업의 부도 억제와 고용 유지에만 주력하는 전략에는 분명히 한계도 나타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를 계기로 각 산업에서의 구조전환이 가속화되고 그린 이노베이션, 디지털화도 촉진되면서 일본 산업으로서는 새로운 부가가치의 창조가 중요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시대의 서플라이체인의 혼란 확대, 각종 원자재 가격의 급등 부담도 고려하면 부가가치 제고가 중요한 시점일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경제적 자원을 새롭게 부상하는 유망 분야로 확대하여 신성장 산업의 역동성으로 경제전체의 활력을 제고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AI 등의 IT기술, 배터리 관련 기술, 바이오, 반도체, 신소재 등 유망 분야의 기술과 스킬을 가진 인력의 확대가 필요하다. 음식 및 숙박업 종사자가 이들 산업에 적합한 노동력으로서 스킬을 확충하는 것은 쉽지 않지만 세계 각국이 근로자의 리스킬링(Reskilling : 재교육)을 코로나19 탈출의 유력한 정책수단으로서 강화하고 있으며, 일본에서도 기존의 직업훈련 시스템 강화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일본경제신문, 2021.8.11.).

 

일본의 경우 직업훈련에 대한 재정지출 등의 GDP 비중은 2017년에 0.01%로 미국의 3분의 1, 독일의 18분의 1에 그치고 있다. 프랑스의 경우 EV 전문 인재 육성 등 구체적인 산업정책과 연결된 리스킬링 정책을 실시 중이다. 일본정부는 코로나19로 인해 기업의 고용 유지를 돕는 고용 지원금에 4조엔이나 투입하는 등 실업대책에 정책의 주안점이 있어서 미래지향의 고용 정책이 상대적으로 미약한 상황이라고 한다. 

 

이러한 상황은 결과적으로 그림에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일본의 임금 정체를 유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근로자의 리스킬링과 산업의 구조전환을 통해 부가가치와 임금의 확대를 도모하는 것이 과제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우리나라의 경우도 막연한 고용자 스킬향상 지원책에 그칠 것이 아니라 미래지향의 산업정책과 연계된 리스킬링을 돕는 고용정책, 산업의 구조전환 및 고도화에 주력해야 할 시점일 것이다.

 

3a881608fbff5b22bf617854c1dbd25f_1628815
 

 


 

 

  • 기사입력 2021년08월12일 16시00분
  • 검색어 태그 1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